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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란 무엇인가

김용규 , 김유림 지음
천년의상상

2023년 03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2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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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3.33MB)
ISBN 979119041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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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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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창의성의 원천, 은유 세계로의 초대
- 진실과 거짓의 문 옆에 ‘제3의 문’을 열어젖히다
독자와 함께 읽고 함께 만들어가는 책과 강의의 콜라보, 천년의상상‘ 북클럽 시리즈’, 고병권의‘ 북클럽 자본’에 이어 이번엔 김용규· 김유림의 ‘북클럽 은유’(전 3권)와 함께 인류 문명과 창의성의 원천, 은유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갑니다.

대부분 은유라면 국어 수업 시간에 설득을 위한 수사법 중 하나로만 배웠을 것이다. 그동안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사실 ‘은유는 모든 창의성의 원천’이다. ‘북클럽 은유’ 시리즈 1권 『은유란 무엇인가』 부제를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으로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예컨대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은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 마음’이라는 원관념의 잔잔하고 평온함을 ‘호수’라는 보조관념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전한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수사법인 은유는 딱 여기까지 이해하고 끝난다. 그러나 핵심은 따로 있다. 은유가 “그대 노 저어오오”라는 창의, 곧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한다. ‘호수니까’, 그대가 노를 저어올 수 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그리스인의 성서’라 불렸던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는 사자다”라는 호메로스의 은유는 아킬레우스의 용맹함과 잔혹함을 잘 드러내 전해준다. 하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와 맞서 싸우지 마라’라는 새로운 생각을 끌어낸다. 이렇게 은유는 원관념만으론 나올 수 없는 창의적 표현을 창출한다.
은유가 가진 창의력은 문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인의 전유물도 아니다. 은유의 문을 드나들며 인류 역사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니체, 셰익스피어, 다빈치, 피카소, 갈릴레이, 아인슈타인 등 인류 역사에서 ‘천재’라 불렸던 사상가, 예술가들은 모두 은유 안에 숨겨진 또 하나의 기능인 창의를 찾아내 사용해왔다. ‘북클럽 은유’ 시리즈에서 다루고 있는 은유의 천재들만도 1백여 명에 이른다. 다시 말해 모든 창의적인 상상력, 혁신적인 해결책, 혁명적인 발명품, 자유와 개혁과 변화로 가는 돌파구가 모두 은유적 사고에서 나왔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엘 에스꼬리알 도서관의 프레스코화에는 두 개의 문이 그려져 있다. 하나는 ‘진실의 문’이고 다른 하나는 ‘거짓의 문’이다. 진실의 문은 참된 사고의 길로, 거짓의 문은 그릇된 사고의 길로 통하는 문을 상징한다. 이 그림은 지난 2,500년가량 우리가 이 두 가지 문을 드나들며 사고를 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창의적 천재들은 그 그림에는 없지만, ‘제3의 문’을 하나 더 드나들며 새로운 기술과 학문 그리고 예술을 만들어 역사를 이끌어왔다. 바로 ‘은유의 문’이다. 여태껏 소수의 창의적 인재들만이 은밀히 드나들던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유적 사고가 펼치는 새로운 전망과 아름다운 풍경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 가장 쉽게 가장 즐겁게 은유를 배우고 익히는 방법
- 따라하고, 분석하고, 실습하다 보면, 은유적 사고력이 내 것이 된다

‘북클럽 은유’를 쓰기 전에, 철학자 김용규는 전작 『생각의 시대』에서 생각 도구 다섯 가지(메타포, 아르케, 로고스, 아리스모스, 수사)를 깊이 있게 다루었다. 이 책 내용으로 여러 교육기관과 대기업 연수원에서 100회 이상 진행된 강연 때마다 청중들에게 간절한 요청을 받았다. “은유가 중요하다는 말씀은 알겠는데요〜도대체 그걸 어떻게 배울 수 있나요?” 이런 독자들의 요청에 호응해 저자 김용규는 ‘은유적 사고를 익힐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2019년부터 전통적인 은유 이론과 새로운 인지과학 이론들을 결합하여 다양한 은유적 사고와 표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하나하나 추적해갔다. 해가 세 번 바뀌니 드디어 글의 꼴이 잡혔고, 마침내 세계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일, 은유가 지닌 패턴을 찾아냈다. ‘은유 도식’(metaphorical diagram)을 고안해 낸 것이다. 이로써 『생각의 시대』의 한 장에 불과했던 ‘은유’가 원고지 2,500매가 넘는 세 권짜리 ‘북클럽 은유’ 3부작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을 쓴 또 한 명의 저자 수사학 연구자 김유림은 문학작품과 노래 가사 그리고 연극과 드라마 같은 공연예술의 대사와 뮤지컬 넘버에 담긴 수사학적 기법을 연구하고 탐색하는 것에 흥미를 가져왔다. 이를 계기로 ‘북클럽 은유’ 시리즈 저술에 참여하게 되었다. 주로 시, 산문과 같은 문학 텍스트와 동요, 동시, 가요, 케이팝(K-Pop)의 노랫말 그리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각종 예술작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를 분석하는 작업을 맡았다.
‘은유사용설명서’를 표방하는 ‘북클럽 은유’ 시리즈에 걸맞게 은유 이론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필요한 내용으로 한정했다. 대신 수백 개에 달하는 다양한 예를 들어 이해를 돕고, 독자 스스로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고 또 창작하는 훈련을 할 수 있게 구성했다.
1권 『은유란 무엇인가』에서는 대표적인 은유적 표현들 안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 패턴(metaphorical thinking pattern)을 찾아내 소개한다. 그리고 은유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따라하기, 분석하기, 실습하기-을 통해 은유의 기본 원리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이후 순차적으로 출간될 2권 『은유가 만드는 삶』에서는 시, 동시·동요, 노랫말, 광고 카피 그리고 예술작품을 분석하면서 은유적 사고력을 더욱 강화한다. 3권 『은유가 바꾸는 세상』에서는 더욱 영역을 확장해서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그리고 정치에 들어있는 은유적 표현들을 분석하고 도식화하는 훈련을 하면서 은유적 사고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북클럽 은유’ 시리즈 완간과 함께 은유적 사고력을 심화 학습할 수 있는 ‘은유 워크북’도 제작될 예정이다.

3. 인공지능과의 협업 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교육 콘텐츠
- 어떤 미래가 다가와도 은유의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잊지 못한다. 인류의 소망을 배신하고 알파고가 4승 1패로 승리했던 그 날을. 가장 고차원적인 인간 정신 영역이라도 믿었던 바둑에서의 패배라 그 충격은 더욱 컸다. 그로부터 8년 후 우리는 인공지능의 위력 앞에서 또 한 번 충격에 빠져들었다. 대화형 AI 검색 엔진 ‘챗GPT’가 등장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챗GPT가 로스쿨 입학시험, 의사면허시험, 경영전문대학원 시험에 모두 합격점을 받는 답변을 제공했다니, 이미 사람과 견줄만한 수준에 와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어 앞으로 수년간 약 12조 2,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것이라 한다. 구글 역시 챗봇 경쟁에 뛰어들어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는 전문가들조차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인간 정신의 고유한 영역은 인공지능에게 강제로 양보해야 하는가? 챗봇은 인간이 이미 만들어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그것이 챗봇의 한계다. 에세이, 시, 소설뿐 아니라 거의 모든 텍스트를 ‘사람처럼’ 작성할 수는 있을지언정, ‘사람을 뛰어넘게’ 작성할 수는 없다. 설득력에서나 창의력에서나 인간 자신을 뛰어넘는 일은 앞으로도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챗GPT과 같은 AI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협업하는 것이다. AI가 잘하는 데이터 기반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이 잘하는 설득과 창의에 기반한 작업은 인간이 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북클럽 은유’ 시리즈를 은유적 사고 훈련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무섭도록 성장하는 지금, 아이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관심사를 마음껏 펼치게 할 맞춤 교육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 관심과 호기심을 키워주는 교육 환경만이 로봇과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온리원(only one)’ 분야를 찾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정해진 트랩만 달리는 경주마가 아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야생마처럼, 자
들어가는 말
사소한 차이가 거대한 격차를 만든다

I. 은유의 두 얼굴
01. 은유는 설득의 아버지다
호메로스의 설득
프랭클린과 보들레르의 설득

02. 은유는 창의의 어머니다
호메로스의 창의
프랭클린과 보들레르의 창의

II. 은유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03. 은유를 떠받치는 두 기둥
유사성과 비유사성
은유 도식의 두 가지 형식

04. 은유적 표현과 은유적 사고
스핑크스와 라마수의 비밀

05. 제3의 사유 패턴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릇된 선택


III. 은유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06. 이미지는 힘이 세다
이미지가 하는 두 가지 일
성화상은 무슨 일을 했나





07. 이미지는 발이 빠르다
이미지가 주인이고, 언어는 하녀다
은유는 이미지 언어다

08.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은유가 마리오에게 한 일
그 이유를 말해주지

IV. 은유는 어떻게 학습하나
09. 따라-하기 - 반복
따라-하기의 기원
따라-하기의 역사적 근거
따라-하기의 뇌과학적 근거
나도 내 뇌를 바꿀 수 있다
따라-하기가 모방이라고?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다

10. 분석-하기 - 이해
기계적인 학습 vs 의식적인 학습
귀납적 학습 vs 연역적 학습

11. 실습-하기 - 실용
빈칸-채우기

12. 은유를 만드는 세 가지 묘책
묘책 1 보조관념을 떠올리는 법
묘책 2 관찰력을 기르는 법
묘책 3 부대주머니 훈련법

나오는 말
제3의 문을 열면서

일찍이 은유를 “천재의 표상”이라 치켜세운 아리스토텔레스도 “이것만은 남에게 배울 수 없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것은 2,300년도 더 지난 옛말이다. 오늘날 인지언어학자와 교육신경과학자들은 은유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함으로써, 은유적 사고가 지닌 창의성의 비밀을 밝혀냈다. 이른바 ‘개념적 혼성 이론’과 ‘개념적 은유 이론’이 그것이다. 이 책은 그 새로운 이론들을 기반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은유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훈련 방법을 마련해 담았다. - 1권, 15쪽

은유에 관한 기존의 수사학적 정의들과 현대 인지언어학적 정의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름’이라고 한 그 자리에 ‘정신적 영역’이라는 용어를 가져다놓고, 오늘날 어문학자들이 ‘표현법’이라고 규정한 것을 ‘개념화하는 방식’이라는 말로 바꾸어놓은 것에서 나온다. 그럼으로써 이 새로운 이론은 은유를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의 문제’로, ‘표현의 방식’이 아니라 ‘개념화의 방식’으로, ‘수사법의 한 형식’이 아니라 ‘정신의 보편적 형식’으로 바꿔놓았다. - 1권, 27~28쪽

이 책의 특징이자 성과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원관념→본질→보조관념→창의’로 이어지는 사고과정을 표현한 도식이 그것이다. 도식에서는 편의상 ‘본질→형상화→창의’와 같이도 표시하고자 하는데, 이 도식을 나는 은유적 사고 패턴 또는 간단히 은유 패턴metaphorical pattern이라고 이름 붙여 부르고자 한다. 그리고 당신이 이 패턴을 익히고 훈련함으로써 다양한 은유적 표현들을 분석해내고, 또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고자 한다. 이 말은 우리가 〈도식 8〉을 〈도식 9〉로 바꾸어놓음으로써 은유적 사고를 훈련하려 한다는 것을 뜻한다. - 1권, 58~59쪽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유사성과 비유사성이 은유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자, 은유가 지닌 능력들이 솟아나는 샘물이다. 둘 사이의 유사성에 의해서 이해와 설득이 이뤄지고, 비유사성에 의해서 창의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유사성이 강할수록 이해력과 설득력이 높아지고, 비유사성이 클수록 창의력이 강해진다. - 1권, 63쪽

범죄를 맹수로 표현한 은유가 들어 있는 글을 읽은 그룹 A 사람들은 범죄자 색출 및 검거를 가장 중요한 대처방안으로 제시했다. 대조적으로 범죄를 바이러스로 표현한 은유를 사용한 글을 본 그룹 B 참가자들은 빈곤을 포함한 각종 범죄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사회가 그 원인에 ‘감염되

지 않도록’ 하는 사전 예방조치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룹 A에 속한 사람들과 그룹 B에 속한 사람들의 정신에서 전개된 은유적 사고를 각각 〈도식 15〉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1권, 97쪽

정리하자. (a)유형의 빈칸-채우기는 이미 만들어진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는 실습 훈련이고, (b)유형의 빈칸-채우기는 보조 관념과 창의를 떠올리는 실습이며, (c)유형의 빈칸-채우기는 스스로 은유적 표현을 만드는 실습이고, (d)유형의 빈칸-채우기는 주로 예술작품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실습 훈련인 셈이다. 이후 2권과 3권에서 이 같은 실습 훈련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실행할 텐데, 이러한 훈련을 통해 당신은 은유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될 것이다. - 1권, 208쪽

은유 창작의 성패는 보조관념의 창의성에 의해 좌우된다. 창의적인 보조관념을 떠올리는 원칙은 ‘원관념을 다른 새로운 정신적 영역에 의해 개념화하라’다. 즉, ‘보조관념을 원관념과 다른 정신 영역에서 가져오라는 것인데, 제안하고자 하는 요령은 다음 세 가지다. 1)원관념을 의인화하거나 의비인화擬非人化하라. 2)이미지가 선명한 보조관념을 선택하라. 3)오감을 치환하라. - 1권, 212쪽

우리는 차라가 개발한 이 시 작법을 이용해 어려움 없이 은유적 표현을 만드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방법은 이렇다. 1) 먼저 여러 개의 낱말카드(예: TV, 독서, 달, 죽음, 여행, 음식 등)가 들어 있는 부대주머니를 준비하라. 2) 그다음, 주머니에서 무작위로 2장의 낱말카드를 골라내라. 3) 그리고 카드에 적힌 낱말을 A(원관념)=B(보조관념)라는 은유 등식에 대입하라. 만일 당신이 ‘독서’와 ‘여행’이 적힌 카드를 골랐다면 ‘독서는 여행이다’나 아니면 ‘여행은 독서다’라는 은유 문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당신의 아이가 ‘달’과 ‘TV’가 적힌 카드를 골랐다면, 마찬가지로 ‘달은 TV다’나 아니면 ‘TV는 달이다’라는 문장을 만들게 한다. 이로써 당신과 아이는 각자의 은유적 표현을 무의식적 또는 무의지적으로 쉽게 얻었다. - 1권, 242쪽

나는 이 책을, 수사법이 아니라 진리를 발견하고 진실을 표현하는 제3의 사유 패턴으로서 은유를 부활시키고자 썼다. 달리 말해, 엘에스코리알도서관 벽화에 그려진 ‘진실의 문’과 ‘거짓의 문’ 옆에 ‘은유의 문’을 하나 더 그려 넣고자, 즉 우리의 정신에 세 번째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자 쓴 책이다. 여태껏 소수의 창의적 인재들만이 은밀히 드나들던 그 문을 지나면 은유가 펼치는 아름다운 풍경과 새로운 전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1권, 252쪽

[저자 인터뷰]
“인공지능과의 협업 능력, 은유적 사고력에 달렸다”

독자와 함께 읽고 함께 만들어가는 책과 강의의 콜라보, 천년의상상‘ 북클럽 시리즈’, 고병권의‘ 북클럽 자본’에 이어 이번엔 김용규 · 김유림의 ‘북클럽 은유’(전 3권)와 함께 인류 문명과 창의성의 원천, 은유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갑니다. 북클럽 은유 1권 『은유란 무엇인가 -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 출간에 맞춰 저자들과의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 이 인터뷰는 2023년 2월 15일 서면 인터뷰로 진행되었다_편집자주)

1. 저도 ‘은유’라고 하면, 학교 다닐 때 수사법 중 하나로만 배웠는데요. 그것은 은유의 쓰임새 중 일부일 뿐이고, 더 중요한 것은 ‘은유’가 창의력을 낳는 가장 강력한 생각의 도구라고 하셨습니다. ‘진실의 문’과 ‘거짓의 문’ 옆에 우리 정신에 ‘은유의 문’이라는 제3의 문을 열어젖힌다는 말씀도 하셨고요. 신선한 만큼 좀 낯설기도 합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덧붙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용규 :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은유는 독자 여러분이 학교에서 수사법 가운데 하나로 배웠던 개념을 넘어섭니다. 수사법으로서의 은유는 설득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지요.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은유를 ‘설득’과 ‘창의력’을 두 개의 큰 축으로 하는 생각의 도구로서 규정합니다.
예컨대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은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 마음’이라는 원관념의 잔잔하고 평온함을 ‘호수’라는 보조관념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전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대 노 저어오오”라는 창의, 곧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합니다. 호수니까 그대가 노를 저어올 수 있지 않겠어요?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요? “아킬레우스는 사자다”라는 호메로스의 은유는 아킬레우스의 용맹함과 잔혹함을 잘 드러내 전해줍니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와 맞서 싸우지 마라’라는 새로운 생각도 끌어내게 하지요. 이렇게 은유는 원관념에서는 끌어낼 수 없는 창의적 표현을 끌어냅니다. 때문에 창의력을 기르는 생각의 도구가 되지요. 이 책은 은유가 지닌 이 같은 설득력과 창의력을 체계적으로 훈련해 기를 수 있도록 고안한 ‘은유 사용설명서’입니다.

김유림 : ‘진실의 문’과 ‘거짓의 문’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엘 에스꼬리알 도서관에 있는 프레스코화에 그려진 두 개의 문입니다. 진실의 문은 참된 사고의 길로, 거짓의 문은 그릇된 사고의 길로 통하는 문을 상징하는 것인데요, 이 그림은 우리가 지난 2,500년가량을 이 두 가
지 문을 드나들며 사고를 해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각 분야의 창의적 천재들은-그림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그 옆에 나 있는 또 하나의 문을 발견하고 그곳을 드나들며 새로운 기술과 학문 그리고 예술을 만들어 역사를 이끌어왔습니다. 그것이 바로 은유의 문이지요. 이번에 출간된 ‘북클럽 은유’ 3부작은 이 세 번째 문과 그것이 안내하는 길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여태껏 소수의 창의적 인재들만이 은밀히 드나들던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유적 사고가 펼치는 새로운 전망과 아름다운 풍경이 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2. 앞서 드린 질문에서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를 ‘천재의 표상’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북클럽 은유’ 1권의 부제도 ‘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인데요. 은유를 활용해 천재적 재능을 발휘한 은유의 천재들이라면 어떤 인물들이 있을까요?

김용규 : 앞에서 말씀드린 은유의 문을 드나들며 인류 역사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은유적 사고를 하지 않고 창의적 인재가 된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시와 산문 같은 문학은 물론이거니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같은 제반 학문, 그리고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무용과 같은 예술, 노랫말, 광고, 정치 등을 비롯한 일상적 생활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 뛰어난 인물들은 모두 은유적 사고의 달인들입니다.
요컨대 ‘북클럽 은유’ 3부작은 지금까지 인류가 이룬 모든 위대한 학문적 성취, 발명과 발견,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든 모든 예술적 표현, 세상을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계로 한 걸음씩 나아가게 만든 모든 창의적인 상상력, 혁신적인 해결책, 혁명적인 발명품, 자유와 개혁과 변화로 가는 돌파구가 모두 은유적 사고에서 나왔다는 것을 검증해 보여줍니다. 그러니 세 권의 책에서 예를 들어 소개한 천재들만 해도 분야마다 수 명에서 십수 명에 이릅니다. 전부 합하면 아마 수백 명이 될 테니, 일일이 나열할 수가 없지요.

김유림 : 생각나는 대로 몇 명씩만 예를 들어도, 문학에서는 호메로스, 이솝, 사포, 호라티우스, 셰익스피어, 밀턴에서 서정주, 기형도, 이어령에 이르는 동서고금의 문인들이 모두 은유의 천재들이고요, 종교에서는 예수, 장자를 비롯한 동서고금의 성현들에서 페일리와 마틴 루터 킹에 이르는 종교인들이 하나같이 은유의 달인이었습니다. 인문학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픽테토스, 플로티노스에서부터 베이컨과 니체에 이르는 위대한 철학자들과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수많은 신학자가 은유적 사고를 통해 그들의 사유를 전개했습니다.
또 경제학에서는 맨더빌과 애덤 스미스에서 케인즈와 폴라니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거의 모든 경제학자들이, 사회학에서는 로크, 홉스, 베버, 스펜서, 콩트, 짐멜에서 바우만에 이르는 대다수 학자들이 은유적 표현을 통해 자신들의 이론을 내세웠고요. 자연과학에서는 갈릴레이, 케플러에서 아인슈타인, 드 지터에 이르는 대부분의 천체물리학자와 프랑크, 보어, 드 브로이, 하이젠베르크에서 린데, 스몰린에 이르는 거의 모든 양자물리학자, 그리고 왓슨과 크릭에서 콜린스에 이르는 숱한 유전공학자들이 은유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이론을 창안했습니다.

3. ‘북클럽 은유’는 총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자 원고지로는 2,500매가 넘고, 책 페이지로도 1,000쪽가량 됩니다. 국내외를 통틀어 은유에 대해서 이렇게 깊고 넓게 다룬 책은 없는 거 같습니다. ‘은유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나요?

김용규 : 이 책은 제가 2014년에 출간한 『생각의 시대』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생각의 도구(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 가운데 하나인 은유라는 도구의 사용설명서인 셈입니다. 『생각의 시대』 출간 이후, 여러 교육기관이나 다수의 대기업에서 100번 넘게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때마다 은유적 사고를 실제로 익히고 훈련할 수 있는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특히 각 시도교육청이 주관해 관할 초중고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그런 요구가 뜨거웠습니다.
이후 다양한 은유적 사고와 표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추적해 은유적 사고의 일반적 패턴이라 할 수 있는 ‘은유 도식’(metaphorical diagram)을 고안했습니다. ‘북클럽 은유’ 3부작은 이 도식을 이용해서 각종 학문과 예술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일상생활에까지 스며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를 분석하고 익힐 수 있게 썼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창의적인 인재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유림 : 저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면서 수사학이 의사소통에 주는 영향에 관해 공부했습니다. 특히 문학작품과 노래 가사 그리고 연극과 드라마 같은 공연예술의 대사와 뮤지컬 넘버에 담긴 수사학적 기법을 연구하고 탐색하는 것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북클럽 은유 3부작’ 저술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때문에 이번에 출간되는 3부작에서도 주로 시, 산문과 같은 문학 텍스트와 동요, 동시, 가요, 케이팝(K-Pop)의 노랫말 그리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각종 예술작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를 분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을 하며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요, 그것은 책에 소개된 은유 도식이 매우 간단하지만 실용적이고, 어디나 사용할 수 있게 보편적이라는 것입니다. 아주 훌륭하다는 뜻이지요. 은유 도식이 다양한 작품 속에 나타난 은유적 표현 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를 찾아내 보여줌으로써 먼저 작품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도울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은유적 사고력을 향상해 독자 스스로 다양한 은유적 표현을 구사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4. ‘은유’에 대해 깊고 넓게 파고드신 게 이 책의 가치이긴 하지만, 그래서 너무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을까 지레 겁먹는 독자도 있을 거 같은데요. 그런 우려를 미리 예상하신 듯, 이 책은 학술서가 아니라 ‘한 마디로 은유사용설명서다’라고 하셨습니다. ‘은유 워크북’도 따로 마련하셨고요. 은유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집필하신 것으로 짐작됩니다. 독자들이 어떻게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까요?

김용규 : 세 권 가운데 관심이 가는 것을 먼저 읽어도 괜찮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1권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워크북으로 훈련하면 더욱 좋겠지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 책

은 은유에 관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용서입니다. 제가 이 책의 카피로 삼고자 하는 ‘은유사용설명서’라는 말이 이 책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지요. 물론 은유 이론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반드시 필요한 내용으로 한정했습니다. 그리고 수백 개에 달하는 다양한 예를 들어 이해를 도왔을 뿐 아니라, 분야마다 독자 스스로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고 또 창작하는 훈련을 할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딱딱하지 않고 말랑하고,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울 것입니다.

김유림 : 각 권에서 흥미로운 예를 한둘만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1권에는 기원전 2,500년경에 세워진 카프레왕의 스핑크스가 ‘카프레왕은 용맹한 사자다’라는 은유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것을 분석해 도식으로 보여줍니다. 이후 1,200년쯤 지난 기원전 8세기에 아시리아제국의 사르곤 2세를 머리는 사람이고 몸통은 황소로 형상화한 라마수 석상도 역시 ‘사르곤왕은 강력한 황소다’라는 은유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것을 도식으로 보여줍니다. 그것을 통해 은유적 사고는 고대에서부터 단순히 시나 노랫말 같은 언어적 표현에서만 아니라, 조형물의 구축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설명하는 식입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2권에서는 다양한 시와 동시, 동요와 가요의 노랫말을 독자와 함께 분석해가며 어떤 은유적 사고의 결과물인지를 도식화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예컨대 악동뮤지션(AKMU)의 〈뱃노래〉와 〈매력 있어〉 또는 방탄소년단의 〈DNA〉, 〈피 땀 눈물〉, 〈Stigma〉, 〈봄날〉 등, 케이팝 노랫말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를 찾아내는 작업은 짜릿한 쾌감을 줄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광고 천재 이제석의 광고들을 구성하는 은유적 사고들을 함께 분석하고 은유 패턴에 맞춰 도식화하는 작업은 독자에게 은유적 사고가 지닌 설득력과 창의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지루할 틈이 없지요.
이어지는 3권에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각 분야에 속하는 대표적인 학자들의 이론 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와 표현들 찾아내 분석하는 적업도 유익하고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특히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은유적 표현 안에 숨어있는 은유적 사고를 찾아내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는 작업은 독자에게 아주 특별한 긴장감을 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은유적 사고와 사용하는 은유적 표현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천국으로 또는 지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독자 스스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5. 특히 ‘은유 도식’(A형식, B형식)이 저는 눈에 띄던데요.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데, 은유적 사고를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굉장히 강력하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똑같은 결과를 낳는 두 개의 이론이 경합할 때, 더 단순한 것이 훌륭하다’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사례인 듯합니다. 은유 도식을 어떻게 만드셨는지를 비롯해 은유 도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용규 : 저는 각 분야의 천재들이 만들어낸 설득력 강하고 창의력이 가득한 은유적 표현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궁금했습니다. 탐구 끝에 시, 노랫말, 광고, 정치, 그리고 각종 학문과 예

술에서 빛을 발하는 탁월한 은유적 표현들에는-그 표현을 떠올린 작가가 의식했든 못 했든-일
정한 일련의 과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은유적 사고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
다. 우리의 정신에서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이 사고 과정을 추적해, 천재가 아닌 우리 일반인들이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식으로 고안해 만들었지요.
이 작업을 하는 데에는 포코니에와 터너 같은 인지과학자들이 개발한 ‘개념적 혼성이론’과 레이코프와 존슨과 같은 인지언어학자들이 주장한 ‘개념적 은유이론’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도식이 책에서 ‘은유 패턴 도식’, 줄여서 ‘은유 도식’이라고 이름 붙인 (원관념)⟹(원관념의 본질)⟹(보조관념)⟹(창의)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 도식은 각 분야에서 이미 만들어진 은유적 표현들을 분석하는 데뿐 아니라, 스스로 은유적 표현을 만들어 활용하는 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김유림 : 은유 도식을 가장 간단히 이해하는 데에는 널리 알려진 은유적 표현을 하나 분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을 분석해볼까요? 이 은유에서는 시간이 원관념입니다. 그리고 ‘소중하다’가 원관념의 본질이지요. 그 본질을 형상화한 것이 ‘돈’이라는 보조관념입니다. 여기에서 시간을 (마치 돈처럼) ‘아끼다’, ‘낭비하다’, ‘저축하다’, ‘빌리다’, ‘투자하다’ 등 수많은 새로운 생각과 표현들이 나온 것입니다.
은유 도식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이 도식을 따라 스스로 은유적 표현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시간의 본질이 ‘소중하다’가 아니고 ‘빠르게 지나간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그 사람이 생각한 원관념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원관념의 본질을 ‘화살’ 또는 ‘쏜살’로 형상화한다면 그것이 곧 보조관념이지요. 그럼으로써 그 사람은 “시간은 쏜살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을 얻은 것이고, 그것에서 ‘정신 바싹 차려라’, ‘허송세월하지 마라’와 같은 창의를 자연스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알고 보면 “세월이 쏜살같다”라는 옛사람의 말이 이 같은 은유적 사고의 산물이지요.

6. 요즘 인공지능 챗GPT이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 AI가 달라졌어요”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그간 인간 창의성의 고유한 영역이라는 시 짓기를 비롯해 각종 글쓰기에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 즉 인공지능 세대를 위한 교육 콘텐츠로서 은유적 사고력의 훈련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을지 선생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김용규 : 네, 말씀하신 것처럼, AI는 근래에 와서 전문가들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이 미국 비영리연구소 ‘오픈AI(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AI 검색 엔진인 ‘챗GPT’인데요. 미국에서는 챗GPT가 로스쿨 입학시험, 의사면허시험, 경영전문대학원 시험에 모두 합격점을 받는 답변을 제공했다니, 이미 사람과 견줄만한 수준에 와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어 앞으로 수년간 약 12조 2,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것이라 하고, 구글 역시 챗봇 경쟁에 뛰어들어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는 전문가들조차 예측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챗봇은 인간이 이미 만들어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합니다. 그것이 챗봇의 한계지요.
때문에 그것은 에세이, 시, 소설뿐 아니라 거의 모든 텍스트를 ‘사람처럼’ 작성할 수는 있을지언
정, ‘사람을 뛰어넘게’ 작성할 수는 없습니다. 설득력에서나 창의력에서나 인간을 뛰어넘는 일은 앞으로도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챗GPT과 같은 AI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그것은 협업하는 것입니다. AI가 잘하는 데이터 기반의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이 잘하는 설득과 창의에 기반한 작업은 인간이 하는 거지요. 바로 여기에 ‘북클럽 은유’ 3부작을 통한 은유적 사고 훈련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있습니다.

김유림 :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과 협업함으로써 공존하는 사람과 인공지능과 경쟁함으로써 대체되는 사람, 두 부류로 나뉠 것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챗GPT가 나온 이후 전문가들이 우리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창의력, 설득력,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를 모두 챗봇과 같은 과학기술에 빼앗기고, 대부분의 지적 능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가 ‘북클럽 은유’ 3부작을 통해 은유적 사고를 스스로 익히고 훈련하여 아이들에게 교육한다면 그 같은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은유적 사고를 훈련한 우리는 챗봇과 같은 AI와 협력하여 더 나은 설득적·창의적 결과물들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은유적 사고를 훈련한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7. ‘북클럽 은유’는 1권 은유란 무엇인가, 2권 은유가 만드는 삶, 3권 은유가 바꾸는 세상, 이렇게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권에 중점적으로 다루신 내용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스케치 좀 부탁드립니다.

김용규 : 1권에서는 먼저 인간이 지닌 모든 창의성의 뿌리와 줄기가 은유적 사고라는 것을 밝힙니다. 그리고 이미 성공을 거둔 은유적 표현들 안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 패턴을 찾아내 소개합니다. 또한 그것을 익히고 훈련하면 지금까지 천재들만이 가진 것으로 알려진 창의력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였지요. 그 가운데 ‘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신경과학의 최근 연구를 공유하고, 그것에 근거한 은유적 사고 훈련법인 ‘따라-하기’, ‘분석-하기’, ‘실습-하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2권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은유적 사고법을 실제로 익히고 훈련하여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1권에서 익힌 은유 도식에 따라 독자가 스스로 은유적 표현들을 분석하고 또 창작하는 작업을 실습합니다. 예를 들자면 탁월한 시와 잘 알려진 노랫말들을 은유 패턴에
맞춰 분석해가며 익힌 다음, 스스로 시와 노랫말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훈련을 독자와 함께 시도합니다. 아이를 위해 동시와 동요도 똑같은 방식으로 분석하고 또 창작하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또 각종 광고 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와 표현들을 같은 방식으로 분석하고 도식화하는 훈련도 하지요. 그뿐 아니라 예술 각 분야에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들과 그것에 영향을 끼친
시대 정신 내지 문예사조를 몇 골라 그 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를 추적해 분석하는 흥미진진한 훈련도 함께 합니다.
3권에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각 분야에 속하는 대표적인 학자들의 이론 안에 들어있는 은유적 사고와 표현들-이들 대부분은 인류 문명을 크게 바꾸어 한 걸음 앞으로 나가게 했습니다-을 찾아 은유 도식에 맞춰 함께 분석합니다. 또한 세상을 만들고 바꾸어가는 일에 가장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치적 은유들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살펴봅니다. 그럼으로써 은유가 세상을 어떻게 구성하며, 또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를 조명하지요.

김유림 :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하루아침에 독자들을 다빈치나 셰익스피어 또는 아인슈타인과 같이 놀라운 천재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누구든 이 책을 따라 은유적 사고를 익히면, 각자가 일하는 또는 학습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그것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데에서 적어도 옆에 앉은 동료와는 아주 다른 능력을 지니게 되리라는 것을 약속합니다. 한마디로 ‘북클럽 은유’ 3부작은 독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자신의 주장과 이론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인재가 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쓰였습니다. 은유적 사고를 통해 독자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세상이 따뜻하게 바뀌어 가기를 바라는 소망도 함께 담았습니다.

8. ‘북클럽 은유’ 이후에 집필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용규 : 지난 2023년 1월 24일에는 미국 핵과학자회(BSA)가 지구 종말까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최후의 심판일(doomsday) 시계’의 초침을 파멸의 상징인 자정쪽으로 10초 더 이동시켰습니다. 이로써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90초로 줄어들었지요. 측정 이래 최후의 심판일에 가장 가까운 기록입니다. 하루 뒤인 1월 25, 26, 27일에 JTBC가 2023년 신년특집 프로그램으로 ‘세 개의 전쟁’을 선보였습니다. 지금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세 개의 전쟁, 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패권 전쟁, 그리고 기후위기와의 전쟁을 차례로 방영했지요.
이렇듯 지금 우리는 ‘종말론적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온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천길 벼랑 앞에선 인류 공동의 위기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또는 신학적 진단과 해법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책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김유림 : 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그 필요성과 중대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수사학에 관한 탐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또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공연 관람을 좋아하고 문학작품과 노래 가사 그리고 공연 대사나 뮤지컬 넘버에 담긴 수사학적 기법을 탐색하는 것에 흥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광고, 문학작품, 노래 가사 등에 담긴 다양한 수사학적 표현과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소재로 청소년과 일반인의 문해력을 향상하기 위한 말하기와 글쓰기에 관한 실용적인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용규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과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몰두했고, 튀빙겐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에 생동감 있는 일상적 문체가 어우러진 다양한 대중 철학서와 인문 교양서를 집필했고 ‘지식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본분이라 여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소크라테스 스타일》로 2022년 ‘우송철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생각의 시대》, 《설득의 논리학》, 《소크라테스 스타일》,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 《신》, 《데칼로그》
,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알도와 떠도는 사원》(공저), 《철학통조림 1~4》, 《영화관 옆 철학카페》, 《타르코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다니》(공저) 등이 있다.

저자(글) 김유림

미네소타 주립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심리학을 부전공하여 숨마쿰라우데(Summa Cum Laude, 최우등 졸업)로 학업을 마쳤다. 재학 중 매 학기 Dean’s List(우등생 명단)에 올라 퍼블릭 스피킹과 수사학 연구 조교로 일했다. 공연 관람을 좋아하며 문학작품과 노래 가사 그리고 공연 대사나 뮤지컬 넘버에 담긴 수사학적 기법을 연구하고 탐색하는 것에 흥미가 있다. 언어가 우리의 삶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청소년과 일반인을 위한 생각하기, 말하기, 글쓰기에 관한 책을 저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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