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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스

북하우스

2022년 11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2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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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75MB)
ISBN 979116405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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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 〈더 타임스〉 선정 역대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 50인 중 1위
★ 미국 추리작가협회 특별상, 영국 추리작가협회 은상 수상 작가
★ 프랑스 탐정소설 국제 부문 그랑프리 수상 작가
★ 에드거 앨런 포 상, 오 헨리 상 수상 작가
★ 오 헨리 상 수상작 「영웅」 수록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 ‘서스펜스의 대가’ ‘불안의 시인’ ‘매혹적인 어둠의 소설가’ 등 화려한 수식어로 불려온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레이디스』는 하이스미스의 초기 심리소설 열여섯 편을 묶은 단편집이다. 그동안 하이스미스가 쓴 수많은 단편소설들은 언어권을 불문하고 여러 차례 출간되었지만, 그가 청년 시절에 쓴 심리소설들만을 모아 선보이는 기획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집은 2020년 작가 탄생 100주년을 1년 앞두고 스위스에서 처음 출판되었고, 이번에 국내 초역으로 우리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하이스미스가 1936년부터 1949년까지 집필한 수록 작품들은 오 헨리 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웅」부터 「세인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 「프림로즈는 분홍색이야」 「시드니 이야기」 등 이번에 처음 출간되는 작품들까지, 인간의 어두운 상상력을 때로는 으스스하게 때로는 유머를 발휘해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하이스미스 특유의 발상과 미학인 ‘어두운 상상력의 세계’와 ‘한없이 불안한 감정’을 하나의 별자리처럼 펼쳐 보여줄 것이다.
세인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
미지의 보물
최고로 멋진 아침
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
프림로즈는 분홍색이야
루이자를 위한 초인종
엄청나게 친절한 남자
시드니 이야기
영웅
애프턴 부인, 그대의 푸르른 산비탈에 둘러싸여
미스 저스트와 초록색 체육복
하늘로 막 비상하려는 새들
마법의 문
달팽이 연구자

“저건…” 크레이겐퍼톡 수녀는 숨찬 소리로 경멸을 담아 말했다. “남자다!”
“왜 얼굴에 털이 났어요?”
크레이겐퍼톡 수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남자란 어린 남자아이가 자라서 되는 거야.” 그녀는 애매하게 돌려 대답했다. “하지만 넌 그런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남자들은 다 없어졌으니까.”
“남자아이가 뭐예요?”
크레이겐퍼톡 수녀는 대답했다. “남자아이란 여자아이가 아닌 아이야.” 아이가 여자가 아니면 몹시 끔찍한 일이라는 말투였다.
「세인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 중에서

그때 애런이 누군가의 인기척을 의식했다. 기울어져 올라간 문간을 바라보니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프레야를 돌려서 그의 몸에 딱 붙여 동작을 멈추게 했다. 아이의 가벼운 체중 정도로는 균형을 잃을 리 없었다. 문간의 남자는 피트 맥너리였다.
“안녕하시오!” 피트가 숨죽인 놀라움을 담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애런이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그는 프레야를 놓아주고 약간 웃었다. 창피하기도 하고 짜증스럽기도 했다.
“여기서 뭐 하세요?”
피트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슴푸레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최고로 멋진 아침」 중에서

제럴딘은 손에 클로로포름 병을 들고 뒤쪽 현관 포치에서 잠들어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깊은 잠에 빠졌다는 걸 소리로 알 수 있었다. 수염을 통과해 휘파람 소리를 내는 짧은 숨, 한낮까지 일어나지 않을 때 쉬는 숨. 남자는 새벽에 들어와서 내내 자고 있었고, 밤새 술 마시고 들어온 날은 무슨 수를 써도 오전에 깨울 도리가 없었다. 확실히 때는 지금이었다. (중략) 그녀 안에서 어떤 목소리가 비명을 질렀다. 다른 길이 있었다면 이런 짓은 꿈도 꾸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이 사람은 나를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하잖아!
「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 중에서

엘스퍼스는 당혹스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아버린 느낌이었다. 순간 엄마도 안다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 이 집과 이 아침의 시간은 어딘가 통째로 잘못되어 있었다. 느끼고 듣고 맛보고 냄새도 맡을 수 있는 불편한 무언가가 있었다. 눈으로 볼 수 없을 뿐이었다. 그 무언가가 엘스퍼스로 하여금 웅크리고 앉아 숨을 죽이게 하고, 엄마에게 감정을 전달할 정확한 단어를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엄마가 그 무언가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는다면 아마 말해서는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이 감정이 사라질까? 엘스퍼스는 생각했다. 아니면 뭔가 일이 터지고야 말까?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 중에서

로버트슨 부인은 남자가 공원으로 들어오는 순간 즉시 눈을 들었다. 공원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대머리였고 짙은 색 정장을 입고 있었으며, 시멘트 보행로에 잠시 멈춰 서서 벤치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로버트슨 부인의 첫 반응은 미미한 경계심이었다. 반쯤 미소를 지으며 벤치의 여자를 관찰하는 남자의 집중도에 어쩐지 불길한 구석이 있었다. 남자는 추위라도 타듯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이 한 가지 공통점을 깨달은 그녀는 두 사람이 인사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남자는 뻣뻣하고 신중하게, 훨씬 밭은 걸음으로 여자를 향해 걸어와 여자 옆에 편하게 앉았다. 호주머니의 손을 빼지도 않고 여자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도 않았다. 로버트슨 부인이 어제도 오늘도 눈여겨보았던, 그 어리둥절한 만족감이 서린 여자의 표정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남자의 입술이 움직이자, 여자가 그를 보더니 미소를 지었고, 로버트슨 부인은 다시 자기가 보고 있는 광경에 미묘한 불편감을 느꼈다. 남자가 들어와서 벤치에 앉았다는 사실 자체가 막연하게 마음에 걸렸다. 모르는 남자가 여자에게 접근하는 거라는 생각이 찰나에 스쳤으나 곧 사라졌다. 친밀감의 오라가 두 사람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두 사람은 아주 살짝 서로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둘 사이에는 벤치를 너덧 자리로 나누는 철제 팔걸이가 있었다. 그때 남자가 손을 뻗어 호주머니에 넣고 있던 젊은 여자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철제 팔걸이 아래로 손목을 잡아 끌어와서 꼬고 있는 다리 위에 올려놓고 자기 손으로 감싼 것이다. 그때 불현듯 로버트슨 부인은 깨달았다. 두 사람은 연인이었다.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 중에서

그는 문을 열고 샬럿을 번쩍 들어 태웠다. 샬럿의 발이 좌석 끝에서 달랑거렸다. 그는 반대편에서 차에 탔다.
“준비 다 됐니?”
“음, 네.” 샬럿은 차의 실내를 보고 있었다.
“마음에 드니?” 그는 이렇게 물으며 손등으로 코를 훔쳤다.
곧장 드라이브를 떠나지는 않았다. 샬럿은 화려하게 색칠한 대시보드, 초록색 숫자와 은색 침이 달린 시계를 찬찬히 살피고 있었다. 다른 동그라미들은 샬럿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모두 아름답고 색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남자가 덥석 샬럿의 손을 잡았고, 샬럿은 손가락이 뜨끈하고 축축하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모르게 울음이 터지려는 듯 입가가 실룩거리며 말려 올라갔다. 오지 않았다면 좋았을걸, 에밀리와 앞쪽 포치로 돌아가면 좋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남자는 시동을 걸면서 연신 싱글거렸고 심지어 소리 내어 웃기까지 했다.
“빨리 달리는 게 좋아?”
샬럿은 대답하려 했지만 입술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그는 다시 샬럿의 손을 꾹 힘주어 잡았다.
「엄청나게 친절한 남자」 중에서

십오 분 뒤, 루실 스미스는 집 뒤편 하인 숙소에 있는 자기 방 안에 서서 새하얀 새 유니폼의 허리띠 단추를 채우고 있었다. 립스틱으로 입술도 살짝 두드렸다. “처음부터 새로 다시 시작하는 거야, 루실.” 거울 속의 자기 자신에게 말했다. “지금부터는 행복하고 쓸모 있는 삶을 살면서 이제까지의 모든 과거를 잊자.”
그러나 자기 말을 스스로 부정하듯 그녀의 눈이 다시 지나치게 크게 떠졌다. 그렇게 휘둥그레 크게 뜨면 눈은 어머니를 아주 많이 닮아졌고, 어머니는 그녀가 잊으려는 과거의 일부였다. 눈을 치뜨는 이 버릇은 고쳐야 했다. 그러면 놀라고 불안한 사람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영웅」 중에서

‘리플리’ 시리즈와 『캐롤』의 작가
‘불안의 시인’ 하이스미스 세계를 쏘아올린 첫 신호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최초 출간
평온한 밤의 공기를 찢어내는 어두운 상상력

불안의 감정을 다루는 특별한 방식: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알 수 없는 불편함에 사로잡힌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고 조금 더 강박적인 사람들

하이스미스는 ‘리플리’ 시리즈,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캐롤』 등으로 유명해지기 이전인 청년 시절부터 작가로서 인간의 어두운 내면에 대한 이해가 깊었고,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감정의 심연을 다룬 심리소설을 다수 집필했다. 그의 심리소설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는 불안, 두려움, 그리고 위험함을 남들보다 잘 감지하는 예민함이다. 매일의 일상 가운데 자신을 위협하는 무엇이 있다는 묘한 확신이 더해지면서 불안과 두려움은 현실이 된다. 그래서일까. 하이스미스의 작품에는 꼭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 해도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으슥하고 불길한 분위기가 배어 있다.
「세인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에서는 여자아이로 키워진 남자아이가 ‘남자’라는 ‘존재’를 감지하게 되면서 느끼는 불안과 분노가 드러나고,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에서는 대도시 뉴욕으로 이주한 여자아이가 도착과 동시에 낯선 도시 생활에 대한 불길한 예감에 빠지면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다. 「미지의 보물」에서 주인 없는 평범한 분실물은 남모를 상상에 빠진 두 남자의 범죄의 전리품으로 변모하고,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에서 젊은 주부는 공원에서 마주친 연인을 관음하듯 바라보면서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에 시달린다.
하이스미스의 세계에서 해결되지 못한 불안은 강박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영웅」, 「프림로즈는 분홍색이야」, 「미스 저스트와 초록색 체육복」에서 주인공들은 이런 신경 쓰이는 마음을 처리하려고 강박적인 인물이 된다. 정신질환 의혹에서 벗어나려고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며 발버둥치는 가정교사가 있고, 색깔 하나를 얻기 위해 온 천지를 돌아다니며 아내를 질리게 만드는 회사원이 있으며, 자세 하나 틀리지 않는 대열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을 못 살게 구는 체육 교사가 있다. 인물들은 불편함과 불안함과 세계를 대하는 무력감을 넘나들다 마침내 묵은 감정을 해소하기도 하지만 끝내 미궁에 빠지기도 한다.

미래를 상상하는 예사롭지 않은 감정들:
설렘과 기쁨이 실망과 공포로 뒤집히는 한순간
과거를 떨쳐내려는 이들에게 덮친 불길한 예감

불안과 강박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대하는 심리적 기제이자 행동 방식이다. 「최고로 멋진 아침」에서 뉴욕의 택시 운전사 애런은 시끄럽고 정신없는 대도시에서 휘몰아치듯 생활하다 훌쩍 일을 그만두고 한적한 마을로 긴 여행을 떠난다. 설렘과 기쁨에 잠겨 하루하루 생활하던 애런은 어린 여자아이와 친구가 되어 매일같이 만나는데, 성인 남자와 여자아이의 우정을 바라보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그의 하루를 캐묻는 하숙집 주인이 있고 몰래 그의 뒤를 따르는 주민도 있으며 처음에는 환대했지만 그를 보고도 모르는 체하는 이발소 주인도 있다. 이런 시선을 느낀 애런은 한순간 사방에서 적대감에 휩싸이며 실망, 더하게는 공포를 느낀다.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에서 이주의 설렘은 얼룩 하나로 앞으로의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 손바닥 뒤집듯 바뀌며, 「엄청나게 친절한 남자」에서 이방인과 교류하게 된 샬럿은 그의 차에 올라타자마자 범죄의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의 태도를 대하게 되고 반가움은 후회로 변한다. 「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에서 주인공 제럴딘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남편을 피해 멀리 도망치지만 낯선 도시에서 동창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 속에서도 불길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렇듯 희망 찬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와 사람을 마주한 사람들의 마음은 순식간에 낙심과 혼란에 사로잡힌다.
공포는 무엇보다 (가깝거나 먼) 미래에 대한 불길한 예감에서 오지만 그 미래는 불행했던 과거에 저당 잡혀 있다. 감정이 바뀌는 순간마다 과거에 겪었던 일을 돌이켜보는 주인공들, 이들은 누구보다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기 위해 미래를 꿈꾸지만 경험의 조각들은 이들을 나쁜 과거로부터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미래가 과거의 반복일 수 있다는 예감은 공간을 이동하고 만나는 사람을 바꾸어도 계속된다. 하이스미스가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로 불렸다는 사실은 그가 인간의 공포를 다루는 데 이른 시절부터 얼마나 능숙하고 탁월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데, 여기 실린 작품들은 이에 대한 하나의 문학적 증명이기도 하다.

홀리듯 중독되는 “마약 같은 문체”
독자를 광기의 공간으로 서서히 끌어들이는 불안의 시인
100년이라는 시간의 풍화에도 빛을 잃지 않은 하이스미스 문학

흥미로운 것은 온갖 어두운 감정을 자아내는 소설의 문장들은 한없이 건조하며 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하다는 것이다. 선량한 비서의 예상치 못한 하루를 그리든(「루이자를 위한 초인종」),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찾아간 중년 부인의 속 끓이는 고백을 서술하든(「애프턴 부인, 그대의 푸르른 산비탈에 둘러싸여」), 오지 않는 답장을 기다리는 남자의 애타는 심정을 묘사하든(「하늘로 막 비상하려는 새들」), 하이스미스는 인물들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마치 영화를 보듯 써 나간다. 이런 하이스미스의 하드보일드한 온도는 열여섯 편의 단편에서 일정하게 유지되고, 묘하게도 이 거리감이 그 자체로 스타일이자 개성이 되어 독자들을 강하게 매혹한다. 이를테면 미국의 한 서평에서는 하이스미스가 그저 스릴러 작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유려한 문체로 독자들을 홀리는 탁월한 작가라고 했다(〈뉴요커〉). 또 다른 서평에서는 감정을 섞지 않은 문장을 두고 “마약 같은 문체”라고 표현했는데(〈타임 아웃〉), 이는 아마도 힘을 주지 않은 문장들을 모아 독자들을 광기의 공간으로 서서히 끌어들어 중독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매력 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오래전부터 변함없이 하이스미스를 동경하고 사랑해왔다. 그를 추천해 마지않았던 트루먼 카포티와 그레이엄 그린 이외에도,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나를 찾아줘』의 작가 질리언 플린, 『목요일 살인 클럽』의 작가 리처드 오스먼, 『이제 나를 알게 될 거야』의 작가 메건 애벗 등이 그에게 열렬한 애정의 말을 바쳤다. 작가들뿐 아니라 오늘날의 많은 보통의 독자들도 여전히 현대적이고 불온한 하이스미스의 작품들을 찾아 읽고 있으며, 이 책은 하이스미스 그런 독자들의 애정이 낳은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레이디스』는 그의 매혹적인 문학 세계의 시작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빠져 있던 중요한 조각들이다.

작가정보

Patricia Highsmith, 1921~1995

‘불안의 시인’ ‘서스펜스의 대가’ 등으로 불리며, 우리 시대 최고의 범죄소설과 심리소설 작가로 손꼽혀온 미국의 소설가. 1921년 1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태어나 뉴욕으로 이주해 성장했다. 바너드 대학에서 소설 창작과 극작법을 공부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고, 트루먼 카포티의 지지를 받아 1950년 장편소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출간해 큰 주목을 받았다.
50여 년 동안 꾸준히 활동하며 『캐롤』(클레어 모건이라는 필명으로 출간), 『아내를 죽였습니까』, 『재능 있는 리플리』, 『심연』, 『올빼미의 울음』, 『유리 감옥』 등 수많은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중년에는 유럽으로 건너가 집필에 매진했고, 장편소설 『소문자 지(g)』를 마무리한 뒤인 1995년 2월 4일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세상을 떠났다.
하이스미스는 생전에 에드거 앨런 포 상, 오 헨리 상, 프랑스 탐정소설 국제 부문 그랑프리, 미국 추리작가협회 특별상, 영국 추리작가협회 은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인 2008년에는 〈더 타임스〉 선정 역대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로 꼽혔다. 『레이디스』는 심리소설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초기 소설 열여섯 편을 발굴해 묶은 탄생 100주년 기념 소설집으로, 하이스미스 고유의 주제와 특징인 ‘어두운 상상력의 세계’와 ‘타인에 대한 한없이 불안한 감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미 비포 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녀 이야기』, 『증언들』, 『내가 사랑했던 것』, 『수전 손택의 말』, 『가재가 노래하는 곳』, 『시의 역사』 등이 있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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