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자에서 BTS까지 여로에서 우영우까지

사무엘 소 지음

샘소북스 2022년 11월 1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의 집필 동기와 서술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한류라는 한민족 역사상 최고의 문화적 성공을 경험하면서, 필자 또래에서 한류의 성공 과정을 정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겼다. 60세 안팎의 필자 또래는 한국 대중문화의 바닥부터 오늘날의 성공 과정까지 모두 지켜본 세대이다. 한국의 대중문화, 특히 1980년 이전 드라마는 영상자료 소실로 직접 시청한 경험이 없는 연령층은 글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집필이 중년 이상의 독자에겐 함께 떠나는 추억여행이 되고, 청년세대에겐 앞 세대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한류의 성공 비결에 대한 추가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한류의 성공 요인은 그동안 언론 기사나 저서, 논문 등을 통해 숱하게 나왔으나 주로 제작 일선과는 무관한 제3자 시각에서 다뤄지는 편이었다. 필자는 문화부 기자로도 활동했을 뿐 아니라, 연예기획사나 영상제작사에서 직접 비즈니스에 관여하며 직간접으로 제작이나 연출에도 관여했다. 무엇보다 K팝이나 K드라마를 전 세계에 알린 미국의 OTT 회사에서 근무하며, 전 세계 팬들이 왜 한국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는지 직접 관찰하고 분석할 기회가 있었다.

목차

머리말


Ⅰ. 내 어린 시절과 한류의 기원

1. 어린 가슴에 뿌려진 한류의 씨앗
2. K팝의 뿌리
1) 1960년대 후반 등장한 싱어송라이터
2) 1970년대를 연 ‘금주의 인기가요’ ‘쇼쇼쇼’
(1) 세기의 라이벌: 남진과 나훈아
(2) 가무 한류의 출발점: 김추자와 김정미
(3) 두 돌연변이 천재: 김민기와 김창완
3) 1980년대를 연 ‘가요 톱10’과 ‘토토즐’
(1) 가왕 조용필의 등장
(2) 아이돌그룹의 원형: 김완선과 소방차
3. K드라마의 뿌리
1) 황당한 출발: 1960년대 생방송 드라마 제작
2) 1970년대를 연 <여로>와 <수사반장>
3) 1980년대를 연 <전원일기>와 <사랑과 진실>


Ⅱ. 미디어 종사자로 지켜본 한류의 태동과 성장

1. 1990년대 이후, 한류여 줄기를 뻗어라
2. K팝의 독립선언 - 아이돌그룹 시대의 개막
1) ‘서태지와 아이들’의 출현
2) ‘H.O.T.’와 ‘핑클’의 등장
3) ‘싸이(PSY)’와 ‘BTS’의 미국 정복
3. K드라마의 ‘로코 왕조’ 잉태
미니시리즈 드라마 등장과 한국형 드라마의 탄생
1) 꽃봉오리 열리다: <질투>와 <첫사랑>
2) 세계 정복의 신호탄: <겨울연가>와 <대장금>
3) 드라마제국 굳히기: <꽃보다 남자>와 <별에서 온 그대>
4) K드라마의 성공공식 된 ‘로코(로맨틱 코미디)’


Ⅲ. 미국 OTT 회사에서 알게 된 한류의 진실

1. 한류를 전파한 미국의 OTT 회사들
2. 비키(VIKI)의 시도와 좌절
3. 세계 최대의 한류 시상식 ‘숨피어워즈’
4. K드라마 인기의 비결을 찾아서
5. 한류가 당면한 위기와 기회


Ⅳ. 한류의 3대 장르 ‘K무비’

1. K팝 · K드라마와 따로 흘러간 K무비
2. 192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발전사
3. 한국영화의 암흑기 1970~1980년대
4.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1990년대: 작품성 · 대중성 갖춘 수작 양산
5. 새천년의 흥행 축제 ‘천만영화 시대로’
6. 세계영화사의 일대사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


맺음말

책 속으로

한국인들이 들으면 전혀 와 닿지 않을, 하지만 내가 경험한 황당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2015년 여름, 이민호를 대형 행사에 섭외하려고 미국에서 건너온 비키 본사의 임원 제이슨 오어텔(Jayson Oertel)과 동행하며 하루를 보낸 적이 있다. 그는 일본 소니(SONY)가 인수한 콜롬비아 영화사에서 프로듀서로, 또 한국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인기 오디션 TV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의 프로듀서로도 근무했던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톰 크루즈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같은 세계적 배우와도 친구처럼 연락하며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
제이슨이 이민호를 이야기하면서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이민호가 톰 크루즈를 능가하는 인기 있는 스타라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귀를 의심했다. 톰 크루즈가 누구인가. 1980년대 영화 <탑건>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40년 가까운 세월을 세계 최정상 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레전드 반열의 할리우드 스타가 아닌가. 내가 농담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자, 그는 정색을 하며 ‘톰 크루즈가 지는 해라면, 이민호는 뜨는 해’라는 표현까지 들어가며 반박했다.
자, 이 이야기를 듣는 한국인 독자라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이민호는 한국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연말대상, 혹은 주요 신문사 등의 시상식 등에서 남우주연상 한번 받아본 적 없는 배우이다. 아역배우로 출발해서 오랜 배우 생활을 했으나 <꽃보다 남자>로 겨우 신인연기상을 수상했고, 그 뒤로도 수상 경력은 좀 이어졌으나 국내에서는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나 항상 다른 대형 톱스타들의 빛에 가려진, 그냥 한류 미남 배우일 뿐이었다.
그런데 전 세계 K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거의 ‘지존(至尊)’의 반열에 있는 배우였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역할에 몰입한 전 세계 여성 시청자들이 이민호에 대해 품은 판타지는 거의 신드롬 수준이었다. <꽃보다 남자> 만큼은 아니었지만, 2011년 SBS에서 방영된 미니시리즈 <시티 헌터> 역시 비키의 역대 시청률 상위 리스트에 오래 머물렀는데, 이는 전적으로 주인공 이민호에 대한 선호 덕분이었다.
(드라마제국 굳히기: <꽃보다 남자>와 <별에서 온 그대> 편에서)

출판사 서평

라디오 시대부터 인터넷 시대까지 망라한 저자의 한류 추억여행에 공감할 독자들이 많을 거라 믿는다. 중장년 이상의 독자들은 빛바랜 사진을 꺼내들었을 때의 뭉클함이, 청년 독자들에게는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한 어른들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여정들이라고 본다.

한류 추억여행으로 겸손하게 포장돼 있지만, 한류의 심장부와 같은 미국 인터넷회사에서 파악한 한류의 성공비결들은 아주 중요한 사실들을 시사하고 있다. 사실 한류의 본고장인 우리 한국에서도 일반 국민들은 물론 업계 종사자들 역시 파악하기 힘든 내용들이다. 대한민국의 국익과도 직결되는, 한류의 유지 발전을 고민해야 하는 독자들에겐 유익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작가정보

저자(글) 사무엘 소

서울대 독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전 <시사저널> 기자. 영화감독 지망생이었으며 1989년 독립영화 연출작 <빼앗긴 뜰>이 제2회 민족영화제 출품작으로 선정됨. 대학원 졸업논문은 베르톨트 브레히트 후기 서사극의 인물론. 1991년 MBC아카데미 1기생으로 단편드라마 2편 연출함. <시사저널> 공채 기자로 입사하며 인생 진로를 바꿨으며, 문화부 기자 시절에 ‘젊은영화비평집단’ 창단멤버로도 활동. 기자직을 그만둔 뒤엔 뮤타라, 유미디어, 소노픽처스 등 국내외 연예기획사, 영상제작사 등의 임원 및 대표 역임. 한류를 주제로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미국 비키(VIKI) 사의 한국지사 대표이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