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2018년 10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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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148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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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쏟아지는 생각을 멈추지 않으며 12
일단은 어쨌든 조만간에 20
니가 있는 마을 28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 36
볼 수도 만질 수도 설명될 수도 없는 42
가만히 바라볼 수 있다면 50
오늘은 희망을 잠시 58
엄마와 3일간의 기차여행 64
자주 만나는 건 아니지만 언제 만나도 한결같은 72
만나고 배우고 이야기하고 웃고 80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함께했던 96
경계 없이 손 내밀 준비가 된 102
부족함은 상상력이 될 수도, 불편함은 재미가 될 수도 110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존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116
햇살이 좋으니 산책을 하자고 122
‘가장 무용(無用)한 시간’으로 지금을 견디겠노라며 128
늘 노래가 흘러넘치기를 134
일상을 노래로 만들고 140
고마움이 쌓여서 다음을 146
두려운 것을 마주했더니 예쁘고 반짝이는 154
기타 한 대와 노래만 가지고도 160
계속해서 걷고 이야기하고 168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결과물 174
폐를 끼칠 수 있는 용기 180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186
오래된 매일을 노래할래 192
허술한 장소에 모두 모여 온기를 200
누군가의 시간과 기억을 빼앗긴 자리마다 206
부산발 진주행 212
연극이 끝나고 난 후 218
이 꾸준하고 번거로운 역할에 대하여 224
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230
되고 싶은 노래 236
에필로그 245
둘러 돌아가고, 틈을 비집어 들어가는 삶의 태도는 비효율적이다. 시간이 돈으로 환원된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시간을 돈으로만 돌려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시간은 웃음과 이야기가 되어 소리로도 변할 수 있고, 눈물과 위로가 되어 온도로 바뀌기도 한다. 재밌게 살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편하게 살겠다는 뜻이 아니다. 거기에도 하기 싫은 노동이, 애씀이, 고통이, 갈등이, 낙담이 따라온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40P?
창원에서 보낸 시간은 반나절 정도였지만 어느새 마음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자본주의의 교환경제’ 따위로는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사실 나의 노래여행기는 그런 이야기들을 기록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건 볼 수도 만질 수도 설명될 수도 없는 것 같다. 돌아오는 시외버스 안에서 ‘선물을 주는 마음’을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우리 동네에 도착해서는 언젠가 그 제목으로 노래를 만들어야지, 하면서 길에 웃음을 뚝뚝 떨어뜨리며 걸었다. 이것은 절대 은유가 아니다. -49P?
책임을 묻고 물으며 사건에 대한 ‘대안’과 ‘결과’에 집중하게 되면 약한 한 사람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무력감이 찾아온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강해지고 싶긴 하지만 한 번도 강했던 적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결국 내 자리에서 내가 취할 태도를 돌아보라는, 그러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는 토닥임 같았다. 내 자리에서, 진지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기억하기 위해, 즐겁게, 아프게, 아름답게, 가끔이라도, 혹은 자주, 강렬하게, 조용하게, 잔잔하게, 꾸준하게, 함께.... -55P?
피곤한 중에도 흔쾌히 달려와 박자를 더해준 간장, 주말에 출국을 앞두고도 달려와 함께 연주해준 혜정 언니, 무심한 척하며 응원하러 와서 끝까지 함께해준 방주 님(다음 녹음 장소인 소소책방의 주인장), 불편했을 텐데도 함께 숨죽여 긴장하며 들어준 다원의 손님들.... ?행복했다. 즐거웠다. 편안했다. 그랬으니 나는 충분하다. 그 공기, 우리의 공동 긴장감, 우리의 공동 부족함, 함께한 사람들의 숨소리, 그 마음이 모두 담겼을 테니 정말 충분하지 않은가! 새벽 네 시, 또렷하게 떠 있는 별을 잠깐 바라보았다. -83P?
부족함은 상상력이 될 수도 있고, 불편함은 재미가 될 수도 있다고 나는 믿는다. 물론 그것은 스스로 선택할 때만 가능해지는 현실이기에, 타인에게는 제안조차 하기 어렵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세상에서 어쩔 수 없는 틈새를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는 서로 알아볼 수 있다. -114P?
나는 언니에게 ‘나를 키운 건 8할이 언니’라고 자주 농담을 던지곤 했는데, 언니는 도대체 자신의 어떤 점에 영향을 받았냐고 진지하게 되물었다. ?“햇살이 좋으니 산책을 하자고 했고, 잔디밭이 좋으니 양말을 벗자고 했고, 이 노래가 좋으니 함께 부르자고 했고, 이 책이 좋으니 읽어보라고 했고.” ?“그렇게 작은 것들이었어?” ?그렇게 작은 것들이었다. 새삼 돌이켜보니 언니가 내 인생의 지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사소한 것들이다. -125P?
유명한 음악가가 되고 싶다거나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 싶다거나 하는 어린 시절의 꿈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귀 기울여 들어주고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그렇게 곁을 지키는 사람들 속에서 계속해서 동네 가수로 남는 것, 그것이 내가 꾸고 있는 꿈길이다. -139P?
아무리 가까이 가려 해도 완월동에서 나는 관찰자, 구경꾼밖에 되지 못할 것 같은 불편한 마음. 그리고 ‘남성’이라고 하면 덮어놓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나의 편견까지... 하지만 매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나누는 그 여분의 시간은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을 조금은 옅어지게 한다. 그리하여 나는 ‘불편함’을 안고도 계속해서 걷고 이야기하고 있다. -173P?
완벽한 모습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나누면서 나는 천천히 단단해진다. 그것을 계속 경험하고 있다. -178P?
언젠가 폐를 끼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그것은 누군가가 나에게 폐를 끼친다 해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은 그 용기로 나는 노래여행을 시작했고 수많은 폐를 끼치면서 조금씩 자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조금 괜찮아지자 이를 핑계로 나는 다시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했다. ?최근 겪은 불안한 마음에 완벽한 해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폐를 끼칠 용기를 내는 것,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빈틈을 채우려는 마음이 효율과 시스템 사이사이에 스며들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3P?
사람이 갑자기 바뀔 수는 없으니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방향은 정해져 있다. 자본 밖에서 자립을 실험하고, 약자들이 힘을 모아야 하는 자리에 마음과 손을 보태고, 갈등과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생각을 말하고, 할 수 있는 만큼의 행동을 계속하는 것. 나와 내 노래가 그런 길 위를 뚜벅뚜벅 걸었으면 좋겠다. -235P
일상을 노래로 만들고 싶은
이제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를 추천한다. 이 책이 희망을 던져서가 아니다. 책에는 이내의 작은 걸음이 담겨있을 뿐이다. 그건 먼 곳의 희망이 아니라 가까운 곳의 실천이다. 음악가라고 하지만 서른이 넘어 기타를 잡았고 음원 등록을 하지 않는 앨범을 발표했다. 공연은 작은 카페나 책방에서 했다. 가까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수 있는 공간, 그곳에서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들은 만큼의 이야기를 다시 돌려주었다. 매일 보는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여 즐기고, 마주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우며, 반복되는 일상에서 가능성을 만든다. 이내는 그것을 노래하는 사람이다.
계속해서 걷고 이야기하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도 끌어안으며 이내는 그렇게 나아갔다. 이미 매끈하게 깔린 아스팔트를 질주하는 것이 아닌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디며 예쁜 것이 있으면 가만히 바라보고 마음에 담아 노래로 만들고 글로 풀어냈다. 세월호 참사, 강정 미군기지, 밀양 송전탑,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거대한 힘 앞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취하지 않고 무엇이 있을지 모를 다음 걸음을 ‘지금 여기’에서 얻은 힘으로 걸었다. 이내에겐 그것이 시도이고 그건 누구나 다 할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경계 없이 손 내밀?작지만 더없이 소중한 만남을 이내는 노래한다. 익숙하지만 나를 잘 모르는 가족, 처음 본 아이, 가끔 보지만 한결같은 친구, 함께 어울려 작당을 꾸미는 꾸밈없는 친구들에게서 그들이 가진 반짝이는 것을 보고 잊지 않는다. 세상 많은 관계가 이해득실과 관성에 의해 유지될 때도 이내는 ‘폐를 끼칠 용기’를 내며 자신을 숨기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에게도 폐를 끼치라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면 얼마나 각박하겠나. 어떤 불편함은 그래서 재미가 된다.
되고 싶은 노래
틈을 보는 눈이 이내는 있다. 그건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내 3집 [되고 싶은 노래]에는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로 만든 노래가 있다. 자신의 글과 노래가 일치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실린 글로 자립을 실천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타인을 바꾸려는 의도가 아닌 자신의 변화를 바라보며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반추한 장면들은 타인에게도 전달되어 힘을 준다.
그래서 다시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독립출판물로 출간해 직접 찾아다니며 책을 입고했던 이내는 작은 책방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노래를 시작했던 것과 비슷하게 책도 천천히 사랑받았다. 그들은 작은 책방에서 인연을 맺고 또 서로의 이야기가 되어주었다. 책이 절판되자 신촌의 작은 책방 이후북스를 지키는 황부농(굶어 죽지 않으면 다행인)이 재출간을 의뢰했고, 이내에게 이후북스를 소개해준 그림 작가 미바(셀린&엘라)가 표지 일러스트를 그렸다. 이후북스의 단골 서귤(책낸자, 고양이의 크기)이 본문 일러스트를, 도티끌(독립출판 1인 5역)이 전체 디자인을 맡았다. 눈 밝은 책 처방사 사적인서점 대표 정지혜와 여성의 목소리로 최전선에서 글 쓰는 작가 은유가 추천사를 보탰다. 그리고 이내의 노래를 듣고 이내의 얘기를 들은 많은 이들이 책의 재출간을 도왔다.
작가정보
“길 위의 음악가, 어디서나 동네 가수, 일기와 편지로 노래를 만들어요. 가깝고 편하고 따뜻한, 목욕탕 같은 노래를 불러요.”
이렇게 소개하며 전국의 작은 장소들에서 노래했다. 다녀오면 그 이야기를 조잘조잘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기록했다. 일기와 편지가 노래가 되었듯, 기록된 이야기들은 책이 되었다. 한 걸음만큼의 용기만 내자, 다독이며 걸어온 삼십 대의 가운데에서 슬쩍 뒤를 돌아보니 작은 발자국들이 보인다. 그와 그녀와 너와 내가 함께 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 걸음의 용기를 노래한다.
1집 지금, 여기의 바람
2집 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3집 되고 싶은 노래
손바닥 소설 《작은 집》 가사詩집 《수전증》
그림/만화 미바
그림/만화 서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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