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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전영우 지음
조계종출판사

2022년 12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1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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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9.66MB)
ISBN 97911558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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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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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조선시대에는 산림이 울창하고 숲이 깊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과 달리 중기 이후 조선의 숲은 황폐화로 치달아 한일 병탄 직전 조선 산림은 삼남 지방 대부분이 민둥산이었다. 은퇴한 산림학자가 조선의 숲이 사라진 이유와 과정을 탐구했다.
임진왜란 당시만 해도 단기간에 수십 척의 전함을 건조할 수 있을 만큼 풍성했던 조선의 산림은 무려 250년 동안 황폐화가 계속된다. 조정의 미봉적인 소나무 중심의 산림 정책, 왕가와 권문세족의 이기적인 산림 사점과 남벌, 소빙기로 인한 한반도 전역의 온돌 보급과 땔감의 급증, 산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벌목 등이 조선의 숲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저자는 조선시대 공식 기록물은 물론 사대부의 문집과 향리에 낙향한 무신의 일기까지 뒤져 조선의 산림이 황폐화된 과정을 추적했다. 부족한 양묘 및 조림 기술, 수목의 가치에 대한 지도층의 인식 부재, 부실한 제재 도구와 목재 운송 수단 등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술적, 사상적 후진성까지 이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다.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산림의 효용과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는 요즈음 조선시대 산림의 참혹한 파괴 역사를 충실하게 톺아낸 이 책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산림 관리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일깨워주는 생태사, 미시사 분야의 걸작이다.
머리말
1부 조선의 숲은 언제 사라졌나?
2부 조선의 소나무 정책이 불러온 산림 황폐화
1장 조선의 송금 정책
2장 18세기 봉산 금양
3장 조선 후기 부실한 봉산 관리가 불러온 산림 황폐화
4장 17~19세기 조선과 외국의 산림 정책 비교
3부 18~19세기 조선의 조악한 조림 기술과 산림 황폐화
1장 18세기 정조의 현륭원 식목 사업
2장 19세기 국가 관리 산지의 소나무 식목
3장 19세기 외남산의 산림 조사
4장 낙후된 조림 기술이 불러온 조선 후기의 산림 황폐
4부 조선 후기 민간의 산림 황폐화 대처
1장 노상추의 산림 육성
2장 송계(松契)를 통한 산림 금양
3장 사찰의 산림 금양
4장 민간의 참여 부재가 불러온 산림 황폐화
5부 조선 후기 목재 유통 체계의 미비와 산림 황폐화
1장 민수용 목재 조달
2장 관수용 목재 조달
3장 국용 목물 조달
4장 목상의 봉산 침탈과 취약한 목재 유통 구조가 촉진한 산림 황폐화
6부 조선 후기 분야별 임산물 소비량과 산림 황폐화
1장 조선 후기 가옥 건축재 소요량
2장 조선 후기 조선재 소요량
3장 조선 후기 임산 연료 소요량
4장 수공업용 임산 연료 소요량
5장 조선 후기 가정용 땔감 소비 증대가 불러온 산림 황폐
7부 산림의 지속 가능성 훼손과 산림 황폐화
1장 지속 가능성과 산림
2장 산림의 지속 가능성 훼손과 산림 황폐화
8부 조선 사회의 산림 인식과 산림 황폐화
1장 조선 사회의 수목 인식
2장 조선 정부의 수목 인식
3장 조선 사대부의 수목 인식
4장 산림에 대한 조선 사회의 무관심이 불러온 산림 황폐화
맺는말 과거에서 배우는 교훈
부록 조선의 지리지와 문집에 수록된 수목

200년의 시차를 두고 『난중일기』와 『송정사의』에 기록된 산림 관련 내용은 조선 후기 산림 황폐에 대한 나의 호기심에 불을 댕겼다. 단시일에 수십 척의 군선을 축조할 수 있었던 남부 지방의 울창 한 소나무 숲이 왜 200여 년 만에 사라졌을까? 쉬 조성할 수도 없지만 쉬 사라지지도 않는 것이 농경사회의 산림인데, 도대체 우리 숲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주자가례를 특히 중시했던 조선에서 짚과 이엉으로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되었을까? _6p, 〈머리말〉 중에서

1910년에 실시한 산림 소유 구분 조사 결과를 정리하면, 한일 병탄 직전 조선 산림은 백두산과 개마고원 일대, 그리고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등의 산간 지역에만 숲이 무성했으며,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어린나무 숲이거나 나무가 전혀 없는 민둥산이었음을 증언한다. _39p, 〈1부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중에서

17세기 후반에 민간에 정착된 일본의 조림 양묘 기술은 식재 후 20~30년 동안 길러서 벌목한 목재를 유통함으로써 생산자(산촌의 개인 및 마을), 유통업자(목상), 소비자(도시 목재 이용자), 지방정부 및 중앙 정부(목물 세금)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 주었고, 조림 육성과 목재 생산 및 유통 간에 맺어진 상호 연대는 임업 체계로 구축되었다. 그 결과는 임업의 진흥과 목재 유통업 발달과 함께 산림 복구로 귀결되었다. 결국 조선과 일본은 1인당 산림 면적에 큰 차이는 없었지만 조림 기술과 목재 유통업의 발달 여부가 산림 자원의 육성을 촉진하거나 산림 황폐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셈이다. _45p, 〈1부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중에서

그래서 조선 조정이 중점적으로 전개한 산림 정책은 벌채 금지로 소나무를 지키는 송금 정책[송금]이었다. 다산 정약용도 “우리나라의 산림 정책은 오직 송금 한 조목만 있을 뿐, 전나무, 잣나무, 단풍나무, 비자나무에 대해서는 하나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히듯이 송금은 조선 왕조의 일관된 산림 정책이었다. _55p, 〈1부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중에서

왕실과 권세가들이 연해 도서의 절수에 몰두한 또 다른 이유는 대체제가 없는 소금 생산으로 이익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 초기부터 안면도와 변산 일대의 연해 지방은 물자 수송 과 해안 방비에 필요한 국용 조선재를 확보하려는 국가의 송금 정 책과 왕실과 권세가의 사익 추구에 필요한 연료재 확보의 각축장이었다. 연해 지방에서 시행된 정부의 송금 정책과 왕실 및 권세가 의 소금가마용 땔감 확보 사이의 갈등은 조선 초기보다 인구가 3배나 늘어난 조선 후기에 더욱 심화하였다 _84p, 〈2부 조선의 소나무 중시 정책이 불러온 산림 황폐화〉 중에서

정조가 실시한 현륭원 식목 사업은 효심이 지극한 전제 군주가 시행한 국책 사업이었다. 정조는 나무 심기에 전념할 식목감관과 식목차사원은 물론이고 능역 보호를 위해 내산직(봉분), 도산직(안산), 산직(외금양) 135명과 원관(책임자) 2명 등 모두 137명을 현륭원에 소 속시켰다. 정조는 봉심에 대한 이상 유무를 매월 직접 보고받았고, 5 일마다 인편으로 서면보고도 받았다. 또한 1789년부터 1800년까지 13차례나 현륭원에 다녀올 만큼 식목 현장 확인도 적극적이었다. _84p, 〈2부 조선의 소나무 중시 정책이 불러온 산림 황폐화〉 중에서

18세기에 이르러 임산 자원의 고갈로 땔감 값이 서너 배나 오르고, 도성 70~80리 밖에서야 겨우 땔감을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숲이 울창한 남산은 모두가 넘보기 쉬운 대상이 된다. 특히 도성 사산 중에 남산이 가장 넓고, 남산을 제외한 사산 대부분이 민둥산으로 변했지만, 외남산의 숲이 비교적 온전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외 남산은 19세기 조선 왕도(王都)의 산기(山氣)를 유지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땔감이 필요한 백성들의 불법 보급 기지였던 셈이다. _131p, 〈3부 18~19세기 조선의 조악한 조림 기술과 산림 황폐화〉 중에서

노상추(1746~1829)는 1762년(17세)부터 1829년(84세)까지 67년간 한문 일기를 썼다. 그의 한문 일기는 51책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탈초한 총 4책(약 2,600쪽)의 원문과 국역본은 국사편찬위원회 홈 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관련 분야 학자들이 조선 후기 사회상에 관한 5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할 만큼 그의 일기(국역본 약 5,000쪽)는 18~19세기 조선 사회의 다양한 생활상을 기록하고 있다. 내가 그의 일기에 특별히 관심을 가진 이유는 조선 후기에 한 개인의 산림 육성과 송계 활동뿐만 아니라 당시의 산림 상황을 생생히 전하기 때문이다. _174p, 〈4부 조선 후기 민간의 산림 황폐화 대처〉 중에서

산림 황폐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만 같던 조선 시대의 조악한 톱 때문에 사람들이 잘 짜개지는 소나무를 건축재로 선호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소나무 건축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목재 이용 형태가 소나무 자원 고갈을 촉진하는 기제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고 조선 시대의 톱 제작 기법과 보급을 다룬 문헌을 뒤졌지만, 어디에도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일본 고베의 다케나카(竹中大工) 도구 박물관에서 2014년 개최한 한·중·일 전통 목조 건축 대목장들의 시연 행사 및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 다케나카 도구 박물관에 전시된 여러 종류의 목공 도구와 판자를 켜는 톱질 모형은 산림 황폐화에 끼친 제재 기술 발달의 영향을 거칠게라도 고찰할 생각을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_246p, 〈5부 조선 후기 목재 유통 체제의 미비와 산림 황폐화〉 중에서

고관(40칸)과 서민(10칸)이 집을 짓는데 필요한 목재는 얼마나 될까? 경제력과 목재 수급 사정에 따라 달랐겠지만, 대체로 기와집 1칸당 필요한 목재는 10.7㎥(원목 21.3㎥), 초가집은 1칸당 목재 5.3㎥ (원목 10.7㎥) 정도였다. _246p, 〈6부 조선 후기 분야별 임산물 소비 증가와 산림 황폐화〉 중에서

조선 건국 초기 남부 5도의 1인당 산정 임목 축적량은 170.5㎥로 추정되었다. 건국 후 200년이 지난 시점인 1600년 1인당 임목 축적량은 건국 초의 30%(50.0㎥)로 감소했다. 임 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1700년에 이르러서는 건국 당시보다 1인당 임목 축적량은 18%(30.6㎥)로 감소하고, 1800년에 이르러서는 건국 당시의 9% 수준인 15.9㎥로 줄어든다. 100년마다 임목 축적량이 급격하게 감소한 이유는 인구(분모)는 570여만 명에서 1,800여만 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그에 반비례하여 새로운 산림 조성 없이 계속 벌채 이용한 결과 임목 축적량(분자)이 점점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_344p, 〈7부 산림의 지속 가능성 훼손과 산림 황폐〉 중에서

조선 지식인(지배층)은 자연 자원 이용과 보전에 대한 사고체계는 농본사회의 이상을 추구한 성리학적 고정관념이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산림에 대한 조선 사회의 총체적 무지와 무관심이 조선 후기 나라 전역에서 발생한 산림 황폐화의 심화에 일정 부분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셈이다. _388p, 〈8부 조선 사회의 산림 인식과 산림 황폐화〉 중에서

지배층의 인식 부족으로 사라져간 울창했던 조선의 숲
250년간 지속된 조선 산림 황폐사를 샅샅이 추적하다

조선 후기 삼남의 산은 모조리 민둥산으로 변했다
오늘날 한국은 단위 면적당 산림 축적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완전히 헐벗은 산림 환경에서 출발해 조림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럼 일제 강점 이전의 조선의 숲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산업도 크게 발달하지 않았고 식민 착취가 시작되기 이전이었으니 한반도 전역이 울창한 숲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1910년 실시된 조선총독부의 산림조사에 따르면 당시의 전체 산림 면적(15,849,619정보) 가운데 1/3이 채 안 되는 32.3%만이 무성한 숲일 뿐, 나머지는 조악한 어린나무로 구성된 숲이거나(41.8%), 아예 나무가 없는 헐벗은(25.9%) 상황이었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남부 지방의 산림 황폐화는 극심해서 대부분의 산이 민둥산이었다.
조선의 숲은 대체 왜 이렇게 황폐해졌을까? 산림은 쉽게 복원하기도 어렵지만, 쉬 망가지지도 않는다.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어떤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 조선의 숲이 망가지고 사라졌는지, 완벽하게 입체적으로 추적한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가 나왔다. 책은 조선의 산림 황폐화가 이미 임진왜란 직후부터 시작되었다고 증언한다.

1611년의 실록은 벌목으로 인해 도성 안팎의 산들이 민둥산으로 변한 책임을 한성부 당상에게 묻고 있다. 나라에서 금령을 엄히 다스려도 “도성 사방에 있는 산들이 볼품없이 벌거숭이가 되어 이미 민둥산이 되어 버렸다.”는 1621년 기사는 산림 파괴의 심각성을 증언한다. 18세기에 이르러 헐벗은 한양의 사산(四山)에서 유출된 토사가 청계천의 하천 바닥을 높여 도성에 물 난리(1752. 1. 27.)가 발생하고, 종국에는 청계천 준설(1760)로 이어져 도성 주변이 모두 헐벗었음을 전한다. _41p,

저자에 따르면 조선 숲의 황폐화는 적게 잡아도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말까지 250여 년 동안 진행되었다. 정밀한 연구에 바탕을 둔 추정을 통해 저자는 조선 건국 초기(1400년)에 비해 조선 남부 5도의 임목 축적량이 1700년에 이미 절반으로, 1900년에는 1/3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인구 증가까지 감안하면 정조 시대였던 1800년 1인당 임목 축적량은 건국 당시의 9%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250년에 걸친 조선 숲의 황폐사를 책은 절절한 마음으로 담아낸다.

기술적 검토와 문헌 추적으로 밝혀진 지도층의 문제점
그렇다면 조선의 숲이 이렇게까지 고갈되고 황폐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인구 증가와 소빙기 도래에 따른 목재 사용량 증가 등 그간에 학계에서 추론하고 있던 사항 외에도 다각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저자는 조선시대 공식 기록물은 물론 사대부의 문집과 향리에 낙향한 무신 노상추의 일기까지 뒤져 조선의 산림이 황폐화된 과정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기후 변화나 인구학적인 요인 외에도 조정과 사대부 등 지배층의 안이한 산림 인식, 왕가와 권문세족의 이기적인 산림 이용과 산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벌목 부족한 양묘 및 조림 기술, 수목의 가치에 대한 지도층의 인식 부재, 부실한 제재 도구(켜는 톱)와 목재 운송 수단(수례와 도로) 등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술적, 사상적 후진성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예를 들자면, 산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가까운 산의 나무를 남벌한 데에는 운송 수단의 미비도 크게 영향을 미쳤고 그 이면에는 지배층의 이념적 성향이 작용했다.

조선 조정이 도로 정비와 수레 개선을 도외시했던 배경에는 잘 정비된 도로가 외적의 침략 통로가 되어 한양이 쉽게 점령당할 수 있다는 군사적 우려와 수레의 보급이 성리학적 통치 이념에 반하는 상공업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잠재되어 있었다. _275p,

목재 유통의 또 다른 제약 요인에는 제재도구도 있다. 원목을 판재로 제재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철제 톱이 필요했지만 켜는 톱을 제작하는 전문 장인이 많지 않아 널리 보급되지도 못했고, 때문에 재질이 단단한 참나무 같은 활엽수종은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 자연히 도끼나 자귀 등으로 쉽게 다듬을 수 있는 소나무 위주로 목재 사용이 편중되어 산림의 황폐화에 일조하게 된다. 열악한 종묘 및 조림 기술 또한 산림 황폐화를 막지 못한 큰 원인이었다. 저자는 18세기 정조의 현륭원 식목 사업에 관한 문헌 『현륭원등록』, 『일성록』 등을 샅샅이 뒤져 그 기술 수준을 따져본다.

한정된 능역에 많이 심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처럼 식목 후 생존율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중략)... 이 두 자료는 18세기 말에도 조선에는 제대로 된 양묘 기술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재배 수종 뽕나무는 15세기에 이미 양묘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산림 수종 소나무와 참나무와 가래나무의 양묘 기술은 현륭원 식목 사업이 진행된 18세기 말은 물론이고 20세기 초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19세기 말에도 나라 전역에서 이루어진 소나무 조성 사업은 대부분 파종 조림으로 이루어졌다. _107~108p,

현륭원은 영조의 둘째 아들이자 정조의 부친 사도(장헌)세자와 혜경궁 홍씨가 함께 묻힌 곳이다. 왕조 시대에 임금이 직접 관장한 국책 조림 사업조차 인근에 자라는 소나무를 옮겨 심어야 했기 때문에 10그루 중 겨우 2그루나 살릴 수 있을 만큼 조림 양묘 기술이 극히 낙후했던 것이다. 이처럼 문헌과 기술적 분석, 분야별 목재 사용량에 대한 자세한 추정 등 입체적으로 진단한 끝에 내린 저자의 결론은 조선 지배층이 산림 지속성 유지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결국 조선의 산림 황폐는 산림 정책 부재, 조림·양묘 기술 미비, 민간 참여 배제, 권력층의 부패, 목재 및 땔감 생산 체계 부재와 온돌의 전국적 보급이 결합한 결과였다. 산림 황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이 모든 원인은 산림 자원의 가치와 중요성에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조선 사회와 그 당시 지배층의 잘못된 산림 인식 탓이었다. _14p,

노상추의 일기와 70대 노 산림학자의 집념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는 우리 숲의 장기적 생태사를 정리해낸 생태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저작인 것은 물론,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는 탁월한 미시사 분야의 역작이기도 하다. 책은 관의 부당한 벌목이 얼마나 자행되었는지(196쪽), 민간에서는 조림을 위한 공동 활동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한 경제적 수익은 어느 정도였는지(197~214쪽), 당시 일반 주택 한 채를 짓는 데 목재가 어느 정도 소요되었는지(291~295쪽) 등 나무를 매개로 한 선조들의 생활사를 눈앞에 그려질 듯 펼쳐 보인다.
이 책의 상세한 분석은 많은 문헌 검토와 고증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그 가운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정조 시대 퇴역 무인이었던 노상추의 일기이다. 노상추(1746~1829)는 17세부터 84세(1829년)까지 67년간 한문 일기를 썼고, 그 중에는 산림 조성과 관리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이 일기가 조선 후기 산림 육성과 송계 활동, 당시의 산림 상황을 생생히 전하는 주요 자료라고 평가하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낙향한 무신이 평생 기록한 일기가 조선의 숲 탐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70대에 접어든 은퇴한 산림학자로서 우리 산림에 대해 연구하고 기록하며 많은 책을 집필한 인생 행로가 2백여 년의 세월을 넘어 노상추의 행적과 아름다운 동행을 이룬다.
조선 후기의 산림 황폐화 연구는 관심을 둔 연구자도 드물고 관련 자료조차 구하기 쉽지 않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칠순의 산림학자가 도전하기 좋은 과제였다. -머리말에서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는 이처럼 평생을 우리 숲 연구에 바친 노학자가 집념으로 써내려간 역작이며 역사, 생태학, 산림학 분야의 귀중한 성취이다. 푸르른 우리 강산을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서도 이 책이 찾아낸 역사의 교훈을 소중히 돌아보아야 하겠다.

작가정보

저자(글) 전영우

全瑛宇
1951년 경남 마산에서 출생했다. 고려대학교 임학과와 대학원에서 산림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산림생물학 석ㆍ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명예교수와 (재)동숭학술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의 창으로 숲을 읽고 해석하여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그의 글이 실린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 그가 쓴 여러 권의 저작은 대한민국 학술원, 환경부, 문화관광부, 서울시교육청, 한국출판인회, 간행물윤리위원회, 환경정의시민연대, 동아일보, 문화일보, 책으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등의 우수 도서나 세종도서로 선정되었고, 불교출판문화상, 가장 문학적인 학자상 등을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숲과 한국문화》, 《나무와 숲이 있었네》, 《숲 보기 읽기 담기》, 《한국의 명품 소나무》, 《궁궐 건축재 소나무》, 《한국의 사찰숲》, 《송광사 사찰숲》, 《우리 소나무》 외 다수 가 있다. 그 밖에 일본어판 《森と韓國文化》, 영어판《The Red Pine》, 《Forests and Korean Culture》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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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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