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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눈을 심어라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M. 리오나 고댕 지음 | 오숙은 옮김
반비

2022년 12월 23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2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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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67MB)
ISBN 9791192107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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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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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시각 중심 문화를 탐구하는 드문 책. 문학, 철학, 대중문화 콘텐츠가 시각장애(인)를 어떻게 재현해왔는지를 살피는 문화사이자 문학·예술 비평이면서, 서서히 시력을 잃어간 자신의 경험을 엮은 독특한 에세이다.
통상적인 장르 구분을 거부하는 이 글의 저자 M. 리오나 고댕은 시각장애인 작가이자 공연예술가, 교육자, 문학 연구자로서의 다채로운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눈멂’의 관념과 의미를 지적이고 감각적으로 검토한다. 시종일관 경쾌하고 날카로운 논조를 유지한 채로. 저자는 감각기관 중 눈을 가장 우선시하고 시각만을 지식 생산의 근거로 삼는 편향적인 시각 중심 문화를 예리하게 통찰하고 그것에 호쾌하게 반격을 가한다.
들어가는 말: 봄과 보지 못함

1 호메로스의 눈먼 음유시인
2 눈먼 예언자의 집요함
3 한때는 앞을 못 보았으나 지금은 잘 보게 되었다
4 사악한 눈알아, 빠져라!
5 망원경, 현미경, 안경, 그리고 사색
6 보이는 어둠
7 몰리뉴 남자
8 계몽의 실천
9 브라유와 그의 발명
10 눈먼 여행자의 두드림
11 헬렌 켈러의 보드빌 공연과 사랑
12 고난을 통해 거룩해졌는가
13 눈먼 작가가 일하는 풍경
14 예술의 정신 세계와 접근성
15 낙인과 초능력 사이의 진퇴양난
16 보이지 않는 고릴라와 또 다른 부주의
17 고대와 진화의 눈멂의 밈에서 벗어나 자긍심 세우기

감사의 말

참고문헌

시각장애, 즉 눈멂은 단지 하나의 주제에 그치지 않는다. 눈멂은 하나의 관점이다. 따라서 시력을 잃어가던 그 긴 세월이 있었기에 3000년에 걸친 문학ㆍ과학ㆍ철학 등의 저작과 자서전을 통해 눈멂의 문화사를 알게 된 건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솔직하지 않은 태도이다. 확실히 그 세월 덕분이었다. 반대로 우리의 시각 중심적 세계에서 눈멂에 대해 연구하면서 나는 시각장애인이든 비시각장애인이든 간에 우리의 능력과 장애를 개념화하는 방식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12)

눈멂은 문학적 수사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삶의 경험이 가지는 특수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 흔히 말해서 ‘맹인’은 남달리 순수하거나 초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이상화되거나, 아니면 서투르거나 부주의한 사람으로 측은하게 여겨진다. 아마 시각장애인 스스로가 이미지를 만들게끔 허락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서구 문학의 출발점에 서 있는 호메로스는 웅대한 예외라 할 수 있다. (15)

눈먼 음유시인의 계보는 놀랄 만큼 길지만, 눈멂의 은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맹인 작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유는 독서 대중에게 끌려다니는 출판계가 시각장애 작가들에게 역경 극복의 모델을 따르는 개인적 서사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16)

켈러는 당시의 사회 문제에 관해 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편집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켈러는 서문에서 이렇게 끝을 낸다. “나에 관한 것이 아닌 주제로 글을 쓸 기회가 생길 때까지 세계는 지식도 정보도 없는 채로 계속 굴러갈 것이며, 나는 나에게 허락된 작은 주제 하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 켈러가 20대에 쓴 자서전은 여러 장애인 공동체에서 말하는 이른바 ‘영감 포르노(inspiration porn)’, 즉 비장애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씩씩한 개인의 힘을 믿게 만드는 식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의 완벽한 예이다. (16~17)

은유적이고 문자 그대로의 눈멂과 봄의 복잡성을 따라가면서, 문자 그대로 눈먼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장벽이 얼마나 얄팍한지도 보여주고 싶다. 이 책은 우리 문화에 만연한 시각 중심주의를 조금씩 벗겨내고, 감각의 차이를 수용하는 사회 정의의 공간을 열어젖히고,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 눈멂과 봄, 어둠과 밝음 사이에 놓인 얼룩덜룩하고 광활한 지대를 찬양하고자 한다. (21)

보이지 않는 진실의 문제에 관한 한, 눈먼 예언자가 소환되어 피상적이면서 이상하게 비본질적인 외부 세계 속에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눈멀기는 우리의 내면적인 눈멂을 인정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이것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하나의 관습으로 만들었고, 우리는 그 예술을 물려받은 것이다. (58)

바울이 썼다고 여겨지는 「고린도전서」에는 인간의 제한된 시력을 묘사하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보듯이 희미하게 봅니다.” 바울의 이야기는 눈멂을 고쳐주는 능력을 말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 이야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 아닐까. 우리가 우리 시력이 아주 완벽하다고 믿을 때조차도(또는 특히나 그렇게 믿을 때) 우리의 시력은 근본적으로 어둡고 불완전하며, 시각은 오만과 자존심, 영원한 독선과 연결된다는 깨달음 말이다. (71)

우리의 감각은 부정확하고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감각이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감각 너머 또는 그 아래 있는 것을 상상하고 구성할 수 있을까? 애초에 초월의 욕구를 자극하는 가정을 고민한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내 생각에 우리에게 세계를 알려주는 것은 우리의 몸과, 더듬거리고 틀리기 쉬운 우리 몸의 감각뿐이다. 경전을 읽는 것부터 송가를 듣는 것, 제단 위로 몸을 뻗는 것이 다 그렇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은 몸과 몸의 유혹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그 미심쩍은 이분법, 실질적이고 문자적인 영역에서 많은 난관을 안겨주는 사고방식, 그리고 영적인 것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계속 즐겨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문화적 생산물이 그 시야를 넓히고 감각이나 초월과 관련해 더욱 복잡하고 거대한 은유를 즐기게 될 때까지는 말이다. (78~79)

우리는 맨눈, 즉 인간의 제한된 시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드러내는 한 점, 말 그대로의 점에서 시작한다. 현미경은 우리에게 보이는 날카로움과 매끄러움이 그것의 참된 속성 또는 최종 실체라는 우리의 확신을 무너뜨림으로써, 매끄러운 표면에 대한 우리의 지각이 우리의 크기, 거리, 감각의 예리함에 상대적이라고 깎아내린다. 이런 깨달음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일단 고정된 양극성을 영원히 괴롭힐 것이다. (103)

언어의 경우처럼, 우리의 시각에도 일시적이고 임의적인 것, 관습과 관례의 문제인 것이 많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보는 것이 유용하기는 해도 정확히 진실은 아니다. 몰리뉴와 로크가 직관으로 알았듯, 판단은 우리가 어떤 것을 볼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평생 연관성을 구축해온 우리의 시각은 비록 유용하기는 하지만 종종, 그리고 쉽게 우리를 속인다. (146)

후천적으로 ‘보게 된다’고 해서 시각 지향적인 사람이 된다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 또는 비시각장애인이 어둠 속에서 보는 것이 눈멂과 같지 않다는 것, 이런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우리는 하나의 문화로서 보는 것만큼이나 다양한 인지적 경험인 눈멂에 관해 어떤 지적인 이야기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을 언어로 옮기면서 노력하는 것만큼 많이, 지적으로 그만큼 엄밀하게, 시각장애 경험을 언어로 옮기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눈멂이 대다수 비시각장애인의 경험 바깥에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 눈을 뜬다는 것이 갑자기 돌이킬 수 없이 시각을 갖게 되는 것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164~165)

점자는 어떤 문자만큼이나 훌륭하고 유용하고 임의적이다. 그리고 학습하면 모든 문자처럼 배울 수 있다. 알파벳이 하늘에서 인간에게 내려온 게 아니라, 모든 문화유산처럼 전쟁과 정복과 적응과 학습의 상황을 거치며 발달했음을 잊어버린 사람이 너무도 많다. (207)

점자를 반대하는 주장과 비슷하게, 반향 정위와 관련한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혀 차는 소리나 그 밖의 소리로 공간을 판단하는 행위는 비시각장애인과는 너무나 달라서 소외감을 낳을 우려가 있고, 비시각장애인과의 사이에 장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 적어도 그것이 대체로는 아주 최근까지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였다. (223)

켈러는 시각장애인, 그리고 사실상 모든 부류의 장애인은 욕망하고 욕망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감동을 주고 성스러워야 한다는 엄격한 주장의 피해자였다. 이런 이유로 영감 포르노 스타(감동적인 강연으로 밥벌이하는 수많은 장애인)는 많지만, 장애인 섹스 심벌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책이나 영화에서 섹스하는 시각장애인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259~260)

계몽주의의 이상이 눈먼 사람의 삶을 개선해왔음은 의심할 수 없지만, 가끔은 그 진보가 단일한 관점에서 틀 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비장애인의 시점 말이다. 이것은 아주 유용한 카테고리도 아니다. 정체성의 나머지 카테고리와 달리, 장애는 유동적이다. 우리는 종종 장애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장애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미국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장애가 있으며, 우리 대부분이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어느 정도의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362)

눈멂의 밈이 만들어낸 거대한 네트워크는 자신을 비시각 장애인, 시각장애인, 그 중간, 그 너머(신체적 결핍에 대한 멋진 보상인 시각 너머의 시각)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크든 작든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나는 시각장애가 멋지다고 늘 생각하지는 않지만, 물리적 눈의 능력 너머에 볼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시각 중심의 세계에서 어떤 권력감이 생기는 것 같다. 따라서 눈먼 예언자(앞을 내다보는 맹인이라는 뜻의 모순어법 같지만, 우리의 은유를 지배하는 인물)는 눈멂이 실제로 이해에 유용하다는 관념을 조장한다. 우리가 보았듯 눈먼 예언자는 진부하고 끝없이 반복되지만, 그래도 나는 눈먼 예언자 밈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각 상실로 몸부림치던 초기에는 나에게 눈멂의 자긍심을 조금이나마 일깨워주었다. (385)

시각장애인 저자가 펼쳐내는 시각 중심주의에 대한 호쾌한 통찰

섬세하고 경이롭다. 우리의 낡은 시각 중심 문화를 근원부터 다시 살피기를 청촉하는, 끈기 있고 지적인 탐구의 기록.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살피는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눈멂이 하나의 독특한 ‘관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빛과 어둠 그리고 눈멂과 봄 사이에 무수한 얼룩덜룩한 지대가 있음을 기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김초엽(소설가)

호메로스에서 보르헤스로 이어지는 익숙한 이름들과 이야기는 고댕 자신의 개인사와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고정관념을 떨어내고 새로운 결과 의미를 찾는다. 독자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눈멂을 인식할 것이며 이전의 평면적인 관념과 상상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듀나(소설가, 영화비평가)

시각 중심 문화와 비장애 중심주의에 균열을 내는 글쓰기
근년간 장애학, 장애인운동, 장애계 의제가 점차 대중화되고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이 장애인을 소외시키고 타자화·전형화하는 비장애인 중심주의를 조금씩 흩트리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아직 최근 장애인 인권운동 및 비장애 중심주의 담론, 장애 관련 저작 등이 대부분 지체 장애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면, 『거기 눈을 심어라』는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시각 중심 문화를 탐구하는 드문 책이다.
이 책은 문학, 철학, 대중문화 콘텐츠가 시각장애(인)를 어떻게 재현해왔는지를 살피는 문화사이자 문학·예술 비평이면서, 서서히 시력을 잃어간 자신의 경험을 엮은 독특한 에세이다. 통상적인 장르 구분을 거부하는 이 글의 저자 M. 리오나 고댕은 시각장애인 작가이자 공연예술가, 교육자, 문학 연구자로서의 다채로운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눈멂’의 관념과 의미를 지적이고 감각적으로 검토한다. 시종일관 경쾌하고 날카로운 논조를 유지한 채로. 저자는 감각기관 중 눈을 가장 우선시하고 시각만을 지식 생산의 근거로 삼는 편향적인 시각 중심 문화를 예리하게 통찰하고 그것에 호쾌하게 반격을 가한다.

호메로스부터 헬렌 켈러, 스티비 원더, 『리어왕』부터 『듄』까지
은유와 현실을 넘나드는 매혹적인 ‘눈멂’의 문화사!
『거기 눈을 심어라』는 문학사의 정전부터 대중문화의 아이콘까지 다종다양한 텍스트를 눈멂이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읽어낸다. 호메로스부터 밀턴, 헬렌 켈러, 보르헤스, 스티비 원더까지, 또 『리어왕』부터 『걸리버 여행기』, 『눈먼 자들의 도시』, 『듄』과 「스타워즈」까지 망라한다. “보는 것이 곧 지식이요, 보지 못하는 것은 곧 무지”라는 고대 그리스부터 이어진 생각은 서구 문화뿐 아니라 근대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관념이다. 수천 년 동안 눈멂은 무지(‘맹목적 믿음’), 불합리성(‘맹목적 분노’), 무의식(‘눈먼 진화’) 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어왔다. 이런 관념에 대항해 저자 고댕은 다양한 텍스트 속 눈먼 인물을 호출해 시각 중심 문화와 비시각장애 중심의 상상력이 어떻게 구축되어왔는가를 밝힌다. 동시에 당사자들이 쓴 회고록, 논픽션과 픽션을 불러와 눈멂에 대한 고정관념에 확실한 균열을 낸다.
예컨대 『오디세이아』의 눈먼 음유시인 ‘데모도코스’, 『오이디푸스 왕』의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통해 은유적 눈멂에 부여되는 특별한 자질이 어떻게 눈멂을 신비화하면서도 비정상적인 결핍으로 만드는지를 설명한다. 또 헬렌 켈러의 잘 알려지지 않은 버라이어티 쇼 보드빌 공연 활동과 사회주의자로 정치적 활동을 한 이력, 즉 ‘위인전’이 다루는 시기 이후의 삶을 소개하면서 대중이 켈러를 그의 정치적 이념이나 섹슈얼리티는 삭제한 채 ‘영감 포르노’로 소비하는 방식을 비판한다. 이런 예시들은 오늘날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여실히 드러내며, 시각 중심주의가 우리의 지식 체계를 얼마나 편향적으로 구축해왔는지 폭로한다. 눈먼 예술가, 눈먼 예언자 전형이 우리의 상상력을 어떻게 장악하고 있는지, 은유적 눈멂, 즉 시각장애에 관한 재현이 실제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판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한 이 책은 보행용 지팡이부터 망원경, 현미경 등의 시각 장치, (영어, 한국어와 다르지 않은 언어로서) 점자와 반향정위(反響定位)의 과학, 각종 디지털 기기 같은 테크놀로지의 영역을 풍부하게 다룬다. 동시에 우리는 어떤 감각 기관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는지에 관한 과학적 논의까지 나아간다. 이런 탐구는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과 인식에 관한 우리의 선입견 너머로 완전히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준다. 이뿐 아니라 시각장애인과 시각손상인이 현실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도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것들에 덧씌워진 오해와 편견을 떨쳐내고자 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맞닿기도 하는 것이다.

봄과 보지 못함의 이분법을 넘어
더 넓고 섬세한 세계를 열어내는 눈멂이라는 ‘관점’
이 책은 저자의 유쾌하고도 쓰라린 경험뿐 아니라 다양한 시각장애 작가, 예술가, 활동가, 연구자 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질문한다. 시각장애에 대해 직접 말하고 재현하는 시각장애 작가, 저널리스트, 창작자는 왜 이렇게 적은지, 점자 문해력을 기르지 못한 시각장애인이 왜 이렇게 많은지를. 왜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시각장애 여성은 좀체 그려지지 않고, 왜 시각장애인의 섹슈얼리티는 부정되거나 묵살되느냐고.
이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눈멂이 단순한 하나의 주제에 그치지 않는 하나의 ‘관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눈멂, 즉 시각장애인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볼 때 전혀 다른 감각의 세계가 펼쳐지고 의식하지 못한 문제가 드러나고 장애와 인간의 취약성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넘어설 여지를 찾을 수 있다. 때때로 비장애 독자들에게 껄끄러움을 남길 수도 있는 저자의 해석과 논평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봄과 보지 못함의 이분법, 그것과 연동되어 있는 또 다른 이분법적 사고와 고정관념을 넘어 “우리가 아직 개척하고 누리지 못한 온갖 얼룩덜룩한” 광활한 지대를 열어줄 작업이라 할 만하다.

작가정보

M. LEONA GODIN
시각장애인 작가, 공연예술가, 교육자. 《뉴욕 타임스》, 《오프라 매거진》, 《플레이보이》, 《캐터펄트》 등에 기고했으며, 《캐터펄트》에 「눈먼 작가의 공책」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 2019년 로건 논픽션 펠로십에 선정되었다. 헬렌 켈러 시기의 보드빌 공연을 토대로 한 「행복의 별(The Star of Happiness)」과 점자 발명을 다룬 「구경꾼과 장님(The Spectator and the Blind Man)」 등 두 편의 연극을 쓰고 공연했다. 또한 온라인 잡지 《아로마티카 포에티카》를 창간했다. 뉴욕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뉴욕대학교 탠던공대, 라이스대학교,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메리칸프린팅하우스 등 여러 곳에서 예술, 접근 가능성, 장애, 테크놀로지 등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에서 일한 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상과 나 사이』, 『먼저 먹이라』, 『위작의 기술』, 『문명과 전쟁』(공역), 『식물의 힘』, 『공감 연습』, 『게으름 예찬』, 『우리가 간직한 비밀』, 『리커버링』, 『등대지기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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