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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헨드렌 지음 | 조은영 옮김
김영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02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2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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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6.62MB)
ISBN 978893495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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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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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과학작가협회 선정 2021 사회 속 과학 저널리즘 도서상★
★NPR(미 공영라디오방송), LitHub(미 문학 웹진) 선정 2020 올해의 책★

몸과 세상이 만나는 곳에 숨은 ‘표준’과 ‘정상’을 다시 생각해보고, ‘장애’라는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는 책. 가구와 도구, 부엌과 캠퍼스, 도시의 거리 등 인간이 만들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은 몸과 세상 사이의 간격을 메우기 위한 보조기술이다. 그러나 몸과 세상 사이의 부적합이 장애로 여겨질 만큼 심각하지 않은 한, 우리는 구축된 일상 환경에 숨겨진 어떤 가정을 생각해보지 않는다. 이것들은 정말 모두를 위해 디자인되었을까? 사이보그 팔에서 맞춤형 골판지 가구, 청각장애인을 위한 건축에 이르기까지 장애에 대한 생생한 경험과 그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와 혁신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사물과 환경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촉구한다. ‘정상성’에 대한 고집이 아닌, 신체의 놀라운 적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은 어떤 모습일까? 건축이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을 함께 키울 수 있을까? 이 책은 익숙한 사물과 환경을 낯설고 새롭게 만들어서, 모두 다른 우리의 다양한 필요와 욕망을 더 잘 충족시켜줄 미래를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장애와 디자인 이론에 대한 입문서이며, 모든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수적인 테크놀로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작가의 말

들어가는 말: 누구를 위해 지어진 세계인가?
팔과 다리
의자

거리
시계
에필로그: 도움을 보이게 만들기

감사의 말

참고문헌
추천의 말

장애가 있다는 말은 어맨다에게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 전혀 아니다. 어맨다는 자신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거침없이 말할 것이다. 그는 매일 수십 가지 방법을 동원해 기존의 건설환경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그의 몸이 이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 바로 어맨다를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 또 어맨다는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는 말이, 어맨다 자신과 비슷하든 아니든 기존의 ‘지어진 세계(built world)’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몸을 가진 다른 이들과 그 불화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뜻임을 알고 있다. 그것은 비장애인 학생이라면 오래 숙고해야 이해할 수 있고, 겉으로 드러나든 아니든 장애가 있는 학생은 늘 인지하고 있는 미묘한 사실이다.(19쪽)

테크놀로지가, 도구가, 기구가 하는 일이 보조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인간이 만든 모든 물건의 근본적인 속성이다. 안경에서부터 칼, 포크와 젓가락, 등산용 지팡이, 개에게 공을 던져주는 플라스틱 장난감 팔까지 온종일 우리 몸을 확장하는 평범한 사물을 떠올려보자. ‘스마트’ 기술로 증강되었든 아니든, 스마트폰을 통해 일어나는 무한한 확장과 아웃소싱도 생각해보자. 클립, 이쑤시개, 고무줄, 압정 등 잡동사니를 넣어둔 부엌 서랍을 열어보자. 전부 이 세계의 모든 몸과 함께 생활하는 흔한 보철물이자 보조기술이다. 원시적 기술이든 첨단 기술이든, 뻗고 조이고 연결하는 데 사용되어 이 세상이 난장판이 되어 해체될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를 온전히 붙잡아줄 도구들이다. 이 도구들은 모두 몸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사용되는 보조기술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45-46쪽)

장애는 일부에게만 영원히 속하는 고정된 딱지가 아니다. 누구나 그 자리에 설 수 있다. 단기적 부상과 장기적 질병, 스스로에 대한 인식(그리고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과 이동 능력의 변화, 감정적 구성에 일어나는 만성적 오작동 같은 것들이 당장 내 삶에서는 현실이 아닐지라도, 언젠가 내 몸에서 또는 나와 친밀하게 삶을 공유하는 사람의 몸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어날 수 있다.(54쪽)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인칭 복수형 ‘우리’는 대부분 거짓이다. 우리가 누구인가? 한 사람의 제한된 경험을 분별없이 근시안적으로 일반화하는 데 사용되는 말이 바로 ‘우리’이다. 우리의 개별성과 특이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장애와 디자인에 있어서 우리는 실재하며 보다 근원적이다. 우리의 몸이 모두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모두에게 닥칠 부적합 상태로 인해 삶에 찾아올 위험 부담을 보편적으로 공유한다는 뜻이다.(54-55쪽)

데프스페이스는 들리지 않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간청이 아니라 들리지 않는 경험의 온전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당당하고 즐거운 표현이다.(140쪽)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신체적 돌봄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의사결정의 힘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직접 선택한 도움의 방식에 따라 살아가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독립성을 ‘자립self-sufficiency’(장애인을 환자로 취급하는 임상 환경에서 독립성의 기준)으로 정의하는 대신 ‘자기결정self-determination’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기결정은 권한과 선택의 존엄성을 행위 자체와 분리한다는 점에서 자립과 다르다. 예를 들어 재활의 패러다임 안에서는 셔츠의 단추를 채우는 일처럼 자기를 돌보는 일에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 행위는 의존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15분 만에 셔츠를 입고 문밖을 나가서 버스를 타는 사람은 혼자서 2시간에 걸쳐 옷을 입다가 끝내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사람보다 덜 의존적이다.(162쪽)

신체적 상태는 삶의 어떤 모습이 가능하고 어떤 면이 처리하기 힘들거나 그렇게 될지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런 특정한 신체 상황과 상관없이, 노화에 직면한 모든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노골적이거나 암묵적인 논쟁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에 관한 것이며, 이것이 바로 많은 비장애인에게 ‘혼자서 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이다.(174쪽)

시끄러운 식당이 나를 압도하고, 냄비와 팬이 부딪히는 소리에 화가 나고,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희한하게 편안했다면, 자신이 모종의 스펙트럼상에 있다고 보아도 좋다. 감각의 세계는 살로 된 외피 안에서 움직이는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혼합이다. 우리는 무엇을 입고 어떻게 걷고 무엇을 넣고 뺄지 결정함으로써 감각의 손잡이를 돌리고, 이 세상에서 자기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방과 거리를 가로지른다. 헤드폰을 착용하거나 모자를 낮게 눌러쓰고, 무봉제 양말을 신고, 기능성 조끼나 털이 폭신한 양가죽을 착용하고, 몸을 꽉 조이거나 느슨하게 감싸고, 몸을 흔들거나 꼼지락거리고 손톱을 깨물면서 각자의 몸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선택을 이어가고, 그러면서 매 시각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사적인 우주를 엮어간다.(193쪽)

제이콥스에 따르면 모든 생활이 근거리에서 이루어질 때 거리는 그 거리를 공유하는 이방인들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사회적으로 더 다양하고 안전해진다. “하찮고 목적이 없고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보도에서의 접촉은 한 도시에서 공공 생활을 풍성하게 키워낼 작은 변화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최소한 보도까지 도달할 수 있어야 보거나 보여질 수 있고, 또 세상이 공유하는 공공 생활의 영역으로 들어오거나 나갈 수 있다.(198쪽)

호헤베이크 마을이 구현하는 현실과 가상의 혼합은 이 분야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 현실을 모방한 환경의 영향은 비단 길 찾기에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실재하지 않는 세상을 구축한다. 이 가짜 세상은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에게 똑같이 난감한 문제이다. 전 세계의 많은 연구자와 임상의들이 불편한 진실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거짓을 두고 다양한 태도를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환자의 서사를 긍정하는 것이 환자를 더 효과적으로 행복하게 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들은 장기간의 신뢰를 쌓고자 한다면 마주하기 어려운 진실이라도 사실대로 말하는 것(예를 들어 환자의 배우자가 오래전에 죽었다고 상기시키는 것)이 유일한 윤리적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심각한 주제이고, 학자들 사이에서 이 문제에 관한 완벽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호헤베이크에서 만났던 직원들에게 이 ‘연극’은 연속성의 보존이자 변화에 직면한 평범한 삶과의 연결로 합리화된다.(214-215쪽)

고저(高低)는 공간의 언어이다. 상대적으로 위인지 아래인지를 평가하여 인간의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간에 대한 수행 기록을 완곡하게 요약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레이엄은 보통의 아기가 하는 일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상적인 속도로 해내고 있는가? 이 논리는 유해하고 순화되었으며 지나치게 광범위한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아이가 ‘빠른’ 쪽에서 걷고 있다면, 그는 ‘고기능’이고 따라서 덧셈과 뺄셈을 빨리 이해한다는 뜻일까? 아주 조금 느릴 뿐, 학교에서 제 나이 수준에 맞춰 모든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거라는 뜻일까? 따라서 같은 진단을 받은 아이들 중에서도 좀 더 빠른 축에 속하므로 성인이 되어 남들에게 덜 의존하면서 평범하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게 될 거라는 뜻일까? 다시 말해 더 빠르므로 좀 더 정상적이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일까?(229-230쪽)

사적인 삶, 즉 눈에 보이지 않는 노동과 온갖 종류의 의존성으로 채워진 가족의 영역으로 강등된 것이 공공의 관심을 위한 영역으로 회복되고 인정될 수 있다. 보조, 의존, 취약성이라는 이 체화된 경험에는 인간의 진정한 존엄성이 있다. 이것들은 우리 모두를 부양하는 돌봄의 네트워크를 만든다.(273쪽)

장애는 몸과 세상이 만나는 곳 어디에나 있다
무엇이 ‘신체 손상’을 ‘장애’로 만드는가?
우리의 몸, 매일 사용하는 물건, 나아가 공간과 시간까지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위한 탐구

★미 과학작가협회 선정 2021 사회 속 과학 저널리즘 도서상★
★NPR(미 공영라디오방송), LitHub(미 문학 웹진) 선정 2020 올해의 책★
★이길보라(영화감독, 작가) 추천★

“세상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보게 만드는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_미국 과학작가협회 ‘사회 속 과학 저널리즘 도서상’ 심사평
“팬데믹이 우리에게 방과 건물과 거리를 재구성하고,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면, 우리는 사라 헨드렌과 상의해야 한다.” _〈뉴요커〉
“다른 몸들을 경유하여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가장 창의적이게 된다.” _이길보라(영화감독, 작가)

몸과 세상이 만나는 곳에 숨은 ‘표준’과 ‘정상’을 다시 생각해보고, ‘장애’라는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는 책. 가구와 도구, 부엌과 캠퍼스, 도시의 거리 등 인간이 만들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은 몸과 세상 사이의 간격을 메우기 위한 보조기술이다. 그러나 몸과 세상 사이의 부적합이 장애로 여겨질 만큼 심각하지 않은 한, 우리는 구축된 일상 환경에 숨겨진 어떤 가정을 생각해보지 않는다. 이것들은 정말 모두를 위해 디자인된 것일까? 사이보그 팔에서 맞춤형 골판지 가구, 청각장애인 건축에 이르기까지 장애에 대한 생생한 경험과 그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와 혁신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사물과 환경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촉구한다. ‘정상성’에 대한 고집이 아닌, 신체의 놀라운 적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은 어떤 모습일까? ‘들어가는 말’에 나오는 어맨다의 이야기가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저신장 장애인인 그녀는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강연대 아래에 두는 나무 발판 같은 보조 기구 없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하고 싶었다. 기존의 강연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자신의 신체에 강연대를 맞추고자 한 것이다. 이에 저자와 학생들은 그녀를 위한 강연대를 설계, 제작하면서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익숙한 사물과 환경을 낯설고 새롭게 만들어서, 모두 다른 우리 몸의 다양한 필요와 욕망을 더 잘 충족시켜줄 미래를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장애와 디자인 이론에 대한 입문서이며, 모든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수적인 테크놀로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나는 필요에 의해 공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세상에는 장애에 대한 폭력과 빈약한 정의(定義)가 만연하고, 장애가 있는 삶의 경험에 대한 상상력은 한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기술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장애의 상태는 너무나 다양하고 흥미롭고 긴급해서 한 분야만 연구해서는 다룰 수 없다. 정상성에 대해 오랫동안 굳어진 모든 관념들을 다시 파헤치려면 내 연구실에는 공학이 뒷받침된 노동뿐 아니라, 예술과 디자인이 지지하는 도발도 필요했다.”(35쪽)

누구를 위해 지어진 세계인가?
장애는 세상이 얼마나 미완성인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 책은 일상에서 누구나 쓰고 만나게 되는 사물과 공간의 디자인을 논하면서 ‘장애’에 내포된 ‘정상과 비정상’, ‘불가능과 가능’, ‘의존과 독립’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내 몸(팔과 다리)부터 시작하여 가구(의자), 방, 도시와 건물(거리), 나아가 추상적인 시간(시계)까지 점점 바깥을 향하는 이 책의 구성은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아니라 몸과 세상이 만나는 곳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장애는 장애를 가진 개인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몸과 세상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회적 속성임을 강조한다. “장애와 비장애는 기본적으로 신체의 물리적 상태에서 비롯하지만, 기존 세계의 상대적인 유연성이나 경직성에도 좌우된다. 즉, 세상이 다양한 상태와 단계의 몸과 어우러지며 그에 맞춰 변형 및 개조되는 능력에 의해서도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생겨난다는 뜻이다.”(30쪽) 이런 주제가 자신들의 삶과 아무 관련도 없는 이야기로 여겨질 법한 많은 비장애인 독자들에게 우리의 일상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몸과 세상의 부적합(misfit) 역시 ‘장애’의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신선하고 의미심장하다. 어린아이에게 세상은 너무나 커다랄 것이다. 행동이 느려지는 어르신들에게 세상은 너무나 빠를 것이다. 신체 일부가 잠시만 불편해도 세상이 내 몸에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장애가 있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어르신을 돌보면서, 다쳐서 몸이 불편할 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이런 생각과 경험이 어떻게 ‘장애’와 연결되는지 저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알게 된 세상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를 토대로 독자들은 몸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을 눈여겨보고 모두를 위해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 세상은 누구를 위해 설계되었는가?

“장애 연구는 몸과 세상의 이런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대비되는 두 가지 유용한 모델을 제시한다. 순수한 의학적 모델에서는 손상의 위치가 몸이며, 손상된 몸을 가진 사람이 책임을 진다. 즉, 장애에 대한 대처, 생존, 극복, 그 외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개인이 자신의 개별적인 조건과 싸워야 한다는 말이다. 반면 장애의 사회적 모델에서는 시나리오가 몸에서 주변으로 확장된다. 거기에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든 몸이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가능 또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도구, 시설물, 교실, 보도 그리고 인간의 번영을 이루는 제도와 경제라는 더 큰 구조가 포함된다. 사회적 모델에서 장애를 살아 있는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몸의 조건과 세상의 형태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장애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의 문제이다.”(31쪽)

세상에 제 몸을 적응시키고
그 몸을 위해 세상을 재설계하는
장애라는 삶의 방식과 지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약 13억 명, 세계 인구의 16퍼센트가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다. 6명 중 1명꼴이다. 장애는 이처럼 인간 존재의 정상적인 한 방식이며 고정된 딱지도 아니다. “누구나 그 자리에 설 수 있다. 단기적 부상과 장기적 질병, 스스로에 대한 인식(그리고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과 이동 능력의 변화, 감정적 구성에 일어나는 만성적 오작동 같은 것들이 당장 내 삶에서는 현실이 아닐지라도, 언젠가 내 몸에서 또는 나와 친밀하게 삶을 공유하는 사람의 몸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어날 수 있다.”(54쪽) 즉 우리는 모두 몸과 세상의 부적합 상태로 인해 삶에 찾아올 위험 부담을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는 그런 맥락에서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선천적으로 한쪽 팔만 있는 크리스는 일반적인 보철물을 이용하지 않고 갓 태어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도구를 스스로 만들었다.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만들어지는 의족과 미국 맨해튼에서 만들어지는 골판지 의자는 모두 사용자와 더불어 설계, 제작된다. 사지를 모두 절단해야 했던 신디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 것은 값비싼 최첨단 의수가 아니라 아주 평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케이블 타이와 일명 ‘찍찍이’라 불리는 벨크로 테이프 등이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건축(데프스페이스)의 본보기인 미국의 갤러뎃대학교,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스티브 샐링이 변해가는 자신의 몸이 영위할 수 있는 바람직한 삶을 위해 설계한 샐링하우스는 집단적 상상력과 노동, 절박함에서 지어진 공간이다. 연석 경사로나 텔레비전의 폐쇄자막처럼 너무나 익숙해져버려서 그것이 애초에 장애인들의 투쟁을 통해 얻어진 것임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태피스트리와 같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 독자는 우리 자신의 취약성을, 테크놀로지/도구의 도움을 받아 확장된 몸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장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얼마나 미완성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더 나은 세상으로의 초대이다.

“장애인은 언제나 자신의 몸과 구축된 세계 사이에 자리한 장벽을 마주하고 살아왔다. 그들이 오랫동안 던져온 질문이 우리 모두에게 새삼 강렬하게 다가온다. 잃은 것을 복원하는 것만이 바람직한 미래인가? 아니면 거듭 상상되길 요청하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있을까? 우리가 함께 개조해나갈 곳을 발견할 단서는 어디에나 있다. 신경써서 살펴보기만 한다면.”(10-11쪽)

[추천사 이어서]
연민과 권위를 품고 나온 절박한 작품이다. 이 필수적인 책에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이 있다. _조앤 맥닐, 《숨기Lurking》 저자

마지막 장만으로도 별 다섯 개를 받을 만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들의 엄마로서 어떻게 ‘불구의 시간’을 이해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저자의 고민과 성찰은 매우 감동적이고 통찰력이 있다. _에르하르트 그라프, 올린 공과대학교 사회 및 컴퓨터 과학과 조교수

이 책은 전범이다. 디자인과 떼려야 뗄 수 없고 디자인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도 않는 저자의 프로젝트에는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 이 책처럼 글이 흥미로우면서도 인간적인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다면 분자 수준의 조화가 일어난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방과 건물과 거리를 재구성하고,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면, 우리는 사라 헨드렌과 상의해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장애는 ‘세상이 얼마나 미완성인가를 증명한다’. 이것을 일종의 초대로 여기는 것이 저자의 재능일 것이다. _〈뉴요커〉

이 다정한 에세이에서 저자는 장애가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던져버리고, 대신 인간이 지어진 세계에 적응하는 일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보여준다. _〈내셔널퍼블릭라디오〉

저자가 던지는 질문들은 전염성이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다른 시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것이다. _〈휴머니티〉

저자는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디자인의 목적이 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있는 곳에 맞추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혹적이다. _〈북페이지〉

저자는 세상이 유연하다고 본다. 친밀감과 호기심, 가능성의 밝은 감각으로 저자는 우리의 다양한 신체가 주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_〈커커스 리뷰〉

저자에게 장애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나 ‘치료해야 하는 결함’이 아니다. 이 책은 다양한 신체들이 지어진 세계에 대해 대안적인 이해를 만들어내고, 우리가 ‘표준’으로 여기는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용기를 준다. _〈배플러〉

작가정보

Sara Hendren
기술과 장애의 연결점, 사회적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디자인 연구자이자 예술가, 작가, 세 아이의 엄마이다. 1973년생으로,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유럽사와 문화지식사, 과학사를 연구하여 2001년 석사학위를 받았고 2013년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부터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올린 공과대학교 인문예술 및 디자인 학부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며 현재까지 보조공학과 적응형 디자인, 디자인 비평을 가르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아트 인 아메리카〉 〈슬레이트〉 〈와이어드〉 등에 기고한다.
1968년 처음 제정된 이래 현재까지 50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고 있는 국제표준 장애인 마크, 즉 국제장애인접근성표지ISA 의 원래 취지를 환기하고자 2010년에 이를 새로 디자인하여 기존의 장애인 마크에 덧붙이는 거리예술 캠페인을 벌였다. 불법적인 운동이었음에도 이 운동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학교, 기업 등에서 문의가 쇄도했고 결국 뉴욕주를 비롯한 몇몇 지자체도 공식적으로 장애인 마크를 바꾸었다. 새로운 장애인 마크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이 캠페인을 주도한 접근성 아이콘 프로젝트Accessible Icon Project를 공동 설립했으며, 저低기술 보철물 디지털 아카이브engineeringathome.org를 구축했다. 2016년에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초청한 디자인 연구자이자 서울시립미술관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의 참여작가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홈페이지 sarahendren.com

어려운 과학책은 쉽게, 쉬운 과학책은 재미있게 옮기려는 번역가.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대학원과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코드 브레이커》 《벤 바레스》 《뛰는 사람》 《10퍼센트 인간》 《새들의 방식》 《오해의 동물원》 《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 《언더랜드》 《생물의 이름에는 이야기가 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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