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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녁 무렵부터

좋은땅

2022년 12월 23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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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45MB)
ISBN 979113881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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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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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에게 저녁은 하루의 보람과 안도는커녕 “새로운 아픔”(이별 노래)이 만들어지는 시간일 뿐이다. “날마다 / 이 시간이면 어둡고 황량한 도시 / 낯선 길을 헤매다가 / 앞으로도 뒤로도 아닌 죽음을 향해 성장을” 한다고(이별 노래) 화자는 자조적으로 읊조린다. “서로를 인정치 않으려는 / 낮과 밤의 사이”(체세피크 베이), 저녁은 내면의 갈등과 혼란을 대변한다.
『그 저녁 무렵부터』는 삶을 버티는 우리의 시간을 토로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을 얘기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맨다. 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홀로 걷는 화자 곁에서 같이 발걸음을 옮겨 보자.
서문

그 저녁 무렵부터
그 저녁 무렵부터
끝없는 이야기
또 다른 아픔
내 마음의 비밀
방황 1
이별 노래
무능한 꿈
용서하지 못할 용서
난생(卵生)
방황 2
어느 새벽
방황 3
방황 4
재생 1
재생 2
훌훌
비겁한 생각
현기증
서러운 노래
무능 시
다행이다



죽음을 기다리며
죽음을 기다리며
그해 가을
애가 탄다
나는 산이 되고 싶어요
산길을 걷다가
울었습니다
데스벨리의 별
겨울나기
체세피크 베이

시월
시(時)
기억의 공간
미시시피 강둑 위에서
몰랐습니다
길 위에서
마음을 열고
비(悲)


어제의 사랑
어제의 사랑
당신의 땅
꿈의 강
아름다운 정원

술을 마시면
돌고 돌고
베토벤의 침묵
당신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일
당신 생각
지울 수 없는 당신
죽어도 피는 꽃
알고 싶어요
사이(間)
그대 가는 길
돌아가는 길
내 가슴
알 수 없어요
이상하다
울고 있지만
어머니
나는 알아요
누나의 날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
아내의 나라
문밖의 그대

- 낮과 밤의 그 사이 어딘가,
- 그 저녁 무렵에서 시작된 노래

저녁, 직장인들이 분주한 일상을 마무리하고 귀가하는 때. 홀가분하고, 아늑한 집 안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때이다. 그러나 그 안락함에서 제외된 이에게는 가장 외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결핍에서 오는 외로움도 쓰라리지만, 열외에서 말미암은 외로움은 뼈에 사무친다. 『그 저녁 무렵부터』에는 그러한 고독이 짙게 배어 있다.

화자에게 저녁은 하루의 보람과 안도는커녕 “새로운 아픔”(「이별 노래」)이 만들어지는 시간일 뿐이다. “날마다 / 이 시간이면 어둡고 황량한 도시 / 낯선 길을 헤매다가 / 앞으로도 뒤로도 아닌 죽음을 향해 성장을” 한다고(「이별 노래」) 화자는 자조적으로 읊조린다.

삶은 아무 보람도 없이 그저 힘겹기만 하고 외로움에는 도통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유일한 위안이 될 수 있는 ‘집’도 화자가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못한다. “환하게 불을 켜도 그리움은 빛을 잃고 / 검게 타들어 간다.”(「이별 노래」) 마지못해 돌아오는 길은 그저 심란하고, 집 안에서도 화자는 고독하다. 물리적인 방황보다 더 외로운 방황이다.

빈 마음을 채우기 위해 사랑을 갈구하지만 세상에는 “사랑마저 사고파는 광경”(「방황 1」)이 횡행한다. 화자는 사랑을 “목메는 마음으로 쓰지만 / 이내 / 흔적 없이”(「기억의 공간」) 사라지고 만다. 버림과 버림받음이 낙엽처럼 발에 채이는 세상에서 사랑은 “기억의 공간”(「기억의 공간」)에만 존재한다.

오늘은 오십 마일로 달리며
조심스레 하늘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하늘 속엔 칼이 살아 움직이고
구름을 자르고 바람을 날려
붉은 석양을 만들고 있었다
어디를 가도 삶은 아픔투성이인데
아무것도 보지 못할 무능이
이제는 비겁해져서
차라리 미워하고 증오했던 기억들을
하나씩 석양 속에 불태우고 싶다
- 「체세피크 베이」 중에서

삶의 고통과 피로는 점점 무거워져 분노할 힘마저 앗아갔다. 지친 화자는 분노와 미움이 석양 속에서 타버리기를 차라리 소망한다. “서로를 인정치 않으려는 / 낮과 밤의 사이”(「체세피크 베이」), 저녁은 내면의 갈등과 혼란을 대변한다.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핏빛으로 타오르는 석양도 따라 이어진다. 화자의 외로움과 고통은 아직 요원하다.

삶이 있는 한 고통은 계속된다. 삶을 즐기는 시간보다 견디는 시간이 더 많다. 『그 저녁 무렵부터』는 삶을 버티는 우리의 시간을 토로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을 얘기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맨다. 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홀로 걷는 화자 곁에서 같이 발걸음을 옮겨 보자. 그의 읊조림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내 외로움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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