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이공이이(한국판) 제2권 작문의 빛 - RE:ART ME,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RE:ART ME,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812 지음

몬도디하나 2023년 02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기록 이공이이는 한량도사를 위해 쓰던 글이 발화점이 되어 집필되었다. 특히, 이 글은 창작의 빛 내 '작문의 빛'을 묶어 만들었다. 부족한 글들이고, 짧은 소설이다. 엽편소설집으로 보기 보다, 글을 써내려 가는 한 인물의 과정을 다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은 나에게 있어, 죽기 전까지 써야할 무엇이다. 글은 나의 인생과 떼놓으려고 해야, 뗄 수 없는 무언가이다. 이렇게 겉으로 공개하는 일이 좀 처럼 없던 일이지만, 2022년부터 용기를 내어 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다시 보면 땀이 날 정도로 부끄러운 짧은 소설의 습작들을 함께 엮어 이렇게 책으로 내게 되었다. 일종의 기록물인 셈이다. 내년에 출간될 이공이삼 작문의 빛은 아마 이번 글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목차

01. 그녀의 각본
02. 마지막 계획(사랑 시점)
03. 자신감 결여ー대화
04. 선명한 잔상(인간 시점)
05. 물성의 탐구
06. 점검 중인 에레베타
07. (여온作 재해석 작문) 꽃밭에서
08. A 가문의 흥망
09. 저기에 머물지 않기 위해ー에세이
10. 최종불합격
11. 마무리하며

책 속으로

【A씨 가문의 흥망】
"우주에서는 국경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던 네 할아비 목소리가 선명하구나." 위국은 법국(불란서)에서 들여온 찻잔을 들며 말했다. 딸인 연화는 빠진 앞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그의 옷은 영국에서 온 비단으로 짜여졌고, 그의 안경은 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연화는 일반 사람들과 다른 행색을 하고 있는 위국이 꽤 좋았다. "내 딸, 아버지가 일어로 뭐지?" 연화는 답했다. "아버지, 오또샹이요!" 위국은 사랑스럽게 쳐다보고는 "아니지, 오토우사응이라 해야한다고 했지?"하고 답했다. 나중에는 여자도 새로운 세상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니, 늘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국은 서양식으로 복장을 갖춰입고, 옷의 매무새를 만진 다음 제국에서 하사한 신하와 함께 궁궐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민세는 종종 불만섞인 목소리로 왜 요즈음은 글을 쓰지 않냐며, 오늘도 궁에 꼭 가야 하냐고 말했다. 위국은 중인 집안이었지만 나름대로 '개화'라는 가풍에 자부심이 있었다. 이런 가풍의 수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 민세가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굳이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럴 때마다 대대로 내려온 책자를 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 위국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궁에서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만 했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찰나 민세가 위국을 가로막았다. "아버님, 오늘 만큼은 밖에 나가지 않으시면 안될까요?" 위국은 눈을 치켜세웠다. "길을 가로막지 말아라. 너는 어찌 우리 집안을 욕보이는 벗의 말은 듣고, 국가와 민중의 부유를 위해 노력하는 아비의 말은 듣지 않는 것이냐?"하고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민세는 하인의 키모노 자락을 잡으며 가로막았다. "아버님, 그래도 무기는 거두고 가시지요. 아무리 우리 집안을 차별하고 흔들었어도 군신 관계에 지켜야 할 예의가 있지 않습니까." 위국은 그렇게 하라고 지시하고 문 밖을 나섰다.

출판사 서평

【몬도디하우스 대표 최미리】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삶은 내가 경험한 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짧은 순간의 기억으로 과거를 쌓아가고 있으며, 그것이 모여 지금을 또 이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평소 작성한 글들을 모아 이렇게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글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매체라, 꽤 큰 것들을 들키곤 합니다. 아무리 돌려 이야기하는 문학이라고 하더라도 다를까요. 짧은 소설을 읽어 내려가며, 여유를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812

【저자(812)】
본 책의 저자는 무언가로 자신을 규정짓지 않은 채 자유로이 살아고자 한다. 굳이 그를 소개하자면, 한 하우스(회사)의 대표고, 마포구의 건물주고, 동북아시아 언어를 구사할 수 있고, 대기업의 사내벤처 제도 외부보육총괄로 여러 회사를 만나고 있으며, 강단에 서고,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일 뿐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화가기도 하고! 강아지의 아빠기도 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하찮고 작은 것인가. 그저 현재의 찬란함을 몸으로 맞이하며 행복을 느끼는 한 인간일 뿐이다.

감수 최미리

【감수(최미리)】
2016 ~ 現 몬도디하우스 대표
2020 ~ 포스텍 기업가정신융합부전공 겸직교수
2021 SK C&C 사내벤처 외부총괄
2019 포스텍 가치창출융합학부 부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