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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은유 지음
김영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01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1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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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3.57MB)
ISBN 9788934953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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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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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은유 작가의 글쓰기 책. 글을 쓰다가 생기는 고민과 궁금증 마흔여덟 가지에 은유 작가가 자신의 글쓰기 경험, 작가로서의 삶을 재료 삼아 이야기한다. “글쓰기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나요?” “글감을 어떻게 고르나요?” “글 쓰는 시간을 사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 책의 소제목은 글로 한 문장이라도 자기표현을 해본 사람이라면 해봤을 고민이자, 은유 작가가 과거에 했고 지금도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1장 〈혼자 쓰다가 주저한다면〉에서는 부담감과 좌절감으로 선뜻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래도 글 쓰는 이유와 동력에 대해 말한다. 2장 〈일단 써보고자 한다면〉에서는 글감 고르기부터 퇴고하고 제목을 짓기까지,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방법을 다룬다. 3장 〈섬세하게 쓰고 싶다면〉은 의도치 않게 타인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는 글을 쓰지 않도록 옳은 언어를 고르고 표현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마지막 4장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에서는 책과 시 이야기, 작가의 삶을 나눈다. 은유 작가의 노하우가 궁금한 요소도 상세히 다루었다. 대표적으로 인터뷰 잘하는 방법, 책 리뷰와 인용구를 활용한 글쓰기 방법 등을 예문과 함께 설명하여 이해를 돕는다.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될 이유가 수없이 많아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당장 옆에 있는 메모장에 무엇이라도 끄적이고 싶은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혼자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잘 쓰고 싶은데 그 마음이 부담감이 되어 선뜻 쓰지 못하는 사람, 당장은 글을 안 쓰지만 써보고 싶은 마음이 한편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책이다.
들어가는 말

1. 혼자 쓰다가 주저한다면
혼자 글 쓰는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나를 쓰게 하는 것들
글쓰기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나요?
재능이 없으면 글쓰기를 그만두어야 하나요?
저 같은 사람도 글을 잘 쓸 수 있나요?
글쓰기 수업을 듣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제 글보다 잘 쓴 글을 보면 기가 죽는데, 어떡하죠?
글쓰기 수업에서 혹평을 받은 후 글을 못 쓰고 있어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라는데, 맞나요?
솔직하고 정직한 글이 좋은 글인가요?
글쓰기로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2. 일단 써보고자 한다면
글감을 어떻게 고르나요?
내가 쓰고 싶은 글 vs 남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 무엇을 써야 하나요?
글쓰기에서 자료 찾기가 왜 중요한가요?
첫 문장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화자의 시점을 일인칭과 삼인칭으로 설정할 경우, 장단점은 각각 무엇인가요?
어휘력과 글쓰기 테크닉이 부족해요. 그래도 글을 쓸 수 있나요?
글에서 부사와 형용사를 모두 빼야 하나요?
글을 쓰다가 막힐 때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곁길로 새지 않고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을 마무리 짓기가 항상 어려워요
퇴고를 꼭 해야 하나요? 퇴고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좋은가요?
제목을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섬세하게 쓰고 싶다면
타인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룰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글 쓸 때 피해야 할 혐오 표현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비유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상식과 관습을 뒤집어서 사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상에서 질문하는 힘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는 평을 듣는 글을 어떻게 고칠까요?
간결하고 쉬운 글이 좋은 글인가요?
SNS 글만 쓰다보니 긴 글을 쓰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긴 글을 쓸 수 있나요?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노하우나 훈련법이 있을까요?
자기 검열을 뛰어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4.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요?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나요?
책 리뷰는 어떻게 쓰나요?
시를 읽으면 글쓰기에 도움이 되나요?
나만의 스타일과 문체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인용구를 쓸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요?
인터뷰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글 쓰는 시간을 사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작가님도 글쓰기 리추얼과 루틴이 있나요?
글을 잘 쓰려면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하나요?
작가님도 글쓰기 멘토가 있나요?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책을 내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글쓰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작가님은 글쓰기가 재밌나요?

나오는 말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는 마흔여덟 개의 질문과 대답이 들어 있다. 지난 글쓰기 수업과 강연에서 자주 받은 질문을 토대로 구성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이미 쓰고 있는 사람이나 책을 낸 사람이나, 놀랍게도 묻는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백지 앞에서 좌절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나도 매번 짓는 표정이다. 그런 내가 얼결에 문패를 걸고 상담소를 차렸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가 정답을 일러주는 곳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질문으로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는 장소가 되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고민을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하니까. -18쪽

저에게 글쓰기는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낭비하기 아까워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글 쓰는 게 그냥 재밌었고, 취미처럼 쓰다가 직업이 돼서 꾸준히 썼고, 생의 어떤 시기에 쓰고 싶은 말이 차올랐고, 그래서 또 썼고. 이런 과정을 거쳤단 말이죠. 그러니까 제 글쓰기 생애에 ‘재능’이란 단어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네요.
개인 경험에 근거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단한 재능이 없어도 글쓰기를 시작할 수는 있지 않을까.’ 글쓰기에 대한 회의감은 ‘재미’나 ‘의미’라는 가치 중심적인 단어보다 ‘재능’이라는 자기 개발의 뜻을 지닌 단어를 글쓰기에 붙일 때 드는 것 같아요. -43쪽

글쓰기는 나쁜 언어를 좋은 언어로 바꾸어내는 일입니다. 끊임없이 배워야만 가능한 일이고요. 저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면서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습니다. 어떤 단어를 쓸 때 타자에 대한 존중이 깃들어 있는지, 배제나 차별의 시선은 없는지, 살펴보고 쓸지 말지 판단해요. 좋은 언어는 적어도 타인을 마음 상하게 하거나 재단하지 않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167쪽

《다가오는 말들》을 쓸 때도, 〈은유의 책편지〉를 쓸 때도, 시간이 참 많이 걸렸어요. 한 권의 책에서 밑줄 친 문장을 타이핑해서 컴퓨터 파일로 저장하고, 그 파일을 열어 읽어보고, 선별한 문장에서 더 중요한 표현을 별색으로 표시해놓고 다시 봤습니다. 그리고 원고를 쓰면서 넣고 빼기를 반복했고요. 한 번에 딱 맞는 인용구를 넣는 경우는 없어요. 퍼즐을 맞출 때 조각을 주변 조각에 이리저리 대보는 것처럼 인용구도 주변 문장에 이리저리 맞춰보며 쓰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그러하듯 인용구 넣기는 망설임과 결단의 연속입니다. -247쪽

제 손으로 밥상을 차리고 옷을 빨아 입고 타인을 돌보면서 글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사는 일에 쓰는 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당장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에너지를 안배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지혜를 각자 삶에서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266쪽

브런치, 주간일기 챌린지, 온·오프라인 글쓰기 수업……. 불특정 다수에게 글을 내보일 기회와 시도가 늘고 있다. 최근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는 8,000편 넘는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네이버는 주간일기 챌린지로 1년 동안 블로그 개설이 200만 개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경험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려는 욕구,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커져도 그 마음을 꾸준히 글쓰기로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잘 쓰는 사람이 많은데 나 같은 사람이 써서 뭐하나’ ‘나에겐 특별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시시한 경험이 아닐까’ 하는 걱정과 조바심, 이왕이면 잘 쓰고 싶은 마음에서 생기는 부담감 등으로 꾸준히 기록하겠다는 결심은 쉽게 무너지곤 한다.
쓰고 싶은 마음과 쓰지 않는 현실 사이에서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학창 시절 이후 한 문장도 안 써본 사람도, 책을 한 권 이상 내본 사람도,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글쓰기 경력과 무관하게 고민이 여럿 생긴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작가로 산 사람도 글쓰기 고민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작가로 지낼 수 있을까?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이런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동력을 건넨다.

온갖 고민을 낳는 글쓰기,
그 과정에서 은유 작가가 발견한
기록의 가치

은유 작가는 2012년 《올드걸의 시집》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열 권 넘는 책을 썼다. 책을 내고 칼럼과 인터뷰 기사를 연재하며 작가의 글쓰기 내공도 차곡차곡 쌓였다. 그러한 경험과 그 가운데 생기는 새로운 고민, 생각 등을 이 책에 담았다. 특히 두 번째 글쓰기 책을 내고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글쓰기 수업을 하거나 강연을 하던 중 글쓰기와 책, 작가의 삶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글쓰기로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작가님은 글쓰기가 재밌나요?” 은유 작가는 질문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앞선 두 권의 글쓰기 책을 비롯해 그간 선보인 산문이나 인터뷰 글이 아니라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작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자 하는 독자들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서다. 독자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받기보단 작가와 함께 대화하며 글쓰기 고민을 나누는 느낌이 들도록 입말을 살렸다. 구어체로 내용을 쉽게 전달하면서도 은유 작가만의 표현력과 문제의식은 이번 책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약 제가 글쓰기를 그만둔다면 재능 없음을 비관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없음을 비관해서일 거예요.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상상력, 인간에 대한 호기심, 살아가는 일에 대한 애틋함 같은 게 없어진다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글을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43쪽

일단 쓰고 고쳐 쓰고
충분히 일희일비 하며
‘글 쓰는 몸’ 만들기

다양한 글쓰기 이야기를 다루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서 키워드를 한 가지 꼽는다면 ‘글쓰기의 지속’이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는 일도 쉽지 않은데, 다짐을 실천하고 이어나가는 건 더 쉽지 않다. 잘 쓰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부담감, 내 글을 타인이 어떻게 볼지 우려하며 생기는 부담감 등……. 이 책에서 은유 작가는 48가지로 대표되는 고민을 마주하면서도 계속 쓰는 존재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글쓰기 방법, 마음가짐을 나눈다. 글쓰기 때문에 생기는 온갖 감정에 작가는 함께 맞장구치고 자기의 이야기를 건네며 함께, 계속 쓰는 사람이 되어준다.

은유 작가도 고백한다. 글쓰기는 노동이고, 쓰고 또 써도 완성을 알 수 없다고. ‘재능이 없어서 못쓰는 것인가’ 하고 낙심하는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기보다 찬란한 계절에 내가 꽃놀이나 단풍놀이를 안 가고 하루에 대여섯 시간 책상 앞에 앉아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와 씨름할 수 있는지, 그 고통을 감내할 만한 동력이 있는지, 나는 왜 쓰(고자 하)는지를 물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45쪽) 먹고살기 위해, 고통스러울 때 살기 위해 쓸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한다. 글쓰기가 어렵고 힘든 게 당연하다며 단번에 잘 써내지 않아도 된다는 위안도 덧붙인다. 쓰던 글이 엉뚱하게 곁길로 새도, 술술 써내지 못하고 막히더라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게 아닌데’ 하며 고뇌하던 시간, ‘다음에는 저렇게 써봐야겠다’라고 다짐하던 마음 등 고심하고 결단하는 과정 자체가 계속 써나갈 글쓰기 체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가는 글쓰기로 인한 일희일비를 긍정하며 모든 것이 다음 글쓰기의 자양분이 된다고 독자를 응원한다.

저도 글을 쓰다보면 이야기가 곁길로 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인생사가 그렇듯이 글쓰기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우리가 여행하다가 잘못 들어선 길에서 색다른 풍경을 보게 되듯이, 한 편의 글이 옆길로 새서 다른 지점에 도달한다는 건 그 글을 쓰지 않았으면 몰랐을 자신의 생각을 만난다는 의미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는 사실에 좌절도 하지만 ‘아, 나한테 이런 생각도 있었구나’ 하는 발견의 기쁨도 느낍니다. 원래 글 하나, 곁가지 글 하나. 이렇게 글감을 자꾸자꾸 만들어둡니다. 이러다보면 글 부자가 되겠지요. -133쪽

한 번에 잘 쓰는 기술을 정답처럼 선보이는 책은 아니다. 다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일단 쓰고 고쳐 쓰면 된다는 명제가 마음에 남고 단번에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줄어든다. 욕심내서 고치고 또 고쳐 쓴 작가의 과거 경험을 접하며, 글을 어떻게든 붙잡고 더 적확하게 잘 써내고 싶다는 의지도 샘솟는다.
“글쓰기가 내 최상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146쪽)하라는 은유 작가의 말에서, 계속 쓰고 잘 쓸 수 있는 비결은 기술보다는 태도에 달렸음을 알게 된다. 가능한 한 고치고 또 고치며 더 좋은 글을 쓰고자 애쓴다면, 결국 좋은 글을 써낼 거라는 확신이다. 좋은 첫 문장을 쓰고 싶고 이목을 사로잡는 제목을 짓고 싶다면 일단 쓰고 나중에 고치면 된다. 타인의 이야기를 쓰거나 쓸 때,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내 이야기를 쓸 때도 그렇다.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쓰는 게 아니라 섬세하게 써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표현하면 된다. 매끄러운 글이 꼭 좋은 글이 아니니, 멋있어 보이는 글을 쓰려고 하기보단 일단 써보자는 은유 작가의 부드럽고도 경쾌한 권유에 정말 글을 쓰고 싶어진다. 어떻게든 글을 붙잡고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좋은 글이 나오고 다음 글도 쓸 수 있을 거란 용기를 얻는다.

글쓰기는 이제 끝내야 하나 계속 써야 하나, 영원히 헤매는 일 같습니다. 저는 주로 기권하는 심정으로 글을 마쳐요. 이만 하면 됐다는 확신보다는 더는 못 하겠다는 몸의 신호를 따르죠. (…) 이렇게 물리적 한계 상황까지 끈질기게 내 글을 붙들어보는 것. 과연 완성한 것인지, 내가 질문하고 내가 대답하는 이 외롭고 불확실한 과정을 견디는 것. 이것이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노하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204, 205쪽

글쓰기에 담는 삶,
삶에 담기는 글쓰기에 대하여

‘나의 어떤 이야기를 글에 담을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온갖 베스트셀러가 떠오른다. 대부분 대단한 성취를 해낸 유명인들의 책이다. ‘저 같은 사람도 글을 써도 되나요?’ ‘이런 것도 글감이 될 수 있을까요?’ 책에 나오는 이런 질문들은 몰라서 묻는다기보단, 자신이 없어 묻게 되는 것이다. 글감이 되는 내 경험과 감정이, 나라는 사람이 특별하지 않고 평범하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망설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쓰는 이야기는 사는 이야기와 관련이 깊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라는 책이 글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유 작가는 그간 글을 쓰고 작가로 살아온 과정을 이야기하며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우린 누구나 밥을 먹지만, 밥이 글감인 경우는 드물었거든요. 먹는 즐거움은 글이 되어도 밥하는 괴로움은 글이 되지 않았어요. 가사노동을 전담했던 여성에게 지면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밥에 관한 글을 쓰는 일이 어색하긴 했지만 굴하지 않고 썼습니다. 남한텐 시시해도 저한텐 절박한 문제였으니까요. 그랬더니 저처럼 밥하는 일로 힘들고 고통받는 분들이 우르르 나타나서 공감했다며 같이 눈물 흘려주는 독자가 되었습니다. -94쪽

특히 그는 아이를 돌보고 밥상을 차리며 살림하는 사람의 글쓰기를 격려한다. 집안일을 회사 일보다 경시하는 경향이 사회에 있지만 사실 성공과 실패, 대단함과 사소함, 긍정과 부정을 가르는 기준은 자의적이라는 것. “남들의 생각이나 기성세대의 말에 무조건 기죽고 복종하지 말 것, 자기 상황과 느낌을 정확하게 말이나 글로 표현할 것. (…) 자기 경험을 믿고 쓰면 됩니다. ‘원래 그런 것’은 없으니까요.”(177쪽) 덧없는 사회 관습과 통념에 기죽지 말자는 작가의 말에 독자는 글 쓸 용기를 얻는다. 그 어떤 경험, 감정 그리고 삶이 사소하지 않다는 은유 작가의 글에서는 존재를 향한 존중이 드러난다. 글쓰기 고민을 안고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독자는 글에 대한 깨달음뿐만 아니라 감정과 삶, 존재를 존중받는 따스함도 얻어갈 수 있다.

역사적으로 미천한 존재, 고귀한 존재를 나누는 신분 제도가 사회에 관습처럼 남아 있을 뿐이죠. 지금도 권력이 있거나 업적을 이룬 인물의 서사만 주목하죠. 그런 무의식의 지배를 받아서 우리도 사회적 성취나 쓸모에 따라 자신을 평가해요. 그런데 ‘그냥 사는 사람’은 없어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도 다들 엄청난 자기 서사를 품고 있어요. 평범하게 살기 위해선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요. -251쪽

은유 작가는 특정 교육 기관에서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 수년간 블로그에 묵묵히 글을 썼다. 혼자 하는 글쓰기의 고뇌를 겪어봤고, 글쓰기 책을 섭렵하기도 했다. “저도 이런 괴로움을 겪었습니다.”(38쪽) “저도 컴퓨터 폴더에 미완성 원고 파일이 많아요.”(128쪽) “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저도 했거든요.”(198쪽) “저야말로 시간을 안배해놓지도 않고서 글 쓸 시간이 부족하다며 글 못 쓰는 핑계를 댈 때가 있거든요.”(272쪽) 글쓰기 책을 읽던 사람에서 쓰는 사람이 된 은유 작가의 진정성 있는 공감과 독자를 향한 격려, 응원이 책 전반에 드러난다.

‘나는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글을 쓰는 동력이고 재미입니다. 내 앎이 무화되는 순간에 찾아오는 혼란과 두려움이 있지만, 그럴 때라야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열리고 사고가 확장됩니다. 이런 인식의 쾌감, 성장의 효능감이 저를 글쓰기 앞으로 자꾸 데려다놓는 것 같습니다. 이 재밌는 글쓰기를 저만 할 수 없어서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라는 책으로 여러분과 글쓰기 이야기를 열심히 나눠봅니다. 어서 이 혼란과 재미의 세계로 건너오세요. 마중 나가 있겠습니다. -294, 295쪽

각각의 고민이 고민으로만 그치지 않고 글쓰기로 이어지게끔,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과 성취와 거리가 멀어도 각각의 삶 자체로 좋은 글을 쓰길 바라며. 작가가 세상에 선보이는 세 번째 글쓰기 책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 ‘그래도 계속 쓰는 존재’로 살고자 하는 당신을 초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은유

르포 작가. 사람들이 자기 언어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인문 공동체에서 글쓰기 수업 ‘감응의 글쓰기’ ‘메타포라’ 등을 2011년부터 꾸려오고 있다.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 인터뷰 기사 및 칼럼을, 네이버에 오디오클립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연재했다.
글쓰기 책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산문집 《올드걸의 시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다가오는 말들》,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출판하는 마음》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있지만 없는 아이들》 《크게 그린 사람》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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