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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의 두 얼굴

능력주의, 공정한가 차선인가?
상상스퀘어

2023년 01월 04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1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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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65MB)
ISBN 979119238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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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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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란 출생에 따른 신분, 인종, 성별이 아니라 성과와 능력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상이다.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에이드리언 울드리지는 《능력주의의 두 얼굴》에서 정치, 심리, 교육에 따라 현대사와 사회제도에 구축된 ‘능력주의’(Meritocracy)의 역사를 추적한다. 20세기 말부터 전 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된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을 위한 최선인가 차선인가? 능력주의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났을까? 능력주의는 지금 왜 정치적으로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서 공격을 받는 것일까?
저자는 능력주의가 어떻게 구축되고 발전하고 어떻게 타락했는지를 드러내며, 능력주의라는 혁명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음을 주장한다. ‘양날의 검’인 능력주의는 해묵은 가치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질문이자 화두이다. 《능력주의의 두 얼굴》은 고대 플라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재능을 바탕으로 한 발탁과 발전에 대한 방대한 과정과 의미를 집대성한 역작이다. 진화의 리처드 도킨스, 문명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자본주의의 밀턴 프리드먼, 공정의 마이클 샌델, 불평등의 토마 피케티가 있었다면, 이제 ‘능력주의’에는 에이드리언 울드리지가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다.
들어가며

1부 우선권, 서열, 지위
1. 호모 하이어아키쿠스
2. 가문의 힘
3. 친족 등용, 후견 및 매관 제도

2부 근대 이전의 능력주의
4. 플라톤과 철인왕
5. 중국과 시험국가
6. 선택받은 사람들
7. 황금 사다리

3부 능력주의의 부상
8. 유럽, 그리고 재능에 따른 채용
9. 영국과 지식귀족
10. 미국과 능력 공화국

4부 엘리트의 행진
11. 능력 측정
12. 능력주의 혁명
13. 여성 책벌레들

5부 능력주의의 위기
14. 능력주의에 반대하다: 좌파의 반란
15. 능력주의의 부패
16. 능력주의에 반대하다: 우파의 봉기
17. 아시아, 능력주의를 재발견하다

결론
감사의 글
주석

전·근대 세계는 계급, 교단, 조합과 같은 사회집단의 위계체계로 여겨졌다. 이때 위계체계는 두 가지 위대한 진리, 즉 기도하는 자, 싸우는 자, 일하는 자로 분류되는 사회적 기능과 하늘에서 수직으로 뻗은 서열 기준으로 분류되었다. 그중 어디에 속하는지는 하느님이 결정했다. 800년대 초 샤를마뉴는 ‘각자 위치한 계층에서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라.’라고 백성에게 설파했다. 카롤링거 제국을 샤를마뉴의 세 아들이 분할한 843년 베르 조약은 ‘모든 백성에게는 영주가 있어야 한다.’라는 원칙을 1948년 UN의 보편적 인권선언만큼 확고히 천명했다. 1079년 교황 그레고리오 7세는 ‘신성한 섭리의 경륜에 따라 계급과 계층이 존재해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1302년 교황 보니파시오 8세는 각 사회 계층의 구성원은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이들의 특권과 명예를 탐내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1부. 우선권, 서열, 지위-호모 하이어아키쿠스’ p.45에서

20세기 들어 플라톤 추종 경향은 더 뚜렷해졌다. 좌파의 점진적 사회주의자와 우파의 제국건설론자 모두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점진적 사회주의자들은 무정부를 옹호하는 개인주의자들보다 국가에 더 많은 권력이 주어져야 한다는 플라톤의 열정에 심취했다. 심지어 그의 책 제목만 보고 공화주의자로 전향한 이들도 다수 있었다. 반면, 제국주의자들은 훌륭한 엘리트가 세계의 미개 지역으로 서구 문명을 전파한다는 발상에 열광했다.
-‘2부. 근대 이전의 능력주의-플라톤과 철인왕’ p.108에서

프랑스의 엘리트주의와 경쟁체제는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최고의 교육으로 누구보다 명석해진 인재를 국가에 공급했다는 점에서 실용적 성공을 거뒀고 국가의 정통성 관점에서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군주제와 공화정 사이에서 방황하고 혁명적 좌파와 반작용으로 일어난 우파의 상충하는 요구에 시달려야 했던 프랑스로서는 능력주의 체제야말로 무정부주의와 평준화를 막을 최고의 방패였다. 유명 교육학자들은 수십 년간 리세lycées 덕분에 똑똑한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교육받은 결과, 엘리트주의가 민주주의와 화해할 수 있었다고 설파해왔다. 정치학의 개척자이자 파리과학대학교 설립자인 에밀 부트미는 1871년 능력주의는 평준화에 대항하는 최후의 방어책이라고 주장했다.
-‘3부. 능력주의의 부상-유럽, 그리고 재능에 따른 채용’ p.204에서

이들 타고난 신사는 두 종류의 우월한 시민으로 분류된다. 자신의 부나 인맥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노력만으로 신분 상승을 이룬, 잘 교육받은 청년과 극도의 에너지와 인내심으로 악명이 날 만큼 맡은 바에 헌신하는 잘 교육받은 빈곤층이다. 공개경쟁은 관료체제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도덕성을 향상시키는 도구였다. 후견 제도는 도덕성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의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 반면, 공개경쟁은 자립성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쟁은 그동안 후견 제도 덕분에 무상으로 주어졌던 행정직을 능력으로 획득해야 하는 자리로 전환함으로써 정부와 통치 계층이 더 이상 부정부패에 물들 수 없게 만들었다.
-‘3부. 능력주의의 부상-영국과 지식귀족’ p.233에서

인위적 계급을 타고난 계급으로 대체하는 과감한 실험 중이던 미국은 당시 세계의 한 줄기 빛이었다. 독립선언문의 핵심인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는 문구는 모든 인간이 동일한 실력과 장점을 갖고 태어나 하나같이 비슷하고 대체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계급과 계층이라는 인위적 차이가 타고난 실력과 에너지로 인한 차이를 앞서면 안 된다는 뜻이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자유롭게 발휘하고 그 정당한 결실을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헌법은 사람들이 재능을 최대한 자유롭게 발휘하도록 하고 이익집단이 소수자를 약탈할 수 없게 설계되었다. 개인의 권리가 윤곽을 드러냈고 이익집단은 상호절망의 조화로운 체계 속에서 서로 견제하며 균형을 이뤘다.
-‘3부. 능력주의의 부상-미국과 능력 공화국’ pp..264~265에서


건국 세대가 독립혁명 이후 수십 년간 능력주의에 관한 담론을 장악해온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위대한 사상가, 작가, 행동가였던 이들이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능력자로 미국을 기회의 사회로 처음 규정한 후 이 새로운 사회의 모든 고위직을 오직 재능의 힘만으로 장악했다. 불과 한 세대에서 이렇게 재능 있는 정치인을 대거 배출한 나라가 또 있었는가? 또한 불과 200년 만에 국가 지도자가 알렉산더 해밀턴에서 도널드 트럼프로 전락한 나라는 또 어디서 찾아볼 수 있겠는가? 어쨌든 새로운 이 공화국은 무척 거대하고 활기 넘치고 개인주의적인 등 상당히 급진적이어서 능력주의를 둘러싼 담론이 중단될 겨를이 없었다.
-‘3부. 능력주의의 부상-미국과 능력 공화국’ p.277에서

능력주의 사상은 제1, 2차 세계대전 사이 기간에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능력에 관한 과학적 이론은 물론 측정기술까지 개발했다는 심리학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공공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능력주의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세 가지 거대한 혁신이 일어났다. 이전 사상가들은 지능을 용기나 성격과 같은 여러 자질 중 하나로 여겼다. 제퍼슨과 나폴레옹도 덕성과 재능을 이야기한 바 있다. 반면, 심리학자들은 능력을 정신적 능력으로, 정신적 능력을 지능으로 분류했고 그중 영향력이 가장 막강한 집단은 지능을 단일 자질인 전반적인 능력으로 봤다. 새뮤얼 스마일즈와 같이 자립의 가치를 설파한 이들은 개인의 노력에 주목해 능력을 설명했다. 성공한 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충동을 다스리는 능력 덕분에 성공했다. 심리학자들은 지능, 따라서 능력은 타고나는 걸로 못 박았다. 평범한 능력을 타고난 이들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천재가 될 수 없다. 이들은 가장 야심 찬 결과물로 갈릴레오의 망원경에 버금가는 발명품을 선보였는데 이렇게 중요한 타고난 능력을 식별하고 측정할 수 있는 게 IQ 테스트였다.
-‘4부. 엘리트의 행진-능력 측정’ pp..303~304에서

‘위대한 대학교는 능력에 따른 엘리트주의를 추구해야 하지만 운영철학은 평등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이 같은 평등주의자들에게 엘리트의 공로를 어떻게 확인시키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능 귀족주의를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이 같은 질문에 커는 최고 수준의 연구가 세상을 더 부유하고 현명하게 만들어준다는 답을 내놨다. 위대한 과학자들은 원자를 원자력으로 만들 수 있고 위대한 사회과학자들은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위대한 학자 겸 행정가들은 이성의 통치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는 유명 연구대학들이 이성의 신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기서 말한 이성은 세계와 동떨어진 순수이성이 아닌 세계에 온전히 뿌리내린 문제해결 기구였다. 학자는 단순히 세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선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역할도 해야 한다.
-‘4부. 엘리트의 행진- 능력주의 혁명’ p.367에서

마가릿 대처의 성공 스토리는 꽤 특별하지만 전후 영국을 장악한 수많은 사회 주제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여성을 향한 제도적 편견의 뿌리가 워낙 깊어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의 부상》에서 여성을 집안에서 남성 인재들을 키우는 데 전념하는 존재로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처 세대의 여성들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제약이 무너지는 걸 목격했다. 최초의 여성 총리는 물론 수백여 개 직종에서 최초의 여성들이 등장해 더 젊은 여성들이 기회는 더 많고 편견은 더 적은 사회를 살아갈 길을 열어준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은 집단투쟁과 영웅적 정치행위 덕분에 이뤄졌다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여성은 수백만 명이 결집해 투표권을 주장했다. 여성참정권 운동가들은 자신을 쇠사슬로 철로에 묶어 단식투쟁에 나섰으며 말을 타고 가는 왕족 행렬에 몸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평등주의가 아닌 능력주의, 집단주의가 아닌 개인주의가 깔려 있었다. 외로운 여성 학자들은 자신이 남성보다 뛰어나진 않지만 남성 못지않게 유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밤을 새웠고 관료와 변호사는 공개경쟁 원칙을 여성에게도 적용했다. 제1의 성性만 누리던 사회 원칙이 제2의 성에까지 확대되면서 공개경쟁과 평등한 조건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옛 영주 엘리트 권력은 점점 지식귀족에 넘어갔다. 심리학자들은 개인 간 격차가 집단 간 격차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국가의 역할이 커지면서 가능한 모든 곳에서 인재를 찾는 게 합리적이고 필요해졌다.
-‘4부. 엘리트의 행진- 여성 책벌레들’ pp.377~378에서

우리는 능력주의 혁명을 주로 좌파가 주도하는 모습을 봐왔다. 노동자 계층에 기회를 선사하고 과학적 방법에 근거해 사회적 지위를 분배하며 남학생뿐만 아니라 여학생에게도 기회의 문을 확장하길 원한 건 모두 좌파 정당이었다. 하지만 1930년대부터 좌파는 자신들이 배출한 엘리트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반능력주의 혁명은 세 가지 갈래로 일어났는데 첫째, 개인의 능력을 정확히 측정하는 게 가능하다는 발상에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했고 둘째, 능력주의에 과연 가치가 있는지 공공 지식인들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셋째, 진보주의자들이 능력주의 대신 평등과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한 것이다. 여러 경제 강국에서는 능력주의에 반란이 일면서 사회정책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영국은 문법학교를 폐지하고 혼합능력교육을 도입했으며 미국도 차별철폐 조치와 명문 중·고교 철폐운동을 시작했다. 유럽 여러 국가는 한발 더 나아가 입학시험 제도를 도입했다.
-‘5부. 능력주의의 위기-능력주의에 반대하다: 좌파의 반란’ pp.407~408에서

열악한 교육, 적은 기회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가 가장 큰 특징인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은 사람들이 대학교를 마치고 취업하는 등 계층 간 이동성을 취득하는 원동력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정보를 검색할 인터넷과 책을 이용할 수 있고 각종 복지혜택과 보조금을 받기 위한 지원서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관들이 현재 공무원 감축뿐만 아니라 도박장부터 값싼 술을 판매하는 코너숍에 이르기까지 내면의 악마가 깨어나도록 자극하는 수많은 위협에 시달린다. 능력주의를 지향하는 영국의 엘리트 계층과 나머지 영국인 간의 연결고리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계층 간 이동성 재구축에서 문제는 교육 기회라는 사다리 칸들이 상당수 상실되었고 노동자 계층의 자립과 자기계발 문화가 급격히 줄고 아예 사라진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5부. 능력주의의 위기-능력주의의 부패’ p.476에서

금권능력주의 엘리트에 대한 반란은 2020년대 들어 국제정치 지형을 바꿨다. 2016년 6월 23일 영국인들은 52퍼센트 대 48퍼센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EU 탈퇴를 선택해 기득권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11월 8일 미국인들은 심지어 미국에서 가장 노련한 정치인 중 한 명인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공직생활 경력이 전무한 돈키호테형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함으로써 훨씬 더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5부. 능력주의의 위기- 능력주의에 반대하다: 우파의 봉기’ p.478에서

능력주의는 우리 현대사와 생활상을 어떻게 바꾸어왔는가?
‘능력주의’의 역사와 이면을 해부한, 능력주의를 최초로 집대성한 역작

진화의 리처드 도킨스, 문명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자본주의의 밀턴 프리드먼,
공정의 마이클 샌델, 불평등의 토마 피케티를 이어,
능력주의에는 에이드리언 울드리지가 이름을 올린다!

왜 지금 다시, 능력과 노력, 결과와 과정, 균등과 평등을 물어야 할까?
성과와 능력주의는 현대사를 어떻게 바꾸어왔을까?
능력주의는 어떻게 전 세계를 지배하는 사상이 되었을까?
능력주의는 오늘날 왜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서 비판을 받게 되었나?
코로나 못지않게 세계적 문제가 된 양극화에 능력주의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또다시 혼돈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민주주의는 쇠퇴하고 있고 자유주의는 고전 중이며 자본주의는 본연의 빛을 잃었다. 그러나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 그 사람의 실력과 노력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믿음,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이 1958년 처음으로 명명한 ‘능력주의’는 여전히 가장 널리 지지받는 사상이다.
영국의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에이드리언 울드리지Adrian Wooldridge는 공개경쟁이라는 혁명적인 원리를 도입한 정치인과 관료, 타고난 두뇌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한 심리학자, 교육의 사다리를 만든 교육학자에 의해 구축된 이 능력주의의 역사를 추적하고 해부한다. 플라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재능을 바탕으로 한 발탁과 발전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를 제시하고, 인재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이 진보임을 강조한다. 능력주의란 모든 사람이 똑같다는 생각을 완전히 거부하면서 그들이 가진 모든 재능을 충분히 활용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의 원제인 ‘The Aristocracy of Talent’(능력 귀족주의)는 기회 균등과 공정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된 ‘능력주의Meritocaracy’가 어떻게 특권층 그리고 자본과 결탁하며 변해갔는지를 암시하고 있다. 능력과 돈의 결합이 특히 더 위험한 이유는 하필 능력과 민주주의가 결별할 때에 맞춰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계층 이동의 원동력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능력주의의 두 얼굴》의 1부에서는 능력주의 이전 세계, 즉 개인의 지위가 고정되고 일자리도 청탁이나 인맥, 상속이나 매입으로 분배되던 세계를 소개한다. 지식인 귀족, 학자 관료, 극빈층 출신 관료 등 신분에 얽매이지 않는 지식인과 기업가의 세계다. 2부에서는 근대성 발현 이전의 능력주의 역사를 살펴본다. 플라톤은 정치학의 고전 《국가Republic》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되고 혹독한 훈련을 거친 관리자가 이끄는 세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국은 최고 학자 선발시험 제도를 도입했고, 유대인은 지적 성공을 중시한 민족이었다. 중세 사회의 중추였던 교회와 왕실은 후견을 통한 이동성이 보장되는 메커니즘을 고안했다. 3부에서는 근대 세계를 창조한 위대한 자유혁명,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혁명, 영국 자유주의 혁명을 통해 능력주의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본다. 4부에서는 지능의 유전과 습득, 학습 능력의 선천성 여부를 논의에 올린 IQ 테스트에 대해 해부한다. 또한 능력주의가 가장 눈부시게 발전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를 돌아본다. 타고난 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정치적으로 좌우가 동의했던 시대, 일할 기회가 확대된 시대, 과학자, 공학자, 심지어 전문가로 대변되는 지능의 힘을 사회 전체가 추앙하던 시대였다. 울드리지는 또한 능력주의가 여성주의와 마물려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성性의 관점에서 재검토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능력주의에 대한 다소 부정적이고 어두운 현재의 전망과 시각을 다룬다. IQ 테스트의 정확성과 그 근본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좌파 진영의 봉기, 최근 더욱 강화되는 능력주의와 금권정치의 결합을 논의한다. 또한 엘리트의 특권이 노력과 실력이 아니라 부패한 체계에서 나온다는 기조를 공유하고 있는 포퓰리스트의 봉기 또한 심각하다. 육체 노동자 계층에서 크게 지지를 받았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싱가포르 등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 능력주의가 긍정적으로 적용되며 발전한 현실을 돌아본다. 싱가포르는 후진국에서 세계 최고 부유국 중 하나로 도약했다. 물질적 풍요에 있어 능력주의 사상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저자는 서구 문화권 밖까지 내다보며, 개인의 기회가 활짝 열리고 특히 여성들이 능력주의 체제에 편입된 후 어떤 변혁적인 효과로 이어졌는지를 드러낸다. 또한 능력주의가 타락한 과정을 짚으며, 최근 계급 간 사회적 이동이 활발하지 못한 까닭은 능력주의 혁명을 완성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성 또한 놓치지 않는다.

능력주의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는 그 자체로는 훌륭하다. 첫째, 능력주의 사회는 타고난 재능만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가 자부심의 척도다. 둘째, 모든 이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해 기회의 균등을 보장한다. 셋째, 인종, 성별, 능력과 무관한 특성에 기인한 차별을 금한다. 넷째, 채용은 청탁이나 인맥이 아니라 공개경쟁으로 이뤄진다. 집단의 권리나 평등주의가 아닌 능력주의 사상이야말로 우리가 진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게 《능력주의의 두 얼굴》을 통해 저자가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다. 즉, 사람들을 집단 구성원이 아닌 개인으로 대하고 기회와 일자리를 능력과 성과에 따라 분배하며 사상과 재능의 자유로운 교류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능력주의는 우선권, 서열, 지위의 세계에서 인류가 벗어나도록 도와준 철학이다. GI 법안부터 1944년 교육법에 이르기까지 정의의 여러 위대한 돌파구를 이끌어온 철학이기도 하다.
그러나 능력주의 혁명이 결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저자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주의는 해악을 일으킨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능력주의로 인한 성공에의 압박이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우려한다. 최근에는 계층간 이동성이 정체되고 기술 발전과 세계화로 제조업 일자리가 파괴되고 일반인과의 공감대라곤 전혀 없는 기술권력 엘리트가 부상하면서 이 같은 경향은 더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샌델은 우리가 더는 능력에 집착하지 않고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중시해 더 균형적인 미래를 일궈나가길 고대한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졌다거나, 습득해야 할 지식 양이 기하급수로 늘면서 미래의 전문가는 어느 때보다 노력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세상을 지배할 만한, 현재 능력주의보다 더 나은 체제가 존재하는가? 능력주의가 대안 체제에 비교해 결함이 얼마나 더 많고 적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에이드리언 울드리지는 강조한다. 옹호론자들도 능력주의가 완벽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립이 불가피한 다양한 가치들, 예를 들어 사회정의와 경제효율성 또는 개인적 열망과 제한된 기회 등을 화합시키는 데는 능력주의가 가장 낫다고 주장할 뿐이다.
저자는 이렇듯 능력주의를 포기하기보다는 갱신해야 한다는 결론을 위해 이토록 방대한 고증과 해부의 과정을 지나왔다. 《능력주의의 두 얼굴》은 고대 플라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심리, 교육에 따라 현대사와 사회제도에 구축되고 귀족화한 ‘능력주의’(Aristocracy)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 방대한 과정과 의미를 집대성한 역작이다. ‘양날의 검’인 능력주의는 해묵은 가치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질문이자 화두이다.

작가정보

Adrian Wooldridge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정치 부문 에디터이자 칼럼니스트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대학 올소울스 칼리지All Souls College 연구원으로 일했다. 저서로는 앨런 그린스펀과 공동집필한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Capitalism in America》, 존 미클스웨이트와 공동집필한 《웨이크업 콜The Wake-Up Call》, 《누가 경영을 말하는가The Witch Doctors》, 《완벽한 미래A Future Perfect》, 《기업, 인류 최고의 발
명품The Company》, 《우파 국가The Right Nation》, 《돌아온 신God is Back》, 《제4의 혁명The Fourth Revolution》 등이 있다.

인하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평화안보를 공부했다. MBC 시사교양국 구성 작가, 보도국 국제팀 번역 작가, 외교통상부 홍보 에디터를 거쳐 현재 바른번역 소속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설득의 디테일》, 《MOM 맘이 편해졌습니다》,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 《이집트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부패권력은 어떻게 국가를 파괴하는가》, 《나는 왕이 아니다》 외 다수가 있다. 국내 독자가 양질의 외서를 원전 가치 그대로 만나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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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능력주의의 두 얼굴
    능력주의, 공정한가 차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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