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사랑의 계시

노리지의 줄리안 지음 | 엄성옥 옮김

은성 2023년 01월 2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노리지의 줄리안의 계시
14세기 긴 십자군 전쟁 여파, 흑사병,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 전쟁, 교황의 아비뇽 포수 등으로 인해 암울했던 시기에 영국 노리지의 은둔 기도실에서 기도하던 줄리안에게 주신 하나님 사랑의 계시, 오늘날 우리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목차

개요
짧은 책(Short Text)
긴 책(The Long Text)

책 속으로

제86장

이 책은 하나님의 선물과 은혜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감화를 받아 감사하고 믿고 기뻐하면서 합력하여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구해야 합니다. 주님이 나에게 전해 주신 모든 것 및 “나는 너의 기도의 기초이다”라고 하신 사랑스러운 말씀에 의하면, 주님은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기도하기를 원하십니다. 나는 주님은 이것을 지금보다 더 훌륭히 알리려 하시기 때문에 이것을 보여주셨다는 것을 보고 이해했습니다. 주님은 이 지식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께 매달리는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주님은 세상에 있는 주님의 보물을 크게 사랑하시기 때문에, 슬픔과 어두움 속에 있는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로 끌어당기시면서 보다 분명하고 위안이 되는 천국의 모습을 보여 주려 하십니다.
나는 이 계시를 받은 이후로, 종종 주님이 의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로부터 십오 년 이상이 지난 후, 나는 영적으로 다음과 같은 응답을 받았습니다: “너는 주님이 의도하시는 것을 알기를 원하느냐? 그분이 의도하시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라. 누가 너에게 이것을 보여주었느냐? 사랑이다. 그분이 무엇을 보여주었느냐? 사랑이다. 왜 그것을 너에게 보여주었느냐? 사랑 때문이다. 이것을 굳게 붙들어라. 그리하면 너는 그것을 더 잘 알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는 영원히 이것과 다른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주님이 의미하신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 이것 및 모든 것 안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지으시기 전에 이미 우리를 사랑하셨고 그의 사랑은 결코 감소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감소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행위는 이 사랑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이 사랑 안에서 우리의 유익을 위해 모든 것을 지으셨고, 이 사랑 안에서 우리의 생명은 영원합니다. 우리의 출발점은 지음을 받은 때이지만, 우리를 지으신 사랑은 태초부터 있었습니다. 우리의 출발점은 이 사랑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하나님 안에서 영원히 볼 것입니다. 아멘.

우리의 영원한 위로와 기쁨을 위해서, 그리고 현세의 무상한 여정에서 우리를 도와 주님 안에서 기뻐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준 성삼위의 사랑에 대한 계시는 여기에서 끝납니다. 아멘.

신실하게 하나님을 사랑하기는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거룩한 교회의 믿음에 복종하며 고결하게 생활한 사람들의 건전한 가르침과 견해에 순종하는 사람들만 이 책을 소유하게 되기를 전능하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 계시는 심오한 신학이요 위대한 지혜이기 때문에 죄와 마귀의 노예가 된 사람이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서 어떤 것은 취하고 어떤 것은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그것은 이단자들이 하는 행동입니다. 모든 것을 함께 받아들이며, 모든 것이 거룩한 성경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또 성경과 일치한다는 것을 이해하십시오. 그리하면, 우리의 참 사랑이요 빛이요 진리이신 예수님께서는 겸손하게 인내하면서 구하는 모든 깨끗한 영혼들에게 자신과 관련된 이 지혜를 보여주실 것입니다. 이 책을 보게 된 사람은 무한한 사랑과 자비와 선하심을 이렇게 계시해주셔서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해주는 안내인이 되게 해주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하십시오. 아멘.

출판사 서평

줄리안이 살았던 시대는 긴 십자군 전쟁 후 민생이 파탄되고 도탄과 절망에 빠진 시대였다. 흑사병(1348년부터)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일이 죽었으며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1337~1453), 농민 혁명(1381) 등 여러 재앙(災殃)이 동시에 닥쳐 유럽 전체가 혼란에 빠졌던 그야말로 암흑시기였다.

당시 교회의 상황 또한 최악의 상태였다. 당시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교황이 어쩔 수 없이 프랑스 아비뇽(Avignon)에 머물렀던 소위 “아비뇽 포로시대”(1309~1377년)가 마감되어 교황이 로마로 돌아왔을 때이다. 그 후에도 계속된 황제와 교황 간의 알력으로 인하여 사회 종교 정치 등 전반에 걸쳐 한 치의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았을 때였다.

이러한 때, 14세기 유럽 전체에 신비가들이 출현했다. 물론 이 세대에 와서 갑자기 신비적인 사조가 출현한 것은 아니지만, 교회사에서 이처럼 신비주의가 왕성하였을 때는 없었다. 건전한 신비가들이 있었던 반면에 교육이 일천했던 관계로 평신도를 중심으로 극단적이고 이단성을 지닌 단체들이 생겨났다. 범신론에 가까운 자유영의 형제단(Brethren of the Free Spirit)들이 일어났다.

독일에서는 라인강변을 따라 에크하르트, 요한 타울러, 헨리 수소, 그리고 무명의 『독일신학』의 작가들이 활동하였다. 이들은 부정(via negativa)의 신비가들로서 당시 세상과 물질에 과도하게 치우친 교회에 항거하는 사조를 이끌었다. 한편 영국을 무대로 리처드 롤, 월터 힐튼, 그리고 무명의 『무지의 구름』의 작가들이 왕성하게 활동하였다. 이들은 모두 부정의 신비가들이다.

줄리안은 이러한 암울하고 격동의 때에 사랑이시며 어머니이신 하나님으로부터 “그럼에도 …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장문 27)라는 계시를 받았으며, 사랑의 하나님은 “끝내 우리를 온전케 하실 것”(장문 32)이라는 사랑의 계시를 선포했다.

이는 절망의 시대를 향한 하나님 소망의 메시지를 선포한 대역사를 이루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노리지의 줄리안

노리지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은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신비가로서 영국의 노리지 지방에 있는 성 줄리안교회 근교에서 은둔생활을 했다. 저자의 삶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 단지 저자의 작품과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던 린의 마저리 캠프(Margery Kempe of Lynn)에 의해 언급된 것과 유언장을 통해서만 저자의 생애를 짐작할 정도이다.
저자는 1342년 12월에 영국의 노리지에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저자의 세속 이름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단지 수도명의 이름이 줄리안이라는 것만 전해지고 있다. 1373년 월 13일 서른한 살의 줄리안은 심하게 앓았다. 그날 밤 사경을 헤매던 줄리안은 하나님으로부터 16개의 계시를 받았다. 그중 마지막 계시는 앞의 현시들의 진리를 확증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줄리안은 정 줄리안의 교회 부속 건물의 다락방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환상들을 토대로 기도-관상과 영적지도의 삶을 시작했다.

번역 엄성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