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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 유혜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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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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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64.70MB)
ISBN 978897604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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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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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자연, 예술에 대한 뜨거운 고백을 담은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집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에 이어 이번에는 그의 외로움과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삶을 견디는 기쁨〉이 출간되었다. 헤세는 1946년,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 눈부신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조국 독일에 대항해서 반전 운동을 펼치면서 같은 독일인들에게 온갖 비난을 당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면에서는 아내는 정신병을 앓았고 헤세 자신도 예민한 감수성 탓에 어렸을 때부터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일생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세는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고통을 느끼며, 행복을 맛보았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수필, 동화, 시 등 다양한 장르의 글과 그림으로 옮겨 두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우리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그의 글을 가리켜 ‘폭풍이 이는 밤을 비추는 등대의 불빛’이라 칭송하였다. 그 말대로 온갖 고난과 우울 속에서도 희망과 깨달음이 번뜩이는 헤세의 글들은 우리에게 인생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 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삶 그 자체를 긍정하는 실존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것이다.
1부 영혼이 건네는 목소리

작은 기쁨 - 12
절대 잊지 말라 - 22
무위의 미학 - 24
아름다운 오늘 - 40
잠 못 이루는 밤 - 42
꿈 -52
내면의 부유함 - 54
밤의 인사 - 60
외로운 밤 - 62
한밤중에 떠나는 행군 - 68
오래된 음악 - 70
혼자 걷는 길 - 81

2부 조건 없는 행복

도시 - 84
관계 - 94
당신은 정말 행복한가 - 96
행복 - 102
유일한 능력 - 104
한 편의 일기 - 106
내게는 둘 다 같은 이야기 -118
예술가와 심리학자 - 120
쉼 없이 달려감 - 132
흐린 하늘 - 134
당신도 그것을 알까? - 141
두려움 극복하기 - 142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 154
언제나 새로운 자신 가꾸기 - 156
한 편의 동화 - 험난한 길 - 168

3부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

병상 일기 - 184
명상 - 230
온갖 죽음 - 238
휘파람 불기 - 240
삶을 긍정하기 - 242
삶을 받아들이기 - 246
심리학 - 255
우리에게 부족한 것 - 257
시인이 부르는 죽음의 찬가 - 259
불가능한 것을 다시 시도하기 - 261
어딘가에 - 266
한탄 - 268
여름날의 기차 여행 - 270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 280
불꽃놀이 - 281
밤의 사색 - 293
기뻐할 줄 아는 능력 - 298
파랑 나비 - 301
아름다운 삶의 비결 - 302
울림사음과 내림가음 - 305
세상이여 안녕 - 306

옮긴이의 말 - 308
헤르만 헤세 연보 - 311

일터로 향하면서 좋은 글귀를 읊조리거나 콧소리로 아름다운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는 죄수는 도처에 널린 화려한 아름다움과 달콤한 유혹에 심신이 지쳐 있는 사람보다 마음 속 깊이 아름다운 것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면의 부유함」 중에서

오르간 소리가 높고 힘차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넓은 공간을 순식간에 꽉 채웠고 우리를 둘러싸며 하나의 공간을 이루었다. 그러면서 점점 커지기도 하다가 잠시 쉬기도 하고, 다른 소리가 그것을 따라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모든 소리가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간절히 기도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애써 고집을 부리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샌가 다른 소리들과 조화를 이루었다.
-「오래된 음악」 중에서

그러니 고통을 사랑하라. 거부하지 말고 도망가지 말라! 마지못해 억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것의 은밀한 내면에 있는 달콤함을 맛보아라. 아픔을 주는 것은 다른 것에 있지 않다. 그것을 거부하는 마음이 네게 아픔을 줄 뿐이다. 네가 그것과 함께 한다면 고통은 고통이 아니며 죽음은 죽음이 아니다. 네가 귀를 기울여 그들이 내는 소리를 잘 들어 보아라. 그것은 훌륭한 음악임을 알게 된다.
-「한편의 일기」 중에서

〈언제나 새로운 자기 자신 가꾸기〉
인간은 궁극적으로‘건강’해질 수 없으며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다. 물론 내게도 고통이 없는 날이란 드물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또다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운명을 사랑하게 된다.
-「언제나 새로운 자기 자신 가꾸기」 중에서

예술가의 종착지이자 목적지는 이제 더 이상 예술 행위나 작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잊고 단념하는 것, 그리고 영혼의 평온함을 누리며 기품 있게 존재하기 위하여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늘 고뇌하고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아를 희생하는 것이다.
-「병상 일기」중에서

이제 속도를 점점 늦추고 있는 기차는 곧 기차가 내뿜는 연기 때문에 그 표지판을 읽을 수 없는 미지의 역에 멈추어 설 것이다. 그 마을 이름이 무엇이든 개의치 않고 나는 내릴 것이다. 그리고 근처 어딘가에서 틀림없이 숲을 발견할 것이고, 그 가장자리에 누워 구름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근처 어딘가에서 시냇물을 찾아내어 얼굴을 시원하게 적시고 헤엄쳐 다니는 송어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날의 기차 여행」중에서

그의 투명한 미소를 바라보며
헤세의 미소는 투명하다. 마치 평생 도를 닦은 노승처럼 해탈한 듯한 그 소박한 웃음은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문호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해 준다. 그런 꾸밈없는 미소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아마도 삶과 고통에 대한 오랜 사색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1877년, 독일 개신교 목사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헤르만 헤세는 작가로서는 영광스러운 일생을 누렸으나 정작 개인의 삶은 어두웠다. 익히 알려진 대로 어렸을 때는 예민한 성격과 자살 충동 탓에 괴로워했고, 아내는 정신병에 시달렸으며, 세계대전 때는 조국(독일)에 대항해 반전 운동을 벌이면서 같은 나라 사람들에게 온갖 비난을 당했다.
이처럼 고통과 슬픔으로 얼룩진 삶은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헤세의 신경을 자극했다. 이 책에 실린 수필들이 대체로 잔잔하면서도 우울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화가의 감성과 작가의 이성을 지닌 헤세는 삶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왜곡하지 않았으며 거기에 정복당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천재적인 예술가답게 글과 그림, 여행을 통해 우울함을 삶에 끝없이 도전하는 용기로 바꾸어 냈다.

고통과 행복, 삶을 받쳐 주는 두 가지 기둥
헤세는 소소한 자기 일상을 소재로 삼아서 행복과 고통,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고찰했다. 어젯밤에 꾼 꿈, 자기 작품을 낭독하는 모임에 슬쩍 참여한 일, 아름다운 음악회, 독자들이 보낸 편지 등등, 우리가 보기에는 그리 중요할 것 없는 일에서 헤세는 고통을 발견하고 무엇이 자신을 괴롭게 하는지 끊임없이 사색한다. 사색이 끝날 때마다 그는 퍼뜩 깨닫는다. 고통은 축복을 향해 가는 과정이고 축복도 고통으로 가는 길목에 있음을.
결국 행복과 고통은 우리 삶을 함께 지탱해 주는 두 기둥이다. 사람들은 대개 고통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처절한 아픔을 겪는다. 헤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투로, ‘고통은 사람을 부드럽게도 만들고 강철처럼 단단하게도 만들어 준다.’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응원의 손길을 내민다.
헤세가 발견한 진리에 따르면 모든 고통에는 한계가 있고 거기에 이르면 고통은 끝이 나거나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삶의 색채를 띤다. 갖가지 괴로움을 글과 그림에 녹여 새로운 생명과 희망으로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은 온갖 세상사에 치여 우울해하는 우리에게 ‘삶을 견디는 기쁨’ 그 자체로 다가온다.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사색 유람
이 책에는 헤세의 깊은 속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은 글 48편이 실려 있다. 담백한 글과 아름다운 스위스 산골의 풍경화를 함께 감상하다 보면 ‘조건 없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 것만 같다.
덧없고, 잔인하고, 어리석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인생을 살다 지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말없이 이 책을 펼쳐들기를 권한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삶의 절망감에 빠졌다가 그것에 맞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한 저자와 함께 사색의 강물을 유람하기를 바란다. 그러는 동안, 가식과 허세 없이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헤르만 헤세의 지혜를 한 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Hermann Hesse, 1877. 7. 2~1962. 8. 9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트주의 소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목사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마울브론 신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한 후 이어 김나지움에서 학업을 이어나갔으나 포기하고, 탑시계 공장 견습생, 서점 직원으로 일했다.
틈나는 대로 습작을 하다가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출간한 이후 1904년에 첫 번째 소설《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한 후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11년에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한 후 스위스에 정착해 여러 작품을 썼으나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에 반전反戰 활동을 했던 헤세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칼 구스타브 융’의 제자 ‘요제프 랑’에게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 이후 ‘에밀 싱클레어’라는 익명으로《데미안》을 발표하여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무렵부터 그림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화가로서의 역량도 펼치는 등 예술적 감성을 다양하게 나타냈다. 이 책에 실린 그림은 모두 헤세가 그린 것이다. 이후《싯다르타》,《황야의 늑대》,《나르치스와 골드문트》,《유리알 유희》 등을 발표했으며 1962년에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1946년, 노벨 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1960년 대전에서 출생하여 1981년부터 5년간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한남대학교 외국어 교육원과 원자력 연구소 연수원에서 독일어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을 만났으며, 현재까지 독일 문학을 우리말로 아름답게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비둘기》, 《콘트라베이스》를 비롯하여, 얀 커스틴 바그너의 《야간 여행》, 《어둠에 갇힌 날》, 《마지막 침묵》, 레온 드 빈터의 《호프만의 허기》, 크리스티네 뇌 스트링거의 《오이 대왕》 외에 《단순하게 살아라》,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전쟁과 아우》, 《깡통 소년》, 《8시에 만나!》, 《분수의 비밀》, 《신 없는 청춘》, 《한국에서 온 막내둥이 웅》,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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