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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도시산책

흥미진진 공주를 소개합니다
류혜숙 지음
메디치미디어

2023년 03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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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72.62MB)
ISBN 9791157069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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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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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가 내건 시 슬로건이자 캐치프레이즈는 ‘흥미진진 공주’다. 그런 말을 내걸 만큼 재미있는 도시라는 자부심이 짧은 여섯 음절에 가득하다. 그 ‘흥미진진 공주’만 따로 다룬 여행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동안 공주는 같은 백제 고도이자 금강변의 도시인 부여와 세트로 묶이거나, 그도 아니면 여러 소도시 중의 하나로 함께 소개되는 식이었다. 공주처럼 여행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로서는 서운할 일이었다.
공주는 여행할 맛이 나는 도시다. 볼거리·먹을거리·할 거리가 풍성하게 많고, 재미가 가득한 곳이다. 공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곳이다. 한성백제가 멸망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수도를 옮겨 중흥의 기틀을 닦았던, 웅진백제시대의 중심이었다. 홍성, 충주, 청주와 함께 충청권을 대표하는 도시였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감영이 있던 도시였다. 근대 이후엔 교육도시와 역사도시로 내실을 기했다. 1971년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는 화려한 백제문화를 품은 보물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쪽으로는 계룡산, 한쪽으로는 금강을 옆에 둔 자연환경도 멋지고 아름답다. 공주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 세 곳(공산성, 무령왕릉과 왕릉원, 마곡사)이나 있다. 이래저래 흥미진진하다! 그 흥미진진한 공주의 구석구석을 책으로 먼저 만난다.
책을 내며

소박한 호사, 꼭 한번은 가보아야 할 공주 여행 BIG 5

공산성 ∥ 산과 강, 역사가 겹친 아름다운 장소
국립공주박물관 ∥ 어디 한 번 꽃비를 맞아볼까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 백제라는 수수께끼를 품은 곳
마곡사 ∥ 세계가 인정한 우리 불교 문화
계룡산 ∥ 호서 제일 명산을 오르다

알수록 쏙쏙, 공주가 깊어지는 역사 여행

석장리박물관 ∥ 인간의 문명은 돌에서 시작되었다
충청감영과 향교 ∥ 조선의 공주, 공주의 조선
갑사 ∥ 어느 계절에도 좋은, 갑사 가는 길
동학사 ∥ 좋은 ‘벗’에 대해 생각하다
신원사 ∥ 나라를 지키고 소원을 들어주는 곳
중동성당·황새바위성지 ∥ 순교의 역사에서 시작한 믿음의 풍경
공주제일교회·선교사 유적 ∥ 기꺼이 한국에 헌신한 공주 교회사의 흔적

그래 걷자 발길 닿는 대로, 공주 도시여행
연미산자연미술공원 ∥ 그 산에서 당신이 본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한국민속극박물관 ∥ 오래된 옛 세계가 들려주는 천일야화
임립미술관 ∥ 우리 마을의 미술관
계룡산 도예촌 ∥ 그릇 만나러 가는 기대
박동진판소리전수관 ∥ 광대의 자부심,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제민천변 ∥ 취향을 저격하는 축제 같은 시간
공주산성시장 ∥ 시장이 즐겁다

외국에서 찾아온 사람이건 국내 여행을 고민하는 한국인이건 이렇게 묻는다. 한국에서 딱 한 곳만 추천한다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겠다. 경주? 부산? 제주? 아니면, 서울? 서울만 해도 여러 곳이잖아. 국립중앙박물관… 북한산… 한양도성…. 그렇지만, 아니, 그래도, 공산성! 공산성은 그런 곳이다. 공주를 대표하고 충청을 대표하는 전국구급의 장소. 그리고 글로벌하게, 전 세계를 상대로 당당히 추천할 만한 곳.
공산성은 한국적인 산성의 아름다움에 금강이라는 큰 강을 바로 옆에 끼고 오래된 숲을 품고 있다. 이곳에서는 강과 산의 지형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성벽과 오래된 정자와 누문樓門들을 지나며 백제부터 시작하는 오랜 역사의 지층을 만날 수 있다.
_10-11쪽, 공산성∥산과 강, 역사가 겹친 아름다운 장소 중

무령왕릉이 세상에 드러나는 과정은 정말 드라마틱했다. 인간사의 희노애락이 그 발굴과정에도 가득했다. 그리고 유물들. 한국 역사에서 백제의 문화를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꼽는다. 그 백제의 중흥기를 일군 무령왕의 무덤에서 당대 가장 일급의 기술과 장인의 솜씨로 만든 유물들이 수천 점 쏟아져 나왔다. 이 유물의 사실상 대부분을 국립공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너무 지극해 절로 탄식이 나올 정도다.
_28쪽, 국립공주박물관∥어디 한 번 꽃비를 맞아볼까 중

특정해서 이유를 댈 수는 없지만 고분은 뭔가 모르게 감동적이다. 경주에서 가장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불국사나 석굴암, 첨성대가 아니라 수다한 고분들이듯이, 공주에서도 왕릉원의 반원에 가까운 둥그런 무덤들을 대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실로 아름답다는 생각에 빠져들고 만다.
공주 송산의 남쪽, 야트막한 구릉의 경사면에 7개의 봉분이 솟아 있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이다. 왕릉원이라고 했으니 모두 왕과 왕비 혹은 왕족의 무덤일 테다. 신라나 조선의 왕릉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작다고 할 크기까지는 아니다. 왕릉원은 5호분, 6호분, 7호분이 한 그룹을, 1호분에서 4호분까지가 또 한 그룹을 이루며 슬그머니 이어진다. 모두 백제의 웅진 도읍 시대 왕족의 무덤일 것으로 추정된다. 왕릉원의 일곱 무덤들 중 하나는 유난히 특별하다. 누가 묻혔는지 주인이 밝혀진 무덤이 있기 때문인데 행운의 숫자 7호분, 바로 무령왕릉이다.
_44-45쪽,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백제라는 수수께끼를 품은 곳 중

마곡사의 역사는 천 년이 넘는다. 그 긴 시간동안 온갖 전설과 역사가 만들어졌고 고유한 문화를 빚어냈다. 또한 보물 7점, 시도 유형문화재 8점, 시도 민속문화재 1점과 문화재자료 5점 이외에도 귀중한 문화재들이 남아 있다.
마곡사가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지정된 것은 2018년의 일이다. 우리의 역사를 넘어 세계의 역사가 된 것이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백범당에 걸려 있는 서산대사의 선시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 즐겨 사용하시던 휘호라고 한다. 세계인의 역사가 된 오늘의 마곡사가 세상에 전하는 화두처럼 느껴진다.
_73-74쪽, 마곡사 ∥ 세계가 인정한 우리 불교 문화 중

석장리 유적지에서는 매년 5월이면 ‘석장리구석기축제’가 열린다. 석장리박물관을 중심으로 주변에 조성된 구석기 마을에서 옛사람들이 그러했듯 뗀석기를 만들고 불을 피우고 막집을 짓는다. 수십 수만 년의 거리를 넘어 참으로 오래된 시간을 불러내 한바탕 축제로 되살리는 것이다. 인간의 삶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익히는 기쁜 배움의 축제다.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왔을까? 석장리박물관에 가면 그 물음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을 만날 수 있다.
_107-108쪽, 석장리박물관∥인간의 문명은 돌에서 시작되었다 중

“나라가 깨지고 임금이 망하였느니 어찌 차마 홀로 살겠는가. 살아서도 이씨 사람이 될 것이오, 죽어서도 이씨 귀신이 되리라. 공자께서 인을 이루라고 하셨고, 맹자께서는 의를 취하라 이르셨으니, 흰머리 붉은 충성 오직 죽음이 있을 뿐 두 마음이 없도다.”
무이, 두 마음이 없다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조선의 공주는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그것은 공주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같이 겪은 일이었다. 기능을 잃은 향교, 혹은 새로 만들어지고 혹은 제자리에서 옮겨간 포정사 문루와 선화당은 그 역사를 환기시킨다. 성공한 역사보다 실패한 역사가 더 깊은 가르침을 준다. 조선의 공주를 알려주는 건물들에서 그것을 생각한다.
_122쪽, 충청감영과 향교 ∥ 조선의 공주, 공주의 조선 중

수필 〈갑사로 가는 길〉에 갑사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게다가 우리의 ‘갑사 가는 길’과도 다르다. 그러나 갑사로 갈 때면 언제나 〈갑사로 가는 길〉이 떠오른다. 겨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한결같이 눈이 내리는 날, 옛 글을 좇아 갑사를 찾는 건 겨울의 호사 중 하나다.
결국 어느 계절이건 ‘갑사 가는 길’은 아름답고 여행자의 흥취를 자극한다. 그러고 보면 갑사에서 가장 으뜸은 갑사로 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걸음과 마음인지도 모른다. 일주문 앞에서 우뚝 서보라. 문 사이로 멀리멀리 멀어지는 오솔길의 숲에 그만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아름드리 거목들의 푸른 터널이다. 이것 참! 갑사 가는 길은 모든 계절이 매혹이다.
_127-128쪽, 갑사∥어느 계절에도 좋은, 갑사 가는 길 중

탑은 전설처럼 다정하게 서 있다. 함께 불법을 닦으면서 수행하는 벗을 불교에서는 도반이라 한다. 부처님의 제자 아난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수행자에게 좋은 도반이 있으면 그 사람은 수행의 반을 완성한 것일까요?” 이에 부처님은 고개를 저으며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렇지 않다. 좋은 벗이 있다는 것, 좋은 도반이 있다는 것,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수행의 전부를 완성한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부처님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두렵고 외로운 순간에 도반의 의미를 깨우치셨을까. 스님과 처녀는 남매이자 서로의 도반이었을 것이다. 동학사가 오늘날 도반의 터전이 된 것은 그 시원에 남매탑의 전설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_154쪽, 동학사 ∥ 좋은 ‘벗’에 대해 생각하다 중

중악단의 묘미는 두 개의 문에 그려진 옛 그림을 보는 것이다. 앞의 대문간채에 그려진 그림은 너무 희미해서 윤곽도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에 비해 중문간채의 그림은 여전히 희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법 형태를 알아볼 만하다. 채색도 부분적으로 남아 있어 처음 그려질 당시 얼마나 화려했을지 짐작하게 한다. 장수의 모습인데 무얼까. 불교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수많은 신장神將 상들을 채용하고 있다. 중문간채 문의 양쪽에 그려진 분들도 그 신장들 중 하나겠지. 한 여행자는 신장이 들고 있는 물건들로 유추해 파란 모자를 쓴 신장을 사천왕 중 서방을 지키는 광목천왕으로, 반대편의 비파(칼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파라고 한다)를 들고 있는 신장은 북방을 지키는 다문천왕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그럴듯한 유추다. 그것이 실제로 사천왕이건 혹 다른 신장의 이미지이건, 그 정체를 따지기 전에 먼저 잘 들여다볼 일이다. 색과 형체가 사라져가는, 속절없이 시간에 잠식당하고 있는 옛 그림의 자취가 그윽하다.
_165쪽, 신원사 ∥ 나라를 지키고 소원을 들어주는 곳 중

공주 시내의 중동성당과 유구읍 명곡리의 요골공소는 각각 천주교 전파와 신앙생활의 한 단계들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공주의 근대 건축이자 마음과 믿음의 풍경을 보여주는 장소들로 꼭 천주교 신자의 순례여행이 아니더라도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들이다. 이 두 곳과 함께 수많은 순교자들이 거쳐 갔던 공주 시내의 황새바위성지는 공주의 마음 여행지들로 추천할 만하다. 자신이 믿는 신념을 위해 희생을 감내했던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믿고 생각하고 말하는 오늘의 자유는 어디에서부터 가능했을까? 어쩌면 이 길고 긴 믿음과 희생, 순교의 역사도 그중 하나의 출발점이었을 것이다.
_188쪽, 중동성당·황새바위성지∥순교의 역사에서 시작한 믿음의 풍경 중

많은 박물관이나 미술관과는 달리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의 작품들은 대부분 만지고 쓰다듬고 앉거나 기대거나 하는 것이 가능하다. ‘만지지 마세요’ ‘Don’t Touch’와 같은 우악스러운 경고가 없다. 한 번 방문한 뒤에 다른 날씨, 다른 시간대, 다른 계절에 다시 찾는 것도 좋다. (…)
영원히 기억될 것처럼 서 있는 위대한 작품들도 좋지만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처럼, 머지않아 사라질 운명을 분명하게 새기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는 것은 멋진 경험이다. 인생과 어느 것이 더 닮았는가. 어디에 더 자연이 담겨 있는가. 그런 물음을 던지러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 와봐도 좋겠다.
_222쪽, 연미산자연미술공원∥그 산에서 당신이 본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중

2층으로 들어서는 순간 양옆과 가운데 놓인 전시장들을 넘어 단박에 시선이 가는 것이 안쪽 가운데 놓인 상여喪輿다. 상여는 사람의 시체를 실어서 묘지까지 나르는 도구를 말한다. 10여 명이 메며 길이가 긴데, 모양으로만 보면 가마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고 보면 죽은 영혼이 타는 가마인 셈이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죽어서 장례식을 할 때 리무진을 타본다고 하는데, 옛 조선에서는 아무리 미천한 사람이라도 죽어서는 가마를 타볼 수 있었던 것일까.
_231쪽, 한국민속극박물관∥오래된 옛 세계가 들려주는 천일야화 중

그릇을 보는 일은 즐겁다. 그릇을 사는 일은 더 즐겁다. 좋은 그릇을 사서 자주 사용하는 것은 더더 즐겁다. 그러니 계룡산 도예촌은 즐거움을 맞이하러 가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작가들이 공방에서 직접 만든 그릇을 구경하고 사고 그 그릇에 담겨 나오는 걸 맛볼 수 있다. 그릇을 사온다면 그 즐거움이 집에서도 이어지겠지.
계룡산 도예촌은 ‘철화분청사기’라는 이미 세계적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보존, 계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을 형성한 예술 중심의 공동체다. (…) 계룡산 북쪽자락의 반포면 상신리, 옛 구룡사 터 부근에 도예인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었다. 1993년경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젊은 도예인 18명이 뜻을 모아 형성한 공동체 마을이다. 도예가들은 공동자금으로 마련한 터에 저마다의 살림집을 짓고 작업장을 만들어 도자기를 구우며 산다. 개인마다 작품경향은 다르지만 계룡산에 깃들어 도자기를 빚는 일의 바탕에는 모두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맥을 이어나간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_252-253쪽, 계룡산 도예촌 ∥ 그릇 만나러 가는 기대 중

해마다 9월초에 제민천 일대에서는 ‘공주 문화재야행’이라는 가을 축제가 열린다. 시원한 가을밤, 조명으로 장식된 제민천변을 걸으며 각종 문화재를 둘러보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도심형 축제다. 꼭 이름과 날짜가 박힌 축제가 아니라도 공주 원도심 제민천변에서 보내는 시간은 다 축제 같을 것이다.
축제라면, 1박 2일은 짧다. 일주일 혹은 보름, 한 달…! 공주 원도심의 삶과 매력을 충분히 즐기려면 더 넉넉한 시간이 필요하다. 공주는 소도시다. 전형적인 관광지도 아니고 서울이나 다른 광역시 같은 대도시도 아니다. 평범한 소도시의 일상을 만나고, 원도심의 개성과 독특한 문화를 즐기고, 천몇백 년 전 백제와 수백 년 전 조선과 또 근대 공주 같은 역사도시의 진짜 모습을 체험하는, 제민천변 원도심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_291쪽, 제민천변 ∥ 취향을 저격하는 축제 같은 시간 중

공주 산성시장은 2022년 7월, ‘공주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공주의 근현대를 배경으로 많은 시민이 체험하거나 기억하고 있는 가치 있는 유산이며 공주의 도시사적 경관 형성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산성시장의 골목골목을 훑으며 때로는 먹고 때로는 사고 흥정하며 시장 체험을 해본다면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 쇼핑몰에서와는 다른 재미와 감동을 만날 것이다. 공주산성시장 입구에는 ‘즐거운 공주산성 시장’이라는 간판이 크게 붙어 있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즐거움. 산성시장을 미래로 전해줄 중요한 까닭이겠다.
_302쪽, 공주산성시장∥시장이 즐겁다 중

도시는 어떻게 매력 가득한 장소가 되는가
자부심 가득한 여섯 음절, 흥미진진 공주
그 사연을 전하는 19편의 여행 편지

백견이 불여일행
‘백문이 불여일견’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공주에는 ‘백견이 불여일행’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가는 것만 못하다! SNS를 비롯해 곳곳에 사진과 말이 넘치지만, 직접 가는 것에 비교할 수는 없다. 《공주 도시산책》은 한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도시 중 하나인 공주를 소개하는 여행책이다.
공주만 다룬 본격적인 여행책은 처음이다. 그동안 공주는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같은 백제 수도의 역사를 가진 부여와 한데 묶여 소개되거나, 여러 소도시들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에 등장하는 식이었다.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여행지이자, 고속철도로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는 편의성,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역사·자연·종교·예술·미식 여행 등 어떤 여행 콘텐츠든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 공주로서는 아쉬운 일이었다. 이제 그 아쉬움과 작별하고 《공주 도시산책》으로 공주와 깊이 폭넓고 다양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만나보자.

공주의 보물장소들, ‘평생 한번은’에서 ‘한번 보면 평생을’로
‘평생 꼭 한번’이란 말은 쉽게 붙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먼저 공주에서 ‘평생 꼭 한번은’ 봐야 할 여행장소 다섯을 추렸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산성 그리고 마곡사 이 세 곳은 공주-충남-대한민국만이 아니라 전 인류가 함께 지키고 후대에 전해줘야 할 가치 있는 보물들이다. 1971년 무령왕릉의 발굴 이후 공주는 한국 고대사의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발굴 스토리도 흥미진진하지만,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전시중인 무령왕릉 발굴 유물들의 세련된 화려함은 직접 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무령왕릉을 포함해 왕릉원에 있는 일곱 기의 반원 모양 동그란 무덤들은 감동적이다. 공산성은 금강을 옆에 낀 아름다운 산성이다. 지형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며 성벽을 걷는 것은 공주 도시산책을 대표하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깊은 산중에 자리 잡은 마곡사는 백범 김구가 몸을 숨겼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광보전과 대웅보전 두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수많은 불교회화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다. 속리산과 함께 호서지역을 대표하는 계룡산은 조선시대까지 국가의 중요한 산으로 숭배의 대상이었으며 지질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명산이다.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무령왕릉 발굴 유물을 비롯해 석장리 등 구석기 시대부터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충남지역에서 융성했던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평생 꼭 한번은’이라고 했지만, 다섯 곳 모두 한번 와보면 평생 계속 찾고 싶어질 곳들이다.

구석기시대부터 출발하는 도시의 연원
공주는 수만 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의 터전이 되어온 도시다. 역사가 단절되지 않고, 이 정도로 오래도록 역사가 켜켜이 쌓인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석장리에서 나온 구석기시대의 석기들은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쓰게 만든 위대한 발견이었다. 문명이 출발한 장소가 주는 감동은 여느 화려한 유적들에 뒤지지 않는다. 공주는 백제의 왕도로 유명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충청감영이 설치된 호서지역 대표 도시로서의 정체성도 오래 도시에 영향을 미쳤다. 공주의 조선시대를 증거하는 건물은 많이 남지 않았지만 충청감영과 향교에서 미약하지만 그 공기를 느껴본다. 계룡산의 3대 고찰인 갑사와 동학사, 신원사는 각각 그 사연이 궁금한 유서 깊은 절들이다.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은 동학사에서 남매탑을 거쳐 갑사로 향하는 여정을 기록한 짧은 산문이다. 갑사와 동학사에서 그 산문의 여정을 뒤쫓아본다. 신원사는 북쪽의 묘향산(북악단), 남쪽의 지리산(남악단)과 함께 나라에서 산신제를 지내던 중악단이 있던 곳이다. 산도 위세가 있었고, 신원사 중악단에서 그 자취와 만난다. 공주와 근대는 순탄하게 만나지 않았다. 황새바위성지는 카톨릭 선교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한다. 중동성당과 황새바위성지에서 기꺼이 희생을 자처한 오래된 믿음들을 생각해본다. 근대를 꿈꾸는 여러 시도들 중 하나에 외국인 선교사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다. 공주제일교회는 영명학교와 여러 선교사, 또 유관순 등 공주의 근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역사도시 공주는 이처럼 다양한 면모들을 품고 있다.

한 사람의 수고가 유산이 되다
도시는 진화한다. 백제 왕도, 충청감영의 도시…라고 해서 공주가 역사도시의 면모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는 삶의 여러 모습들로 복작이고 반짝인다.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힘을 주는 것 중 예술이 있다. 공주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자연과 미술의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야투’라는 미술그룹으로 모였고 그것이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로, 또 연미산자연미술공원으로 이어졌다. 연미산이 금강으로 향하는 숲속에서 만나는 예술작품들은 여운이 길다. 한국민속극박물관의 찐-한국적인 도상들은 해학적이다. 심우성 선생의 평생이 담긴 컬렉션에서 한 사람의 수고가 얼마나 큰 유산으로 남는지 확인한다. 임립미술관과 계룡산 도예마을은 예술과 지역, 마을, 공동체가 어떻게 만나는지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제비 몰러 나간다…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공주 출신의 예인 박동진은 이제 판소리전수관으로 남아 영감을 준다.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제민천은 사람과 도시를 재생시키는 큰 힘이다. 그리고 시장이 있어 삶이 계속 이어진다. 산성시장은 공주의 활력을 책임진다. 여기에서 소개되는 장소들은 역사도시로만 알고 있던 공주를 완전히 새롭게 보게 만들 것이다.

여행할 맛이 나는 도시, 공주
공주시가 내건 시 슬로건이자 캐치프레이즈는 ‘흥미진진 공주’다. 그런 말을 내걸 만큼 재미있는 도시라는 자부심이 짧은 여섯 음절에 가득하다.
공주는 여행할 맛이 나는 도시다. 볼거리·먹을거리·할 거리가 풍성하게 많고, 재미가 가득한 곳이다. 공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곳이다. 한성백제가 멸망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수도를 옮겨 중흥의 기틀을 닦았던, 웅진백제시대의 중심이었다. 홍성, 충주, 청주와 함께 충청권을 대표하는 도시였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감영이 있던 도시였다. 근대 이후엔 교육도시와 역사도시로 내실을 기했다. 1971년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는 화려한 백제문화를 품은 보물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쪽으로는 계룡산, 한쪽으로는 금강을 옆에 둔 자연환경도 멋지고 아름답다. 공주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 세 곳(공산성, 무령왕릉과 왕릉원, 마곡사)이나 있다. 이래저래 흥미진진하다! 그 흥미진진한 공주의 구석구석을 책으로 먼저 만난다.

작가정보

저자(글) 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대학에서 불문학을,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 음악잡지 《Hole》을 만들었고, 이후 대구를 베이스로 지역 문화의 안테나를 표방한 문화잡지 《문화신문 안》 편집장으로 일했다. 한겨레신문, 주간동아, 평화뉴스, 대한주택공사 사보, 대구은행 사보, 현대건설매거진 등 여러 매체에 건축, 여행, 문화를 주제로 글을 써왔다. 현재 《영남일보》 여행칼럼니스트 겸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 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내 마음의 쉼표 경주 힐링여행》, 《청송의 혼 누정》, 《청송 국가지질공원》, 《봉화/영주 간이역》, 《물의 도시 대구》(공저) 등 ‘지역’을 품고 소개하는 여러 권의 책을 쓰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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