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밤

막심 고리키 지음

위즈덤커넥트 2023년 01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차가운 바람이 부는 러시아의 도시 한 구석. 영혼과 육체의 굶주림이 가득한 젊은 남자가 걷고 있다. 쉴 곳과 음식을 찾고 있던 그의 눈에, 뭔가 땅을 파헤치고 있는 여자가 들어온다. 그녀에게 다가간 그는, 금세 그녀와 같이 땅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노점상의 상자 하나를 열어서 음식을 훔치는 작업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빵 이상의 것을 그녀에게서 얻게된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24 (추정치)

책 속으로

어느 해 가을, 나는 아주 불쾌하고 불편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내가 방금 도착했던 그 도시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고, 주머니 안에는 동전 한 잎 없었고, 그날 밤 머물 숙소도 없었다.
처음 며칠 동안,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옷가지들을 팔면서 버텼고, 그 사이 나는 그 도시를 가로질러서, '이스트' 라고 불리는 지역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증기선이 오가는 부두가 있었고, 그곳은 항해가 빈번한 시기에는 떠들썩하면서도 근면성실한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그때는 10월의 마지막 주였기 때문에, 그 지역은 조용하고 한산했다.
습기에 젖은 흙 위로 발을 질질 끌면서, 나는 그 어떤 종류든 음식 한 조각이라고 발견하기 위해서 쏘는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보며 걷고 있었다. 나는 버려진 건물과 창고 사이를 헤매면서, 한끼라도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이 될 것인지 생각했다.
오늘날과 같은 우리의 문화적 환경 속에서, 영혼의 굶주림을 채우는 것이 육체의 굶주림을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나빠 보이지 않는 건물들로 둘러싸이게 되고, 실내 역시 나쁘지 않게 장식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속에서는 건축물이라든가 위생적인 환경이라든가 또는 뭔가 지혜로우면서도 고상한 것들 것 대한 생각들이 들끓기 마련이다. 어쩌면 따뜻하고 깔끔하게 차려 입는 사람들과 마주칠 수도 있다. 그들은, 당신을 보면서 매우 예의 바르게 행동하다가, 교묘하게 당신으로부터 고개를 돌리면서, 당신의 상황의 비참한 사실들에 대해서 적대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 그렇다. 굶주린 사람의 마음이, 잘 먹은 사람의 마음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건강할 수 있다. 바로 그것을 생각해 보면,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매우 독창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추운 가을 밤, 도시에서, 음식도 거처도 없이 떠도는 젊은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방황 중 비슷한 또래의 여자를 만나고,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 Ubai, Goodreads 독자
"이 이야기의 문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 남성중심적이라는 점만 빼면 완벽한 작품."
- Andia, Goodreads 독자
"내가 읽은 최고의 단편 소설 중 하나이다. 막심 고리키만이 해낼 수 있는 작품이었고, 그 누구도 흉내낼 수도 없다. 그는 실제 삶 속 인간을 우리에게 표현할 줄 아는 유일한 작가이다. 매우 효과적인 작중 화자의 시작 부분이 전체 배경을 완벽하게 구성한다."
- Janith, Goodreads 독자
"아주 재미있게 읽은 단편 소설. 어느 가을 밤, 운이 다한 화자가 젊은 여자를 만나고, 그녀가 그를 도와 하룻밤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 Marts, Goodreads 독자
"나는 하이쿠 한 수를 통해서 이 글을 읽은 감상을 정리했다: 마음속에서 미끌어질 수는 있어도, 습관적인 쓸쓸함은 영원하지 않다."
- Anmna, Goodreads 독자

작가정보

저자(글) 막심 고리키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세슈호프 (Alexei Maximovich Peshkov, 1868 - 1936) 는 막심 고리키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러시아의 작가이자, 사회주의 정치 사상가이다. 5번이나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는 못 했다. 젊은 시절 러시아 전역을 방황하던 경험이 문학 작품 속에 사실주의적으로 잘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