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판)시로 뽀개다, 죽음

이능누 지음

책달구지 2022년 08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시로 뽀개다 시리즈 제2탄, 「오묘한 죽음의 노래」 100수가 담긴 시집이다. 모든 시마다 주석이, 그리고 그에 따른 주석 번호가 1번부터 100번까지 제목 옆에 붙어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주석으로 또 한 번 흔든다. 음미와 숙고, 두 마리를 타겟으로 하는, 두 번 뽀개는 시집이다.
죽음을 주제로 다양한 소재를 취하고 있는데, 일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죽음과 유사한 상황, 죽음에 직면한 상황, 죽음의 스펙트럼, 죽음의 희화, 생과 사의 관계, 죽음을 둘러싼 자타 관계, 죽음과 깨달음의 유사성, 죽음이 알려주는 자기 정체성, 불멸하는 자에게의 죽음의 의미, 현명한 죽음의 맞이, 직면이 아닌 초월하는 죽음, 순환하는 죽음, 관점을 반대로 돌린 죽음의 의미, 일원론적 관점의 죽음, 죽음의 최적화, 죽음에 있어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 과정으로서의 죽음, 무의식에 의하지 않는 죽음, 슬프지 않은 죽음, 연명, 불로, 자살, 천국, 전생, 카르마, 등등.

목차

끊이지 않는 삶1】 못박은 오늘2】 삶은 죽음에 달려3】 조개와 소라4】 임종 침대의 말 걸기5】 저 바람은 누구의 바람인가?6】 기저귀7】 강도 달리고 강둑도 달린다8】 하나의 정답9】 망고10】

책 속으로

-끊어지지 않는 삶-


삶과 삶 사이 뭣이 있길래 삶은 단절되지 않는가?
우선, 난 사람을 찾는다
내 삶을 살아 줄

환생을 못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환생하더라도 머리가 백지장이 될 터이니 위험
살아생전 내 삶을 연결해 놓아야 한다

내 삶을 꼭 내가 살 필요는 없고
내 삶을 넘에게 전가해 놓고 입관하면 OK
사람을 찾아내 삶의 바통을 쥐여 주면
바통을 쥔 자 다시 바통을 이어주리

죽어서도 내 삶을 살리
그 바통은 영원히

출판사 서평

죽음을 해부한 시 100수 가운데, 삶을 직간접적으로 노래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죽음의 복잡성은 삶의 복잡성과도 좀 다르다. ‘삶의 정답은 없다’라는 식의 삶의 복잡성이라면, 죽음은 그런 삶을 머금은 복잡성이다. 죽음을 뽀개면 삶이 튀어나온다. (삶은 뽀개도 죽음이 안 나온다.) 서문에 쓰인 작자의 경험담에 의하면 죽음을 해부하다 의외로 삶의 정답지들을 무덤에서 건지게 된 행운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런 행운을 이 시집이 준다. 죽음을 노래한 시들이 삶의 정답을 읊고 있기 때문이다.
‘삶은 죽음에 달려’ 등의 시에서 삶과 죽음의 관계를 읊었고, 그 관계를 통해 삶의 본질을 드러낸다. 죽음을 얕잡아 보는 시들은 삶을 얕잡아보는 시들로 치환이 가능하다. 언제 죽어도 좋은 상태를 최상의 삶으로 상정, 시인은 이를 시화, 주장한다. 매우 강렬하고 의미 깊은 시들이 많아서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능누

20대에 시를 많이 쓰고 불태웠는데, 20여 년 후 시집을 내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었던 이. 시집보다는 그 시집과 운명을 같이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었던 이. 노트와 펜을 가슴에 얹은 채 잠에 드는 것을 보아하니 그 운명이 지속할 것 같다는 이. 번역 : 「나는 행복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것이다」 「일원론 임파워먼트」 「이능누 명상시 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