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2022년 11월 16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1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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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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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는 ‘기록’보다 ‘이야기’의 힘이 두드러지는 엄연한 역사서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삼국이 모두 받아들인 불교의 문화를 강조하듯 인연의 얽힘을 강조하고, 인연의 원인과 결과가 맞물린 서사를 소중하게 대한다. 무엇보다 새롭게 읽힐 만한 고전답게 진보적인 시각이 돋보인다. 인간을 돕는 동물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가야의 황후 허황옥,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는 현 시대가 지향하는 다문화사회를 구현하고 있다.
복수의 기록이 있는 내용에는 다른 기록을 곁들이고 있으며, 읽기 쉬운 번역과 함께 역자의 해설이 각 편마다 추가되어 있다.
1편 기이, 정치 현실과 신성한 환상 (상) 19
2편 기이, 정치 현실과 신성한 환상 (하) 109
3편 흥법, 불교의 전래 197
4편 탑상, 탑과 불상 223
5편 의해, 불교의 뜻 303
6편 신주, 밀교의 신통력 363
7편 감통, 여러 세상의 공감과 소통 375
8편 피은, 숨은 은자들 405
9편 효선, 효도와 선행의 실천 425
발문 437
『삼국유사』는 여러모로 『삼국사기』와 비교되곤 하였다. 이를테면 『삼국사기』가 왕권의 강약과 귀족 세력의 부침에 따른 정치사를 바탕으로 서술되었다면, 『삼국유사』는 불교와 고유 신앙의 대립과 화해, 향가를 비롯한 문학과 미술 작품, 건축물의 조성 등 종교를 중심으로 한 문화사의 영역을 해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국사기』가 본기와 열전에 수록된 현실 세계의 역사를 지향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삼국유사』는 기이편과 감통편을 비롯한 여러 대목에서 비현실적인 존재들을 만나고 체험하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_『삼국유사』 제목과 그 뜻, 11쪽
다섯 가야 - 『가락기찬駕洛記贊』을 살펴보면 자줏빛 끈 하나가 내려와 둥근 알 6개를 주었다고 한다. 다섯 알은 각각 작은 나라들로 떠났지만, 하나는 성에 남았다. 그리하여 하나는 수로왕首露王이 되고, 남은 다섯은 각각 다섯 가야의 군주가 되었다. 그러므로 금관가야는 다섯에 들어가지 않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고려의 『사략史略』은 금관가야까지 합쳐 세었고, 창녕까지 함부로 보태었으니 잘못되었다.
_1편 기이, 정치 현실과 신성한 환상(상), 47쪽
643년 16일 자장은 당나라 임금이 하사한 불경, 불상, 가사, 폐백을 가지고 귀국하였다. 선덕여왕에게 탑 쌓을 일을 아뢰자, 여러 신하와 함께 의논하였다.
“백제에 기술자를 청해야 가능하겠습니다.”
좋은 비단으로 백제에 부탁하니, 명장 아비지阿非知가 와서 목재와 석재를 맡았다. 용수라고도 불리는 김춘추의 아버지 용춘 이간도 200명의 기술자를 관리했다. 첫 기둥을 세우는 날, 아비지는 백제가 망하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어 공사를 중단하자, 갑자기 큰 지진이 나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그 와중에 어느 노승과 장사가 본당의 문에서 튀어나와 기둥을 세우고는 없어졌다. 그러자 아비지도 생각을 바꿔 9층탑을 완성했다.
탑의 중심기둥에 대한 기록[찰주기, 刹柱記]에는 철로 된 토대 위아래 높이가 44~80m 정도라 했다. 자장이 오대산에서 받은 부처님의 사리 100알을 황룡사 9층탑의 중심기둥과 경남 양산 영축산의 통도사通度寺, 자신이 울주에 창건한 태화사大和寺 탑 등에 나누어 모셨다. 이 탑을 세우고 천하가 태평하며 삼한이 통일되었으니, 정말 신통하지 않은가!
_4편 탑상, 탑과 불상
원효는 태어날 때부터 특별해서, 스승을 따라 배우지 않았다. 그가 수행했던 자취와 여러 업적은 당나라의 『속고승전』과 행장에 다 실려 있으므로, 여기서 되풀이하지는 않겠다. 전해지는 특이한 일 한 두 가지만 살펴보자.
(중략) 이때 요석궁瑤石宮에 과부가 된 공주가 살았다. 원효를 맞이하려고 사자를 보내 찾아, 경주 남산 내려와 문천교에서 만나게 되었다. 원효는 일부러 물에 빠져 옷을 젖게 했다. 그러자 사자는 요석궁으로 원효를 모시고, 옷을 벗어 말리도록 했다. 이렇게 요석궁에 묵었고, 공주는 임신하여 설총을 낳았다. 설총도 태어날 때부터 총명해서, 유학의 경서와 역사에 통달하여 신라 10대 현자 중 1인이 되었다. 한국어 발음으로 중국과 신라의 풍속이며 사물의 이름을 다 나타낼 수 있었고, 유학의 경서에 다 주석을 달아 아직도 우리나라의 경서 주석에 끊임없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
_5편 의해, 불교의 뜻, 335~336쪽
얼마 후 대성은 사고로 죽었는데, 그날 밤 김문량金文亮 재상의 집에 하늘의 소리가 들렸다.
“모량리 아이 대성을 이 집에 맡기노라.”
(중략)
대성은 자라면서 사냥을 좋아하게 됐다. 하루는 토함산에서 곰 한 마리를 잡고, 아랫마을에서 잘 때 꿈에 곰이 나타나 혼냈다.
“왜 나를 죽였느냐? 내 너를 잡아먹으리라.”
대성은 놀라 용서를 빌었다.
“그러면 나를 위해 절을 짓겠느냐?”
“그러겠소!”
잠에서 깨니, 이불이 흠뻑 땀에 절어 있었다. 그래서 사냥을 끊고 곰을 사냥했던 자리에 장수사라는 절을 지었다. 그러므로 느낀 바 있어 신앙심이 두터워졌다.
그리하여 현생의 양친을 위해 불국사를 짓고,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불사[석굴암]를 지었다. 불국사에 신림, 표훈 등 성현을 모시고 석굴암에 큰 불상도 만들어 키워주신 은혜를 갚았으니, 한 몸으로 두 시간대의 부모님께 효도한 일은 예로부터 드물다. 대성이 밭을 바쳤던 기부의 효험을 안 믿을 수 있겠는가?
_9편 효선, 효도와 선행의 실천 430~431쪽
지성의 광장, 클래식 아고라
지루하기만 한 고전은 가라!
흥미진진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새로운 품격의 고전 시리즈!
중역과 낡은 번역으로 점철된 고전이 아니라 젊은 학자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고전의 새 시대가 열립니다.
01 징비록
유성룡 지음 | 장준호 번역·해설 | 368쪽 | 24,000원
02 삼국유사
일연 지음 | 서철원 번역·해설 | 440쪽 | 28,000원
아르테의 고전 회복 운동은 계속됩니다.
(이하 출간 예정)
의산문답·계방일기
홍대용 지음 | 정성희 번역·해설
논어
공자 지음 | 서진희, 권민균 번역·해설
목민심서
정약용 지음 | 함규진 번역·해설
하멜표류기
헨드릭 하멜 지음 | 문지희 번역·해설
성학십도
이황 지음 | 강보승 번역·해설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 장준호 번역·해설
삼국사기
김부식 지음 | 기경량 번역·해설
사기열전
사마천 지음 | 김병준 번역·해설
열하일기
박지원 지음 | 김현미, 김영죽 번역·해설
작가정보
一然, 1206~1289
고려 후기의 승려로서 1283년 국사國師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인물이었지만, 그가 이룩한 수준 높은 선禪 불교의 경지보다 우리에게는 『삼국유사』의 편찬자로서 더욱 유명하다. 일연은 남해의 정림사定林寺, 강화도의 선월사禪月寺, 영일의 오어사吾魚寺, 청도 운문사雲門寺 등 여러 지역의 절에 머물면서 그 절의 오래된 기록이나 해당 지역의 옛날이야기 등을 몇 차례 접했을 텐데, 한번 듣고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모아서 후대에 남길 일[유사遺事]이라고 판단했던 듯하다.
이런 판단에는 『삼국사기』를 비롯한 기존의 역사책들이 놓쳤던 신성한 환상성을 보완한다는 뜻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역사를 보는 눈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어야 한다는 신념도 자리했다. 일연 덕분에 우리는 고대 한국에 대하여 획일적이지 않은 다채로운 시선을 풍부하게 지니게 되었으며, 다문화, 다양성, 다원성 등의 미래 지향적 가치가 애초에 한국문화에 자리하고 있었음을 주목할 수 있다.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향가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전시가 수업』 (2022) , 『삼국유사 속 시공과 인생』 (2022) , 『향가의 유산과 고려시가의 단서』( 2013) , 『향가의 역사와 문화사』 (2011) , 『한국 고전문학의 방법론적 탐색과 소묘』 (2009) 등이 있으며, 불교문학 연구서와 고전시가 이론서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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