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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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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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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8.81MB)
ISBN 979116790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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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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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기획으로 여기 스무 명의 작가가 모였다. 당신의 작가가 이 안에 있으면 좋겠다.”(정세랑)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월간 『현대문학』과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가 공동 기획한 SF 단편집이다. 영국 굴지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를 비롯해 정소연, 연여름, 황모과 등 한국 장르문학 대표주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소설가 김초엽의 말처럼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한국 SF의 은하수”이며, “이 책에 담긴 건 그 우주의 극히 일부이지만, 당장이라도 첨벙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순수 문예지『현대문학』(특집호(7, 8월))에 장르문학이 대거 게재된 것은 문학사적으로 유의미한 기념비적 사건이다. 장르의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재미있게’ ‘의미 있게’ 읽힐 만한 훌륭한 이야기만 모였다. “꿈같은 미래란 없음을 예감하면서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구병모) 독자들에게 현재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달라진 미래를 꿈꾸려 하는 작가들의 의지가 감지되는 순간 SF 소설은 선명하고 무한한 가능성의 문학이 된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 된다. 즐긴 끝에 뭔가 얻는 게 있다면 그건 덤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독자 여러분께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 책을 기획한 정보라 작가는 말한다.

▲ 여는 글에서

월간 『현대문학』의 대담한 특집 제안은 놀랍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또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제는 순문학이 장르문학에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그 증거가 바로 이 책이다.
_정보라(소설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여는 글 현대문학×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장르특집 단행본에 부쳐 005
_정보라(소설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고호관 그 어떤 존재 011
곽유진 테레비 부처님 027
김백상 나의 전쟁 047
김정혜진 벌들의 공과 사슬 067
남유하 에그 087
문이소 대화 105
문지혁 고잉 홈 125
박문영 패나 145
박해울 토르말린 클럽 163
연여름 큐레이션 181
유진상 주자들 201
이경희 공간도약 기술이 저승 행정에 미치는 영향 221
이산화 뮤즈와의 조우 243
이종산 스위치 261
이하진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277
전혜진 인간의 사다리 293
정보라 통역 315
정소연 비 온 뒤 333
정재은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345
황모과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 365

지옥의 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긴 남자. 그의 머릿속은 어떤 광경이었을까. _65쪽

나는 에그 안으로 가슴을, 허리를, 마침내 다리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웠다. 접힌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에그 안은, 완벽했다. _104쪽

깜빡거리는 초록색 불에 서둘러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현은 시카고가 젖었다, 로 시작해서 그는 진짜 유니콘을 봤다, 로 끝나는 어떤 소설을 상상했다. _143쪽

나는 그를 내려다보며 원래 세계로 돌아와야 할 때라고 가만히 읊조린다. 나는 이음으로 연결되는 전선을 뽑아버린다. 그에게는 다른 세계를 누릴 권리가 없다. 그에게는 이것이 최악의 형벌일 것이다. _180쪽

마지막 순간에야 마주한 황홀경에,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결국 맞이하는 것은 씁쓸한 멸망이라니. 담배를 한 모금, 두 모금 피우자 머리가 개운해졌다. 생각 없이 주변을 돌며 옮긴 발끝에는 어느 순간부터 지면이 닿지 않고 있었다. _292쪽

그곳이 과거에 낙원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착취가 계속되는 지금, 그곳은 언제까지나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그걸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_311쪽

그곳에서는 다른 이유로 또 울지도 모르지. 우리가 함께 걷던 그 길과 이사한 곳의 길이 너무 비슷해서. 또는 너무 달라서. 달이 하나라서. 또는 둘이라서. 너와 이름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_343쪽

보라색 누아인이 나의 노래에 아름다운 화음을 넣었다. 그 화음에는 내가 아는 모든 노래가 담겨 있었다. _363쪽

나는 내 시대에 공백을 만들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깨끗한 스크린 속 강물이 내게 말해주는 듯했다. 이곳의 모든 것과 불화할 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_386쪽

“특별한 기획으로 여기 스무 명의 작가가 모였다.
당신의 작가가 이 안에 있으면 좋겠다.” _정세랑(소설가)

오늘의 한국 SF를 한눈에 조망하는 선집,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출간!
유구한 문예지에서 한국문학의 현 페이지를 보여주는 빛나는 SF 작품 20편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와 『현대문학』이 공동 기획한『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SF 작가 20명의 주옥같은 단편들로 엮은 작품집이다. 『현대문학』여름 특집호(7월, 8월)에 게재됨과 더불어 단행본으로 이어진 이 획기적인 기획에 참여한 정보라 작가는 “월간 『현대문학』의 대담한 특집 제안은 놀랍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또한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이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에 수록된 작가들은, 영국 굴지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를 비롯해 정소연, 연여름, 황모과 등 한국 장르문학의 대표주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소설가 김초엽의 말마따나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한국 SF의 은하수”이며, “이 책에 담긴 건 그 우주의 극히 일부이지만, 당장이라도 첨벙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 SF 작가들의 성장과 성취는 눈이 부실 정도다. 그에 대한 대중들의 호응도 또한 꾸준히 높아지는 중이다. 한국 작가의 SF 소설이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불리는 전미도서상,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르고, 미국 굴지의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더 이상 한국은 ‘SF 불모지’가 아니며, 그 영역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하는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며 숨 가삐 달려가는 한국의 SF 작가 20명이 선보이는 신선하고 기발한 낯선 세계가 지금 우리 앞에 놓였다.
낯설기만 하던 장르문학이 오히려 환영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오늘날 한국 SF는 독자들에게 유례없는 사랑을 받으며 그 입지를 단단히 굳혀가고 있다. 특히 ‘순수문학’과 구분되어 대중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충분한 지면을 얻지 못했던 장르문학이 오랜 역사와 권위를 지닌 순수 문예지에 대거 선을 보이게 된 것은 문학사적으로 유의미한 기념비적 사건이다. 책에 수록된 20편의 작품은 하나같이 짧고도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장르적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어느 독자에게나 ‘재미있게’ ‘의미 있게’ 시대를 읽힐 만한 훌륭한 이야기들만 모았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 된다. 즐긴 끝에 뭔가 얻는 게 있다면 그건 덤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독자 여러분께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정보라 작가는 덧붙인다.

“우리는 꿈같은 미래란 없음을 예감하면서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_구병모(소설가)

낯설지만 재미있고 혼란스럽지만 신선한, 가장 현실적인 가능성의 세계

SF는 수 세기 전부터 문학의 거장들이 상상하고 실험해왔던 꿈의 세계다. 우리는 그 미래를 지금 현실로 살고 있다. 이제 SF는 공상 과학이 아닌, 가장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학이자 장르라고 봐야 한다. 오늘날 SF는 우주인의 침략과 우주 전쟁같이 막연히 흥미롭기만 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와 기후위기,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러 과학적 시도, 지구를 벗어나 더 넓은 우주에서 인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야기들…… 이렇듯 수많은 SF 작품에서 그리는 현재와 미래 모습은 우리 삶에서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SF는 이미 그 자체로 가능성을 제시하는 장르로 우뚝 섰으며,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삶과 세계를 폭넓게 펼쳐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임시 방문객으로 살아가면서” “꿈같은 미래란 없음을 예감하면서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 존재이기에 늘 과감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실패를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동시대 SF 작품들이 그리는 세계는 생동하는 낙관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선명하고 흥미로운 흔적이다. 20편의 소설에 담긴 세계는 낯설고 혼란스럽다. 이 책에서는 고도로 발전한 AI 기술을 통해 외계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는 미래(「그 어떤 존재」)와 검증되지 않은 존재에게 일상의 소망을 기원하는 순진한 과거(「테레비 부처님」)가 공존한다. 데이터에 의해 조작됐지만 인격을 지닌 AI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기도 하고(「나의 전쟁」), 완전무결한 유전자를 타고난 인간들의 세상에서 ‘오류’로 태어난 아이가 자신의 가치와 필요에 대해 의심하기도 한다(「에그」).
“일어나지 않은 일, 하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다루는 20명의 SF 작가들은 저마다 단단한 내공을 자랑한다. 가볍게 재미를 선사하는 단편이 있는가 하면 몇몇 단편은 현실의 어둡고 부정적인 면을 꼬집는다. 하지만 그것은 불쾌한 통증이 아닌 시야를 밝히는 생기 있는 빛으로 다가온다. 분명한 것은 모든 단편이 하나같이 현재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달라진 미래를 꿈꾸려 한다는 점이다. 작가들의 그러한 의지가 독자들에게 감지되는 순간 SF 소설은 미래를 열어주는 가능성의 문학이 된다. 이제 독자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뛰어들 일만이 남았다.

▲ 줄거리

고호관, 「그 어떤 존재」
태양계 외부에서 온 천체가 지구 가까이 접근했을 때 에아는 ‘라마’라는 별명이 붙은 이 천체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인공지능 컴퓨터였다. 그러나 온갖 시도에도 불구하고 에아는 라마가 보내는 신호를 해독하지 못했다. 결국 라마는 예고도 없이 지구를 떠났다. 아니, 예고를 했을지도 몰랐다. 인간만이 모르고 있었을 뿐.

곽유진, 「테레비 부처님」
고향 통영에서 굴 공장에 다니는 나는 점빵 둘째 아들 대수와 사귀는 사이다. 대수는 성공을 꿈꾸며 고향을 떠나 부산 연탄 공장에 취직한다. 대수가 보내는 편지가 끊긴 지 몇 주가 되자 나는 무작정 부산 연탄 공장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대수가 어떤 여대생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본 나는 착잡한 심경으로 집에 돌아온다.

김백상, 「나의 전쟁」
‘전뇌 인격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법률’을 반대한 3명이 같은 수법으로 피살당한다. 범인으로 밝혀진 인물은 허진수. 그는 일곱 살 난 아들을 잃고, 마인드 업로드로 아들의 의식을 보존했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지능 로봇이며, 그의 ‘전쟁’은 모두 허구에서 비롯됐다. 그가 묻는다. “그럼, 나는 무엇입니까?”

김정혜진, 「벌들의 공과 사슬」
이마에 커넥터를 붙이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한 신경연결서비스 ‘링링’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고, 인간의 의식과 벌들의 의식이 뒤바뀐다. 링링을 업데이트한 사람들은 발작을 일으켜 식물자원보호구역으로 모이고, 바이오칩을 장착한 연구소의 벌들은 공 형태의 방어막을 만든다. 과연 그런 일이 정말 가능했던 걸까? 세상은 안개에 싸여 있다.

남유하, 「에그」
세상에 존재하는 97.5퍼센트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에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완전무결한 그 아이들과 달리 나는 자연의 아이인 양 결점투성이다. 아빠는 내가 에그 컴퍼니의 실수로 태어났다고 믿는다. 아빠는 내가 태어난 12년 전에 에그 컴퍼니의 실수를 알았더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 거라고 말한다. 나는 세상에 나오지 않는 편이 나았던 걸까?

문지혁, 「고잉 홈」
현은 시카고에서 뉴욕까지 차를 태워주면서 사례금까지 준다는 AI 실험에 지원한다. 조건은 탑승 중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 그가 하는 말은 AI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가공되어 소설이 될 것이었다. 뉴욕까지 오는 동안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낸 현은 도착 후 색종이로 접은 유니콘을 차에 놓고 내린 걸 알게 된다.

문이소, 「대화」
속리산 자락에서 발견된 바닥없는 싱크홀 ‘무간’을 연구하는 언니는 뛰어난 석학이자 나의 영웅이었다. 그런 언니가 프랑스 외딴 산골에 있는 수녀원에 들어가자 나는 아연실색한다. 언니가 믿는 신앙이 사실은 허상임을 밝혀내고자 나는 무간에 뛰어들어 나자렛 예수와 그의 제자를 만난다.

박문영, 「패나」
패나는 셀럽들과 교감이 가능한 유료 접속기기다. 수이는 패나 중독자로, 보이그룹 멤버 장유성에게 빠져 그의 감각을 50퍼센트까지 공유한다. 나는 증강현실 체험기기에 중독된 10대들을 치유하는 캠프에서 수이를 만나 그 애에게 작곡을 가르친다. 반년 뒤, 나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백서해로 이름을 바꾼 수이의 목소리를 듣는다.

박해울, 「토르말린 클럽」
나는 42년 전, 어린 나를 두고 도망간 엄마가 있다는 요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엄마는 차세대 가상현실 시스템 속에서 최도화라는 가상의 캐릭터로 살고 있다. 순진한 청년들에게 도둑질을 시키며 뒤틀린 욕망을 불태우는 최도화를 목격한 나는 엄마와 차세대 가상현실 시스템을 잇는 전선을 뽑아버린다.

연여름, 「큐레이션」
소포를 배달하는 젠은 런던 변두리 아파트에 사는 흡혈귀 로리 새들러가 주문한 책 가운데 ‘괴물’이 등장하는 책만을 골라 훔친다. 젠이 포장을 뜯지 않고도 책 제목을 꿰뚫어 보는 건 그의 ‘상상 친구’인 페이지의 능력 덕분이다. 로리는 젠의 혐의를 알고 그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젠이 죽기 직전 로리는 자신의 피를 젠에게 나누어주고 곧 낯선 상황이 펼쳐진다.

유진상, 「주자들」
핵전쟁이 온 세상을 파괴했음에도 스포츠 로봇 Runner63451은 세상에 남아 옛 도로를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Runner63451이 수백 년 넘게 달리자 로봇은 ‘주자’라는 이름의 전설이 되었다. 곳곳에서 주자와 함께 달리는 선수가 생겨났고 이들로 인해 각 지역은 활발히 교류하고 발전하게 되었다. 한 로봇이 만든 믿을 수 없는 변화였다.

이경희, 「공간도약 기술이 저승 행정에 미치는 영향」
나도영은 서울에서 뉴욕까지 1초 만에 전송이 가능한 생체공간도약 장치를 출시하며 스스로 시범에 나선다. 저승에서는 원자 단위로 분해된 나도영이 죽은 것으로 보고 저승으로 부른다. 문제는 뉴욕에 무사히 도착한 순간 나도영은 새로 태어났다는 것. 급기야 나도영은 자신의 뇌 속에 있는 정신을 전자칩에 무수히 복사하고 이승의 황제를 넘어 저승의 황제를 꿈꾼다.

이산화, 「뮤즈와의 조우」
작가는 한국 SF 창작의 여러 숨겨진 계보를 발굴하는 ‘레트로 SF 아카이브’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1993년에서 1995년 사이에 발간된 전문지에 실린 연재만화 중에 SF가 놀랍도록 많았다는 사실을 접한 작가는 탐색에 나선다. 그러는 가운데 『신입사원은 외계인』을 그린 호찬 작가와의 통화 중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이종산, 「스위치」
나는 용의 날개를 가진 커스터머다. 커스터머 가운데는 몸을 마음대로 바꾸는 스위치들도 있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을 택한 안은 나와 사귀는 사이지만 요 며칠간 연락을 끊은 상태다. 나는 안으로 인해 부글부글 끓는 속을 가라앉히려 단골 술집을 찾았다가 구석에 앉은 스위치를 발견하고 그 애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이하진,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아무 전조도 없이 지구의 질량이 줄어들고 중력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중력은 매일 조금씩 약해졌다. 사람들은 넘어지거나 허우적댔다. 바닷물은 무역풍을 타고 하늘을 표류했으며, 상수도가 역류했고 경사로에 세워둔 자동차는 스스로 미끄러졌다. 지구 전체의 기온은 내려갔고 급기야 본래의 공전궤도를 이탈했다. 인류 멸망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전혜진, 「인간의 사다리」
지구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자 최후의 인류는 우주 궤도에 폴리스를 짓고 살아간다. 이들은 튜브를 통해 공기나 바닷물 등 필요한 것을 지구에서 끌어들이고 시신이나 쓰레기 등은 지구에 버린다. 나는 인류가 잃어버린 낙원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지구를 탐사하는 탐사선에 몰래 숨어든다.

정보라, 「통역」
플라스틱과 중금속 쓰레기가 지구를 뒤덮자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외계인과 계약을 맺는다. 계약 내용은 외계인이 원하는 대로 공장을 지어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한 다음 그들에게 넘기는 것이었다. 그들은 세대를 바꿔 지구에 찾아왔고, 지구인들은 그들을 두려워하고 미워한다. 나는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존재방식을 공부한 뒤 통역을 맡는다.

정소연, 「비 온 뒤」
나는 밤에만 비가 오는 행성으로 이주한다. 실은 너와 함께 살던 곳에서 살 수 없어 이곳으로 도망쳐왔다. 이곳에는 너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안개마저 없다. 너한테 매달리지 않아야 하는데 결국 그렇게 살지 못해서 도망쳤고, 낯선 행성에 정착한 뒤에도 여전히 너에게 매달리며 산다. 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정재은, 「너의 노래를 듣고 싶어」
나는 우리은하 23구역 행성들 사이로 청소년 난민을 수송하는 은하평화선을 타고 지구를 대신하여 거주할 행성을 찾는다. 누아 행성에서 노래하는 듯한 소리를 듣지만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 거주할 행성을 찾지 못하고 지구로 돌아가는 길에 누아 행성에 다시 들른 나는 노래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노래는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황모과,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
스마트보디 갱신센터에서 일하는 나는 과거에서 온 시대 지체자들에게 이곳에서 제공하는 제품 특성과 시술 방식을 설명하고 그들에게 ‘시대의 일원’이 되겠다는 확약서를 받는다. 어느 날, 미래복지부가 과거 사람들을 미래로 소환해 과거를 바꿔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회사 시스템에 기록된 데이터를 낱낱이 수집하기 시작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곽유진

1982년 경남 통영 출생. 「어머니들의 아이」로 2017년 제4회 〈SF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2019년 『꽝 없는 뽑기 기계』로 제9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

저자(글) 김백상

1977년 서울 출생. 2018년 「에셔의 손」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동 소설로 제5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수상. 단편소설 「조업밀집구역」으로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부문 수상.

저자(글) 김정혜진

2017년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SF 미니소설집 『깃털』.

저자(글) 남유하

서울 출생.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양꼬치의 기쁨』, 창작 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 등. 2017년 「미래의 여자」로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 우수상, 2018년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저자(글) 문이소

『어린이와 문학』으로 등단. 2017년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단편동화 「마지막 히치하이커」 「완벽한 꼬랑내」, 청소년 단편소설 「봉지 기사와 대걸레 마녀의 황홀한 우울경」 등.

저자(글) 문지혁

1980년 서울 출생. 2010년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소설집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사자와의 이틀 밤』,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 『비블리온』 『P의 도시』 『체이서』, 역서 『라이팅 픽션』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등.

저자(글) 박문영

2013년 제1회 큐빅노트 단편소설 공모전으로 등단. 중편소설 『사마귀의 나라』, 장편소설 『지상의 여자들』 『주마등 임종 연구소』.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 수상, 제6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우수상 수상.

저자(글) 박해울

서울 출생. 장편소설 『기파』, 여성작가행성 앤솔러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고전 SF 오마주 앤솔러지 『책에서 나오다』 등. 2019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부문 대상 수상.

저자(글) 연여름

소설집 『리시안셔스』, SF 앤솔러지 『나와 밍들의 세계』. 2021년 「리시안셔스」로 제8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복도에서 기다릴 테니까」로 제8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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