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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윤여진 , 윤여주 지음
수오서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2년 12월 01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6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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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4.41MB)
ISBN 979119038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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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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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함구증’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 밖에서는 말을 하지 못한 쌍둥이 자매가 ‘그때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친구들의 “너 바보냐?”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고개 한번 젓지 못한 시간을 생각하며, 찡그리고 한숨짓던 얼굴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스스로를 한심하고 초라하게 바라보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생각하며, 쌍둥이 자매는 글을 썼다.
자매는 이제 사회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문득문득 어린 시절의 상황과 감정이 떠올랐고, 내면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던 이야기들을 꺼내 글로 적어보기로 했다. 깨진 유리처럼 아픈 조각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각각 한의사, 치과의사가 된 쌍둥이 자매는 ‘진정 잘할 수 있는 일이 제법 생긴 어른’이 된 자신들을 바라보며 “아팠던 시간이 없었더라면 능히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 말한다. 더 넓은 품과 시선으로 환자를 대하는 일, 과거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일, 오래전 자신들처럼 말하지 못하고 켜켜이 쌓인 상처와 불안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일…. 지금도 어디선가 불안과 침묵 속에 갇혀 있는 아이와 어른에게 쌍둥이 자매는 단 하나의 바람을 꿈꾼다. ‘우리가 써내려가는 문장들이 우리를 닮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언니의 첫인사: 나는 늘 혼자였다
동생의 첫인사: 나는 얼음이 되곤 했다

1. 하루가 빨리 흘러가버리길 바랐다
초승달 모양의 손톱자국
시간은 쌓여갔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김 굽는 날
비밀 놀이터
나의 동생 여주에게

날 닮은 너
“잘 자라줘서 고마워”
때론,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다
나와 다른 너
어린 나를 안아준다
노을
나의 언니 여진에게

2. 성장통은 성장기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마음껏 외로워질 수 있는 시간

후회하게 될 줄 알면서도
나의 바이올린
쌈짓돈
새로운 꿈, 치유
나의 동생 여주에게

눈 위의 삼남매
두 사람이 울던 약국
동그라미 그리려다
나의 계춘할망
문신 아이
바나나가 너무 맛있어서
나의 언니 여진에게

3. 그렇게 조금씩 내가 되었다
아침에 만난 머핀 요정
밥 아저씨
입술 안에 감춰둔 소망
작고 소중한 등줄기
심장에게 말을 건네다
나의 동생 여주에게

공생
얼음땡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줌싸개
장지 가는 길
나의 언니 여진에게

당부의 글

집 밖에서 아이들은 서로 친구가 되었지만, 나는 늘 혼자였다. 본의 아니게 외톨이가 되는 일은 이미 일상이었지만 매번 창피하고 싫었다. 동시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울타리 안에서 마음 편히 있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다.-15쪽

초등학교에서는 툭하면 앞자리부터 쭉 교과서 지문을 큰 소리로 읽어나가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내 순서가 다가올 때마다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심란해졌다. 모두가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상황에서 우물쭈물 침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순서가 되면, 내 짝꿍도 듣기 힘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내 몫의 정해진 문단을 읽어 내려갔다. 어서 선생님이 “그만” 하고 다음 차례로 넘겨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면서 말이다. 안 그래도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인데, 친구들 모두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목소리가 더 작아졌다. 나는 이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이상한 아이였고, 그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늘 싫었다.-17쪽

나는 외로운 얼음 소녀였다. 집만 벗어나면 얼굴을 포함한 온몸이 굳어버리는 기분이었다. 온몸이 굳었으니 웃는 일도 우는 일도 거의 없었다. 목소리를 바깥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무척 큰 노력이 필요했다. 목소리를 내고 싶은데 안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조차 없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불편했다. 나를 쳐다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싫었고, 말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겁났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지는 것이 두려웠다. 언니와 나는 약속이나 한 듯 집 밖에만 나서면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우리는 얼음쌍둥이가 되었다.-20쪽

빨리 흘러가버리길 바라는 순간들의 연속. 하나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그 노래가 어서 끝나기를 바랐다. 그런 순간순간들을 버티면서 하원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고도 몇 시인지도 몰랐고, 얼마나 더 시간이 흘러야 집에 갈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시간은 결국 끝이 나긴 했다. 외로움, 서글픔, 당황스러움, 억울함 등의 온갖 감정들을 억누르고 무사히 사회생활을 마무리하면, 원래의 나로 돌아올 시간.-33쪽

“엄마가 너네한테 신경도 제대로 못 써주는데, 셋 다 알아서 잘 자라줘서 고마워.”
엄마의 눈이 촉촉해졌다. 늘 씩씩했던 엄마의 그런 모습이 어색했던 우리 셋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애매하게 찌개만 바라봤다. 그날의 부대찌개는 참 맛있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맵싸한 부대찌개 냄새를 맡으면 잘 자라줘서 고마워, 라고 말하던 엄마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내가 힘든 일이 닥칠 때, 현실이 원망스러울 때마다 혼자 되뇌는 엄마의 문장들.
너희를 믿는다.
잘 자라줘서 고마워.
그 말들이 내 삶에서 그 어떤 다른 자잘한 칭찬보다 더 큰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75쪽

“엄마!”
빈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아이는 활짝 웃는 밝은 얼굴로 내게 뛰어오고 있었다. 나는 아들의 주눅 들은 모습을 보리라고 각오했는데, 아이는 보란 듯이 미소를 만발한 채 이야기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어.”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빈이는 두 팔을 벌리고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처음 오는 장소에서 그렇게 자유로운 모습은 엄마인 나조차도 처음 보았다. 그 순간, 내 아이가 나의 예상보다 단단한 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심하게 두근거릴 뻔하던 심장이 마침내 행복감에 잦아들었다. 운동장에 뛰어다니는 이 많은 아이들은, 낯선 장소에서 평범하게 적응해가는 일이 실로 얼마나 대단한 것임을 알까. 혹여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라 해도 낯선 환경을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을 쓰며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존중받을 만하다는 걸 알고 있을까.-91쪽

초등학교 시절 내가 가장 싫어했던 과목은 체육이었다. 지나치게 내성적인 아이였으니 체육을 싫어했던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체육 시간이 끔찍했던 이유는 수업 그 자체보다는 ‘체육 수업을 위해 운동장으로 나가는 시간’ 때문이었다. 가끔은 나를 챙겨서 같이 밖으로 나가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나 혼자였다. 둘 중에서 나는 후자인 편이 좋았다. 누군가 나에게 같이 나가자고 손을 잡으면 나는 늘 마지못해 끌려갔다. 혼자인 것이 더 편했다. 그러나 교실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가는 일이며, 운동화를 갈아 신는 일이며, 운동장까지 나가는 일 모든 것이 곤욕이었다. 학교에서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뿐 아니라, 무엇을 하든 마치 근육이 굳어버린 듯 몸이 어색하게 움직여졌다.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일상이라면, 그 일상을 벗어난 모든 변수들을 견디기가 힘들었다.-93쪽

지금 나는 한의원에서 많은 사람들을 마주한다. 그들은, 아니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음이 아프고 몸이 아프다. 침을 놓을 때 잔뜩 긴장하는 환자들, 불면증에 괴로운 환자들, 공황장애로 가슴이 시도 때도 없이 두근거리는 환자들, 우울증으로 자살 기도한 흔적이 있는 환자들, 이유를 알 수 없는 건선으로 매일 밤 고생하는 환자들, 산후 관절통에 시달려 육아하다가 울어버리는 환자들…… 그들 모두가 나이고, 또 나의 가족들이다.
침을 놓고, 한약을 처방하는 내게 “선생님, 저 이제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면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이 마음속 가득 차오른다. 용기를 내어 따라와주는 환자들에게, 그리고 한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용기를 내어준 나 자신에게 고맙다. 오늘도 우리는 같이, 서로를 치유한다. 나 역시 그렇게 치유되고 있다.-144쪽

간혹 입을 꾹 닫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두 쌍둥이 딸들이 침묵하는 시기가 점점 길어지자 엄마는 당혹스러움을 가득 안은 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 여기저기 해결책을 수소문도 해봤다고 했다. 엄마는 점점 걱정되었지만, 유치원 선생님들도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모두 괜찮아질 거라고만 했다. 엄마는 불안한 마음을 붙잡고 ‘극도로 내성적인 아이들’이라는 결론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두 자매가 이를 극복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엄마의 눈에는 우리에게서 특유의 불안감이나 예민함이 보이지 않았을 테고, 착실함과 온순함만이 보였을 테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며 우리를 믿고 기다려주었던 것이다. 그것이 엄마의 희망이자, 믿고 싶은 소망이었으리라.-209쪽

나는 상담사가 이끌어주는 대로 상상 속에서 어린 나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안쓰러운 아이. 머리부터 등줄기까지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어린 여진이를 진심으로 위로해주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체온. 조카들을 사랑으로 안아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주 작고 소중한 등줄기였다.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나는 어린아이답지 않았다. 모든 감정을 눌렀고 덤덤하게 넘겼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일엔 그다지 큰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으므로. 하지만 사실은 무척 울고 싶었던 것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고 싶은 마음을 애써 모르는 척했고, 꾹 눌러 참았던 눈물은 몇 년간 쌓여 어른이 된 후에도 나의 내면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어린 나는,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218쪽

“어린 시절, 나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집 밖에서는 대부분 무표정과 침묵으로 일관했다. 괴로웠다. 나는 매 순간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내 또래 아이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었다.”-쌍둥이 자매의 기록 중에서

“이 책은 말문이 닫힌 아이들을 바라보며 품었던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려주고 있다.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과 아이들을 만나는 부모와 교사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인간은 그렇게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교사 천경호의 추천사 중에서

“비단 선택적 함구증을 겪는 이들뿐 아니라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길 주저하는 모두에게 두 자매의 성장기는 따뜻한 위로와 잔잔한 울림을 전할 것이다.”-소아정신과 전문의 최치현의 추천사 중에서

7년간 입을 꼭 다물었던 ‘선택적 함구증’ 쌍둥이 자매의 마음속 이야기들
“이제, 그때 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 우리와 같은 사람을 위해서….”

‘낯가림이 심한 아이, 내성적인 아이, 조용한 아이, 소극적인 아이’라는 시선과 판단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그저 아이의 기질과 성격이 그러하겠지 생각하면서도, 어른들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겠다는 이유로 발표를 시키고 질문을 던진다. 변변한 대답도 못한다며 답답한 마음에 화를 내고 입을 열어 큰 소리로 말하라고 다그친다. 지금은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증상에 대한 원인과 대처법, 치료 방법 등 많은 정보가 공유되지만 그마저도 없던 시절에는 말이 없는 아이들의 내면은 상처와 불안의 먼지가 켜켜이 쌓여만 갔다.

《이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는 어린 시절 7년의 시간 동안 집 밖에서는 말을 하지 못한 쌍둥이 자매의 기록이다.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친구들의 “너 바보냐?”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고개 한번 젓지 못한 시간을 생각하며, 찡그리고 한숨지으며 바라보는 지금도 생생한 그 얼굴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스스로를 한심하고 초라하게 바라보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생각하며 쌍둥이 자매는 글을 썼다.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말할 수 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 책의 저자인 쌍둥이 자매 윤여진, 윤여주는 이제 사회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문득문득 어린 시절의 상황과 감정이 떠올랐다. 말하지 못한 시절에도 서로를 지탱해주던 자매는 각자의 내면 서랍 깊숙한 곳에 쌓여 있던 이야기를 꺼내 글로 적어보기로 했다. 깨진 유리처럼 아픈 조각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그들의 바람처럼 ‘말을 하지 않는 만큼 머릿속은 더 많은 생각으로 가득’ 찼던 시절을 보내는, 혹은 보냈던 이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선사한다.

선택적 함구증은 단순히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는 문제이지만, 30여 년 전에는 그것에 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단지 동생과 내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우리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나의 마음을 엄마, 아빠에게 이해시키기란 불가능했다. 그 미묘한 마음을 세상의 어떤 단어로도 표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 마음. 말을 하지 않는 우리를 사람들은 답답해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장 답답한 건 우리 자신이었다.-본문 중에서

쌍둥이 자매가 서로에게 편지를 쓰듯 한 편씩 써내려간
불안과 침묵 속에 갇혀 있는 수많은 아이와 어른을 위한 책!
“소리 내어 울지도 못했던 어린 시절의 우리를 생각하며,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말할 수 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내 마음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분신이자 유일한 친구.’ 쌍둥이 자매에게는 서로가 그런 존재였다. 쌍둥이 자매는 착실했고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공부도 곧잘 했기에 ‘극도로 낯을 가리는 아이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어른들의 나름의 규정과 희망으로 방치되었다. 애석하게도 시간은 매년 흘렀고, 어느덧 초경을 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말할 수 없는 아이’로 남아 있었다.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늘 마네킹처럼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던 순간들. 수천 번, 수만 번 반복되는 찰나의 순간들이 그들은 매번 두렵고 무서웠다. 대학생이 된 후에야 어린 시절 겪었던 특이한 행동 양식과 심리 상태가 ‘선택적 함구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자매는 자신들의 성장의 기록을 불안과 침묵 속에 갇혀 있는 수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어린 시절에는 남들에게 말을 못해 억울한 일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많은 감정들 중 ‘억울함’과 ‘외로움’이라는 두 감정을 다루기가 가장 힘들다. 그 두 감정을 맞닥뜨릴 때면 지금의 내 나이를 잊어버리고, 어린아이가 되어 허우적댄다. 자꾸만 가라앉아 빠져나오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러나 때때로 한없이 가라앉다가도 문득 정신을 차린다. 그 30년 전과 지금의 나는 다르다. 역시 세월은 허투루 흐르지는 않는 법. 이제 투명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고, 그 마음이 떠난 빈자리가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힘으로 채워졌다고 믿는다.-본문 중에서

쌍둥이 자매는 각각 한의사, 치과의사가 되었다. 언니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한의학 공부에 뛰어들어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동생은 치과의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이해하고 품는 만큼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어루만진다. 저자들은 ‘진정 잘할 수 있는 일이 제법 생긴 어른’이 된 자신들을 바라보며 “아팠던 시간이 없었더라면 능히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 말한다. 더 넓은 품과 시선으로 환자를 대하는 일, 과거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일, 오래전 자신들처럼 말하지 못하고 켜켜이 쌓아둔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일….
의료인이 된 쌍둥이 자매는 치과 치료를 받으러 와서 무표정한 얼굴로 치료를 과하게 잘 받는 아이들을 만날 때, 익숙지 않은 상황에 쉽게 불안해하고 말하기 힘들어하는 성인들을 볼 때, 자매는 그들의 기분을 공감하고 이해해주고 그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상황을 펼치려 노력한다. ‘어떤 모습이든 우리는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저자들은 책 말미에 ‘당부의 글’을 넣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어린이와 가족, 교사 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심스런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글을 쓰는 시간 동안 덮어두고만 싶던 과거를 몇 번이고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미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고 슬프긴 했지만, 아름답고 기특하기도 했답니다. 우리의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고 나니, 이제 비로소 그 과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껴안아줄 수 있는 자신들로 성장한 기분입니다. 바로 그 시간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준 것이니까요. 그때의 우리는 참 나약했지만 한편으로는 큰 문제를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요. 지금 우리와 같은 문제를 안고 하루하루를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당부의 글’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윤여진

쌍둥이 자매의 언니. 여주보다 5분 일찍 태어난 언니이지만, 침묵의 알은 동생보다 1년 뒤에 깨고 나온다. 연세대에서 사회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해운업계의 대기업에서 7년 차 직장인으로 일하던 어느 날, ‘한의사’라는 새로운 꿈이 생겨 진로를 변경하기로 결심한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한의학 석사를 마친 뒤, 타인의 아픔과 상처를 돌보고 치유해주는 한의사로 일하고 있다. 여행을 사랑하는 평화주의자이다.

저자(글) 윤여주

쌍둥이 자매의 동생. 집 밖에서는 말이 없던 7년의 유년기를 보냈다. 그 후에는 비교적 평범한 청소년기를 거쳐 서강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했다.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반려인을 만났고, 함께 치과의사가 되었다. 분당차병원에서 통합치의학 수련을 마친 뒤, 결혼하여 다시 부산으로 와 아이 둘을 키우며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아픈 성장통이 있었기에 얻은 것이 많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글과 바다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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