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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프로파일러

북하우스

2023년 03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2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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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9.16MB)
ISBN 979116405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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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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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막 현대적인 범죄 수사의 기틀이 만들어지던 1970~1980년대 미국 FBI 아카데미의 심장부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저자인 앤 버지스는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로 유명한 범죄자 성격 연구에 방법론을 제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링 기법을 표준화하고 체계화한 인물이다. 행동과학부 내 유일한 여성이자 비요원 출신이었던 저자는 내부인에게만 허락된 공간인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을 활보하며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를 대면하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그 복잡하게 얽힌 암호를 해독해낸 순간들을 복원한다.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 미공개 속기록과 녹취록, 범죄 현장에 대한 묘사, 그리고 본인의 회상을 촘촘히 엮은 이 훌륭한 회고록은 극악무도한 범죄자의 마음과 이후에도 오래도록 고통받는 피해자의 마음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을 제공하면서 우리에게 오래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도록 추동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을 멈출 수 있는가? 범죄 수사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마주하면서 독자들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에 다가가는 방법과 그 의미에 대해서도 함께 성찰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일러두기
서문 테스트부터 통과해야 한다

1장 FBI가 부를 때
2장 방공호
3장 프로파일러들을 프로파일링하다
4장 범죄 현장 읽기
5장 살인범이 여성일 때
6장 내 친구 미시
7장 범죄 피해자학 개론
8장 복면 뒤에서
9장 “여기에 조리법은 없어요”
10장 더 깊이 보기
11장 환상과 현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12장 사체 훼손의 패턴
13장 행간을 읽기
14장 결박하고 고문하고 죽인다
15장 에고가 너의 나락이 될 것이다
16장 심연을 바라보며
17장 내면의 괴물
보너스 챕터 개념을 검증하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찾아보기

1980년대 초 12월의 어느 날 아침이었고, 나는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위치한 ‘FBI 아카데미’ 건물의 지하 깊숙한 회의실에 다섯 명의 요원과 함께 있었다. 이 회의실은 ‘방공호’라고 불렸다. 16쪽

나는 여성 환자들에게 마음이 끌렸다. 정신병동의 여성 환자 대부분이 선천적인 정신장애나 어렸을 때 발생한 정신질환을 가진 게 아니라는 점은 대번에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이었다. 24쪽

1년간 보스턴 시립병원 응급실에 강간 피해자가 오면 최초에 환자를 보는 간호사가 린다와 나에게 연락을 했고, 그러면 우리는 곧바로 병원에 가서 환자를 면담했다. 면담은 대부분 개인 병실이나 응급실 내의 칸막이가 쳐진 공간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 우리는 피해자들이 겪는 문제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그 이름은 강간 트라우마 증후군rape trauma syndrome으로, 성폭력을 당한 이후에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외상을 일컫는다. 30, 31쪽

나는 우리의 프로젝트가 기존의 방식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비웃음을 사고 방해를 받을 것이었고, 내심 우리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사람도 많을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인마가 그저 정신이상자라고 생각했다. 그게 다일 뿐 더 정교하게 알아내야 할 세부 내용이나 그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통찰 같은 것은 없다고 말이다. 42, 43쪽

이것은 연쇄살인범의 마음에 자물쇠를 풀고 들어가 그들의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정신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만드는지 이해하게 해줄 열쇠였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이었다. 45쪽

내가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인사를 건넨 사람은 헤이즐우드였다. 그는 이 기쁜 소식을 악명 높은 지하 방공호 옆 사무실 동료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전하고 싶어 하면서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지름길로 나를 안내했다. 우리는 총기 일습이 구비된 곳에서 교관이 훈련생들에게 총기 다루는 법을 강의하고 있는 곳을 가로지르게 되었는데, 모두가 일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를 쳐다보았다.
“괜찮아요, 이분은 우리 팀이에요.” 헤이즐우드가 말했다. 81쪽

모든 수사는 범죄 현장에서 시작된다. 범죄 현장은 무엇이 벌어졌는지, 어떻게 벌어졌는지, 누가 관여했는지가 담긴 기록이다. 하지만 범죄 현장의 언어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 언어는 불화와 폭력과 일시적으로만 존재하는 과거의 흔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메아리다. 100쪽

어느 정도 그들은 자신이 오류를 저지르지 않는 G-맨이라는 신화에 빠져 있었다. 어디에, 얼마나 많은 지식과 정보가 비어 있든 자신의 경험과 감으로 그것을 메꿀 수 있다는 확신 말이다. 이것은 1970년대 FBI의 문화였고 이에 대해 굳이 의문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레슬러는 예외였다. 일찍이 그는 이 정형화된 허세를 궤뚫어보았고 성공적인 수사를 하려면 프로파일러에게는 감만이 아니라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11쪽

우리 스스로를 가해자의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속성을 알아낸다는 접근 방식에는 심각한 리스크가 있었다. 이 일은 공포를 날것으로 대면하는 일이었다. 행동과학부 사람들 모두 체중이 빠지고 흉통에 시달렸다. 더글러스는 가장 심각한 경우였는데, 1983년에 시애틀에서 어느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123쪽

‘강간 현장 출동 키트rape kit’가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았고, DNA 프로파일링은 몇 년이나 더 지난 뒤의 이야기였다. 또한 은밀한 곳에서 행해지는 성폭력의 속성상 기댈 만한 목격자가 거의 없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하지만 더 큰 진실은 강간이 ‘남성의 언어’ 대 ‘여성의 언어’의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었다. 1970년대 말에 여성이 하는 말은 일관되지 못하고 감정적이고 신뢰할 수 없다고 여겨졌고, 따라서 이런 사건에서 배심원단은 피해자의 손을 거의 들어주지 않았다. 197쪽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요.” 내가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범행에 대한 그의 기억과 해석에 대해서는 도발해도 되지만 그의 믿음 체계는 절대로 건드리지 마세요. 믿음 체계에 대해 도발을 하면 전적인 부인의 상태로 들어가게 될 거예요. 그는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종이로 만든 집이에요.” 211쪽

재판에서 시모니스는 모든 일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 하지만 나는 그의 말에 수긍한 적이 없다. 그는 늘 자신에 대한 더 큰 내러티브를 주도하고 통제하려 했다. 그는 자신이 들켰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러한 내러티브 짓기는 또 다른 복면 뒤에 숨어 조금이나마 통제감과 비슷한 것을 되찾고자 시도하는 그의 방식일 뿐이었다. 222쪽

6년간 행동과학부에서 일하면서 나는 ‘프로파일링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예술’이라는 상투어를 내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프로파일링이 꼭 둘 중에 어느 한쪽이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파일링은 예술이면서 과학이다. 프로파일링은 인간 조건의 맨 가장자리에 있는 면모들을 묘사하고 분석하기 위한 인간의 시도다. 과학과 예술은 프로파일링이라는 동일한 동전의 양면이다. 단지 모든 사람이 이 양면을 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다. 230쪽

리셀과 켐퍼는 … 둘 다 예외적일 만큼 똑똑했고 피해자를 생각하는 방식에서 보통 이상의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감수성이 풍부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둘 다 세상에 대해 기이한,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판타지에 기반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235쪽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선은 깨질 수 없다. 그들의 원초적인 살해 충동, 살해에 대한 가차 없고 굴복을 모르는 갈증은 아무리 많은 폭력을 저지르더라도 충족되거나 완화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리셀과 켐퍼는 다른 누구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 기억이 그들이 가진 전부였기 때문이다. 270, 271쪽

“여기에서 핵심은 이것이 미친 짓 같은지 아닌지가 아닙니다. 핵심은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에서 일종의 논리를 보고 있고, 가해자가 논리적인 패턴을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가해자에게 그것이 말이 되는 논리라는 점입니다.” 276쪽

나는 가능한 한 총체적으로 연쇄살인범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깊이, 또 충분히 오래 들여다보았다. 그 과정에서 그들 또한 나를 연구하고 분석했다. 몇몇은 내 아이들의 이름을 알았고, 또 몇몇은 내가 출판한 글을 다 읽었으며, 한 명은 매년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오기도 했다. 그들과 나 사이에 경계선이 얇아지고 있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였다. 344쪽

침묵 속에서 우리는 교도관을 따라 긴 복도를 지나갔다. 양옆 감방에서 수감자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똑바로 앞으로만 향했다. 남성만 있는 교도소에 온 여성 방문자가 되는 경험은 영화에 나오는 것과 전혀 달랐다. … 이 침묵은 너무나 압도적이었다. 어마어마했고 절대적인 무게감으로 나를 짓눌렀다.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많은 연구를 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351쪽

살인자에게 폭력은 신성한 무언가의 표현이다. 범죄자의 마음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우리에게 너무 낯선 동시에 두렵게도 우리 자신과 가깝기도 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알아내는 것’, 즉 퍼즐을 푸는 것에만 집착하면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과 이유를 잊기 쉽다. 이 일이 왜 중요한지를 잊게 되는 것이다. … 중요한 사람은 피해자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389쪽

★ 권일용, 표창원, 박지선 등 국내외 범죄 수사 전문가들의 찬사
★ 아마존이 선정한 최고의 범죄 수사물
★ 현대 프로파일링 기법의 발판을 마련한 결정적 순간들
★ 넷플릭스 〈마인드 헌터〉 웬디 카 역의 모델이 된 인물의 최초 회고록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이도록 추동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을 알아내는 데 내 경력을 바쳤다.”

범죄심리학과 프로파일링 분야의 새로운 바이블!
인간 심연에 대한 연구를 범죄 수사에 최초로 접목한
FBI 행동과학부의 숨겨진 역사를 드러내다

이 책은 막 현대적인 범죄 수사의 기틀이 만들어지던 1970~1980년대 미국 FBI 아카데미의 심장부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당시 FBI는 유괴, 강간, 연쇄살인 등 급증하는 강력범죄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역사상 처음으로 범죄 행동의 기저에 있는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에 인력과 자원을 할당하기로 한다.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진 범죄자 프로파일링 기법의 산실, 행동과학부가 탄생하게 된 순간이었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행동과학부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즉, 프로파일링 기법을 발전시키며 실제 수사에 적용하고 그 효과를 입증해나가기 시작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저자인 앤 버지스는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로 유명한 범죄자 성격 연구에 방법론을 제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링 기법을 표준화하고 체계화한 인물이다. 동시대 프로파일러들이 받았던 스포트라이트에서 오랫동안 빗겨나 있었지만 FBI 요원들조차 확신하지 못했던 살인자들과의 인터뷰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그에 대한 연구를 실제 수사 기법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행동과학부 내 유일한 여성이자 비요원 출신이었던 저자는 내부인에게만 허락된 공간인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을 활보하며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를 대면하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그 복잡하게 얽힌 암호를 해독해낸 순간들을 복원하고 있다. 이 위험하면서도 흥미로운 여정을 통해 우리는 범죄 수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에 다가가는 방법과 그 의미에 대해 생생하게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강간 피해자의 트라우마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에서
범죄자 프로파일링에 방법론을 제시하기까지
범죄 수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순간들

앤 버지스는 정신 간호학을 전공한 간호사로, 대학원 실습 시절 정신병동의 여성 환자를 관찰하다 그들 대부분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해자들을 위한 치료나 지원이 전무한 시절이었고, 오히려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는 일조차 어려웠다. 주변의 모두가 입을 모아 경력을 망치는 길이라고 말릴 때 버지스는 강간 피해자들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일에 전념했다. 보스턴칼리지 정신간호학 교수로 임명된 뒤에는 동료 학자와 함께 응급실에 실려오는 피해자들을 면담하고 그들에게 상담 치료를 제공하면서 1973년 그 결과를 「응급실의 강간 피해자」라는 논문으로 정리한다. 버지스는 당시에 제대로 언어화되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고통에 처음으로 ‘강간 트라우마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이러한 연구와 활동은 미국 최초의 강간 위기 센터 설립으로 이어진다.
버지스의 연구는 성범죄와 그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만을 건드린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 입장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동학, 범죄의 전모, 그리고 그 영향을 통찰하는 버지스의 연구는 성범죄가 지역 치안 당국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 급증하던 시절, FBI의 눈에 띄게 된다. 그간 쉬쉬해야 할 문제이거나 여성의 문제만으로 치부되었던 범죄가 비로소 긴급하고 진지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대두된 것이다. 문제는 요원들을 교육해야 할 아카데미 교관 가운데 성범죄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앤 버지스가 적임자였다.
“강간은 성별의 문제가 아닌 권력과 통제의 행위이다.” 앤 버지스는 다부진 체격의 성실한 엘리트들이 모인 FBI 아카데미 첫 강의의 포문을 열며 이런 말을 한다. 성범죄에 관심이 없거나 문외한인 남성 요원들의 통념뿐 아니라 당시 성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의 통념을 뒤흔드는 강의였다. 폐쇄적인 FBI 아카데미에서 버지스의 강의는 곧 입소문을 타고, 이는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어진다. 당시 전국 곳곳의 교도소를 돌아다니며 복역 중인 살인마들을 인터뷰하고 있던 로버트 레슬러와 존 더글러스를 소개받게 된 것이다. 에드문드 켐퍼, 시르한 시르한, 리처드 스펙 등 악명 높은 살인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면서 버지스는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살인자가 계속해서 말을 하게 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이는 대화에서 그 잠재적인 가치를 즉각 알아챈다. 질문 목록을 체계화하고 제대로 된 방법론을 적용한다면 ‘연쇄살인범은 왜 사람들을 죽이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범죄자의 심리로 그들을 역추적해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세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그 일에 함께 뛰어들게 된다.

“범죄 현장은 범죄자가 남긴 메아리다”
범행 수법(MO), 퍼스네이션, 시그니처, 판타지……
흉악한 범죄자들의 마음속 암호를 풀 단서들
레슬러와 더글러스가 ‘범죄자 성격 연구’로 명명한 ‘살인자와의 인터뷰’를 계속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그 면담 내용을 주된 자료 수집 도구로 삼아 범죄자들의 프로파일링 작업을 가능하게 할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 세 사람의 목표였다. 그러나 프로파일링은 버지스가 행동과학부에 합류한 1980년대 초반만 해도 FBI 내부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기법이었다. 프로파일러들이 모인 행동과학부가 FBI 아카데미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임무가 얼마나 논쟁적이고 고립되어 있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FBI 아카데미에서도 ‘방공호’라 불리던 이 공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버지스는 능력 있는 수사관들의 ‘감’과 경험에만 의존하던 프로파일링의 문제를 간파하고, 여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틀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먼저 여섯 개의 대형 캐비닛에 들어 있는 행동과학부의 모든 사건을 파헤치고 50명 이상의 면담 데이터를 분석하여 범죄 현장과 범죄자들 간의 공통 분모를 파악했다. 그리고 이에 바탕해 프로파일링의 방법론을 단계별로 체계화해나간다. 그리고 행동과학부의 일원이 되어 범죄자 프로파일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끊임없이 그 방법론을 개선하고 수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교화하는 일에 힘쓴다. 이 끈질긴 노력 끝에 에드문드 켐퍼나 몬티 리셀 같은 흉악한 범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인간의 가장 잔인한 본성,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들을 특징 짓는 잔혹한 판타지가 세상에 드러나며, 이를 범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암호를 해독할 단서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처음에는 경멸과 의구심을 샀던 프로파일링 기법이 점차 언론의 조명과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마침내 FBI의 인정과 지원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는 책이다. 네브라스카주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잔혹한 연쇄살인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캘리포니아주 교외의 조용한 중상류층 마을에서 발생한 바비 살인 사건, 피해자와 목격자뿐 아니라 버지스 자신에게도 깊은 상흔을 남긴 일리노이주 아동 납치 및 살해 사건, 그리고 스키 마스크 강간범과 BTK 연쇄살인마, 유나바머 등 미 전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악명 높은 살인자들이 저지른 사건을 숨 가쁘게 뒤쫓는다. 뿐만 아니라 범죄자들을 분석하고 조사하고 추적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들이 열띤 토론을 주고받던 회의실의 장면을 생생하게 재구성하며, 범죄 수사의 성공과 실패의 순간, 새로운 수사 기법이 효과를 발휘한 환희의 순간과 한계와 방해에 부딪혔을 때의 좌절의 순간까지 모두 담고 있다. 이 충실한 회고록은 이렇게 범죄심리학과 프로파일링 분야의 초창기 역사를 완벽하게 복원해낸다.

우리가 악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완전무결한 G-맨(FBI 요원을 이르는 말)의 신화에 빠져 있던 미지의 공간 FBI에서 매우 극소수인 여성이자 행동과학부 내 유일한 비요원 출신이었던 버지스는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들 그녀가 흉악한 사건이 주는 압박과 공포에 못 이겨 무너질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FBI가 범죄 수사 기법의 현대화를 꾀하던 당시의 상황을 그 시절 FBI에서 가장 낯선 인물의 눈으로 뒤쫓으면서 내부의 갈등과 변화의 과정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그리고 이처럼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환경이 프로파일러들의 회의실에 가득한 치열하고도 열띤 공기와 상호작용하며 책에 담긴 현장감과 긴장감을 한층 더 높여준다. 회의실 미공개 속기록과 녹취록, 범죄 현장에 대한 묘사, 그리고 본인의 회상을 촘촘히 엮은 이 훌륭한 회고록은 극악무도한 범죄자의 마음과 이후에도 오래도록 고통받는 피해자의 마음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을 제공한다. 앤 버지스가 들려주는 충격적이고 마음 아프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오래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도록 추동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을 멈출 수 있는가? 버지스는 FBI를 떠났지만 여전히 정기적으로 법정에 출두해 폭력적인 연쇄 범죄자, 아동 학대 및 성범죄가 연루된 사건에서 전문가 증언을 제공하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작가정보

Ann Wolbert Burgess
1936년생. 보스턴칼리지 간호대학원 교수이다. 법과학 및 정신의학 전문 간호사로 20년 넘게 FBI와 함께 일했다. 1970년대 간호학 분야 최초로 성폭력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그 회복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수행한 전문가였으며, 강간이 지배와 통제의 문제라는 것을 알림으로써 피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당대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앞장섰고, 미국 최초의 강간 위기 센터 설립을 도왔다.
당시 늘어나는 강력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FBI는 버지스의 연구에 주목했고, 그녀를 컨설턴트로 채용한다. 버지스의 참여는 폭력적인 성범죄 사례에 대한 FBI의 접근 방식을 현대화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결정적으로 FBI 행동과학부의 범죄자 성격 연구를 체계화하고, 이를 프로파일링 기법의 개발에 접목해 범죄 수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버지스는 여전히 정기적으로 법정에 출두해 폭력적인 연쇄 범죄자, 아동 학대 및 성범죄가 연루된 사건에서 전문가 증언을 제공하고 있다.
1세대 프로파일러인 존 더글러스, 로버트 레슬러와 함께 강력범죄 수사 및 분류 표준 시스템인 『FBI 범죄 분류 매뉴얼』을 썼으며, 국제 법의학 간호사 협회에서는 매년 그녀의 이름을 딴 ‘앤 버지스 법의학 간호사상’을 수여하고 있다.

Steven Matthew Constantine
베닝턴칼리지 저술 과정을 수료했으며, 보스턴칼리지 간호대학원 마케팅 및 홍보부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계몽주의 2.0』, 『20 vs 80의 사회』, 『정치적 부족주의』, 『예언이 끝났을 때』,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 『앨버트 허시먼』, 『그날 밤 체르노빌』, 『커리어 그리고 가정』, 『인종이라는 신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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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와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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