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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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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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영화화 계약
많은 역사학자가 주목한 화제의 책
역사상 잔혹하기로 악명 높은 나치 독일에 관해서는 이미 낱낱이 해부된 듯 여겨진다.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더 연구할 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헛된 시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는 마약이 제2차 세계 대전과 히틀러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폭로하는 책이다. 언론인 출신 작가 노르만 올러는 직접 자료를 찾고 분석해 나치 독일 시대를 마약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했다. 19세기 모르핀, 코카인 등 마약성 약물의 개발부터 1920년대 독일에 불어닥친 독극물 광풍과 제약 산업의 성장,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 국방군의 마약 배급, 마약에 중독된 히틀러와 주치의 테오도르 모렐의 의존 관계까지, 마약으로 얼룩진 나치 독일의 음습한 역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1 국민 마약, 메스암페타민(1933~1938)
브레이킹 배드 - 제국 수도의 마약 제조실│19세기의 전주곡- 마약의 근원│마약의 나라, 독일│1920년대의 화학적 도취│권력 교체와 함께 찾아온 마약과의 전쟁│ 반유대주의 정책으로서의 반마약 정책│쿠르퓌르스텐담의 전문의│환자 A를 위한 칵테일 주사│국민 마약에 뿌리를 둔 민족 공동체
2 전격전은 메스암페타민 전쟁이다(1939~1941)
증거 수집 - 연방 기록물 보관소 산하의 프라이부르크 군사 기록물 보관소│독일군이 독일 마약을 발견하다│ 곡물빵에서 두뇌 음식으로│로봇│번아웃│군 주도의 대량 생산│전쟁은 시간이다│〈소심하게 굴지 말고 대범하게 집중해서!〉│시간은 메스암페타민이다│크리스털 여우│히틀러, 전격전 장군들을 질투하다│됭케르크의 정지 명령 - 약리학적 해석│국방군 마약 딜러│전쟁과 비타민│약에 취해 하늘을 날다│영국, 무릎을 치다
3 하이 히틀러 - 환자 A와 주치의(1941~1944)
약속의 장소 - 국립 기록물 관리청, 워싱턴 D.C.│벙커 정신│소련 원정길에서의 도핑│전직 의무 장교의 진술 │늑대 인간│우크라이나 도축장│〈X〉와 총체적 현실감 상실│오이코달 복용│마약 환적장 비밀 정보국│환자 D │환자 B│암살 시도와 약리학적 결과│드디어 코카인! │스피드볼│의사들의 전쟁│자기 붕괴│슈퍼 벙커│지퍼 자국│책임 문제
4 마지막 탐닉 - 피와 마약(1944~1945)
연방군 의무 아카데미, 뮌헨│기적의 마약을 찾아서│작
센하우젠 강제 수용소│알약 정찰대│진정한 몰락│세뇌│마약의 황혼녘│마지막 출구, 총통 벙커│해고│마지막 독│모렐의 몰락│천년의 도취
감사의 말
한스 몸젠의 후기 - 국가 사회주의와 정치적 현실감의 상실
주
참고 문헌
사진 출처
찾아보기
*첫 문장: 나는 코블렌츠에서 단서를 찾았다.
모르핀 분리 추출은 약제학의 역사뿐 아니라 19세기 초와 인류 전체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다. 인간 삶의 피할 수 없는 끔찍한 동반자였던 고통이 이제 정확한 양의 모르핀 투여로 완화되거나 제거되었다. 지금까지는 약제사들이 작은 약초밭이나 약초꾼에게서 얻은 재료로 각자의 지식과 양심에 따라 약을 제조하던 유럽 전역의 약국이 몇 년 만에 약리학적 기준이 확립된 가내 수공업장으로 변모했다. 그와 함께 모르핀은 단순히 통증 완화의 기능을 넘어 큰 돈벌이 수단으로 발전해 나갔다. - 22~23면
메르크, 베링거, 크놀 기업은 세계 코카인 시장의 80퍼센트를 장악했다. 특히 다름슈타트의 메르크사에서 생산된 코카인은 우수한 품질로 정평이 나서 중국에서는 이 상표가 수백만 번 넘게 무단 도용되기도 했다. 함부르크는 유럽에서 천연 코카인의 핵심 허브였다. 매년 수천 킬로그램의 코카인 원료가 합법적으로 수입되었다. - 27~28면
심지어 메스암페타민을 넣은 프랄린(초코 견과류 과자)까지 출시되었다. 과자 하나에 함유된 메스암페타민은 무려 14밀리그램이었는데, 페르비틴 알약의 거의 다섯 배에 달했다. 당시 가장 많이 팔리던 〈힐데브란트 프랄린〉의 광고 슬로건은 이랬다. 〈엄마의 예쁜 도우미, 항상 기쁨을 선사하는 힐데브란트 프랄린!〉이 과자는 카페인과 달리 인체에 무해하다는 문구와 함께 3~9개까지 먹어도 괜찮다고 추천했다. 그러면 집안일이 한결 수월해지고 살도 빠진다고 했다. 이 이례적인 과자가 다른 음식에 대한 식욕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62면
템러사는 하루에 83만 3,000정의 알약을 생산했다.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그렇게 생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육군과 공군에서 3500만 정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인리히 뵐도 부모에게 페르비틴을 보내 달라고 편지를 쓸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 101면
로멜 소장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대로 적진으로 돌진했고, 눈에 보이는 것은 사람이건 물건이건 가리지 않고 짓밟아 버렸다. 수백 대 전차와 차량이 사방으로 사격을 가하면서 10킬로미터 넘게 밀고 들어갔다. 좌우 참호도 보이는 족족 밀어 버렸다. 전차의 무한궤도에서는 핏방울이 뚝뚝 흘러내렸고, 곳곳에 죽은 자와 다친 자들이 무수히 널려 있었다. 군모를 목덜미까지 뒤로 젖힌 로멜은 참모 장교 두 명의 호위를 받으며 지휘 전차 위에 꼿꼿이 선 채 이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 114~115면
또 다른 참모 장교는 한 달 반 동안 서른세 번의 전투일에 페르비틴을 각각 네 정씩 복용했는데, 이후 〈고도 고혈압〉으로 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102 의존성도 드러났다. 점점 더 많은 군인이 약물의 소모성 부작용으로 의욕 상실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들은 마약의 약효가 떨어지자마자 불안 증세를 보였고, 기분이 나빠졌다. 페르비틴 복용 기간이 길수록 뇌에서 방출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양은 줄어들었고, 기분은 안 좋아졌으며, 그럴수록 이 상태를 개선하려고 점점 더 많은 약을 찾았다. 중독의 악순
환이었다. - 132면
관건은 고가의 도핑제 및 스테로이드 생산에 필요한 원료 공급이었다. 몇 주 동안 주치의는 이 추악한 사업을 위해 점령지를 쉬지 않고 돌아다녔고, 도축된 동물의 살코기를 뺀 나머지 부분을 전부 사용하고자 했다. 심지어 선지와 야채(특히 당근)로 만든 새로운 영양제에는 도살된 동물의 피까지 재활용했다. 그는 아내에게 이렇게 썼다. 〈요즘은 운전을 너무 많이 해서 몹시 피곤해요. 이틀에 한 번씩, 가끔은 매일같이 300킬로미터씩 달린다오. 그것도 열악한 러시아 포석 길을 말이오.〉 모렐은 그야말로 마지막 피 한 방울뿐 아니라 뼛속의 골수까지 점령지 우크라이나를 착취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치 정권의 최상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권력을 이용한 사익 추구는 그에게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 192면
모렐의 도핑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래야 일을 계속 추진해 나가고, 옆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며,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우월성을 고수할 수 있었다. 히틀러는 독일군의 파멸적 군사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대망상적 환각 상태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제정신이 돌아와서는 안 되었다. 그러면 이 모든 시도가 얼마나 무모하고 미친 짓인지 즉시 알아차릴 것이다. - 257면
환자 A는 잘 지내지 못했다. 사실 모렐은 점점 짧은 간격으로 투여하는 약물을 통해서만 히틀러의 무탈함을 대외적으로 속이고 연출할 수 있었다. 그즈음 독재자는 새로운 벙커의 창
문 없는 침실에서 흰색 잠옷을 입고, 소박한 야전 침대 위에 군용 담요를 덮은 채 파리하고 쇠진한 얼굴로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 머리 위에는 손으로 길이를 조종할 수 있는 램프가 걸려 있었고, 침대 옆 낮은 탁자에는 메모와 군사 지도, 펼쳐진 책, 긴급 보고서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 260면
행군 과정에서 수감자들이 어떤 학대를 받았는지는 리헤르트의 기록에 나오지 않는다. 다만 피험자 3번인 20세의 귄터 레만은 코카인 75밀리그램을 섭취한 상태에서 다음 날 오전에도 계속 걸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오전 11시까지 〈피로감 없이〉 총 96킬로미터를 혼자 돌았다고 실험 보고서에 냉소적으로 적혀 있다. 그는 13시에야 막사로 보내졌다. 그곳에는 여전히 약에 취한 수감자들이 저녁까지 머물렀다. 아무도 잠을 잘 수 없었다. 20시경 같은 약물이 다시 배포되었다. 그날 밤에도 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 297면
히틀러는 황금 핀셋으로 자신의 누리끼리한 피부를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인 손놀림으로 후벼 파기 시작했다. 그전의 많은 주사 과정에서 표피를 지나 자신의 시스템에 침투하여 이제 내부에서부터 자신을 파괴하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모렐은 어떻게든 환자를 진정시키려고 사혈을 시도했다. 하지만 히틀러의 혈액은 호르몬과 지방이 많은 돼지 간 주사로 인해 젤리처럼 걸쭉해진 상태로 변해 있어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응고되어 버렸다. 결국 사혈도 실패했다. - 319면
1945년 3월 19일 독재자는 자신의 허무주의를 명확히 드러내는 이른바 〈네로 명령〉을 내렸다. 핵심 내용은 독일의 완전한 파괴였다. 〈제국 영토 내의 모든 군사 교통 시설, 통신 시설, 산업 시설, 공급 시설, 물질
적 자산은 (……) 파괴되어야 한다.〉 게다가 모든 갑문과 제방, 댐, 운하 교량, 항구 시설을 폭파하고, 모든 전기선을 끊고, 모든 은행과 남아 있는 문화재까지 초토화시키라고 지시했다. - 321면
모르핀 개발부터 히틀러의 마약 중독까지
마약과 전쟁의 위험한 거래에 관한 역사
19세기 초 독일의 화학자 제르튀르너는 아편에서 핵심 성분인 모르핀을 분리 추출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고통을 쾌락으로 바꿔 주는 이 〈마법의 약물〉은 의학적 목적뿐 아니라, 제약 회사의 큰 돈벌이 수단으로도 이용되었다. 헤로인, 코카인, 그리고 메스암페타민이 주성분인 〈페르비틴〉이 출시되었고, 독일의 제약 회사들은 크게 성장했다. 강력한 마약인 페르비틴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학생, 간호사, 배우, 작가, 노동자, 소방관, 미용사, 운전자 할 것 없이 모든 계층에서 소비되었다. 심지어 메스암페타민이 함유된, 〈프랄린〉이라는 과자가 생산되고 버젓이 광고까지 낼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치 독일군의 광기와 2차 대전의 비극은 예견된 것이었다.
육군을 비롯해 공군, 해군까지 독일군은 병사들에게 페르비틴을 배급했다. 마약 복용으로 각성된 독일군은 밤낮 없이 진군했고, 망설임 없이 적진으로 돌격했으며, 지나는 곳을 가차 없이 밀어 버렸다. 마약 복용은 수뇌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훗날 독일 장군 중에서 가장 유명해진 에르빈 로멜과 나치 정권의 2인자 헤르만 괴링, 친위대장 하인리히 힘러, 항공 국장 에른스트 우데트 역시 마약을 즐겼다. 곳곳에서 병사들과 장교들에게서 의존성과, 우울, 불안, 의욕 상실 등의 부작용을 목격됐으나, 국방 생리학 연구소 소장인 오토 랑케는 모든 상황에 눈을 감았다.
히틀러는 다른 누구보다도 손쉽게, 그리고 원하는 때에 마약을 투약받았다. 처음에 그는 만성 소화 불량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 테오도르 모렐을 만났으나, 이후 모렐은 히틀러의 주치의로서 각종 마약을 처방했다. 평소 기력 유지를 위해 비타민, 포도당 주사를 맞았던 히틀러는, 전쟁 초기 동물성 호르몬 제제와 스테로이드를 투여받았고, 1944년 후반에는 코카인과 오이코달을 맞았다. 오이코달은 합성 마약으로, 진통 효과가 모르핀의 두 배에 달했고, 투여 방법에 따라 헤로인보다 강력한 쾌락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 약물이다. 전쟁 중 벙커 생활을 하며 마약에 깊숙이 빠져든 히틀러는 모렐에게 더욱 의존했다. 마약을 맞지 않고는 작전 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한편 모렐은 히틀러를 뒷배경으로 삼아 철저히 개인적인 이득을 취했다. 〈비타물틴〉이라는 복합 제제를 출시해 큰돈을 벌어들였고, 점령지에서 나치군이 몰수한 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각종 약물을 생산했다. 우크라이나의 도축장에서는 고가의 도핑제와 스테로이드 생산의 원료인 동물의 갑상선, 부신, 고환, 전립선, 난소, 쿠퍼 샘, 담낭, 심장, 폐 등을 싹쓸이하는 광기를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은 순수 아리아인의 피를 강조하며 대외적으로 마약 퇴치 운동을 펼쳤으나 내부에서는 온갖 마약성 물질을 취한 나치 독일의 위선을 보여 준다. 나치 독일군은 마약을 작전 수행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고, 마약은 히틀러와 군 수뇌부의 머릿속에 내재된 잔인함을 강화했다. 수많은 연구에도 온전히 해소되지 않았던 〈히틀러는 왜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이자 독재자가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답사와 자료 수집, 유려한 문체로
나치 독일과 마약의 관계를 생생하게 그려내다
나치 독일 시대의 마약 사용에 대해서는 학술 영역이나 언론에서 언급된 적은 있지만, 그 실상을 자료에 근거해 포괄적으로 다룬 연구는 없다. 때로는 열정 넘치는 아마추어가 전문가들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기도 한다. 작가 노르만 올러는 친하게 지내던 DJ로부터 우연히 나치들이 약물이 절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껴 조사를 시작했다. 5년 동안 현장을 답사하고 독일과 미국의 기록물 보관소에서 자료를 수집·분석해 이 책을 썼다. 그 과정에서 기존 연구에서 빠진 수많은 원본 자료를 발굴했고, 이에 근거해 나치 독일과 마약의 관계를 조명했다.
기자 생활을 했고 소설로 데뷔해 호평을 받은 이력이 있는 올러는, 마약을 중심으로 약물 개발의 역사와 전쟁사, 독재자 히틀러의 은밀한 사생활을 유려한 문체로 그려 냈다. 페르비틴 지침서와 모렐의 기록 등 올러가 수집한 일부 자료와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를 흡입력 있게 끌어들이며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많은 역사학자도 이 책에 주목했다. 독일의 저명한 역사학자 한스 몸젠은 올러의 작업이 역사의 전체 그림을 바꿔 주었다고 찬사를 보냈으며, 히틀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이언 커쇼와 역사학자 앤터니 비버 등도 이 책을 호평했다. 이는 이 책이 역사서로서 신뢰할 만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놓는다. 이제 제2차 세계 대전을 이야기할 때, 마약이 나치 독일의 광기를 강화했으며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야기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정보
Norman Ohler
소설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독일 작가. 1970년 서독 츠바이브뤼켄에서 태어났다. 함부르크 언론인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슈테른』, 『슈피겔』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1995년 『할당 기계DieQuotenmaschine』로 데뷔했는데, 세계 최초의 인터넷 소설이었다. 이어 2001년 발표한 『중심Mitte』은 『슈피겔』로부터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02년 발표한 『폰테 시티Ponte City』 역시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들은 각각 뉴욕, 베를린, 요하네스버그를 배경으로 하여 〈도시 3부작〉으로 불린다. 2004년 괴테 인스티튜트의 지원을 받아 팔레스타인에 체류하면서 현지 사람들의 삶에 대해 글을 썼고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도 머물렀다. 2008년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팔레르모 슈팅Palermo Shooting」에 각본가 중 한 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친하게 지내던 DJ로부터 나치들이 약물에 절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껴 조사를 시작했다. 5년 동안 독일과 미국 기록물 보관소를 샅샅이 뒤졌고, 기존 연구에서 빠진 수많은 원본 자료를 찾아내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첫 번째 논픽션 『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를 썼다. 이 책은 다음 해 영어로 출간되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현재까지 3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파라마운트와 영화화 계약도 이루어졌다. 이 책에서 올러는 우리가 오늘날 마약으로 분류하는 약물들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하고 나치 독일의 고위층 특히 아돌프 히틀러 본인도 약물에 중독되어 있었음을 자세히 다룬다. 독일의 저명한 역사학자 한스 몸젠은 이 책이 역사의 전체 그림을 바꿔 주었다고 찬사를 보냈으며, 히틀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이언 커쇼와 군사 역사학자 앤터니 비버 등도 호평했다.
이후 2017년 역사 범죄 소설 『삶의 방정식Die Gleichung des Lebens』, 2019년 두 번째 논픽션 『하로와 리베르타스Harro und Libertas』를 출간했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인공 지능의 시대, 인생의 의미』, 『앙겔라 메르켈』,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콘트라바스』, 『승부』,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어느 독일인의 삶』, 『세상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등 100권이 넘는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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