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읽기
2022년 11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0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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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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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는 한국 역사의 공간을 한반도와 북방 지역으로 확장하였으며, 바다에 대한 자료를 많이 남겼다. 일연이 『삼국유사』에서 역사의 유구성과 영토의 광범성, 그리고 민족 주체 의식을 강조한 것은 국가에 대한 관심이며, 이는 몽골의 간섭하에서 고려 왕조의 국가의식을 공고히 하고자 한 목적이었다고 할 수있다.
또한 『삼국유사』는 승려들에 대해서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서도 기록을 많이 남기고 있다. 그리고 일연은 승려이지만 불교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토착 신앙과 도교 및 유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기록을 남기고 있다. 『삼국유사』는 정치와 종교, 신화와 역사, 중앙과 지방, 지배 세력과 피지배 세력, 불교와 유교를 융·복합적으로 인식하여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을 기록한 민족문화의 아카이브라고 할 수 있다.
1장 일연과 『삼국유사』
2장 『삼국유사』의 편찬 배경과 간행 시기
3장 『삼국유사』의 구성과 내용
1. 권1 「왕력」편, 「기이」편 제1
2. 권2 「기이」편 제2
3. 권3 「흥법」편, 「탑상」편
4. 권4 「의해」편
5. 권5 「신주」편, 「감통」편, 「피은」편, 「효선」편
4장 『삼국유사』의 역사적 성격
1. 역사의 유구성
2. 영역의 광범위성
3. 주제의 다양성과 내용의 융합성
4. 호국적 성격
5장 『삼국유사』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
1. 신화적 가치와 의미
2. 불교문화적 가치와 의미
3. 고전 문학적 가치와 의미
4. 민속문화적 가치와 의미
6장 『삼국유사』의 문화사적 의의와 영향
맺음말
참고문헌
17-18쪽
『삼국유사』는 일연이 구상을 하고, 제자들과 함께 자료들을 모아 완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사기』도 김부식이 모두 다 저술한 것이 아니라 김부식이 체제와 내용을 구성하는 것을 총괄하고, 31개의 사론을 쓰고 완성된 것을 감수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삼국사기』를 통하여 김부식의 역사인식을 살펴볼 수 있으며, 『삼국사기』의 편찬자를 김부식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삼국유사』를 통하여 일연의 역사인식을 살펴볼 수 있으며, 『삼국유사』의 편찬자를 일연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50쪽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모두 신라사 중심으로 되어 있으나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 비해 고구려와 백제 이외의 고대 여러 국가의 역사를 망라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역사 시간의 유구함과 영역의 광범위함을 축소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라사 중심으로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역사인식의 문제가 없지는 않겠으나 당대 잔존한 자료에도 기인한 것이다.
78쪽
크리스트교는 기원 전후한 시기에 시작하여 로마에서 많은 탄압을 받고 순교자가 속출하였으나 313년 밀라노 칙령에 의해 공인이 되어 비로소 종교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일연은 불교의 전래와 수용 및 공인의 과정을 뚜렷하게 구분하여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학자들은 불교의 수용과 법제적 조치인 공인을 혼동하여 전래와 수용 및공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105-106쪽
「탑상」편은 사찰의 연기설화, 탑파의 조성 경위, 불상의 조성 경위, 범종의 주조 경위, 사리의 전래와 소장 경위, 불화의 예배 대상들을 이야기하며 신라의 불국토 관념과 그 관념이 고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몽골의 침입으로 이러한 불교의 문화유산이 불에 타고 없어진 것을 개탄하면서 이들을 복원함으로써 고려의 전통을 다시 찾아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142-143쪽
자영농이었던 여인이 경제적 파탄으로 어머니의 봉양을 위하여 남의 집 종살이를 하게 되어 음식은 잘 먹게 되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부담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뒤에 그 집을 내놓아 절을 삼고 양존사(兩尊寺)라고 하였으니 유교적 효행과 불교적 선행을 동시에 하였다는 것이다. 왕이 곡식과 집을 내려 주고 또한 군사들을 보내 지키도록 한 것을 보면 이 당시 신라의 경제적 사정이 얼마나 어렵고 사회가 혼란스러웠는지 짐작이 간다.
166쪽
박혁거세 신화는 농경 생활, 석탈해 신화는 해상 활동, 김알지 신화는 발달한 제철 기술을 반영하고 있으며 각 신화는 시기적 발전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여러 계통의 신화가 나타난 것은 고구려나 백제에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신라의 특징이다. 이러한 여러 계통의 신화가 남아 있는 것은 신라 문화의 다양성과 융·복합성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는 『삼국유사』를 통해 신라 문화가 일찍부터 문화융화(Acculturation) 현상을 특징으로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89쪽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달리 삼국뿐만 아니라 고조선을 비롯하여 부여와 고구려, 발해, 가야 등 남쪽과 북쪽의 고대 국가들을 망라하여 한국 고대 국가의 시간과 공간을 확대하여 기록하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지배층뿐만 아니라 서민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생활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데에도 그 의미가 있다. 따라서 『삼국사기』는 왕명에 의해 정치사를 중심으로 편찬한 관찬 사서이며, 『삼국유사』는 개인에 의해 문화사를 중심으로 편찬한 사찬 사서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다.
220쪽
『삼국유사』는 『삼국사기』를 단지 보충하였다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역사를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라고 일컬을 수 있도록 하는 귀중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책 이름은 『삼국유사』이지만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뿐만 아니라 고조선, 부여, 삼한, 가야, 발해 등 한국의 고대 국가 모두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고조선’ 조에서 소위 ‘단군 신화’를 통해 한국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와 같은 시기에 비롯하였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한국 역사의 유구성과 독자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작가정보
195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문학박사),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고려대학교박물관장, 한국역사민속학회장, 한국고대학회장, 한국고대사학회장, 한국사연구회장을 역임하였으며, 고구려연구재단 상임이사,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 『삼국유사의 신화 이야기』, 『고대 한국의 국가와 제사』,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단재 신채호의 ‘천고’』, 『우리 고대사의 성문을 열다』, 『백제의 신화와 제의』, 『한국 고대의 토착신앙과 불교』, 『점교 삼국유사』(공저), 『한류로드』, 『실크로드와 한국문화』, 『삼국유사』(전 3권, 공역), 『읽기 쉬운 삼국유사』,?『박물관 CEO』 ?등이 있다.
작가의 말
-편집자의 말
『삼국사기』에 밀려 그 중요성이 잊히다
우리 고대사의 사서라고 하면 번뜩 떠오르는 두 가지의 책이 바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이다. 그런데, 둘 중에서도 우리는 은연중에 『삼국사기』를 더 평가해 온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평가의 배경에는 조선시대 이계복의 본사(『삼국사기』)와 유사(『삼국유사』)라는 구분과 최남선의 정사(『삼국사기』)와 야사(『삼국유사』)라는 구분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삼국유사』를 그저 『삼국사기』의 보충 정도에 불과하는 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삼국유사』는 정말 그러한 평가를 받아도 마땅한 책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삼국유사』는 우선 그저 『삼국사기』의 보충 정도에 불과한 책이 아니다.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비슷한 사실 또한 서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삼국사기』에서 서술하지 않는 우리의 고대사를 광범위한 시간과 공간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 또 일연이 『삼국사기』뿐만 아니라, 이전에 편찬된 각종 사서와 기록들을 참고, 인용하며 서술했다는 사실은 『삼국유사』가 단순 『삼국사기』의 보충이 아닌, 민족문화유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일연의 의지가 담긴 사서라는 점을 잘 알려 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삼국유사』가 가진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고대사의 사실을 품고 있는 책, 『삼국유사』
『삼국유사』가 고대사의 ‘사실’을 담고 있다고 하면, 아마 몇몇 사람들은 으레 『삼국유사』에 담긴 신화들을 떠올리면서 그것이 무슨 사실이냐고 물을 것이다. 그러나 신화는 그 시대와 아무런 연관도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화는 본디 그 이야기 속에 시대의 사실을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예컨대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곰을 사람으로 변하게 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일 리는 물론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조선의 이야기와 다르게, 단군조선의 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근본을 하늘(天)에 둠으로써 민족의 독자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 『삼국유사』는 우리 이웃 나라들의 역사 왜곡을 반박할 수 있는 사실 또한 담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임나일본부설’과 같은 한반도 남부 경영설은 ‘가락국기’ 조를 통하여 반박할 수 있다. 또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중국의 동북공정을 반박하는 데에 있어서 『삼국유사』에 담긴 발해사와 고구려사가 큰 보탬이 되었다고 말한다. 『삼국유사』와 다르게 『삼국사기』에서는 가야와 발해가 국명만 언급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삼국유사』는 우리 고대사에 관한 사실을 품고 있는 사서로서 그 가치가 적지 않은 것이다.
우리 콘텐츠를 위한 민족문화의 아카이브
바야흐로 우리는 정보의 시대를 넘어 콘텐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콘텐츠가 곧 재산이고 국가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는 ‘우리 것’의 중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 것은 우리의 재산이며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것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가장 간단히 우리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역사와 전통이다. 생각해 보라 다른 것은 우선 제쳐 두더라도 ‘한복’이나 ‘김치’는 아무리 옆 나라에서 자신의 것인 양 우긴다고 하여도 우리 것이지 않은가?
이러한 점에서 『삼국유사』가 가진 민족문화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는 중대하다고 할 수 있다. 『삼국사기』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삼국유사』가 품고 있는 이야기들은 『삼국사기』에 비할 수 없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예컨대 『삼국유사』에는 지배층뿐만 아니라 서민층의 이야기도 실려 있으며, 불교뿐 아니라 유교와 도교적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삼국유사』가 가지고 있는 문화융화적 특징을 주목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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