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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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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7.68MB)
ISBN 9788960519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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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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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짜리 아기도 사회생활을 알까?” “난파선 생존자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까?” “왜 바퀴 달린 동물은 없을까?” “입맞춤은 보편적 행동일까?” “왜 일부다처제 대신 일부일처제가 주류가 되었을까?” “남편과 아버지 없는 사회는 가능할까?” “우리는 왜 각자 얼굴이 다를까?”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까?” “동물도 우정을 나눌까?” “적의 적은 친구일까?” “공돈이 생기면 몇 대 몇으로 나눌까?” “유전자는 어디까지 효과를 미칠까?” “인간은 선할까 악할까?” “세상은 더 좋아질까 더 나빠질까?”
이 시대의 독보적인 석학, 통섭의 대가로 평가받는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 연구를 통해 인류 진화 역사의 비밀을 파헤치는 대장정에 나선다. 방대하고 치밀한 탐구 끝에 저자는 단언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하게 된 것은 두뇌나 근력 때문이 아니라 사회를 만드는 능력 덕분이라고. 진화의 역사를 보면 결국에는 선한 것들이 이기며, 진화의 궤적은 좋음(선함)을 향해 휘어져 있다고. 저자는 인간이 서로 돕고, 배우고, 사랑하는 능력, 좋은 사회를 만드는 보편적 특성을 지녔음을 과학적, 역사적으로 규명해낸다. 이 책은 이러한 공통된 인간성과 밝은 면이 인류 진화의 원동력으로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되어 있음을 생생히 입증하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도도한 낙관과 희망의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한국어판 서문
해제: 인간은 ‘우정과 환대의 사회’를 희망할 수 있는가?_정재승

머리말: 진화의 청사진은 어떤 인간을 만드는가

1부 인간, 사회, 공동체

1장 우리 안에 새겨진 8가지 사회성 형질
말이 필요 없는 아이들의 놀이 세계 l 3개월짜리 아기도 사회생활을 안다 l 언덕이 아니라 산을 보자 l 사회성 모둠: 우리가 타고난 8가지 선한 능력 l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 것

2장 우연한 공동체: 재난에서 살아남기
리얼리티 쇼의 사회 실험은 성공했을까 l 자연 실험이라는 유익한 도구 l 난파선 생존자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까 l 무엇이 두 조난 집단의 운명을 갈랐나 l 핏케언섬: 반란자 무리가 만든 새 사회는 왜 실패했을까 l 섀클턴 탐험대: 남극에서 살아남기 l 태평양 섬들은 지상낙원일까 l 사회생활: 진화가 제공하는 청사진

3장 의도한 공동체: 유토피아를 꿈꾸며
소로가 월든으로 간 까닭은? l 새로운 공동체 만들기라는 오랜 꿈 l 미국의 유토피아 공동체 실험 l 브룩팜: 초월주의 공동체 l 셰이커교: 신앙 공동체 l 키부츠: 자발적 민주 공동체 l 월든 투: 스키너의 유토피아 공동체 l 1960년대 미국 도시 공동체들 l 극지의 과학자들: 남극 기지 공동체 l 남극 기지의 다양한 사회 연결망 l 공동체는 어떻게 성공하는가

4장 인공 공동체: 상상 가능한 모든 세계
크라우드소싱이 사회과학에 불러온 혁신 l 브레드보드 실험: 축소판 사회 만들기 l 대규모 온라인 게임 속 사회생활 l 조개껍데기의 모양은 얼마나 다양할까 l 가능한 사회 유형은 얼마나 될까 l SF 속 상상 사회는 특별할까 l 인간 환경의 가장 중요한 특징, 다른 인간의 존재

2부 사랑, 우정, 관계

5장 사랑이 이긴다: 하나뿐인 짝, 여럿인 짝
입맞춤은 보편적인 행동일까 l 일부일처제는 언제 생겼을까 l 왜 일부다처제 대신 일부일처제가 주류가 되었나 l 수렵채집인 하드자족의 일부일처제 l 유목민 투르카나족의 일부다처제 l 한 어머니와 여러 아버지 사회 l 남편과 아버지가 없는 나족 사회 l 중매는 사랑일까

6장 왜 서로 끌리는가: 사랑의 진화
초원들쥐가 우울증에 빠진 이유는? l 단독생활 종에게서 진화한 짝결속과 일부일처제 l 인간의 짝결속은 집단생활에서 진화했다 l 암컷의 선물 선호가 수컷을 길들였다 l 암컷의 전략, 수컷의 전략 l 행동유전학: 인간의 모든 행동 형질은 유전된다 l 유전자 실험: 문란한 종을 일부일처제 종으로 바꾸기 l 자녀 사랑 이후에 짝 사랑이 진화했다 l 유전자가 짝을 고르는 3가지 방법 l 짝 사랑을 넘어 모르는 사람 사랑으로

7장 무엇을 위해 사귀는가: 우정의 진화
제인 구달과 니콜라 테슬라, 동물 친구와 사랑에 빠지다 l 동물 사회와 인간 사회의 유사성이 말해주는 것 l 동물 연구의 새 장을 연 침팬지 그레이비어드와 구달의 우정 l 동물은 어떻게 친구를 사귈까 l 영장류의 우정 나누기 l 인기 있는 개체의 존재 이유: 온건한 계층 구조와 리더십 l 코끼리의 우정 만들기 l 고래의 친구 사귀기 l 인간만이 특별하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자 l 누가 가깝고 누가 먼지 어떻게 알아낼까 l 짝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사회로

8장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가: 관계의 진화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까 l 사람에게 우정이란 어떤 관계일까 l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우정의 특징 l 은행가 역설: 인간에게 우정이 진화한 이유 l 우정의 유전학: 유전자가 우리를 연결한다 l 유유상종은 과학이다 l 우정에서 사회 연결망으로 l 적의 적은 친구일까 l 사람은 왜 내집단을 편애할까: 민족중심주의와 외국인 혐오의 진화 l 집단 간 갈등이 협력으로 바뀌는 순간 l 인간 양면성의 수수께끼: 다정함과 증오의 이중주 l 증오는 정말로 필요할까 l 서로 알고, 사랑하고, 좋아하며

3부 유전자, 문화, 진화

9장 사회인이 되는 길: 개성, 협력, 학습
돼지가 인간에게 심장 판막을 기증하는 까닭 l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의 연속성 l 수렴 진화: 우리는 같은 사회 환경 속에서 진화한다 l 개인 정체성: 왜 우리는 각자 얼굴이 다를까 l 돌고래는 서로 이름을 부른다 l 거울 검사: 동물은 거울 속 자신을 알아볼까 l 가까운 이의 죽음에 슬퍼하고 애도하는 동물들 l 동물은 실제로 협력할 줄 알까 l 인간은 왜 이기적 배신자가 아닌 다정한 협력자로 진화했나 l 협력을 유지하려면 무임승차자 처벌이 중요하다 l 공돈이 생기면 몇 대 몇으로 나눌까 l 처벌자의 존재는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l 동물들의 놀라운 사회 학습 능력 l 동물들의 문화는 왜, 얼마나 다양할까 l 사회성 동물들이 사회 인간의 존재를 증명한다

10장 원격 조종하는 유전자
바우어새의 화려한 건축물에 담긴 놀라운 비밀 l 외적 표현형: 몸 바깥 세계까지 바꾸는 유전자 l 동물 가공물: 거미집은 거미의 입이다 l 기생물과 숙주: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내 행동과 운명을 통제한다 l 유전자는 얼마나 멀리까지 효과를 미칠까 l 당신의 표현형은 다른 사람들의 유전자에 영향받는다 l 사회 생태 지위 구축: 사회인으로 가득한 세상 만들기 l 야생동물은 어떻게 길들여졌을까: 러시아의 은여우 실험 l 나쁜 침팬지 대 착한 보노보: 동물의 자기 길들이기

11장 유전자와 문화는 공진화한다
문화 환경이 진화 경로를 바꾼다 l 유전자-문화 공진화 이론: 때로는 언덕이 산을 움직인다 l 지배와 위신: 지위를 획득하는 2가지 방법 l 문화는 어떻게 진화할까 l 유전자와 문화의 다양한 공진화 사례 l 근시 인간이 살아남은 이유 l 본성이냐 양육이냐에 답하기

12장 좋은 사회는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사회를 인체에 비유한 오랜 전통 l 인간은 어떻게 자연과 분리되었나 l 사회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l 인간과 자연의 통섭을 거부하는 4가지 주장 l 유전자의 역할 중시에 반감을 품는 이유 l 진화의 청사진은 정말로 좋은 것일까 l 인공 지능과 유전자 편집 기술이 인간 본성을 바꿀까 l 진화의 궤적은 선함을 향해 휘어져 있다

감사의 말
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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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이 글을 쓰는 현재 미국은 둘로 쪼개진 듯하다. 좌와 우, 도시와 시골, 종교와 무종교, 내부자와 외부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다. 정치 양극화와 경제 불평등이 한 세기를 이어지다가 오늘날 정점에 달해 있음을 여러 가지 분석 결과가 보여준다. 미국 시민들은 서로의 차이점, 누가 누구를 위해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하는지, 개인 정체성의 의미와 범위, 사람들이 충성을 바치도록 끌어당기는 부족주의의 무지막지한 힘, 미국이라는 용광로(그리고 미국인으로서 공통된 정체성)를 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지, 심지어 바람직한지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보다 하나로 묶는 것이 더 많으며, 사회는 기본적으로 선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한다. _〈본문 44쪽〉

이 범문화적 유사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전쟁까지 할 정도로 서로 다르면서 동시에 이토록 비슷할 수 있는 걸까? 근본 이유는 우리 각자 안에 좋은 사회를 만드는 진화의 “청사진blueprint”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우리 몸속에서 놀라운 일을 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유전자가 우리 몸 바깥에서 하는 일이다. 유전자는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구조와 기능, 따라서 우리 행동의 구조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뿐더러,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구조와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서 우리가 알아차리는 점이 바로 이 유전자의 힘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공통으로 지닌 인간성의 원천이다.
자연선택은 내가 “사회성 모둠social suite”이라 부르는 특성들의 진화를 이끌면서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 삶을 빚어내왔다. 사랑, 우정, 협력, 학습 능력, 더 나아가 다른 개인들의 정체성(개성)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이 “사회성 모둠”에서 나온다. 온갖 현대식 장치와 인공물(도구, 농업, 도시, 국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사회적 본능을 드러내는 타고난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 본능은 실질적이며, 더 나아가 도덕적으로 주로 좋은 쪽이다. 개미가 어느 날 갑자기 벌집을 만들 수 없듯이, 인간은 이런 긍정적인 충동과 일치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
나는 우리가 더 잔혹한 성향을 나타내게 되는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이런 선한 성향을 나타내게 된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러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남을 도울 때 우리는 보람을 느낀다. 우리의 선한 행위는 18세기 계몽주의가 꽃피운 가치의 산물이 아니다. 더 깊은 심연에서, 선사 시대에서 기원한다. _〈본문 49~50쪽〉

1장 우리 안에 새겨진 8가지 사회성 형질
젠더, 나이, 문화에 따라 아이들의 전형적인 놀이 친구, 활동, 장난감, 놀이터에서 상당한 차이가 보이긴 했지만, 놀 때의 사회 행동과 상호작용 양상은 언제나 대단히 비슷했다.
사회 자체는 이런 아이들의 놀이 세계를 단순히 확대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사회사학자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1938년 출간한 인간과 놀이를 다룬 고전 《호모 루덴스Homo Ludens》에서 “인류 문명은 놀이라는 일반 개념의 본질적 특징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다”라는 말까지 했다. 아이들의 행동에서는 일종의 일시적 축소판 사회를 만들려는 타고난 성향이 흔히 드러난다. 인간은 아주 어릴 때부터 사회를 만들지 않고는 못 배긴다. _〈본문 57쪽〉

한마디로 인간은 아주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의도를 간파하고 공정함에 신경 쓰는 경향을 갖춘 채 남들과 긍정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도록 미리 뇌에 새겨져 있는(강한 타고난 성향을 지닌다는 의미에서) 듯하다. 그러니 지역마다 세세한 사항은 다를지언정 모든 사회가 친절과 협력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잔인한 행위를 규정해 제한하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분류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인간은 왜 이런 식일까? 태어날 때부터 왜 이토록 일관되게 사회성 관련 행동을 드러낼까? 아이들의 놀이를 이끌고 어른들의 삶을 빚어내는 사회성 원리들은 어디에서 비롯하는 것일까? 그리고 모든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선하다고 여기는 중요하고 친숙한 특징들을 갖춘 비슷한 유형의 사회 질서를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일까? _〈본문 60쪽〉

인간 사회는 아주 활기차고 복잡하고 온갖 것을 포괄하기에 자체로 살아 움직인다. 다른 누구, 어떤 강력한 사람들, 또는 인간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는 역사의 힘으로 생겨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아이였던 1970년대에 어떤 이들은 고도로 발전한 듯 보이는 이집트와 아메리카대륙의 고대 문명에 깊은 인상을 받고 외계인이 만든 것이 틀림없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인간 사회는 다른 어딘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서 나온다.
함께 뭉쳐서 사회를 만드는 능력은 똑바로 서서 걷는 능력과 마찬가지로 우리 종의 진정한 생물학 특징이다. 또 동물계에서 너무나 드문 이 타고난 능력 덕분에 인류는 진화생물학자 E. O.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이 “지구의 사회적 정복”이라고 부른 일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은 두뇌나 근력 때문이 아니라 이 능력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종의 생존과 번식을 도운 다른 모든 행동처럼 사회 구성 능력 역시 본능이 되어왔다. 사회 형성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회의 핵심에 다음과 같은 8가지 “사회성 모둠”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1) 개인 정체성 소유와 식별
(2) 짝과 자녀를 향한 사랑
(3) 우정
(4) 사회 연결망
(5) 협력
(6) 내집단 편애(자기 집단 선호)
(7) 온건한 계층 구조(상대적 평등주의)
(8) 사회 학습과 사회 교육
이런 특징들은 개인 내에서 발현되지만 집단을 특징짓는다. 이 8가지는 함께 어우러져서 잘 기능하고, 오래 지속하고, 심지어 도덕적으로 선하기까지 한 사회를 창조한다. _〈본문 69~70쪽〉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것과 관련된 이런 특징들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생존에 매우 유용하다. 더 효율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위험에 공동으로 대처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런 특징들은 다윈 적응도Darwinian fitness(다윈 적합도. 번식 성공도. 유전 형질이나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정도-옮긴이)를 강화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 기여한다. 그래서 진화적으로 이치에 맞는다. 이처럼 우리 유전자는 우리에게 사회적 감수성과 행동을 부여한다. 그럼으로써 작은 규모와 큰 규모 모두에서 사회를 구성하도록 돕는다.
이렇게 구성된 사회 환경은 진화 역사에 걸쳐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를 만든다. 역사 내내 인류는 사회 집단에 둘러싸인 채 생활해왔으며, 동료 인간들(상호작용하거나 협력하거나 피해야 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포식자만큼 강력하게 우리 유전자를 다듬어왔다. 진화적으로 말해 우리의 사회 환경은 우리가 그것을 빚어내온 것만큼이나 우리를 빚어내왔다.
게다가 비록 물리 환경, 생물 환경, 사회 환경 모두 우리 진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죽 해왔지만, 한 가지 실질적인 측면에서는 다르다. 인류는 100만 년 전 불을 다스리게 되었다(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인류가 물리 환경과 생물 환경을 상당히 빚어낼 수 있게 된 것은 겨우 지난 수천 년 전부터다. 둑을 쌓아 강을 막고, 동식물을 길들이고, 대기 오염을 일으키고, 항생제를 쓰는 등의 활동을 통해서다. 인류는 농업과 도시를 발명하기 전에는 자신들의 물리 환경을 구축하지 않았다. 그냥 환경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류는 자신들의 사회 환경은 늘 구축해왔다. _〈본문 71~72쪽〉

2장 우연한 공동체: 재난에서 살아남기
지난 수백 년 동안 유토피아, 철학, 종교 비전에 심취하거나 현실의 절박한 사정 때문에 다른 유형의 공동체를 구축하려고 자발적으로 격리 행동을 한 집단이 많이 존재했다. 친숙한 유토피아 시도 중에는 특히 미국에서 연원한 것이 많다. 미국에는 청교도와 셰이커교도Shakers 공동체, 그리고 더 최근인 1960년대에 유행한 여러 공동체 등 자치 공동생활 집단의 사례가 풍부하다. 사회 발달을 연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생존하려면 서로 협력해 나름 기능을 하는 공동체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난파선 선원들처럼, 의도치 않게 급조된 무리로부터 사회 질서를 만들어내려고 애쓴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각도에서 앞으로 여러 사례를 살펴보겠다. 다만 여기서는 의도한 공동체든 우연한 공동체든 이런 사례들의 가장 놀라운 특징이 철저히 예측 가능한 결과를 빚어낸다는 점임을 언급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근본적으로 다른 규칙을 갖춘 사회를 구축하려는 시도들은 대부분 완전히 실패하거나, 타란세이 사례처럼 결국 기존 사회를 닮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전 세계의 아주 다양한 문화와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끝없는 사회 변화가 잘 보여주듯이, 인류는 비범하면서 유별난 혁신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어떤 근본적이면서 보편적인 원리에 이끌린다. 그것이 바로 “사회성 모둠”이다. 이러한 원리를 폐기하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로 끝난다. _〈본문 80~81쪽〉

지금까지 살펴본 이 모든 고립 사례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까? 먼저 뚜렷하게 관찰되는 일반 사항 2가지가 있다. 첫째, 다른 집단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둔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사회성 모둠”을 두드러지게 발휘하는 집단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사회 행동에서 공통점들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사회성 모둠”으로 표현되는 특성들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두드러지지만 우리가 못 보는 것이 하나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고립된 소규모 공동체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효율적인 사회 질서를 창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고립된 이들이 자신들이 속했던 기존 문화의 산물이라는 사실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들은 자기네 문화 속에 살면서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나름으로 예상하게 된다. 1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사회성 지각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종종 생후 3개월밖에 안 된 아기를 연구하려고 시도한다. 문화 배경이 끼치는 이런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이를 야생 상태로 키우는 금지된 실험을 할 생각을 자극하는 것과 똑같은 추론이다. _〈본문 124~125쪽〉

3장 의도한 공동체: 유토피아를 꿈꾸며
키부츠는 공동 육아를 포기했을 뿐 아니라 이윽고 일부 다른 특징까지 버리게 되었다. 1970년대에는 허드렛일을 사적인 영역으로 이전했고, 공동 식당과 공동 세탁소를 없앴다. 그리고 1990년대 이래로 대다수 키부츠는 공평하게 공유하는 경제 모형과도 작별하고 있었다. 2004년경에는 온전히 공평하게 공유하는 곳이 15퍼센트에 불과했다. 19세기 미국의 공동체들처럼 이런 유토피아 시도들 역시 자신들이 속한 사회의 규범을 채택하는 쪽으로 회귀했다.
키부츠는 사회를 통째로 재구성하는 데 실패했다. 심지어 젠더 역할조차 바꿀 수 없었다. 어느 정도는 젠더 역할이 너무나 깊이, 키부츠가 뒤엎으려고 시도한 다른 어떤 특징보다 더 깊이 뿌리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애초에 가장 비현실적이었던 것은 어른과 아이의 애착 관계를 끊으려는 시도였다.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가까운 가족의 사랑은 “사회성 모둠”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그리고 이런 목가적이면서 협력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조차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았다. 한 실험에서는 키부츠 주민이 다른 키부츠 주민과 짝을 이룰 때는 협력하는 행동을 보이지만 도시 주민과 짝을 이룰 때는 그렇지 않다고 나왔다. 이는 심리적으로 내집단 편애가 아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키부츠 운동의 개척자들은 자신들이 자란 유럽 도시 문화를 거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회성 모둠”에 순응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였다. _〈본문 150쪽〉

“사회성 모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들인 새 공동체들은 그렇지 않은 공동체들보다 더 오래갔다. 예를 들어 브룩팜과 셰이커교는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사회로든 틀에 부어 찍어낼 수 있는 교체 가능하고 획일적인 무리가 아니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들은 사람들이 각자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개성과 인격을 지닌 존재라고 보았다. 집단 정체성과 개성 간 균형 잡기는 사회 체제가 성공할 수 있는 열쇠다. 저마다 다른 개인들의 다양성을(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의 재산권까지) 더 많이 허용한다면, 이런 개인들을 사회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도전 과제가 되었다. 개인이 스스로 경쟁적 이기심을 억누를 수 있도록 사회를 구축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 본능을 장려해 활용하고, 우정과 집단 소속감을 함양하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했다. 아울러 의도하지 않은 공동체처럼 의도한 공동체 역시 뛰어난 리더십이 중요했다.
다양한 유토피아 공동체들은 성관계에 서로 모순된 접근법을 취했다. 어떤 공동체는 집단 구성원 간 성적 상호작용을 강조했다. 반면에 셰이커교 같은 공동체는 철저한 금욕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쪽 전략 모두 기존 결혼 제도를 뒤엎고 짝을 이룬 두 사람의 깊은 사적 연결을 약화하려는 공통된 목표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전략들의 목표는 집단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함양하는 것이었다. 키부츠가 그랬듯이 많은 공동체가 공동 육아를 통해 핵가족을 와해시키고 부모와 자녀의 주거 공간을 분리하려 시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가 살펴본 대로 이런 시도는 거의 언제나 실패했다. 우리 종에게 미리 새겨져 있는 사랑 본능을 뒤엎으려 했기 때문이다.
진화의 청사진에서 벗어나려는 이런 시도는 실패할 운명을 맞이할 것처럼 보이지만, 청사진을 엄격히 따른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 역시 중요하다. 자연재해, 화재, 경제 및 환경의 제약(심지어 술의 이용 가능성까지) 같은 위협은 잘 확립된 공동체조차 아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요컨대 비록 개별 상황은 다양하지만 두 유형의 거대한 힘이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공동체주의자들의 꿈을 성공으로 이끌거나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바로 타고난 생물학 본성의 압력과 외부 환경의 압력이다. 우리 내부의 청사진이 밀어붙이고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의 힘들이 끌어당기기에 “사회성 모둠”을 버리기는 쉽지가 않다. 아니 실현 가능하지가 않다. _〈본문 176~177쪽〉

4장 인공 공동체: 상상 가능한 모든 세계
처음 사회적 연결을 할당했을 때 사람들은 대개 남들에게 관용을 베풀고 협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로 할당된 “친구들”이 기여하지 않으려 할 때가 있었다. 학술 용어로 그들을 “배신자defector”라고 한다. 사람들은 배신자에게 이용당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처음에 할당된 연결을 바꾸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누군가가 배신하면 이웃들이 이용당하는 것을 피할 방법은 오로지 자신들도 배신하는 것(관용 베푸는 행동을 포기하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이 실험에서 배신이 우리가 만든 사회를 장악하는 것을 보았다. 참가자들이 상호작용할 상대를 고를 권한을 지니지 않은(따라서 우리가 할당한 친구 집단에 갇혀 있는) 경직된(그리고 리더가 없는) 사회 세계에서 사람들은 협력을 중단했다.
그러나 다른 참가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다른 실험에서는 누구와 상호작용할지를 고를 권한을 얼마간 부여했다. 매번 새 게임을 할 때마다 참가자들은 협력할지 배신할지 선택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누구와 유대를 맺거나 끊을지도 선택할 수 있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협력하는 좋은 사람과 유대를 형성하고 배신하는 비열한 사람과 유대를 끊는 쪽을 택했다. 사회적 유대에 어느 정도 유동성을 허용하고 우정 선택권을 어느 정도 제공하는 것만으로 이 모든 차이가 나타났다. 이런 사회에서는 협력이 존속했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친절했다. 또 우리는 협력하는 사람들이 못되게 굴고 남을 이용해 먹는 이웃을 피해 서로 뭉쳐서 클리크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았다. 즉 사회적 연결을 바꿀 가능성만 있어도 공동체를 더 낫게 만들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친절함 같은 성격 형질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집단을 대상으로 한 우리 연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시사한다. 이타성이나 착취성은 사회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사람들을 이쪽 사회 세계나 저쪽 사회 세계로 할당해 그들을 서로에게 정말 관대하게 만들 수도

ㆍ 정재승, 빌 게이츠, 앤절라 더크워스, 캐스 선스타인, 애덤 그랜트, 호프 자런 강력 추천
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ㆍ 《네이처》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더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카토연구소 추천
ㆍ 《타임》 “100인” 《포린폴리시》 “세계 100대 사상가”
ㆍ 하버드대, 예일대 30여 년 통섭 연구를 집대성한 대작
ㆍ 《신의 화살》 《행복은 전염된다》 저자 신작

인간은 두뇌나 근력이 아니라 사회를 만드는 능력 덕분에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다
2012년 7월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한 극장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망자 중 세 청년은 쏟아지는 총탄을 몸으로 막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하는 놀라운 선택을 했다. 어느 쪽이 인간의 참모습일까? 무자비한 학살을 저지른 괴한일까,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청년들일까? 어느 쪽이 인간 사회의 본질일까? 폭력과 증오, 이기심과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일까, 협력과 사랑, 이타심과 헌신이 이끄는 세상일까?
이 책은 예일대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교수이자 인간본성연구소 소장인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가 인간 본성과 인간 사회 진화의 목적과 기원을 밝히기 위한 30여 년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걸작이다. 의사면서 자연과학자이자 사회과학자라는 특이한 직함을 가진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위대한 지성, 통섭의 대가로 불린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그는 이 책에서 난파선 조난자부터 남극 기지까지, 히말라야 소수 민족부터 대규모 온라인 게임 이용자까지, 기생성 흡충과 개미부터 고래와 코끼리까지, 유전자와 호르몬부터 온라인 플랫폼과 인공 지능 봇까지 인간계, 동물계, 기술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면서 유전학, 진화생물학, 신경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경제학, 통계학, 테크놀로지,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깊고 넓은 연구와 통찰을 선보인다.
이런 방대한 탐구 끝에 저자는 단언한다. 우리가 “인생 경험, 사는 곳, 겉모습까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인간 본성에는 사랑, 우정, 협력, 학습 능력을 비롯해 탄복할 만한”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고. 우리는 그동안 부족주의, 폭력성, 이기심, 잔인함 같은 어두운 면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어온 반면, 이 밝은 면은 너무 등한시해왔다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보다 하나로 묶는 것이 더 많으며, 사회는 기본적으로 선하다”라는 진실을 일깨운다. “모든 인간은 세상에서 의미를 찾고,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을 서로에게 가르치고, 집단을 이루어 협력한다.”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이런 공통된 인간성을 “사회성 모둠”이라고 부르면서 구체적으로 “개인 정체성 소유와 식별” “짝과 자녀를 향한 사랑” “우정” “사회 연결망” “협력” “내집단 편애(자기 집단 선호)” “온건한 계층 구조(상대적 평등주의)” “사회 학습과 사회 교육”이라는 8가지 형질(특성 또는 능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이러한 “밝은 면이 왜, 어떻게 우리 본성으로 진화해왔는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인다. 오늘날 우리는 “좌와 우, 도시와 시골, 종교와 무종교, 내부자와 외부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뉜 세상, “정치 양극화와 경제 불평등”이 정점에 달한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결국 우리는 서로 알고, 돕고, 배우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다. 선한 본성과 좋은 사회를 만드는 능력이 장구한 진화 역사 속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빚어지고 우리 유전자에 청사진으로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분열과 차별, 증오와 폭력이 난무하더라도 우리는 이 청사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럴 경우 번영은커녕 생존 자체가 불가능함을 진화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9000만 년 전 포유류 공통 조상으로부터 진화해 30만 년 전 출현한 호모 사피엔스가 오늘날 가장 번성한 종, 세계를 정복한 종이 될 수 있었던 요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된 건 두뇌나 근력 때문이 아니다. 함께 뭉쳐서 사회를 만드는 이 능력 덕분이다.

우리는 서로 돕고, 배우고,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1864년 인버콜드호와 그래프턴호가 오클랜드섬 반대편 해역에서 각각 난파했다. 인버콜드호에서는 조난자 19명중 겨우 3명이 생존했다. 그래프턴호에서는 조난자 5명 모두 생존했다. 무엇이 두 조난 집단을 운명을 갈랐을까?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남극대륙 탐사에 나선 섀클턴 탐험대는 얼음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총 513일 동안 28명 모두 구조될 때까지 생존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월든에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거부한 채 고립된 삶을 추구했던 소로는 무슨 수로 구치소에서 풀려났을까? 기존 사회 질서를 폐지하고 새로운 사회의 모범을 제시하려던 유토피아 공동체 브룩팜은 왜 스스로 붕괴하고 말았을까? 이스라엘의 유명한 자발적 민주 공동체 키부츠는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된 공간에서 양육하는 공동 육아를 통해 가부장제 타파와 젠더 평등을 실현하려 했지만 결국에는 아이들을 가정으로 다시 돌려보내야 했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남극 기지 월동대원들의 사회 연결망은 왜 어떤 해는 원활하고 어떤 해는 파편화되었을까? SF 속 상상 사회는 아무리 극단적인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조차 어째서 서로 비슷하고 여전히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특징들을 지니는 걸까?
저자는 이 책에서 난파선 조난자 집단이나 섀클턴 탐험대처럼 우연히 만들어진 공동체부터 소로의 월든이나 키부츠처럼 자발적으로 생겨난 공동체, 대규모 온라인 게임 집단이나 SF 속 상상 사회처럼 인공적으로 만든 공동체까지 다채로운 집단의 사례를 살핀다. 이를 통해 이런 공동체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더 많으며, 서로 사랑하고 돕고 배우는 능력(“사회성 모둠”)의 실천 여부가 공동체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임을 보여준다.
아울러 저자는 흥미롭고도 도발적인 질문들을 던지면서 개인 정체성, 사랑, 우정, 협력, 내집단 편애, 학습 등 “사회성 모둠”의 각 특성이 무엇 때문에 생겨나 어떻게 발전해왔으며 어디로 향해 가는지 규명해낸다. “우리는 왜 각자 얼굴이 다를까?” “입맞춤은 보편적 행동일까?” “왜 일부다처제 대신 일부일처제가 주류가 되었을까?”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까?” “적의 적은 친구일까?” “공돈이 생기면 몇 대 몇으로 나눌까?” “이기적 인간은 어떻게 다정한 협력자로 진화했나?” “왜 우리는 내집단을 편애하고 외국인을 혐오할까?” “유전자는 얼마나 멀리까지 효과를 미칠까?” “인공 지능과 유전자 편집 기술이 인간 본성을 바꿀까?”
이 모든 탐구는 “인간은 선할까 악할까?” “세상은 더 좋아질까 더 나빠질까?”라는 질문에 궁극적으로 답한다. 저자는 단언한다. “진화의 역사를 통틀어 우리 유전자(그리고 우리 친구들의 유전자)는 더 안전하고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해온 듯하다”고. “우리 진화 역사의 궤적은 길다. 하지만 이 궤적은 ‘좋음(선함)’을 향해 휘어져 있다”고.

우리는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애착을 느끼는 종으로 진화 중이다
진화의 역사는 환경에 잘 대처하는 데 최적화된 형질을 선호해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자연선택의 과정이다. 그렇다면 인간 환경에서 가장 큰 위협,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다른 인간의 존재, 즉 사회 환경이다. 물리 환경, 생물 환경, 사회 환경 모두 진화에서 대단히 중요하지만 인류가 물리 환경과 생물 환경을 상당히 빚어낼 수 있게 된 것은 도시와 농업을 발명한 이후부터로 겨우 수천 년 전에 불과하다(그 이전까지는 그저 환경을 선택했을 뿐이다). 반면에 사회 환경은 처음부터 항상 구축해왔다. 다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는 3개월짜리 아기, 말이 통하지 않아도 잘 어울려 노는 아이들에게서 보듯 “인간은 아주 어릴 때부터 사회를 만들지 않고는 못 배긴다.”
우리의 먼 친척 동물들이 사회 행동을 한다는 사실도 우리의 “사회성 모둠” 형질을 뒷받침한다. 그들이 그럴 수 있다면 우리 또한 그럴 가능성이 높다. 돌고래는 각자 이름을 불러 서로의 정체성을 식별한다. 짝을 잃은 초원들쥐는 우울증에 빠진다. 코끼리는 오랜 친구를 기억하고 격하게 환영한다. 어린 침팬지는 어미에게 견과 깨는 법을 배운다. 사회성 동물들과 인간에게서 이런 동일한 형질들이 독자적으로 발전한 과정을 “수렴 진화”라고 부른다.
자연선택이 대체로 이기적인 행동을 선호함에도 동물들은, 나아가 인간은 왜 이런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집단으로 생활할 때는 홀로 지내거나 짝하고만 지낼 때와는 다른 도전 과제에 직면한다. 인류는 집단생활을 생존 전략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이 (사회) 환경에서 최대한 성공하기 위해 많은 적응 형질(신체 형질과 본능 행동을 포함해)을 취했으며, 단독생활에 적합한 적응 형질은 버렸다. 이 트레이드오프 결정 덕분에 우리 종은 지리적으로 대단히 넓은 영역으로 진출하고 지구를 지배하는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등에 물리 환경을 짊어지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우리는 어디로 가든 간에 친구와 집단이라는 사회 환경을 짊어지고 간다. 그리고 이 사회적 보호 껍데기로 감쌈으로써 우리는 놀라울 만치 다양한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다. 종으로서 우리는 우정, 협력, 사회 학습에 의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설령 이 매혹적인 특징들이 경쟁과 폭력의 불길 속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그렇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집단생활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을까? 저자는 이를 “근력에서 돌봄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뇌 크기가 커지고 임신과 수유가 더 많은 부담을 주면서 식량 공급이 매력적인 전략이 되었다. 우리의 남성 조상들은 식량을 공급해 짝을 확보하게 되었고, 여성은 식량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짝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정절을 지키는 쪽으로 진화했다 이 진화 과정이 일단 시작되자 더욱더 많은 여성이 덜 공격적인 남성과 번식하게 되면서 일종의 “자기 길들이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인간은 대부분 정숙한 여성들이 대부분 식량을 잘 공급하는 남성들과 짝결속을 형성해 집단생활을 하는 종이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인류는 애착과 사랑의 진화로 나아가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능력인 “사회성 모둠” 진화의 큰 그림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진화 역사에서 보면 인간은 먼저 자녀를 사랑하도록 진화했고, 이어서 짝을 사랑하고, 그 뒤에 생물학 친족, 그다음에는 배우자 친족, 이어서 친구와 집단에 애정을 느끼는 쪽으로 진화한 듯하다. 나는 우리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애착을 느끼는 종이 되어가는 장기 전환 과정의 중간에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빌 게이츠의 말대로 이 책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세상이 양극화가 얼마나 극심한지 매일같이 보도하는 뉴스 헤드라인으로 우울하기만 한 시대에 인간 본성과 사회를 다룬 대가의 작품이 낙관과 희망으로 넘쳐나는 것은 기쁘고도 반가운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갈수록 더 많이 사랑하는 종으로 진화 중이고, 우리 유전자에 선한 본성과 좋은 사회를 만드는 능력이 새겨져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차별과 혐오, 갈등과 다툼에 지친 우리에게 크나큰 위로와 희망을 안겨준다.

작가정보

크리스타키스 (Nicholas A. Christakis)
위대한 지성, 통섭의 대가로 불리는 사회학자, 의사다. 현재 예일대학교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교수이자 사회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통계데이터과학, 생물의학공학, 의학,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예일대학교 인간본성연구소 소장과 네트워크과학연구소 공동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예일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 학위와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시카고대학교 사회학 및 의과대학 교수를 지낸 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하버드대학교 의료사회학 및 의과대학 교수로 근무했다. 2013년 예일대학교로 옮겨 솔 골드먼 패밀리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8년 예일대학교 교수진 최고 직위인 스털링 교수로 임명되었다. 과학 지식과 인문학적 혜안을 동시에 지닌 이 시대 독보적인 석학으로 행동, 건강, 장수의 사회경제학, 생물사회학, 진화학 연구와 사회 연결망 연구로 유명하다. 네트워크과학, 생물사회과학을 중심으로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행동유전학, 전염병학, 인구학, 사회학을 융합해 탁월한 연구 성과를 발표해왔다. 의사로서는 가정호스피스 의사이자 상담완화의학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다. 2009년 《타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으며, 2009년과 2010년에는 연속으로 《포린폴리시》 ‘세계 100대 사상가’에 선정되었다. 《블루프린트》 외에 저서로 《예견된 죽음: 의료에서 예측과 예후》 《행복은 전염된다》(공저)와 《신의 화살》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가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학적 사유가 조화를 이룬 번역으로 이름이 높다. 《노화의 종말》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만들어진 신》 《바이러스 행성》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를 비롯해 수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어린이책으로는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 《로봇 백과 ROBOT》 《인체 탐구》 들이 널리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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