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날

눈꽃 김순희 지음 | 양소망 옮김

비전핸드 2022년 12월 2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오는 동안 비 오고 바람 불고 먹구름 끼는 날도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스쳐지나간 추억들 하나씩 모아놓고 보니
‘햇살 좋은 날’이 더 많았습니다.

먹구름 뒤에 반짝이는 햇살
그 찬란한 햇살이 진실로 내 인생을 눈부시게 합니다.

나에게 남은 날들도 천지에 햇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독자와 함께 긴 이야기 나누며
우리 햇살 담은 마음으로 다정히 손잡아요.
- 시인의 말 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14 정
16 종소리
18 밥
20 지금 어디 있나요
22 바람아 부탁한다
24 비가 온다
26 남은 날을
28 뭉게구름
30 빗소리
32 고목
34 바람을 그냥 놓아주자
36 너의 향기를
38 이별 앞에서
40 마음 고픈 날
42 어떤 얼굴로 만날까
44 까치소리
46 겨울나무를 보면서
48 빗소리
50 행운목 꽃 피다
52 가을엽서

제2부
56 발자국 소리
58 꽃할매들 소풍
60 경칩
62 그 말 한마디
64 외딴집
66 예지와 사랑에 빠지다
68 풀벌레
70 누가 하늘 창을
72 진주 목걸이
74 발
76 노파심
78 연둣빛으로
80 그 옛길
82 구름
84 기도
86 늦 장미
88 빈 의자
90 귀뚜라미
92 그네
94 바닷가 까페

제3부
98 햇살 좋은 날
100 꽃할매
102 거울 앞에서
104 담배꽃과 어머니
106 순희
108 언제 오시렵니까
110 언제 올까, 마음의 춘분
112 오늘은 청춘
114 별꽃
116 화해
118 세월은 강으로 흐르고
120 입춘에
122 연못가에서
124 등대
126 초복 날
128 여울
130 매미 소리
132 쉿!
134 살아있음을
136 사람이 그리운 날

제4부
140 나는 아직
142 입춘대길
144 일기 예보
146 언제 들어도 좋은 말
148 주산연못 왕버드나무
150 당신 있어
152 마음아
154 감자 심는 날
156 바람의 섬에서
158 달과 나
160 아차도島에서
162 풀벌레 울음소리
164 개망초의 노래
166 붕어빵
168 앰뷸런스가 운다
170 언제든 달려와 -봄을 위하여
172 비 오는 날-춘란에게
174 첫 눈 내린 날
176 수석의 노래
178 마스크에 숨어

제5부
182 매미 소리
184 열망
186 사랑한다는 말
188 눈 내리는 날
190 언제일까
192 오셨군요
194 웬일일까?
196 꽃에게
198 맨드라미
200 울지 마세요
202 간절함
204 봄을 기다린다고요?
206 자가격리시대
208 안개
210 새벽에 내리는 비
212 생명의 힘
214 비오는 날
216 너는 누구이길래
218 힘내세요
220 아차도島의 밤

책 속으로

마음아



봄은 갔는데
너는 아직도 봄을 못 잊는가
봄볕에 배시시 웃고 있는
매화 꽃망울 그리면서

너는
바람 부는 창밖을 보며
바람에 실려 오는
라일락 향기를 그리워하는가

봄은 벌써
튤립 꽃 데리고 가버렸는데
너는 어찌
나이 잊고 봄을 그리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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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나뭇빛 낡은 나무 의자 하나
이슬에 젖은 채
덩그러니 앉아있다

누가 버리고 갔나
의자 구석에 널부러져 있는 신문지는
누가 버렸나

말없이 자리 내주던
나뭇빛 의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자식들 서울로 떠나보낸
어머니 젖은 마음 같은
나무의자에 앉아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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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나 태어났을 때
웃음소리 박수소리
세상 환했으리

걸음마 떼다 비틀거리며 넘어지면
큰손이 와서
덥석 안아주던 시절은 갔지만

두렵지 않았네
흙탕길 자갈길 마다않고
나 가고 싶은 곳 다 데려다주었지

지칠 줄 모르고
세상 좁다하던 젊은 날의
무거운 몸 기꺼이 지고
여기까지 왔지

가을 바람이 차다
따뜻한
양말을 신어야겠다

현관에서 기다리는
낡은 구두 한 켤레
네가 벗어놓은 너의 분신

어찌 유정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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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고픈 날



하늘은 높아서 멀고
서늘한 바람 스쳐가니
지는 꽃들 더 서둘러 지네

매일 얼굴 맞대던 친구들
코로나에 갇히고
온기 없는 카톡 동영상만 찾아드니
잎 마른 옥수수 밭 바람 소리 심란하다

헛헛한 마음 데리고
붐비는 전철역 사람 구경 나설까
재래시장 좌판 빈대떡 찾아 나설까

막연히 저녁을 기다리며
더 배고파하는 마음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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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칸나 잎새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높고 낮게
무슨 말인 듯 전하고 싶은 게 있나보다

유난히 비를 좋아 하던 친구
지금 어디서 빗소리 듣고 있을까

빗소리 점점 커지네
조금씩 가까이 오고 있는
발자국 소리인 듯
비 소리에 귀 기울이네

이 비 그치고 나면
남은 여름 씻겨가고
성큼 다가서는 가을 앞에

나 멍하니 서있겠지

비가 내리네
높고 낮게 들리는 빗방울 소리

출판사 서평

인생과 자연과 추억을 사랑하는 시인의 내면적 성찰
100편의 마음을 울리는 시

김순희 시인의 맑은 시심과 섬세한 언어감각으로 조형한 시편들을 다시 만났다.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평화롭다. 영성으로 충만한 시편들이, 그 속에 담긴 매혹적인 표현들이 우리 사는 세상의 노여움, 갈등, 절망의 감정을 뿌리째 뒤흔들고 순화시킬 것을 믿는다.
감태준 시인｜시와함께 편집인

창조적 의지에 충만한 시집이다. 난초 한 그루가 온 집안을 향기롭게 하듯이 시집 한 권이 우리 존재의 가치를 아름답게 해석하도록 이끌어준다. 시류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유는 김순희 시인이 가진 최고의 미덕이면서 동시에 속죄와 구원의 이상향이라 할 것이다.
이상호 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작가정보

저자(글) 눈꽃 김순희

눈꽃 김순희 시인

서울 출생.
이화여고·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문학마을> 신인작품상 수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내 꿈은 숫자가 없다』 『함께 있고 싶은 사람』
『우리 마주보고 웃자』 『햇살 좋은 날』 등이 있으며,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원. 한국크리스천 문인협회 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한국문인협회 회원.
영랑문학상 수상

번역 양소망

그림 & 디자인 양소망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일리노이 주립대 대학원 인테리어 디자인 석사.

Picture & design Somang Yang
Doctoral courses of Interior Design, Consumer and Design Sciences at Auburn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