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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박균호 지음
갈매나무

2022년 11월 18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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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17MB)
ISBN 979119184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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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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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다르게 읽어보고
인문학을 새롭게 도전해보며
마침내 시작되는 어른의 독서

오십, 이제는 왜 읽는지를 넘어
어떻게 읽을지를 고민할 때

북 칼럼니스트 박균호가 제안하는
문학과 인문을 넘나드는 ‘조금 다른’ 독서의 세계

■ 러시아 고전 소설 주인공들이 전부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 마담 보바리는 왜 애인들을 굳이 부엌에서 만날까?
■ 프라하에서 글을 쓴 카프카의 원고는 왜 이스라엘에 정착했을까?
■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마크 트웨인…… 대문호들의 글에는 어째서 술이 빠지지 않을까?
■ 고양이는 어쩌다 신의 대리인 자리를 인간에게 넘겨주고 마녀 취급을 받게 되었을까?

청춘과 열정, 갈림길과 장애물을 모두 지나 지천명에 이른 나이, 어떤 책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소설을 즐기기엔 시간에 쫓기고, 인문서를 파고들기엔 겁이 나기도 한다. 못 읽은 책도 산더미인데, 읽고 싶은 새 책 또한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책의 망망대해 앞에서 망연자실했다면 이제 무엇을 왜 읽는지를 넘어 ‘어떻게’ 읽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소설이든 인문서든 결국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결국 소설에서도 인문에서도 우리는 세계와 인생을 보게 된다. 그러니 소설을 젊었을 적 잠시간 읽던 그저 재밌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면, 소설을 반밖에 읽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동서고금을 관통하며 여전히 명작의 반열에 올라 있는 고전, 그리고 시대에 발맞춰 새롭게 탄생하는 모든 ‘잘 쓴’ 작품에는 수많은 인문학적 의미와 인간 본질의 성찰이 숨어 있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등을 집필하며 ‘막상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을 ‘모두가 읽는 고전’으로 알리는 데 몰두한다는 저자는 좋은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은 뛰어난 인문학 서적 여러 권을 읽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이를 ‘소설 인문학’이라고 칭한다.

오십은 젊었을 적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기 좋은 나이다. 나이에 따라 읽는 감상이 달라진다는 말도 있듯이 오십의 경륜은 이전에는 읽어내지 못했던 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설 인문학’ 읽기는 당신의 독서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한 권의 소설을 읽어도 줄거리만 즐기기보다 시대의 역사, 종교의 의미, 인간의 본질을 읽어낸다면 독서와 함께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질 테다. 그렇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다. 소설을 매개로 읽는 인문은 재미는 더하고 무게는 덜기 때문이다. 이 책은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가뿐하게 문학과 인문을 넘나드는 ‘조금 다른’ 독서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글을 시작하며

1부 역사의 단면을 다룬 벽돌책 도전하기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 시베리아를 담다 - 《죄와 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 《죽음의 집의 기록》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르포르타주가 된 소설 -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도를 찾아 남부로 떠난 농부들이 분노한 까닭은 - 《분노의 포도》 & 《1929, 미국대공황》
신의 공간은 중세에 어떻게 변모했는가 - 《수도원의 비망록》 & 《수도원의 역사》
로맨스 소설에 가려진 노예들의 삶 - 《맨스필드 파크》 & 《노예선》
《춘향전》 속 놓쳤던 고전의 여러 얼굴 - 《춘향전》 & 《한국의 과거제도》 《조선 시대 과거제도 사전》
칼 못 드는 사무라이의 비애, 에도부터 메이지까지 -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 《메이지의 도쿄》
스스로조차 속고 속여야 했던 스파이의 삶 -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비밀정보기관의 역사》

2부 복잡한 인간 내면의 소우주 이해하기

예술의 불멸하는 재료, 질투 - 《레베카》 & 《질투》
음식으로 표현된 ‘낭만주의적 몽상’ - 《마담 보바리》 & 《프랑스 미식과 요리의 역사》
금기와 욕망의 흔적, 금서의 목록 - 《장미의 이름》 & 《금서의 역사》
사교계 매너에는 교묘한 의도가 있다 - 《면도날》 & 《영국 사교계 가이드》
운명과 본능의 외줄 타기, 꾼들의 중독사 - 《황금광 시대》 & 《도박의 역사》

3부 아는 만큼 빠져드는 일상의 인문학

고양이, 인류 이전 신의 대리인 - 《모르그 가의 살인》 &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세상에서 가장 문학적인 술, 위스키 - 《해변의 카프카》 & 《알코올과 작가들》
개는 언제부터 인간과 함께했을까 -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 《인간은 어떻게 개와 친구가 되었는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종착점, 고서점 -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 《고서점의 문화사》
요가, 종교에서 시작해 문화가 되다 -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 《요가의 역사》
시대와 함께한 다이어트의 변신은 무죄 -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 《다이어트의 역사》
신들이 머물다 간 곳, 호텔의 역사 - 《매스커레이드 호텔》 &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참고문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르포르타주가 된 소설
소설의 소재뿐만 아니라 무더운 날씨, 혼잡한 거리, 악취, 먼지, 술 취한 사람들, 창녀촌, 집세를 내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가난한 사람들, 도저히 사람이 거주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좁은 방, 자신의 딸이 몸을 판 돈으로 싸구려 보드카를 마시며 인생을 한탄하는 하급 관리 같은 도시의 어두운 모습을 서술한 대목은 작가의 상상이라기보다 그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면을 조명한 르포에 가깝다. 한마디로 《죄와 벌》은 첫 문장의 ‘찌는 듯이 무더운’ 날씨를 포함해 1860년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신문 기사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_본문 29쪽

《춘향전》 속 놓쳤던 고전의 여러 얼굴
《춘향전》에는 관리들이 이 도령의 답안을 보고 잘 쓴 문장에 점을 찍고 동그라미를 치는 장면이 나오지만 실제로 그 시험지가 3만 명분이라면 잘된 구절을 표시하기는커녕 제대로 훑어보기도 어렵다. 그러니 채점이 형식적이고 졸속이었다. 더구나 시험을 치른 당일 합격자 발표를 해야 했으니 채점자로는 정말 극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_본문 81쪽

칼 못 드는 사무라이의 비애, 에도부터 메이지까지
전쟁터에서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던 무사들이 신정부 관리가 된 후 기념 촬영이 무서워 시내 순찰을 핑계로 도망치던 모습 또한 서양식 근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허둥대던 무사들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전직 사무라이들에겐 사람의 얼굴이 종이에 고스란히 박혀 나온다는 사실이 칼을 들고 싸우는 전쟁터보다 무서웠다. 당시 사진관은 사진을 찍으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소문이 돌아 애를 먹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에 언급되는 개조 지팡이야말로 메이지 시대에 애매한 위치에 놓였던 무사들의 심정을 잘 대변한다. _본문 95쪽

예술의 불멸하는 재료, 질투
그러나 남편과 레베카가 서로를 미워했다는 사실과 레베카가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교활하고 사악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를 괴롭히던 질투심은 말끔히 사라진다. 레베카의 불행이 ‘나’에게는 곧 행복이었다. 자신감을 장착한 ‘나’는 ‘수습 하녀’에서 ‘엄격한 여주인’으로 승격한다. 그리고 남편 맥심이 저지른 살인마저도 감싸주고 함께 대처하는 대담함까지 보여준다. 질투라는 감정의 스펙트럼에는 남의 불행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심리, 즉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가 존재한다. ‘나’에겐 레베카가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내였다는 사실이 행복의 원천이었던 셈이다. _본문 119쪽

금기와 욕망의 흔적, 금서의 목록
《장미의 이름》의 무대가 되는 중세 수도원은 죄를 뉘우쳐야 한다는 이유로 쾌락과 웃음을 멀리하라고 가르쳤다. 아울러 당시 수도원은 규칙이 매우 엄격했고 규칙을 어긴 경우 체벌을 받았다. 수도사들은 체벌을 예수가 겪었던 고통을 몸소 체험하는 일로 여겼다. 빈번한 체벌은 쾌락주의를 주장하던 에피쿠로스학파에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이런 시대에 인간의 웃음을 논한 《시학》 제2권을 금서로 지정한 호르헤의 판단은 필연이었다. 쾌락주의를 죄악시했던 중세 기독교는 에피쿠로스학파의 쾌락 추구와 사후 세계 부정을 이어받은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금서로 지정하기도 했다. _본문 143쪽

세상에서 가장 문학적인 술, 위스키
이 당시 조이스는 《율리시스》보다 더 난해하다고 알려진 《피네간의 경야》를 집필하고 있었는데 초반부터 글이 잘 풀리지 않아 낙심했다. 어쩔 수 없이 원고를 마감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공저자의 힘을 빌리는 방향을 염두에 두었는데, 고심 끝에 낙점한 사람이 제임스 스티븐슨이었다. 그가 자신과 친하다거나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제임슨 스티븐슨과 공저를 하면 그가 사랑했던 더블린 위스키 ‘존 제임슨 앤 선John Jameson & Son’의 첫 글자인 “JJ&S”를 책 표지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_본문 193~194쪽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종착점, 고서점
박인환이 고서점을 차린 이유는 의외로 해방 이후 고서점의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강요로 1944년 입학한 평양의학전문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간 박인환은 학업 대신 생업을 찾아 나섰다. 마침 해방이 겹쳤고 그동안 일본인이 운영하던 책방이 문을 닫으면서 엄청난 양의 책이 헌책 시장에 나왔다. 일제의 출판 탄압이 심했기에 해방이 되자 신간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지만, 한동안 신간은 수요를 맞추지 못했다. 책의 전성시대가 도래했고 그에 맞추어 200여 곳의 고서점이 생겨났다. 당시에는 책의 수요도 많았지만, 책값도 대단했다. 1946년 당시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은 월 2,000~3,000원이었는데 《자본론》 전집이 1,800원, 《사회과학대사전》이 1,500원에 달했다. _본문 219쪽

부담은 없이 사색은 깊이
소설과 함께 인문의 숲 거닐기

소설은 단순한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한 권의 소설은 퍼즐처럼 수많은 조각을 정교하게 얽어 만든 다층적인 이야기다. 퍼즐은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부터 당대의 시대상, 문화와 예술까지 다양하다. 더불어 인문학은 ‘언젠가 공부하고 싶지만 지금은 아닌’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고전이나 인문은 아무리 두껍고 어렵다고 해도, 결국 모두 삶과 인생, 세계를 이야기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설이 실속 없다는 고정관념과 인문이 지나치게 무겁고 어렵다는 편견은 같은 오류를 범한다. 소설은 으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포괄하며 인문은 그저 지식인들의 동떨어진 몽중몽설이 아닌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한 학문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소설 속 인문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기 마련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그 속에서 무엇을 얼마나 읽어내느냐는 천차만별이다. 저자는 시대나 문화, 삶의 배경이 달라서 그간 읽고도 ‘그러려니’ 넘겼던 소설 속 인문학 요소들을 인문학 책들을 재료 삼아 하나하나 짚어간다. 혼자서는 도전하지 못했던 인문학 책들도 저자가 소개하는 소설들과 함께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1부에서 러시아 고전을 포함해 역사의 일면을 담은 소설들로 세계의 흐름을 읽어낸다. 2부에선 세부적으로 들어가 질투와 몽상, 호기심, 권력욕 등 인간의 감정을 탐구하고, 3부에선 비교적 현대에 쓰인 작품들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인문학적 의미가 숨어 있는지 몰랐던 소재들을 탐구한다. 수많은 작가가 다양한 주제로 쓴 소설과 인문학을 한 권에 모아놓아 풍성한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낼 수 있어 재미와 지적 포만감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은 가장 공을 들여 만든 정교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단순한 이야기만 담고 있지 않다. 작가가 소설에 자신의 삶을 녹여내면서 동시대 사회의 역사, 사건, 문화, 생각을 모두 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아주 풍성하고 생생하다. _본문 중에서

도스토옙스키, 하루키, 푸시킨, 제인 오스틴……
위대한 작가들의 기록으로 인문학적 세상 읽기

위대한 고전은 거시 세계부터 미시 세계까지 집대성하여 인간이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도와준다. 인식을 깨워주고, 오해를 해소하고, 사소한 것에서도 통찰을 얻게 해준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대문호들의 고전은 제한된 경험의 문을 부수고 밟아본 적 없는 땅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경험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에 매료되고 다시금 호기심을 갖고 일상을 둘러보는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우리는 시베리아의 지독한 추위와 혹독한 행렬 길을 간접 경험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대공황 시기 엄청난 모래 폭풍을 뚫고 오로지 꿈만 좇아 남부로 향하던 미국 농부들의 간절함을 느껴볼 수도 있다. 죽음을 무릅쓸 정도로 금서를 읽고 싶어 한 호기심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고민해볼 수도, 우리 주변에 이토록 깊은 내력과 함의를 가진 존재들이 있었는지 둘러볼 수도 있다.

저자는 도스토옙스키나 고골, 푸시킨과 같은 대문호들의 명작으로 당대 러시아의 역사를 짚어나간다. 시베리아를 개간할 ‘공짜 노동자’를 차출할 목적으로 시작된 ‘시베리아 유형소’의 이야기부터 이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가 된 ‘청동 기마상’에 녹아든 서민들의 피와 눈물까지,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 역사가 소설을 매개로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 서머싯 몸 특유의 풍자 소설에서 당대 사교계의 교묘한 배척과 차별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등으로 동물과 위스키, 요가와 호텔 등 미처 몰랐던 일상의 인문학까지 소개한다.

고전을 인문학 책과 같이 읽으면,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 즐거움도 누린다. 저자는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와 마커스 레디커의 《노예선》을 같이 읽으며 아프리카 노예 무역은 백인들이 이익 창출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며 활성화되었다는 등 노예 문제에 얽힌 오해들을 풀어나간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와 피터 투이의 《질투》로 질투는 부정적 감정이라는 편견을 부수고 생존에 필요한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렇듯 인문과 함께라면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소설이 품고 있는 풍성한 내막까지 즐길 수 있다.

로댜는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고자 전당포 노파와 그 여동생을 살해하지만 자수한다. 그리고 8년의 유배형을 선고받아 시베리아로 떠난다. 《부활》의 주인공 카튜사도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 유형지로 향한다. (…)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의 대표작 주인공들이 모두 ‘시베리아 유배’라는 결말을 맺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시베리아 유배지는 러시아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_본문 중에서

이제부터 남은 생은 벽돌책을 두려워 않기로 했다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면 ‘다르게’ 읽는 것을 시작으로

저자는 우리 모두의 인생은 한 편의 소설과 같다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소설의 깊이에 독서가 차지하는 힘은 분명하다. 소설을 읽을 때 배경지식이 중요하듯이 우리 인생의 소설도 인문적 지식이 더해질 때 새로운 점을 발견하며 더 풍요로워진다.

여유가 없는 일상에서 오는 조급함, 다른 오십대의 독서 이력과 비교하게 되는 마음, 접근성이 좋은 온갖 OTT…… 독서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니 책과 아직 멀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우선은 무엇보다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즐기는 독서 경험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인문학적 소설 읽기를 통해 재미와 지식을 모두 잡으니 오십에 다시 시작하는 책 읽기 안내서로 제격이다. 부담은 덜고 책에서 생각할 거리를 끌어내는 방법을 알려주니 남은 오십의 독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지레 겁을 먹어 손대지 못했던 ‘벽돌책’의 의외의 재미를 나누면서 늘 언저리를 맴돌던 독서의 한계를 깨고 더 넓은 독서의 세계에 들어서자고 제안한다. 벽돌책은 ‘격파’라는 단어가 따라붙을 만큼 두께나 내용에서 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문서는 그만큼 무한한 소재로 세계를 낱낱이 해체하기도, 조립하기도 하며 세계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 이 무궁무진한 벽돌책의 세계는 어른들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어줄 것이다.

호기심과 배움, 성장은 젊은 시절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도 이제는 볼 수 있게 되었을 테니, 다시금 벽돌책에 도전해 배움의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읽는 것을 넘어 사유할 때 변화는 시작된다. 글자만 읽는 독서는 결국 소비하는 독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남은 반생을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다르게’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인생은 읽는 만큼 끊임없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주앙 5세는 나라의 재정을 주로 궁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자신의 권위를 자랑하는 데 소비했다. 거대한 마프라 수도원의 건축은 당시 포르투갈 경제 구조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교회는 끊임없이 신의 축복이라는 이름으로 왕에게 기부를 요청했을 텐데, 《수도원의 비망록》에서도 마프라 수도원 건립이 교회의 세속적 욕심과 재산을 탐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읽어낼 수 있다. 우선 왕에게 수도원 건립을 제의한 수사는 수도원이 건설되면 반드시 프란시스쿠 수도회의 종단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수도회가 재산을 배타적으로 소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_본문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박균호

교사이자 북 칼럼니스트.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학교 밖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전 강연을 한다. ‘제목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을 ‘모두가 읽는 고전’으로 알리는 데 몰두한다. 지은 책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은 2021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는 2019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과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었다. 이 밖에도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10대를 위한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 《오래된 새 책》 등 12권의 책을 썼다. 《한겨레》에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독서 칼럼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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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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