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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

니체 선집
아카넷

2023년 02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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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2.38MB)
ISBN 9788957338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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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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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자서전적인 책이다. 생애 마지막 저작인 이 책을 통해 니체는 자신의 가족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그동안 자신이 발표해온 여러 책들을 하나씩 거론하면서, 책을 쓰던 당시의 상황이나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것 등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 사람을 보라』는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첫 번째로 읽어야 할 입문서로 추천되어왔으나, 니체의 다른 저작들과 마찬가지로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많이 담겨 있으므로 한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번역자인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는 50여 쪽에 이르는 ‘해제’를 통해 니체의 삶과 사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에도 상세한 역주를 붙여 니체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역자 서문
저자 서문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침놀
즐거운 학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우상의 황혼
바그너의 경우
나는 왜 하나의 운명인가

역자 해제: 니체의 삶과 사상
찾아보기

전형적으로 병약한 인간은 건강해질 수 없으며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만들기는 더욱 어렵다. 반대로 전형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병은 심지어 삶을 위한,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한 효과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오랜 병이 지금은 나에게 그러한 효과적인 자극으로 여겨진다. 지금 나에게는 병으로 시달렸던 저 오랜 세월이 이렇게 나타난다.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해서 삶을 새롭게 발견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쉽게 맛볼 수 없는 모든 훌륭한 것과 심지어는 사소한 것까지도 음미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건강과 삶을 향한 나의 의지로부터 나의 철학을 형성했다. … 다음 사실을 주목하라. 나의 생명력이 가장 쇠진해 있던 바로 그때 나는 염세주의자로 존재하는 것을 그쳤다. 자기 회복의 본능이 나로 하여금 우리를 허약하게 만들고 기력을 빼앗는 철학을 거부하게 한 것이다.
-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29~30쪽

「삶의 찬가」를 작곡한 후의 겨울은 제노바에서 그리 멀지 않은 라팔로의 우아하고 조용한 만에서 지냈다. 이 만은 포르토피노곶(串)과 키아바리 사이에 있다. 나의 건강은 최상은 아니었다. 겨울은 추웠고 비가 너무 자주 내렸다. 내가 투숙했던 작은 여관은 바다에 바로 인접해 있어서 거친 파도 소리가 밤잠을 방해했다. 그 여관은 거의 모든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모든 결정적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다는 나의 명제를 입증이라도 하듯 - 나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바로 그 겨울에 그런 악조건에서 완성되었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83쪽

150쪽이 채 안 되는 이 책은 쾌활하면서도 치명적인 어조를 띠고 있고, 웃고 있는 악마다. 이 책은 너무나 짧은 시일 동안에 완성되어서 며칠이 걸렸는지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책은 책 중에서도 단연 예외적이다. 이 책보다 알차고 독립적이며 파괴적이고 더 악의가 서려 있는 책은 없다. 나 이전에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 거꾸로 서 있었는지를 빨리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부터 시작하라. 이 책의 표지에 씌어 있는 우상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그것은 이제까지 진리라고 불려왔던 것이다. 우상의 황혼이란 풀어 말하자면 옛 진리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 「우상의 황혼」, 215쪽,

나는 일찍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복음을 전하는 자다. 나는 고귀한 과제들, 즉 아직까지도 그것들을 표현할 만한 개념이 없을 정도로 고귀한 과제들을 알고 있다. 나와 함께 비로소 희망이 다시 존재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필연적으로 재앙의 인간이기도 하다. 이는 진리가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지배해온 거짓과의 투쟁에 돌입하게 되면, 우리는 꿈도 꿔보지 못했던 동요와 지진의 경련 그리고 산과 골짜기의 이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나는 왜 하나의 운명인가」, 236쪽

삶의 반대개념으로서 고안된 ‘신’이라는 개념 속에는 유해하고 유독하며 삶을 비방하는 모든 것이, 삶에 대한 불구대천의 적개심 전체가 종합되어 하나의 무시무시한 통일체를 이루고 있다! ‘피안’과 ‘참된 세계’라는 개념은 존재하고 있는 유일한 이 세계를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즉 우리 지상의 현실을 위한 어떠한 목적도 어떠한 이성도 어떠한 과제도 남기지 않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영혼’, ‘정신’, 궁극적으로는 ‘불멸의 영혼’이란 개념조차 신체를 경멸하고 병들게 - ‘성스럽게’ - 만들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삶에서 소중한 모든 것, 즉 영양, 주거, 정신적인 섭생, 질병의 치료, 청결, 기후의 문제들을 섬뜩할 정도로 경솔하게 다루도록 만들기 위해서 고안되었다!
- 「나는 왜 하나의 운명인가」, 250쪽

니체가 직접 들려주는 자신의 삶과 사상, 저술 이야기

『이 사람을 보라』는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자서전적인 책이다. 생애 마지막 저작인 이 책을 통해 니체는 자신의 가족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런 자료는 니체의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 나아가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하여 그때까지 자신이 발표해온 여러 책들을 하나씩 거론하면서, 책을 쓰던 당시의 상황이라든가 집필 동기를 밝히는 한편, 각 저작이 출간되고 나서 사람들이 보여준 갖가지 반응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를 1888년 10월 마흔네 번째 생일을 맞아서 쓰기 시작하여 11월 4일에 초고를 완성했고, 이듬해인 1889년 1월 초까지 수정과 보완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이탈리아 토리노의 길거리에서 돌연히 광기에 빠져 쓰러진 뒤 10여 년간 어머니와 누이동생의 간호를 받으며 지내다가 끝내 정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1900년 여름에 세상을 떠났다.

인간과 세상을 멸시하는 종교에서 벗어나
삶의 생명력을 긍정하며 유희하라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는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질 당시 로마 총독 빌라도가 유대 대중을 향해 예수를 가리키면서 했던 말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니체가 지칭하는 ‘이 사람’은 예수가 아니라 바로 니체 자신이며, 이 같은 제목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다시금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리스도교를 겨냥한 니체의 대결의식이 담겨 있다. 이는 니체가 『이 사람을 보라』를 “내 말을 이해했는가? 디오니소스 대 십자가에 못 박힌 자. …”라는 구절로 끝맺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니체는 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 자신을 디오니소스 신에 빗대고 있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인간들의 죄를 대속(代贖)했다. 그러나 니체가 보기에 예수의 이러한 희생이 뜻하는 바는 그리스도교의 신이 인간을 자신의 죄를 벗어날 힘도 없는 무력하고 유한한 존재로 여기며 동정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그리스도교가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인간을 유약한 존재로 보고 멸시하는 종교라고 생각한다.
니체는 자신을 디오니소스의 화신으로 본다. 디오니소스 신이 상징하는 것은 세계의 강인하고 충일한 생명력이다. 그리스도교가 이 세상을 고통과 빈곤에 시달리는 불완전한 세계로 보는 반면, 니체는 넘쳐날 정도로 풍요로운 세계로 본다. 탄생과 죽음, 파괴와 창조가 무수히 다양한 형태로 도처에서 일어나는 이 세계에서는 풍요롭고 충만한 힘이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이 창조와 파괴를 거듭하면서 유희한다. 이러한 힘을 니체는 디오니소스 신이라고 불렀고, 그가 보기에 세계란 바로 디오니소스 신이 창조와 파괴를 즐기는 놀이터인 것이다. 니체 철학에서 강조되는 ‘초인’은 디오니소스 신 같은 생명력으로 어떠한 고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삶을 흔쾌히 긍정하면서 유희하듯 살아가는 자다.



기만적인 순응 대신 긍정적인 교만을 통해 누리는 창조적 삶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니체는 각 부분에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나는 왜 하나의 운명인가’라는 무척 도발적인 제목을 붙여놓았다. 이렇게 낯 뜨거울 정도로 자화자찬하는 제목들을 니체가 단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설명이 제시되었다. 당시까지 많은 저작을 발표했지만 이렇다 할 반향을 얻지 못하여 실망했던 니체의 콤플렉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하거나, 몇 달 후 니체에게 닥친 광기의 전조가 이미 이 같은 과대망상적 제목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니체가 이런 제목들을 붙인 것은 긍정적이고 충만한 자부심에서 비롯된 다분히 의도적인 조치였다. 1886년에 출간한 『선악의 저편』에서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의 가치에 대해서 잘못 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가치를 내가 평가한 대로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허영심이 아니다(오히려 자부심이거나 대개의 경우 ‘겸손’이나 ‘겸양’이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니체는 자신의 사상이 인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면서, 사람들에게 이 같은 위대한 사상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겸손한 자를 좋아하지만, 니체는 남의 눈치를 보는 겸손을 천민적인 것으로 여기면서 배격한다. 오히려 자신의 격에 어울리는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겸손이라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 니체의 이런 교만 속에는 당대 유럽 사회에 팽배하던 순응적인 ‘노예도덕’ 내지 ‘무리도덕’에 보내는 조소가 담겨 있다. 당시 유럽인들은 사회에 순응하며 서로 다투지 말고 어울려 살 것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니체가 보기에 이런 식의 순응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창조적이고 위대한 것을 이루어내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람을 보라』의 구성에는 겸손과 순응을 칭송하던 그리스도교와 유럽 사회를 비웃고, 그리스인들이 숭상했던 긍지의 덕을 회복하려는 니체의 의도가 깃들어 있는 셈이다.

세심한 번역과 해설로 다시 읽는 니체의 마지막 저작

니체가 자신의 삶과 저작들을 소개하는 자서전과도 같은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첫 번째로 읽어야 할 입문서로 추천되어왔다. 그러나 『이 사람을 보라』 역시 니체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숱하게 구사되고 있으므로 니체의 사상에 그리 익숙하지 못한 독자가 한눈에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을 번역한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는 독자들이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본문 뒤편에 수록한 50여 쪽에 이르는 ‘해제’를 통해 니체의 삶과 사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본문에도 상세한 역주를 일일이 붙여 니체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작가정보

Friedrich Nietzsche, (1844~1900)
1844년 10월 15일 독일 라이프치히 근처의 뢰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루터교 목사였고 어머니 역시 목사의 딸이었다. 25세의 나이로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가 되었으나, 10년의 짧은 강단 생활 후 편두통 등 병세가 악화되어 교수직을 사임하였다. 이후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요양을 하면서 집필생활에 몰두하였지만, 1889년 1월 졸도한 후 발작하여 생애의 마지막 10년을 정신 착란 상태로 보냈다. 발광한 후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하여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으며, 오늘날까지도 그의 사상은 철학과 문학, 신학, 예술, 사회과학 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저서에는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아침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바그너의 경우』, 『니체 대 바그너』,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와 수많은 유고 작품이 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비롯한 실존철학이 주요 연구 분야이며, 최근에는 불교와 서양철학 비교를 중요한 연구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2011년에 『원효와 하이데거의 비교연구』로 제5회 ‘청송학술상’, 2014년에 『니체와 불교』로 제5회 ‘원효학술상’, 2015년에 『내재적 목적론』으로 제6회 운제철학상, 2016년에 논문 「유식불교의 삼성설과 하이데거의 실존방식 분석의 비교」로 제6회 반야학술상을 받았으며, 『초인수업』은 중국어로 번역되어 대만과 홍콩 및 마카오에서 출간되었다. 저서로는 위의 책들 외에 『그대 자신이 되어라 - 해체와 창조의 철학자 니체』,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 『하이데거는 나치였는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 『니체와 하이데거』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는 『니체 I, II』, 『근본개념들』, 『아침놀』, 『비극의 탄생』, 『안티크리스트』, 『우상의 황혼』, 『선악의 저편』, 『상징형식의 철학 I~III』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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