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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우는 법을 잊은 나에게

우울의 바다에서 숨 쉬고 싶었던 김지양의 구명조끼 에세이)
김지양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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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2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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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0.66MB)
ISBN 9791130697505
쪽수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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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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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모를 슬픔이 닥칠 때마다
배가 고픈 줄 알고 치킨을 시켜 먹었다.
그것이 오히려 나를 죽이는 일인 줄도 모르고.”
우울에서 빠져나올 방도가 없어 막막한 당신에게
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이 보내는 솔직한 위로!

“이 책을 읽으면 내 삶의 굴곡마저도
아름다워지는 기분이 든다.”
- 정지음(『젊은 ADHD의 슬픔』 작가)

미국의 최대 규모 플러스사이즈 패션 위크 ‘풀 피겨드 패션 위크’에서 한국인 최초로 당당히 데뷔한 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이 몸의 다양성을 넘어 ‘마음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엉엉 우는 법을 잊은 나에게』는 괜찮음 강박에 시달리던 저자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나를 사랑하는 삶의 태도를 견지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며, 동시에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다.

저자 김지양은 “지양 씨, 참 괜찮은 사람이네”라는 말을 듣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플러스사이즈 모델로도, 사업가로도, 활동가로도 인정받고 싶어 한계에 몰릴 때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주위의 걱정에도 그녀는 항상 ‘괜찮다’고 대답했다. 이는 사실 어려서부터 계속돼 온 습관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괜찮지 않으면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할 텐데, 떠나갈 텐데’ 하는 공포는 김지양을 무엇이든 괜찮아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것에 익숙해진 그녀는 힘들 땐 울어야 한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렸다. 불의의 화재로 자신이 창업한 쇼핑몰인 66100의 대표 상품이 전소되고, 사랑하는 친구마저 세상에서 떠나보내는 등 수없는 아픔을 겪고 나서야 그녀는 마침내 자신이 전혀 괜찮지 않음을,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않고 엉엉 울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 김지양은 ‘괜찮지 않기’를 선택하고 나서야 오히려 괜찮아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지금도 느리지만 씩씩하게 나아가고 있다. 외모지상주의가 득세하는 세상에서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사는 것은 여전히 녹록지 않고, 플러스사이즈 쇼핑몰과 잡지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너무 ‘귀여운’ 수준인 탓에 자주 고민에 빠진다. 우울감과 공허함이 심하게 찾아올 때는 일상생활이 버거워지기도 한다. 그렇게 삶의 허들을 만날 때면 종종 멈춰 서서 고민하고 때론 잠시 주저앉아 쉬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는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누구든 괜찮지 않은 나를 인정하고, 엉엉 울어버릴 수 있는 용기를 얻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한다. ‘언젠간 우울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마른 땅에 다다를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든 작은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 엉엉 우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1장. 괜찮다는 나를 건져다가 엉엉 울었다
괜찮거나 괜찮지 않거나
태산을 옮기는 방법
빙하 다이빙
실패를 기록하는 일
콤플렉스 콤플렉스
창조주 어머니
#오늘의셀프칭찬
멈추지 않는 마음
나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2장. 외로움과 상실감이 요란하게 넘실댈 때
상실의 시대
괜찮다는 말 뒤에 숨은 말
외로움이 싫은 사람
부재를 버텨낸 시간
엄마는 알까
스님 할아버지
친구를 친구라 부르지 못하고
우울증은 절대 혼자 오지 않는다

3장. 슬픔의 파도가 우리를 삼켜도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향해 나아가
우울의 바다에 삼켜져
흰 수염 고래
노브라 예스브라
안녕하세요, 취미는 없습니다
허들을 넘어

4장. 오늘도 기꺼이 헤엄치는 이유
Don’t be a plus size model
LA, 만파식적이 연주되는 곳
도돌이표 너머의 요리
고양이 호랭
강산은 차곡차곡 변한다
우리는 각자의 전장에서 함께 승리를 거둔다

에필로그 | 나의 몸을 뛰어넘으며

엉엉 울어버리고 싶을 때마다 나에게 그럴 자격이 있나 따져봤을 것이다. 참아야만 했던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더 이상 쌓아 올릴 수 없도록 까마득해졌을 때, 그러다 우르르 넘어졌을 때, 눈물이 터지고도 울음을 그쳐야 한다는 강박이 당신을 괴롭힐 때, 그럴 때 이 책이 당신의 등을 가만가만 쓰다듬어 주기를, 조용히 안아주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그간 괜찮았던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끔찍한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참 간사하게도, 나 자신에게 가장 친절하고 괜찮은 사람이 돼줘야 한다는 것을 아주 쉽게 잊곤 한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괜찮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에 또 시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면, 나를 불러 세워 뒤에서 꼭 안아주고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다시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는 갑옷으로 무장하지 못하게 말이다.
- 「괜찮거나 괜찮지 않거나」, 20p

우리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우리는 해왔던 일, 앞으로 해나갈 일, 혹은 이뤄낸 일, 실패한 일 등을 거북이 등딱지처럼 짊어진 채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의 이름 앞은 직업이나 정체성이 아닌 아직 이루지는 못했으나 선명히 꾸고 있는 꿈, 되고자 하는 인간상, 포부 같은 것으로 꾸며도 좋지 않을까. 어떻게 인간을 단편적인 단어 몇 가지로 설명하고 대변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나라는 인간으로만 말할 것 같아도 쉰여덟 가지는 넘는 수식어들을 지나쳐 지금의 내가 되었는걸.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되 그 정의가 평생 변치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걷기를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언젠가 무엇이 되어 만나게 될 것이다. 반드시.
- 「나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81p

우울의 바다에서 당장 빠져나올 방도가 없는 내가 안쓰러웠다. 파도와 풍랑에 지친 나를 휙 건져다 물기를 잘 닦아 말리고, 뽀송한 이불에 눕혀서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 없이 깊고 긴 잠을 자게 해주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나는 너무도 잘 안다. 그저 구명조끼를 단단히 조이고, 저체온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발을 구르고 손을 저어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마른 땅에 다다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도 말이다.
- 「우울의 바다에 삼켜져」, 161~162p

인생도 그러면 좋을 텐데. 정확히 과녁을 맞히지 못했더라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즐거웠으면 된 거라고,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좋을 텐데.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10점 만점에 텐 포인트 나인(10.9점)만이 삶의 정수인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좌절하지 말기를. 비록 0점을 맞혔더라도 방아쇠를 당긴 건 맞으니까. 과녁 안에 궤적을 남기진 못했다 해도 과녁 밖의 삶도 엄연히 존재하니까. 그리고 그렇게 데이터가 쌓이고 쌓인 어느 날, 탁월한 오조준(일부러 과녁을 잘못 조준해서 조준점을 맞추는 일)으로 텐 포인트 나인을 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 「안녕하세요, 취미는 없습니다」, 184~185p

인생이란 끝없이 이어지는 장애물 달리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넘기 전에는 높아 보이기만 하던 허들도 넘고 나면 별것 아닌 것처럼, 어떤 일이 당장 눈앞에 닥쳤을 때는 대단히 큰일 같지만 지나가고 나면 그 역시 별일 아니다. 모두가 허들을 넘고 싶지는 않을 수도 있다. 혹은 넘다 걸려 넘어질 수도 있지. 아니면 그 근처만 종일 맴돌다 돌아올 수도. 하지만 그건 허들을 넘지 못한 게 아니라, 각자 자기만의 허들을 조금씩 넘고 있는 게 아닐까? 모두가 같은 속도로 같은 높이로 허들을 넘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오늘도 내가 당면한 허들이 뭔지 한번 찬찬히 살펴보고, 뛰어넘을지 옆으로 돌아서 넘을지 아니면 오늘은 안 넘고 잠깐 쉴지 고민해 보도록 하자. 언젠가 우리는 그 허들을 넘어갈 테니까.
- 「허들을 넘어」, 192~193p

우리는 각자의 전장을 누빈다. 꼭 셀럽이거나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용사가 되어 싸워나간다. 전장에서는 빛나는 갑옷이나 무기도 분명 필요하지만 가장 절실한 것은 전우다. 함께한다는 것, 나와 발맞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옆에 가득하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전쟁에서 이긴 기분이 든다.
- 「우리는 각자의 전장에서 함께 승리를 거둔다」, 241~242p

“나의 주특기는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하고
나중에 가서는 결국 엉엉 울어버리기다.”

미국 최대 규모의 플러스사이즈 패션 위크에서 최초로 데뷔한 한국인 모델, ‘아메리칸어패럴 플러스사이즈모델 콘테스트’ 전 세계 8위.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데뷔한 저자 김지양을 수식하는 말은 화려했다. 방송가와 언론사는 독특한 그녀의 행보에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세요”라는 말에 외모지상주의로 지쳐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팟캐스트와 방송, 각종 강연에서 앞다퉈 김지양을 찾았다. 자신이 창업한 플러스사이즈 쇼핑몰 ‘66100’의 자체제작 속옷은 2억 원 이상의 매출이 날 만큼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자는 자신이 ‘괜찮은’ 줄 알았다. 바로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친구들과 음식을 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밤, 전화가 울렸다. 66100의 제품을 적재해 놓은 물류 창고에 불이 났으며 아직도 불은 진압하지 못했고, 그래서 모든 물건이 전소되었다는 연락이었다.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다시 한번 확인 사살을 시켜주었다. 당신네 회사의 제품이 모두 불타버렸다고. 그날은 마침 66100의 대표 상품인 브라렛이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 대대적인 광고를 마친 날이었다. 전화를 마치고서 김지양은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괜찮다’고 되뇌었다. 인명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니 그걸로 된 거라고, 제품이야 다시 만들어서 팔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그녀는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별일 없는데도 만성적인 우울감과 공허함에 시달렸고, 모델이자 사장으로 승승장구할 때도 순간순간 이유 모를 감정이 닥쳐왔다. 그녀는 그 공허함을 무엇으로라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했다.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괜찮음 강박’은 저자를 무엇이든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애써 지어낸 ‘괜찮다’는 말은 저자를 좀먹어갔다. 모델 활동도, 방송 활동도, 사업도 잘하고 싶었던 그녀는 36시간 동안 잠 한 숨 자지 않고 일에 매진할 만큼 자기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러나 피 땀 흘려 만든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 경험은 지금껏 겨우겨우 서 있던 그녀를 하염없이 무너지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친구가 세상을 떠난 날, 김지양은 비로소 살아남기 위해 습관적 ‘괜찮음’을 멈추게 되었다.

“괜찮음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뒤에서 꼭 안아주고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저자 김지양은 어느 순간 “괜찮다”는 그 한마디가 자신을 진짜 괜찮지 않게 몰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라’며 세상을 설득하던 그녀도 사실은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는 평범한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감정일 것이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고, 건강한 자존감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지만 그걸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럼에도 괜찮기를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기로’ 결심한 김지양은 지금도 느리지만 씩씩하게 나아가는 중이다. 창간한 잡지는 여전히 지속하기가 어렵지만 텀블벅 펀딩을 받고, 각종 지자체의 지원 사업에 도전하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며 쇼핑몰은 자체 제작 플러스사이즈 정장을 출시하며 코로나로 인한 매출 하락을 꿋꿋이 견뎌냈다. 물론 여전히 가끔씩 우울감과 공허함에 시달리지만 예전처럼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으며, 휴식이 필요할 땐 편히 쉬고 가끔은 의학적인 도움도 받는다. 언젠가는 우울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든가, 행복해질 것이라든가 하는 거창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구명조끼를 단단히 조이고, 저체온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발을 구르고 손을 저어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마른 땅에 다다를지도 모르니까’ 하는 막연한 기대에서다. 우리 모두 행복해진다는 확신은 없어도 당연하게 내일을 기다리듯이.

이 책은 저자 김지양이 괜찮았던 날, 괜찮지 않았던 날의 기억을 모두 끄집어낸 기록이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이다. 우울의 바다에 풍덩 빠져 있으면서도 매일 치열하게 위로, 더 위로 헤엄치기를 멈추지 않으며 가라앉지 않았던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작은 구명조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우울감과 흔한 공허함에 시달리면서도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모든 독자에게 김지양은 힘주어 말한다. “눈물이 터질 때조차 울음을 그쳐야 한다는 강박에 괴롭다면 이제는 그냥 엉엉 울어버리기를, 스스로를 조용히 안아주면서 당신의 지친 마음도 뽀송뽀송하게 마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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