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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가 세운 건축, 건축이 만든 역사

이영천 지음
루아크

2023년 02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9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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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88296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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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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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한반도에 들어온 열강들이 세운 건축물들, 오늘날 근대 유산이라 불리는 이들 건축물들은 그들의 정치적 혹은 경제적 필요를 채우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였다. 지은이 이영천은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채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근대 유산들의 ‘숨은 이야기’를 이 책에서 가감 없이 들려준다. 경성 근대건축을 둘러싼 일련의 이야기들은 근대 들머리 조선의 역사는 물론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이후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들어가는 말

1장 서로를 경계하며 우후죽순 밀려드는 외국 공관들
-조선의 마지막을 오롯이 지켜본 언덕
-화려함을 뒤로하고 전망탑만 남은 러시아공사관
-‘애꾸눈 잭’으로 조선을 바라본 영국
-130년간 한 자리를 지킨 영국공사관
-오로지 시장 개척을 위해 조선에 온 벨기에인
-오랜 방랑을 끝내고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벨기에영사관

2장 순교하는 가톨릭, 병원과 학교를 앞세운 개신교
-조선에 뿌려진 천주교의 씨앗
-성지 지척에 들어선 용산신학교와 원효로성당
-한성 최초의 가톨릭 성당, 약현성당
-도성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명동성당
-의료사업을 통해 뿌리를 내린 개신교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의 설립
-아펜젤러의 고민과 실험 그리고 정동교회의 탄생

3장 근대화를 향한 몸부림, 경운궁 중건과 서양관
-경운궁 수리와 함께 진행된 가로 정비
-〈독립신문〉과 독립협회의 창설
-대한제국 선포와 환구단·황궁우의 건립
-엉거주춤하게 들어선 독립문
-경운궁에 들어선 양관 수옥헌
-한양 건축의 절묘한 조화로 탄생한 정관헌
-황제의 궁궐로 설계된 석조전
-대한제국 위상에 맞게 변화하는 경운궁
-대한제국과 운명을 같이한 석조전

4장 침략의 첨병으로서 우리를 옥죈 기구들
-완만한 구릉이던 용산의 운명
-일제의 무력 침략과 용산역·용산기지의 활용
-두려움을 자아내며 하나둘 들어선 경찰관서들
-일제 통치의 적나라한 단면, 서대문형무소
-나쁜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한 집, 경성재판소

5장 치밀한 흉계로 경성을 장악한 통치기구들
-남산 주변에 들어서기 시작한 일본인 시설
-식민 지배의 시작을 알린 통감부와 한양공원 조성
-식민 지배공간 창출을 위한 계획들
-남산을 파헤친 조선신궁의 건립과 해체
-근정전의 시선을 가로막으며 들어선 조선총독부 청사
-경성부청과 총독관저의 건립

6장 거친 숨을 몰아쉬며 철마로 밀려온 근대
-한반도 최초의 철도 경인선을 둘러싼 다툼
-동북아시아에서 진행된 철도전쟁
-일제의 야욕이 탄생시킨 경부선
-경의선으로 촉발된 전쟁의 서막
-침략의 전초기지로 부상하는 용산역
-뒤바뀌는 철도 기점
-일제의 마지막 발악으로 건설된 수색 조차장
-오래된 낯선 공간

7장 이식된 근대화의 길 위에서
-신무기를 만들어 힘을 키우려는 노력
-근대국가를 향한 노력과 공업전습소 건립
-국립병원 설립의 결실과 좌절
-중앙은행 설립 노력과 한국은행의 탄생
-우정총국에서 서울중앙우체국까지

나가는 말

영국의 움직임에 조급해진 러시아는 1884년 조선과 수교를 맺고 1890년 한성 내 최초의 서구식 공사관을 정동 언덕에 짓는다. 가톨릭 선교의 자유를 얻으려다 수교가 늦어진 프랑스는 1896년 창덕여중 자리에 무척 아름답기로 소문난 공사관을 건립하는데, 강제병합 뒤 조선총독부가 사용하다가 심상소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헐리고 만다. 벨기에는 1901년 수교 이후 회현동에 영사관을 짓는데,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보험회사와 군사시설로 사용되다가 1970년 옛 상업은행 소유가 된다. 회현동 부지를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건물은 남현동으로 통째로 옮겨졌고, 지금은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으로 사용 중이다.
한반도에 들어온 열강들이 공관 부지를 확보하고, 건축물을 짓고, 그들 의도에 맞게 운용하는 과정을 살피다 보면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던 조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다.
#22쪽_1장 서로를 경계하며 우후죽순 밀려드는 외국 공관들

신학교는 1891년 5월 정초를 놓고, 코스트 신부의 설계와 청나라 기술자의 시공으로 1892년 6월 25일 축성된다. 이 신학교가 조선 최초의 성직자 양성소 ‘용산신학교’다. 이를 소小신학교라 불렀는데, 이 학교는 1928년 혜화동으로 이전한다. 그후 건물은 성직자 휴양소와 주교관으로 사용되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1960년대에 철거되어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대大신학교 교사는 소신학교 인근에 1911년에 건축되어 일제가 강제로 폐쇄하는 1942년까지 그 역할을 이어갔다. 건물은 잠시 공백기를 거쳐 1944년부터 성모병원 분원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덕에 온전히 존치될 수 있었다. 1956년 성심수녀회가 설립되면서 건물을 인수했고, 수녀원과 사무소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성심기념관으로 쓰고 있다.
#71쪽_2장 순교하는 가톨릭, 병원과 학교를 앞세운 개신교

가로가 정비되자 한성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불결함이 급격히 줄어들고 옹색해 보이던 생활 환경은 활기를 띠었다. 아울러 상업도 보다 활발해졌는데, 모두 가로 정비에 따른 부수 효과였다. 넓은 도로는 산책하기에 맞춤이었고, 가게는 많은 물건을 진열해 장사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넓혀진 도로에는 가로등이 밤을 밝혔다. 가로 정비는 단순히 도로 폭을 넓히고 깨끗하게 정돈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도로망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는데, 이는 정궁으로 삼고자 한 경운궁을 중심에 둔 도시 공간구조 개편의 일환이었다. 고종은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파리의 가로망처럼, 경운궁을 중심에 두어 권위를 드러내려는 방사형 가로망을 꿈꾼 것이다. 이는 한 지점에서 각 가로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을 갖춘 체계다. 방사형을 선택한 이유는 정세상 일본을 경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105쪽_3장 근대화를 향한 몸부림, 경운궁 중건과 서양관

1908년과 비교해 용산기지는 군인 수는 물론이고 각종 중화기와 야포가 늘었고, 공병대대까지 주둔하면서 확장이 불가피했다. 그만큼 한반도에 주둔하는 일본 육군의 규모는 괄목할 만했다. 연병장, 사격장, 숙소, 공급처리시설 등 대규모 시설에 대한 소요가 생겨나면서 기지는 1916년 12월 2차 확장공사에 들어간다. 사단장 숙소를 시작으로 연병장, 사격장, 사병 숙소, 공급처리시설은 물론 매장지와 화장장까지 설치하는데, 확장이 완료된 때는 1922년 3월이다. 면적은 907만 제곱미터(약 274만 5000여 평)였다. 이때의 용산기지 공간구조는 해방 때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진다. 기지 북서쪽에는 보병부대와 야포부대가, 남동쪽에는 기병부대가 자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둔지산 자락 둔지미 마을 주민들이 보광동 쪽으로 강제로 이주당한다. 농토와 분묘가 또다시 훼손되면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긴 것이다.
#162쪽_4장 침략의 첨병으로서 우리를 옥죈 기구들

1908년경에는 일본인들이 한일 공동공원을 개설한다는 명목으로 남산 서북서 자락의 약 100만 제곱미터(약 30만 2500평) 땅을 차입하겠다고 청원한다. 이에 송병준 등 친일파 관료들이 앞장서서 그 땅을 무상으로 일본인에게 영구 대여한다. 옛 남산식물원에서 3호 터널에 이르는 공간이다. 이 땅을 차지한 일제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이곳은 둘로 분리된 일본인 중심지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였다. 남산 기슭의 진고개와 왜성대 일대 그리고 군사용 조차장이었던 용산역과 군사기지로 조성 중이던 용산기지를 잇는 결절점이었던 것이다. 일제는 1908년 봄 공원 조성에 착수해 2년 만인 1910년 5월 29일 성대한 개원식을 치른다. 이 행사에 20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고종은 이를 기념해 ‘한양공원漢陽公園’이라는 이름을 친필로 하사하기까지 한다.
#209쪽_5장 치밀한 흉계로 경성을 장악한 통치기구들

일제는 일찍부터 경부선에 눈독을 들였고, 자기들 마음대로 조선 강토를 활보하며 불법을 자행하고 있었다. 일본 밀정은 이미 1885년부터 4년에 걸쳐 전 국토를 돌아다니며 지리와 인문 정보, 경제 현황, 교통 등을 은밀히 조사한 바 있다. 또 사냥꾼으로 가장한 철도 기술자가 일제의 비호 아래 경부선 철도 예정지를 답사하고 측량한 뒤 1892년 보고서와 도면을 일본 정부에 제출한 사례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한반도 침략이 자행된 1894년과 1899년, 1900년, 1901년 등 네 차례에 걸쳐 보완 조사를 시행했다. 그리고 일제는 실질적으로 전 국민을 동원하다시피 해서 1901년 6월 25일 반관반민의 ‘경부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한다.
#247쪽_6장 거친 숨을 몰아쉬며 철마로 밀려온 근대

김윤식은 현실을 올곧게 직시했다. 나라 재정은 몹시 열악했고, 내부 분열과 외세의 참견, 간섭이 극심했기에 대포나 군함 같은 대형 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이에 장차 만들어질 기기국 규모를 염두에 두고 급하게 전략을 수정한다. 유학생들이 당장 이룰 수 있는 기술부터 익히도록 조치한 것이다. 손기술로 만들 수 있는 탄약이나 화약, 소총 같은 작은 무기 제조에 학습 역점을 두었다. 어느 정도 학습이 되면 얼마 남지 않은 유학생들을 조기에 귀국시키고, 따로 기계를 사들여 국局을 설치한 다음 신무기를 제조할 생각이었다. 원대한 꿈을 꾸며 69명의 유학생을 데리고 떠난 지 불과 일 년 남짓이었다.
#271쪽_7장 이식된 근대화의 길 위에서

경성 근대건축을 통해 본
근대화 들머리 파란의 역사!

서울 광화문네거리와 정동 일대를 걷다 보면 이른바 근대 유산이라 불리는 건축물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옛 동아일보 사옥이었던 일민미술관을 비롯해 경성부청으로 건립되어 해방 뒤 오랫동안 서울시청으로 사용되었던 서울도서관 건물, 한때는 서슬 퍼렇던 경성재판소였지만 지금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일반인이 쉽게 들어갈 수는 없지만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영국대사관 건물과 미국대사관저, 을사늑약의 아픔이 서린 중명전 등이다. 이들은 주변의 현대식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근대 들머리 유산들이다.
이영천 작가는 19세기 후반 한반도에 들어선 이들 건축 유산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이 책 《근대가 세운 건축, 건축이 만든 역사》에서 들려준다. 지은이는 한반도로 몰려든 열강들이 그들 필요에 따라 건축물을 짓고 운용하는 과정을 살피다 보면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던 조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란 자주와 자강으로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영세 중립국을 수립하겠다는 위정자들의 몸부림이기도 하고, 무너져가는 조선의 상황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핍박과 수탈로 고통받았던 민중들의 처절함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목적 없이 만들어진 건축물은 없다’라는 걸 다시금 알게 된다. 각각의 건축물에는 정치적인 또는 경제적인 배경이 세세히 녹아들어 있다. 단순히 건축물이 담당했던 기능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건축물의 입지에서부터 좌향, 건축 재료, 건축 형상에 이르기까지 열강들은 치밀한 계산을 통한 뚜렷한 의도를 가지고 각각의 건축물을 지어 올렸다. 물론 어떤 건축물은 그 의도대로 살아내지 못했고, 또 어떤 건축물은 그 의도 이상으로 역할을 해냈다. 지금 서울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 유산들이 바로 그 증거들이다. 가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이 지은이가 들려주는 ‘숨은 이야기’다. 지은이는 건축물과 관련한 역사를 찬찬히 살피면서 “이어가야 할 자산은 되살려 빛내고, 타도하고 없애야 할 병폐는 말끔하게 도려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지난 역사와 오늘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수많은 유산들

이 책은 일곱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개항과 함께 우후죽순 밀려든 외국 공관들을 주로 다룬다. 러시아공사관, 영국공사관, 벨기에영사관 같은 정동을 비롯한 사대문 안에 들어선 공관들이 대표적이다. 2장에서는 수많은 핍박을 이겨내고 자리 잡은 가톨릭과 개신교가 세운 종교 건축물들을 조명한다. 지금도 남아 있는 용산신학교, 약현성당, 명동성당, 정동교회 들이다. 3장에서는 수옥헌(중명전), 석조전을 비롯한 경운궁(덕수궁)에 들어선 양관들과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건립된 환구단·황궁우 이야기를 들려준다. 4장에서는 침략의 첨병으로 기능했던 건축물들을 소개하는데, 이를테면 용산역과 용산기지, 서대문형무소, 경성재판소 들이다. 5장에서는 경성에 하나둘 들어선 일제의 통치기구들을 언급한다. 남산을 장악한 일본인 시설을 필두로 조선신궁, 조선총독부 청사, 경성부청 청사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6장에서는 한반도의 철도 부설과 관련한 암투를 담았다. 우선 경인선, 경부선을 둘러싼 열강들의 다툼을 돌아보고, 대륙 침략의 전초기지였던 용산기지, 수색 조차장 조성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마지막 7장에서는 근대국가를 향한 조선의 노력을 살핀다. 신무기 제조를 담당하는 기기국 설치와 국립병원, 중앙은행 설립, 서양식 우편제도 도입으로 힘을 키우려 했던 조선의 몸부림을 자세히 들려준다.
경성 근대건축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근대 들머리 조선의 역사는 물론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이후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영천

방장산을 병풍 삼아 쇠꼴을 베던 전북 고창의 궁벽한 시골에서 자랐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고, 20세기 마지막 연도에 기술사가 되었다. 엔지니어링사에서 신도시와 택지 등을 설계하다 건설사로 자리를 옮겨 도로와 철도, 초장대교량 및 복합단지 등의 사업에 오랜 기간 종사했다.
공학을 바탕에 둔,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고 유연한 인문학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그 첫째가 우리 다리 이야기였고, 다음이 서울에 현존하는 근대건축을 깊이 있게 톺아보는 일이었다. 지은 책으로 《다시, 오래된 다리를 거닐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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