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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금 위에 놓인 세계

필로소픽

2022년 11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1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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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99MB)
ISBN 979115783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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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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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하지 못하고 논한다면 지식의 시작은 될지언정 과학적이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절대온도 개념을 제안한 켈빈 경이 한 말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측정 기술의 발전에 비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시황은 도량형을 통일함으로써 하나의 중국을 만드는 기틀을 마련했다. 도량형의 통일은 공정한 세금부과와 상거래의 융성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이기 때문이다.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정밀시계 크로노미터를 보유한 영국은 바다를 지배했다. 프랑스혁명 시기에 혁명의 열기만큼 뜨거웠던 것은 난립한 도량형 체계로 인한 부당한 수탈에 대한 분노였고, 이후 혁명 정부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미터법을 만들었다. 그에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했다. “정복은 순간이지만 이 업적은 영원하리라.”
이 책은 과학기술의 역사와 측정단위의 역사가 상호영향을 주면서 발전해 온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일곱 명의 측정과학자들이 국제단위계(SI)의 7가지 기본단위(시간, 길이, 질량, 온도, 광도, 전류, 물질량)을 다루면서, 과학적 사실의 발견과 과학자들의 삶, 역사적 배경 등을 다채롭게 직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측정 없는 과학도, 단위 없는 일상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각종 공산품 설명서나 각종 고지서에 있는 단위와 기호들을 보면, 과학자들의 분투가 그려져 뭉클해질지도!
추천사
서문: 존재감 없이 존재하는 측정과 표준

1장 시계공의 꿈, 빅뱅에서 현재까지 오차는 1 초 _ 박창용
2장 기장 알이 길이 재는 자의 기준이라고요? _ 박병천
3장 도대체 내 몸무게가 어떻게 된다는 거죠? _ 최재혁
4장 들어가도 되는지는 온도계에 물어보세요 _ 이승미
5장 피카츄는 몇 만 볼트의 전기를 모을까? _ 강태원
6장 스타워즈의 광선검은 과연 가능할까? _ 이동훈
7장 원자를 세는 단위, 몰라도 되는 몰이 아닙니다 _ 구자용

부록 … 238

인류 역사 전체를 놓고 보면, 인류가 미터의 혜택을 누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원시 시대부터 지금까지 인류문명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길이 단위가 생겨나고 사라졌다. - 74쪽

몰은 거시 세계와 원자 세계를 이어주는 단위로, 인간의 감각기관이 미치지 못하는 저 아래 아득한 미시세계에서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존재하던 작은 입자들에 거시 세계의 단위인 g 등을 부여하여 구체화했다. - 237쪽

캐리비안의 해적, 나사의 화성탐사선을 폭발시키다?

익히들 아는 이야기 하나. 1999년 무인화성기후궤도탐사선이 화성 궤도에 진입하자마자 폭발한 적이 있다. 원인은 어처구니없을 단순한 실수였다. 탐사선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탐사선의 점화 데이터를 야드로 입력했는데, 나사는 이 수치를 미터로 계산한 것이다. 단위의 혼선이 빚은 손실이었는데, 그게 캐리비안의 해적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미국은 일상에서 야드파운드법을 쓰지만, 실은 미국에도 미터원기가 전해질 뻔했다. 초대 국무장관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도량형 개혁안을 작성하기 위해 프랑스에 임시 길이표준기와 임시 무게표준기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고, 전달 임무는 프랑스의 의사이자 식물학자 조제프 돔베가 맡았다. 그러나 배로 가는 그 여정이 순탄치 않았으니, 폭풍을 만나 표류하고, 선동가로 오해받아 감금되기도 하더니, 급기야는 캐리비안 해적의 습격을 받는다. 해적들은 화물을 빼앗고 돔베를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했는데, 돔베는 감금된 채 곧 사망하고, 돔베가 간직했던 임시 표준기들은 다른 화물과 함께 경매에 붙여지고 만다. 만일 이때 표준기를 도둑맞지 않고 제때 무사히 전달되었더라면, 미국도 우리처럼 미터법을 썼을 테고, 야드파운드와 미터가 뒤섞여 탐사선이 폭발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7인 7색 현장과학자들이 들려주는 측정과학의 역사와 원리

이 책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속의 측정과학자 일곱 명이 각자의 스타일과 주제에 맞게 단위에 대해서 설명한다. ‘시간의 단위’를 다룬 1장은 마치 단편 SF소설을 읽는 것 같다. 지구에 환생하는 외계 존재인 주인공의 삶들을 읽다 보면 진자시계부터 원자시계까지 시간 측정의 400년 역사가 마음속 시계를 따라 흘러간다.
세종대왕의 절대음감 이야기로 시작되는 ‘길이의 단위’를 다룬 2장은 1 m가 정해지기까지의 과학적 여정과 함께, 측정과 단위의 역사적 의미를 풀어 나간다. 민중들의 고초, 프랑스혁명의 발발, 목숨을 건 과학자들의 분투, 대영제국의 전성기 등을 새로운 측면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불과 두세 해 전 정의가 바뀌어 ‘내 몸무게’를 걱정하게 했던 ‘질량의 단위’를 다룬 3장에서 이야기되는 1 kg을 실현하는 수준을 비교하는 국제 비교에 임하는 과학자들의 긴장감, 미터원기가 보관된 금고실 이야기는 이 글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길이와 질량 측정과학자들에게 원수라는 온도. ‘온도의 단위’를 다룬 4장에서는 기준점을 정하려는 노력이 과학자들의 삶과 함께 펼쳐진다. 무려 뉴턴이 ‘건강한 사람의 혈액 온도’를 기준점으로 삼자고 했다는 이야기, 편한 대로 골라 쓰라고 어는점이 0 도인 눈금과 끓는점이 0 도인 눈금이 병기된 온도계가 있었다는 이야기 등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는 덤이다.
피카츄의 번개에서 시작해 전기단위 3총사가 활약하는 ‘전류의 단위’를 다룬 5장과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진지하게 톺아보면서 시작해, 광도가 얼마나 인간적인 단위인지를 절로 느끼게 해주는 ‘광도의 단위’를 다룬 6장, 복어의 독을 요리사의 위험한 도전으로 시작해 미시세계와 거시세계가 연결되는 고리를 알게 해주는 ‘물질량의 단위’를 다룬 7장까지, 일곱 명의 최정예 현장과학자들이 첨단 과학의 성과와 역사를 발랄하고 쉬운 글쓰기로 전달하고 있다.

7가지 기본단위를 이해하면 과학이 보인다!

2018년,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는 7개의 기본단위를 영원히 불변하는 상숫값으로 정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새로운 정의가 과거에 비해 어려워져서 과학기술 분야를 공부한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정의는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정의는 고전역학뿐 아니라 양자역학을 공부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이 된 것이다.
측정단위 발전의 역사는 물리학, 화학, 천문학, 수학, 기계학, 재료학 등 과학기술 전 분야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또한 각 시대마다 우리의 삶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고, 인류 역사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이러한 현대 문명과 생활의 기본인 측정과 단위가 일반 대중들의 이해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미터의 시초는 2초의 주기를 갖는 진자의 길이다. 오늘날의 99.4 cm에 해당하는 이 진자의 길이는 위도에 따라 변하기에 지구상 어디에서든 동일한 기준이 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프랑스 과학자들은 북극에서 적도까지 거리의 천만분의 1을 미터로 정했고, 이 거리를 측정한 후 백금으로 1 m 짜리 국제 원기를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내친김에 0.1 m의 정육면체에 담긴 물의 질량으로 1 kg을 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금속 원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었는데 온도에 따라 길이가 변하는 것이다. 온도가 섭씨 1도 변할 때 8.6 마이크로미터, 즉 0.086 mm가 변한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오늘날 1미터는 진공에서 빛이 1/299,792,458 초 동안 진행한 거리로 정의되어 있다.” 이 짧은 요약에 얽힌 수많은 발견과 이야기들, 눈금 위에 놓은 세계의 이야기를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 발랄하게 한 권으로 쉽게 만날 수 있게 쓴 책을 만나보자.

작가정보

저자(글) 강태원

전자전기공학을 공부하고 전자기장 및 초고주파공학을 세부 전공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전자파 전력과 그것이 작아지거나 커지는 정도, 전자파가 이동하는 길, 전기 기기 속 전자들이 제멋대로 움직여서 생기는 잡음, 전자파 적합성 등을 측정하고 표준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자(글) 구자용

응집물질물리학으로 1987년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나노기술 발전 초기부터 개별 원자의 위치를 측정
할 수 있는 원자현미경을 자체 개발했고 실리콘 기판 표면의 원자구조에 대한 오래된 난제들을 해결해 왔다. 영미 고전 소설에 관심이 있어 허먼 멜빌의 『마법에 걸린 섬들』을 옮겼고, 국내 번역문학의 오류를 지적한 『노인과 바다: 기존 번역서들의 오류 수정』을 펴내기도 했다.

저자(글) 박병천

광학 전공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전자현미경과 원자현미경으로 나노 물체의 크기를 재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자(글) 박창용

원자물리학 및 양자광학 이학박사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원자시계를 개발하는 연구를 20년째 하고 있다. 과학 칼럼을 쓰는 등 연구 성과를 대중과 공유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자(글) 이동훈

물리학 공부를 하고 레이저 광학을 세부 전공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빛의 세기와 밝기 측정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최근에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이승미
반도체 물리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독서 에세이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를 썼고, 『인류세와 에코바디』, 『인공지능이 사회를 만나면』에 공저자로 참여하는 등 양자계산과학 연구와 과학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최재혁
응집물질물리학 분야에서 초전도체 현상을 연구하여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사후연구원으로서 나노 MRI 개발에 몸담은 뒤 2004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근무 중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힘의 측정과 그 눈금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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