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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발신자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 윤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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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8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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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8.05MB)
ISBN 9788954689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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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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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연구의 개척자 베르나르 드 팔루아의 원고 발굴과
연구자 뤼크 프레스의 눈부신 해설로 되살아난
잃어버린 프루스트를 찾아서

“부탁드립니다. 당신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_「알 수 없는 발신자」 중에서

+ 프루스트의 육필 원고 수록
+ 연구자 뤼크 프레스의 해제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프루스트의 단편소설 원고를 발굴하기란 분명 흔한 일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초기작들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이는 비어 있었다. 이는 프루스트가 글을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프루스트가 쓴 글을 우리가 알지 못해서 생긴 공백이었다. 작가는 왜 이 원고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가? 이 글들은 왜 오랫동안 세상에 나오지 못했는가? ‘다시는 볼 수 없는, 단 한 번 드러난’ 그것들은 대작을 쓸 당시 작가가 어떤 조건에서 글을 썼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이 글들은 프루스트가 그 누구에게도 고백한 적 없는 내면 일기다.” _뤼크 프레스
서문 _ 뤼크 프레스 _ 009
수록된 글들에 관하여 _ 033

폴린 드 S. _ 035
알 수 없는 발신자 _ 045
어느 대위의 추억 _ 075
자크 르펠드(낯선 사람) _ 087
지하 세계에서 _ 097
베토벤 8번 교향곡 이후 _ 113
그녀를 사랑한다는 자각 _ 123
요정들의 선물 _ 133
“그는 그렇게 사랑했고……” _ 147

부록.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뿌리 _ 뤼크 프레스 _ 153
프루스트는 사회학자 가브리엘 타르드를 알고 있었다 _ 156
어느 의지 이론가 _ 161
“오랫동안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전 _ 168
『스완네 집 쪽으로』 시작 부분의 한 대목 _ 171
스완 일가를 둘러싼 이야기 _ 173
질베르트의 모델이 된 남자아이들 _ 175
라발뤼 추기경이 갇혔던 우리 _ 178
꽃핀 젊은이들의 그늘에서 _ 180
발베크의 지리: 각자의 자리 _ 18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몇 권으로 출간할 것인가 _ 188
파리 거리에서 외치는 소리들 _ 194
주인공, ‘마르셀’과 프루스트 _ 199
죽음 _ 201

옮긴이의 말_프루스트라는 대성당의 흔적을 찾아서 _ 203

이 책으로 처음 소개되는 단편소설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프루스트는 왜 자신의 원고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가? 혼자 가지고 있기 위해서라면 무엇 때문에 썼는가? 이 모든 수수께끼에 확실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그 글들의 주제는 꽤 많은 것을 시사한다.(10쪽)

2018년 1월에 사망한 베르나르 드 팔루아의 자료에 포함되어 있던 이 작품들이 왜 오랫동안 세상에 나오지 못했는지, 프루스트가 어떤 맥락에서 이 작품들을 썼는지 혹은 초안을 잡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글들이 일반 독자는 물론이고 프루스트 주변의 눈길들까지 피할 수 있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11쪽)

그리고 마침내, 베르나르 드 팔루아가 체계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기록보관소 담당자에 버금가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프루스트의 가족이 가지고 있던(이후 1962년에 국립도서관에 기증된) 보존 자료들 속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원고를 찾아냈다.(14~15쪽)

『쾌락과 나날』을 준비하는 동안 프루스트가 주변에 남겨두거나 밀쳐낸 글들을 보면, 책이 훨씬 두꺼워질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만일 지금 우리가 처음 소개하는, 완성되었지만 세상에 나오지 않았던 글들이 포함되었더라면, 『쾌락과 나날』의 중심 주제는 동성애가 되었을 것이다. 프루스트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20쪽)

이 글들에는 우리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켜보아야 하는 흥미로운 것들도 있다. 훗날 원숙한 경지에 이른 작가 프루스트와 달리 풋풋한 신예 작가 프루스트가 이 글들에서 실험한(미완성 상태임을 기억하자) 문학적 형태들, 즉 서스펜스, 환상적 이야기, 죽은 자들의 대화 같은 것들이다.(27쪽)

삶과 영혼에 관한 명상, 우리가 우리 존재의 심장부로 내려가는 느낌을 주는 예술적 감동의 깊이, 선함과 용서와 연민과 애덕과 후회만이 중요했고, 오직 그것들만이 실재했다.(「폴린 드 S.」, 40쪽)

우리의 영혼은 하늘만큼이나 자주 얼굴을 바꾼다. 우리의 가련한 삶은 관능의 물결과 미덕의 항구 사이에서, 관능의 물결에는 용기가 없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미덕의 항구에는 힘이 없어 다다르지 못하는 채로 갈팡질팡하며 떠다닌다.(「알 수 없는 발신자」, 64쪽)

르펠드는 호수 입구에서 내렸고, 나는 마차를 몰았다. 하지만 내가 가는 길과 나란히 이어진 다른 길에서 그가 작별인사를 하러 온 여인을 보고 싶다는 유혹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가도 그 여인은 나타나지 않았다.(「자크 르펠드_낯선 사람」, 93쪽)

전 지금껏 여자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 적이 없었고,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분노하면서도 여전히 고통스럽고 떨림이 느껴지는 끈으로 여자에게 막연하게 매여 있는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 당신의 마음속에 여자들이 불러일으키는 분노도 마찬가지고요.(「지하 세계에서」, 105쪽)

정확하고 감미롭고 섬세한 그 몸속에서 우리는 순수한 본질의 유희를 볼 수 있다. 소리의 옷을 입은 영혼, 혹은 소리를 지나가는 영혼의 이동. 그것이 음악이다.(「베토벤 8번 교향곡 이후」, 121~122쪽)

소리 내지 않는 사랑스러운 짐승이여, 그대는 이 삶을 신비와 우수로 장식하며 내내 나와 함께해주었구나.(「그녀를 사랑한다는 자각」, 131쪽)

만일 우리 중 천재가 아닌 모두에게 우리의 바깥 세계와 내면세계를 발견하게 해줄 화가나 음악가나 시인들이 없다면 삶이 얼마나 어둡고 음울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착한 정령들이 우리에게 해주는 일이다. 그들은 우리 영혼이 알지 못하던 힘, 우리가 사용함으로써 더 커지는 그 힘을 찾아내준다.(「요정들의 선물」, 139쪽)

추위가 닥치면, 신은 그 피조물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법칙을, 땅에 충실해야 한다는 법칙이 아니라 노래해야 한다는 법칙을 어기지 않도록, 그들의 마음속에 다른 곳으로 날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불어넣는다.(「“그는 그렇게 사랑했고...”」, 151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소설 세계가 사회학자 가브리엘 타르드의 이론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1981년에 이미 안 앙리가 밝혀낸 바 있다. 타르드가 특히 『모방의 법칙』과 『사회논리학』에서 개진한 이론에 따르면, 사회집단은 다수가 몇몇 독창적인 사람을 따라가는 모방을 통해 응집한다.(156쪽)

지금까지 받아들여진 생각에 따르면, 베르나르 그라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1권 『스완네 집 쪽으로』를 독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분량이 되도록 약 200쪽을 잘라내 분책分冊하려 했고 프루스트는 어쩔 수 없이 그 주장을 받아들였다.(189쪽)

사망 100주기에 펴내는 프루스트 미출간 단편선, 연구자들의 노고로 되살아난 책

2022년 11월 18일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사망 100주기다. 이를 기념해 이번에 특색 있는 한국어판 『알 수 없는 발신자』를 소개한다. 이 책에는 프루스트의 미발표 단편 9편과 연구자 뤼크 프레스가 쓴 해제 및 프루스트의 원고 교정에 따른 다양한 이본들의 흔적을 추적한 각주들이 담겨 있다.

작가 사후에 이 원고가 발굴되어 책으로 나오기까지 지금껏 두 명의 연구자가 큰 몫을 했다. 우선 유족으로부터 프루스트의 원고와 자료들을 건네받은 프루스트 연구의 ‘개척자’ 베르나르 드 팔루아Bernard de Fallois가 후대의 연구자들을 위해 국립도서관에 방대한 원고와 자료를 기증했다. 생전에 이미 팔루아는 정리되지 않고 흩어져 있던 프루스트의 원고들에서 『장 상퇴유』(1895~1899년 집필/1952년 출간), 『생트뵈브 반박』(1908년경 집필/1954년 출간)을 추려내 세상에 처음 책으로 펴낸 장본인이다. 또한 연구자 뤼크 프레스Luc Fraisse는 그 원고 더미에서 여러 자료를 살피며 베일에 쌓여 있던 20대의 젊은 프루스트가 천착한 글들의 중요성을 밝히는 해제로 이 글들을 되살려냈다. 프레스는 말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제외하면 마르셀 프루스트에게 무엇이 남을까? 젊은 시절에 쓴 소품 『쾌락과 나날』(1896) 책 한 권. 그가 번역한 존 러스킨의 작품들. 이미 알려진 초기작들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이가 비어 있는 것은 프루스트가 글을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프루스트가 쓴 글을 우리가 알지 못해서 생긴 공백이었다.” 그 공백 곳곳을 메우는 이 두 연구자의 과업이 없었다면, 실로 이번에 발굴된 이 원고들의 의미나 가치는 축소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단편들은 첫 작품집 『쾌락과 나날』과 같은 시기에 썼으나 그 책 발간 당시 목차에서 일부러 작가가 빼버렸고 생전에 한 번도 세상에 내놓지 않았던 글들이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그간 오랫동안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 단편들만이 지닌 언어의 특수성과 그 내용:
프루스트는 왜 자신의 원고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가?
처음 소개되는 이 단편소설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연구자 뤼크 프레스가 프루스트 연구 전반에서 이 책의 배경과 의의에 대해 밝히는 「서문」에 따르면, 팔루아가 이미 주목했다시피, 이 미발표 단편들에는 그간 독자가 알지 못한 프루스트의 특수한 문학 언어가 존재한다. 즉 아주 강렬한 심리적 드라마를 서스펜스, 요정과 현실의 세계가 갈마드는 판타지, 동화와 교훈적 우화, 죽은 자들의 대화 등 여러 형식으로 쓴 『알 수 없는 발신자』에서 주요 테마는 바로 ‘동성애’다.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20대의 프루스트에게 동성애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짐”이었기에, 프레스의 말마따나 “이 책은 프루스트가 그 누구에게도 고백한 적 없는 내면 일기”다. 앙드레 지드에게 말했듯 “결코 ‘나’라고 말하지 않는 조건에서” 작가는 고통받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절망을 이 단편들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는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내놓기까지 점점 확장되어갈 그의 “문학적 기획”의 맹아가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각 단편마다 덧붙인 프레스의 짧지만 긴요한 해제는, 프루스트의 전기적 사실은 물론 그 당시의 독서 이력(라신, 위고, 스탕달, 뒤마, 포, 네르발, 톨스토이 등 즐겨 읽던 작품들의 영향), 타르드나 쇼펜하우어 등 미학적 철학적 사상과 인물, 이후 대작과의 연관성에 관한 지도 등을 명쾌하게 그려주고 있어 독자에게 작품 읽기의 풍성함을 제공한다.

이 단편들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죽을병에 걸린 폴린을 방문한 후 새삼 깨닫는 일상에 대한 ‘나’의 자각과 메멘토 모리에 관한 교훈적 명상「폴린 드 S.」, 군에서 만난 어느 하사에 대해 잊을 수 없는 감정을 뒤늦게 떠올리는 ‘나’의 이야기 「어느 대위의 추억」, 사랑의 아픔으로 매일 볼로뉴숲 호수를 찾는 작가 르펠드를 궁금해하는 ‘나’의 심리 「자크 르펠드(낯선 사람)」, 지하에서 죽은 자들(삼손, 앙리 3세의 총애를 받던 켈뤼스, 르낭)끼리 벌이는 동성애에 관한 격렬한 토론 「지하 세계에서」, 연인에게서 결코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운명의 비감에 빗댄 불가해한 음악의 본질 「베토벤 8번 교향곡 이후」, 거절당한 사랑에 상처 입어 고독과 절망에 휩싸인 ‘나’를 보이지 않게 따라다니며 위로해주는 그대(청설모)라는 짐승 「그녀를 사랑한다는 자각」, 민감한 감수성 탓에 사는 내내 고통받게 될 요람의 아이에게 건네는 착한 요정들의 말 「요정들의 선물」, 익명의 편지로 사랑을 고백하며 죽어가는 여인의 절망과 이를 모른 채 두려워하는 그 친구의 치명적인 엇갈림을 다룬 레즈비언 이야기 「알 수 없는 발신자」, 창조주 신에게 기대어 사랑의 고통과 행복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우화 「“그는 그렇게 사랑했고...”」 등, 이 단편들은 하나같이 시간-기억-사랑의 고통과 저주에 사로잡힌 청년 프루스트의 역동적인 내면을 강렬히 현상하고 있다.

부록(『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뿌리)에서는, 오랫동안 프루스트를 연구하고 이 전집의 새 판본 발간에 기여해온 프레스의 업적이 드러난다. 즉 작품 창작의 발생론적 관점을 흥미로운 자료들과 더불어 조망하게 해준다. 사회학자 가브리엘 타르드와 철학자 쇼펜하우어와의 상관성에 대한 입증, 굉장히 유명한 첫 문장(“오랫동안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을 프루스트가 초고들에서 어떻게 여러 번 다르게 썼는지에 대한 비교, 전집 출간시 구성을 어떻게 하고 몇 권으로 펴낼지 출판사와 오간 기록 소개, 파리 거리에서 외치는 상인들의 소리를 하인에게 메모해오라고 한 프루스트의 일화와 그 이미지 자료들 등이 소개된다.

대작가의 쓰기에 관한 망설임, 퇴고와 개작의 고뇌가 역력히 묻어나는 책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훗날 원숙한 경지에 이를 신예 작가로서 프루스트의 실험적인 잠재성이 곳곳에 엿보인다. 프루스트 독자에게는 생소한 형식의 드라마는 물론, 훗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사교 모임, 호텔 지배인, 삯마차 등으로 그려질 스완의 세계나 “진짜라는 확인 인장la griffe d’authenticité”과 같은 프루스트만의 특유한 표현 문구의 등장 역시 목격할 수 있다.

행간들에 빼곡히 들어찬 초고, 이본, 수고본 등의 쓰고 지운 퇴고와 개작의 흔적을 담은 각주들은 대작가의 쓰기에 관한 고민과 망설임, 글쓰기의 완성도에 대한 집념, 자신을 감추면서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모순적인 갈등과 초조한 긴장을 반증한다.

수록문 출처 및 최근에 출간된 프루스트의 책들을 참조차 간략히 덧붙인 각주와 「옮긴이의 말」도, 독자들한테는 프루스트 작품의 출간 현황에 대해 한눈에 보게끔 갈무리해주는 자료다. 여기에 덧붙여 도판자료로 삽입된 육필 원고 복사본들에서 작가의 필치나 작품 구상안도 넘겨다볼 수 있다. 젊은 작가 프루스트는 완성되어가는 글 속에서 ‘자기 목소리 찾아가기’를 포기하지 않은 대작가였다. 윤진 번역가의 말대로, “프루스트가 남긴 다양한 이본들이 보여주듯 작가는 다양한 유혹을 체험하고 가능한 어휘와 표현들 사이에서 망설이고 끊임없이 지워가며 선택을 이어간다. 어떤 의미로,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들로 세상에 내보이는 자기 모습을 완성하는 작가는 선택되지 않은 더 많은 것들로 이루어진다! 지금 독자들은 프루스트라는 대성당을 바라보고 그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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