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인간 천승주
2023년 03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1월 02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51.05MB)
- ISBN 9788961558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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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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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기생충학박사, 아빠는 천문학박사
나는 떡볶이를 좋아하는, 그냥 지구인 천승주!
혹시……, 이런 제가 부끄러우신가요?
엄마와 아빠가 과학자라면 식탁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까요? 주인공 승주네 집 식사 시간은 이렇습니다. 엄마는 스스로 실험 대상이 되겠다며 기생충 샌드위치를 맛보고, 아빠는 된장찌개와 마그마의 온도차를 이야기하시지요. 승주의 생일은 4월 21일입니다. 바로 ‘과학의 날’에 태어난 거예요. 부모님은 이런 승주가 위대한 과학자로 자라날 거라고 믿으십니다. 하지만 승주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과학 영재는 아니지만, 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와 수다 떠는 시간을 가장 행복해하며 떡볶이라면 자다가도 눈이 번쩍 뜨이는 평범한 십 대 아이라는 것을요. 놀림을 당하면 주먹을 먼저 날리지만, 소중한 친구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갈 줄 아는 자랑스러운 지구인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구해줘 숙주!”
나이 50만 살, 평범한 기생충과는 차원이 다른 제로!
새 집을 찾아 지구까지 왔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제로! 도하와 승주는 제로의 도움을 받아 ‘전국 과학 만만세 대회’ 예선을 통과합니다. 자축 파티를 즐기며 셋의 우정도 확인하지요. 하지만 승주가 언제까지나 기생 생물인 제로와 함께 살 수는 없습니다. 결국 승주는 부모님께 모든 것을 털어놓습니다. 엄마의 처방을 따르기로 결심한 승주! 하지만 막상 몸에서 제로를 내보내고 나자 후회와 걱정이 밀려듭니다. 기생충 연구소에서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 제로를 생각하며, 승주는 달리기 시작합니다. 한편, 제로는 작은 페트리 샬레 위에서 생사를 오가는 중인데요. 50만 년 동안 숙주를 바꿔가며 구박만 받고 살았다고 해서 죽음이 반가울까요? 이제 와서 새로운 집을 찾으러 떠나야 할까요? 제로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직 열두 살인 승주와 도하는 제로의 마음을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열두 살은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알 수 없는 나이랍니다.
기생충 샌드위치 11
평생의 숙제 17
참가상의 무게 22
별이 빛나는 밤에 33
제발 내 몸에서 꺼져 주겠니 38
우주의 똥 덩어리 43
두 번째 기회 51
구남친 바짓가랑이 56
널 위해서가 아니야 63
너 같은 숙주는 처음이야 70
도파민이 활성화될 확률 77
저번에 그 아이 83
시모토아 엑시구아 88
톡소포자충과 용기 94
기생 생물과의 인터뷰 101
도파민이 펑펑 108
네가 너무 잘나서 118
혼잣말의 최후 126
그래도 되는 걸까 133
제로가 위험해 140
놀라운 지구인 148
작별 인사 161
검지 길이만 한 그것은 하얀 털로 뒤덮여 있었는데, 그 털은 아크릴 수세미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퍼석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은 천천히 내 어깨를 타고 팔목으로 내려와 엄지에 똬리를 틀었다.
“나야, 제로. 실물로 관찰하니 아름답지?” 제로는 깨알처럼 까만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97쪽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와 아빠는 두 사람 다 과학자가 아닌가. 아빠는 우주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인데다, 엄마는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인정한 기생충학자란 말이다! 나는 왜 두 사람에게 제로의 정체를 꽁꽁 숨기고만 있었을까.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말했다.
“내 안에 외계 기생 생물이 있어!”
-132쪽
“제로는 네 친구가 아니라 기생충이야. 너는 기생충의 숙주였을 뿐이고.” 엄마가 말했다. 나는 울지 않으려 아랫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숙주랑 기생 생물도 친구가 될 수 있어. 엄마는 기생충 박사면서 그런 것도 몰라?” 결국 볼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엄마가 다가와 엄지로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나는 제자리에 서서 엄마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엄마가 모르는 세계도 있구나. 승주 덕분에 하나 배웠어.” 엄마가 말했다.
-156쪽
“너의 숙주로 살 수 있어서 즐거웠어.” 제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너에게 기생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 나는 엄지를 들어 올려 제로의 작은 몸과 이마를 맞댔다.
밤하늘 저 멀리서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설마 또 다른 외계 생물은 아니겠지? 우리는 눈을 반짝이며 별똥별을 바라보았다. 발견의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이니까.
-164쪽
숙주인간 천승주,
난파된 UFO를 타고 온 제로를 통해 두려움에 맞서다!
하나, 어느 날 갑자기 내 안의 이상한 것이 말을 걸어온다. 둘,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셋, 내 안의 이상한 것과 싸우고 부모님께도 대든다. 넷, 몸과 마음이 아프다. 다섯, 두려움을 이기고, 진짜 나를 대면해 정면 승부한다. 여섯, 서운하지만 내 안의 이상한 것과 이별한다. 일곱, 훌쩍 자란다.
승주의 이야기와 우리 모두의 성장담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난파된 미확인비행물체에 매달려 지구까지 날아온 친구, ‘제로’의 활약을 빼면 말이죠. 승주는 제로와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섭니다. 과학계의 일인자인 엄마도 마찬가지예요. 자녀의 사춘기를 처음 겪는 승주 엄마의 마음은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로를 통해 딸의 성장통을 수용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엄마는 승주와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과학자로서의 포부를 더욱 크게 다지기도 하지요.
이 새로운 서사는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세계’ 속에서만 살던 어린이들이 ‘다른 세계의 타자’와 조우하는 이야기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던 아이가 자아를 찾고 한층 자라나는 성장담으로. 낯선 곳에서 온 친구와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며, 첫사랑의 설렘을 고백하는 핑크빛 다이어리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독자가 되시겠습니까? 그 어떤 이야기로 읽어도 좋습니다. 새로운 세상은 이미 우리 안에 와 있거든요. 전혀 다른 이야기 세상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를 통해, 50만 살 제로 그리고 열두 살 승주와 도하를 만나 보세요!
다시, 한국 정통 아동문학의 전성기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가 이끌어 갑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우리들의 영혼을 성장시키고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일생의 가장 중요한 영양분입니다. 또한 그것이 바로 인간의 삶에 마지막 위로가 되어주는 문학이라는 예술입니다. 그동안 열림원어린이는 좋은 동화와 동시 선집으로 우리 아동문학의 우수성과 방향성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리고 새해를 열며, 한국 정통 아동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끌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를 선보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아동문학, 그 새로운 이야기의 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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