백만 년 후

이오기 지음 | 이오기 그림

이오 2023년 03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7월 2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그 무엇인가’를 찾아 바다로 가서 온갖 모험을 하다가 서로의 ‘진정한 마음’을 깨닫고 시냇가로 다시 올라가는 풀빛과 물빛의 이야기 『백만 년 후』. 때론 욕심에 또는 두려움 때문에 실수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는 그들의 삶은 우리와 닮았습니다.

목차

제1장 풀빛 연어
제2장 물빛 연어
제3장 만남
제4장 바닷가
제5장 은빛 물줄기
제6장 금빛 물줄기
제7장 보금자리
제8장 고향 시냇가

책 속으로

제1장 풀빛 연어

어느 겨울날,
작은 풀빛 연어 한 마리가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던
알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아이, 추워!”
왕방울만 한 눈으로 주위를 살피다가
흔들리는 물그림자를 보고는
깜짝 놀라, 자갈 아래 숨었어요.

잠시 후, 고개를 삐죽 내밀고
다시 올라 와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초록색 물풀을 뜯어 먹기 시작했어요.

“맛있다!”
상큼한 맛이었어요.

가까이에 있는 물풀을 다 먹자
물풀이 더 많은 곳으로 갔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며……
또 다른 곳으로 헤엄쳐 갔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심심해졌어요.
이제 보금자리 주변에는 모르는 게 없었죠.

풀빛 연어는 생각했습니다.
“더 넓은 곳으로 가면 재미난 게 많을 거야.”

그래서 시냇물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한 참을 가니,
시냇물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더 내려가 보니,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풀빛 연어는 뒤를 한 번 돌아보고는
숨을 크게 쉬고 강물로 헤엄쳐 들어갔습니다.

제2장 물빛 연어

작은 물빛 연어가
보금자리를 혼자 맴돌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함께 놀던 은빛 친구들이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났기 때문이에요.

친구들을 따라 가고 싶었지만,
정든 보금자리를 떠나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내가 정말로 바라는 건 무엇일까?”
밤이면 쓸쓸한 마음을 안고 잠들었습니다.

어느 날, 시냇가로 올라가는
연어 부부를 만났어요.

물빛 연어는 매우 반가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배가 불룩한 연어가 대답했습니다.

“어디 가세요?”
“고향으로 가는 길이야.”

“고향엔 무슨 일로 가세요?”
“알을 낳기 위해서란다.”

물빛 연어는 망설이다가 물었습니다.
“알이 뭔데요?”

“우린 알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어.
그러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단다.”

“영원히 함께 한다고요? 그냥 배가 부른 것뿐인데……”

혼자 있는 물빛 연어가 딱해 보였는지,
다시 올라가던 배가 불룩한 연어가 외쳤습니다.
“배가 불러오면 너도 알을 낳을 수 있어!
고향 시냇가로 올라가면 알게 될 거야. 그러려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친구를 만나야 해.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정말로 사랑하는 친구 말이야.”

“사는 것을 포기 한다고요? 그럼, 죽어야 하나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왜냐하면
‘몸’은 사라져도, ‘마음’은 여전히 남으니까.”

물빛 연어는 그 말의 깊은 뜻은 잘 몰랐지만, 문득 자신이 바라는 건 ‘친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 그렇다면 은빛 친구들을 찾아 가야지.”

물빛 연어는 미련 없이 보금자리를 떠나
강 아래로 헤엄쳐 갔습니다.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해 알을 낳으려는
다정한 연어 부부를 생각하면서……

출판사 서평

삶의 군더더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사랑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사랑하지만 알을 낳지 않은 분, 알을 낳았지만
그 의미가 희미해진 분들을 포함해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오기

그림/만화 이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