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7.12MB)
- ISBN 9788954448680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8,82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인물들은 자주 질문하고, 절망하고, 의문을 가지지만 신주희는 이에 직접 답해주거나 깊은 내적 진실을 설명하는 대신 이들의 곁에 가만히 있어주기를 택한다. 이 “있어주기”의 모습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요청하는 또 다른 지지로 드러난다. “존재의 대가는 타자와의 우연한 연루, 불확실하고 취약하기에 그만큼 복잡하고 입체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값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박인성 평론가의 말처럼, 우리는 “자기 존재에 대한 희망 속에서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고, 바로 그 지점에서 신주희는 불친절한 타자들이 서로 걸려 넘어지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연루되는 바로 그 순간들을 포착한다.
저마다의 신
허들
휘발, 공원
잘 자 아가, 나무 꼭대기에서
소년과 소녀가 같은 방식으로
로즈쿼츠
해설_존재의 허들 | 박인성
작가의 말
그다음 순간 내뱉은 말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낯설었다.
지랄하고 있네.
정말 지랄 맞은 얘기였다. 사실은 그렇다고 생각할 게 별로 없었는데도 그랬다. 화 씨는 원래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예술계, 라고 저들끼리의 값을 정한 세계의 사람들은 죄다 이런 얘기를 떠드니까. 화 씨는 멈춘 화면처럼 잠시 술잔을 응시했다. 눈을 깜빡이는 화 씨와 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잠시 뒤, 나는 상황을 수습하듯 다급하게 말했다.
병원엔 가봤어요?
아니요.
병원엘 가봐요, 그럼. (「햄의 기원」, 23쪽)
삶은 돈이 들어. 생존은 그보단 좀 덜 들고. 존재하는 것? 실은 그게 가장 비싸지. 알아. 실은 너도 그게 하고 싶었던 거잖아.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을 먹이고, 그것을 전시하는 것. 좋아요, 하는 지지를 받고 싶은 마음. 그걸 제일 먼저 눈치챈 사람이 여진 언니잖아. 언니가 고양이 먹이 상자를 들고 너를 찾아왔지. 그러고는 대뜸 자기도 언젠가 고양이를 기를 거라고 했어. 고양이는 다 복잡하고 다르게 생겼지만 단 하나의 재료로 만든 느낌이라고. 그게 너무 아름답다고. 너는 금방 알아차렸지. 그건 고양이를 오래 만져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라는걸. (「저마다의 신」, 45쪽)
저 시체 동양인이야?
응. 나는 몇 번 봤어. 우리 또래고.
어쩌다 저렇게 됐대?
그런 걸 왜 물어?
뭔가 나랑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서.
말도 안 돼! 너 혹시 겁먹은 거야?
친구는 급기야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나는 웃을 수가 없었고요. 오히려 곧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요.
야! 햄스트링을 움직여봐. 햄스트링.
친구는 그제야 긴장을 푼 듯, 나의 허벅지 뒤쪽을 가리키며 중얼거렸습니다.
바이쎕스 피머러스, 여기 넙다리두갈래근. 앞으로 나갈 때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한단다.
그러고는 놀리듯 내 어깨를 툭, 치고 천천히 강의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허들」, 72~73쪽)
영도는 고개를 저었다. 기은의 독기 어린 눈빛이 생생했다. 넌 결국 서울에 가지 못할 거다,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숲에서 혼자 길을 잃게 될 거다, 악을 쓰던 기은의 악담과 저주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게 왜 나였나. 기은은 왜 내게 그랬나. 영도는 몸을 떨었다. (「소년과 소녀가 같은 방식으로」, 163쪽)
엄마의 초본에 따르면, 나는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엄마의 주소들과 그곳에 머문 짧은 시간이 불행을 향해 딱딱 아귀를 맞출 때 나는 안도했다. 불행의 행적을 확인한 것으로 엄마에게 다른 삶이란 가능하지 않았을 거란 식의 논리가 있었다. (「로즈쿼츠」, 184쪽)
무엇인가를 뛰어넘는 것이 목표가 되는 삶에서 기권을 선언할 작정이다. 대신 삶 속에서 가능한 해피엔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결말 앞에서 다양한 마음들을 만나고 그 마음들이 울리는 공명에 귀 기울이는 여유를 가지면서.
그러니, 부디 적당히 뛰시길.
대신 잘 먹고, 잘 주무시길. 되도록 오래 행복하시길. (작가의 말 중에서)
제21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수록
서로의 존재를 위한 이야기, 신주희 두 번째 소설집
『모서리의 탄생』 이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지속해온 신주희의 두 번째 소설집 『허들』이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에는 제21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마저 스스로 선택하는 예술가들의 고군분투를 형상화”하며 “보들레르식의 야생성까지 느껴”진다는 평을 들은 「햄의 기원」을 비롯해 일곱 편의 이야기를 실었다. 신주희는 일상의 벽 속에서 분투하는 다양한 층위의 인물들을 서사 속으로 불러와 ‘평범’하고 ‘보통’의 삶을 요구하는 외부 세계와 이에 저항하는 내부 세계의 충돌을 다룬다.
서로의 존재를 마주하기 위해 넘어서야 하는 시선의 허들
납작한 세계를 다시 한번 부풀리는 일곱 편의 이야기
소설의 표제작인 「허들」은 주인공인 ‘나’가 쓰는 유서의 형식을 띤다. 이 유서는 오직 그녀의 어머니에게만 발송되는 것인데, 이 어머니라는 존재는 ‘나’에게 평범한 삶을 요구하는 일반적이고 범속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범성이 지니는 압력은 주인공에게 “삶에서 넘어서야 하는 지나치게 높은 허들”인 동시에 “‘나’의 삶을 그저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압력을 견디는 삶으로 만들었다.” 「허들」과 반대편에 서 있는 작품인 「로즈쿼츠」는 죽은 엄마의 삶을 반추해가며 “피해자 되기의 삶에 집중했던” 주인공의 목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삶을 망가트린 어머니에 대한 피해 의식은 이야기의 걸음에 따라 “온전히 그녀의 말로 설명된 적 없는 과거의 기억들을 반추”하는 방식으로 증폭되며, “그저 가해자일 수 없는 삶의 입체성을 다시 파헤치고 부풀린다.”
나아가, 소설의 주인공들이 겪는 압력에는 누군가에게 비난받는 것에 대한 공포가 포함된다. 타인이 자신을 판단하는 것, 유해한 사람으로 매도당하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휘발, 공원」에서, 연인들은 SNS 셀럽의 가십을 발판 삼아 자신들의 사랑을 굳건하게 만들려는 행위가 가진 기만성을 폭로하고, 「저마다의 신」 에서는 2020년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시대에 살아가는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단절과 상실로 얼룩진 시대에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저마다의 신을 요구하는 외로운 개인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묻는다.
「소년과 소녀가 같은 방식으로」는 탈북민의 이야기를 다룬다. 브로커를 통해 한국에 어렵사리 들어왔지만 생활은 안정적이지 않다. “영도는 그 일을 통해 정말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 그 형태를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영도는 제약회사의 약물 실험에 참여하는 등의 일을 한다. 그는 자꾸만 자신과 함께 탈북 행렬에 함께했지만 결국 죽은 기은을 떠올리면서, 이 구조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질문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피해자-가해자의 이분법으로 가를 수 없는 타자와의 연루와 그것을 통해서 입체화되는 자기 삶에 대한 이해에 의해서 환기된다.”
걸려 넘어지더라도 뛰어야만 하는 존재들의 연루 방식
“나는 나의 유서가 여기서 멈추지 않기를 바라요.”
일곱 편의 단편들에서 각기 다른 인물들은 결국 “삶은 돈이 들어. 생존은 그보단 좀 덜 들고. 존재하는 것? 실은 그게 가장 비싸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 사이에는 생존과 사람다운 삶, 그리고 평범하게 존재하는 것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다. 그들이 원하는 삶에 가닿을 방법은 망연해서 그들은 그저 삶을 견디는 존재가 된다.
인물들은 자주 질문하고, 절망하고, 의문을 가지지만 신주희는 이에 직접 답해주거나 깊은 내적 진실을 설명하는 대신 이들의 곁에 가만히 있어주기를 택한다. 이 “있어주기”의 모습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요청하는 또 다른 지지이기도 하다. “존재의 대가는 타자와의 우연한 연루, 불확실하고 취약하기에 그만큼 복잡하고 입체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값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박인성 평론가의 말처럼, 우리는 “자기 존재에 대한 희망 속에서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고, 바로 그 지점에서 신주희는 불친절한 타자들이 서로 걸려 넘어지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연루되는 바로 그 순간들을 포착한다. 포착 속에서 그들이 살아가던 납작한 세계는 부풀어 오르며, 자기 존재에 대한 희망이 함께 피어오르게 된다. 견디는 삶에서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장소에의 열망은 바로 이곳에서 발원하며, 자기 존재에 대한 희망 속에서 서로를 지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평범함을 요구하지만, 평범하게 살기 위한 조건조차 사실은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허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직된 모습은 외부 공기의 기압을 버티기 위해서 한껏 부풀어 있는 허파를 떠올리게 한다. 허들이란 그저 평범함의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위해 넘어서야 하는 진정한 타자의 눈높이를 제시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이 허들은 설령 우리가 그 기준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뛰어야만 하는, 깊이 있는 존재의 연루 방식이다.
-「해설」중에서, 박인성(문학평론가)
작가정보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