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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신화 강의

김영 지음
북튜브

2022년 11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3월 01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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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0.25MB)
ISBN 9791192628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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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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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방대하고 신비로운 인도신화의 이야기들을 여섯 가지 키워드(섭리, 운명, 선악, 진실, 사랑, 행복)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지은이 김영은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라는 인도를 대표하는 두 편의 대 서사시를 중심으로 『우파니샤드』, 『판차탄트라』, 『바가와드 기타』, 『샤쿤탈라』, 그리고 초기 불경까지 인도의 이야기들이 담고 있는 의미를 풀어주고 있다.
인도에서 14년간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를 전공하고 신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지은이는 인도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직접 번역하여 수록하면서, 선악이 구분되지 않고 섭리가 지배하는 인도신화의 세계 속에서 어떻게 운명을 개척하고 진실과 사랑을 지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신화 속 이야기들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머리말
앞서는 말 _ 동양신화의 토대

1장 _ 섭리 : 신들은 왜 바다를 저었나

필멸의 신들, 불사약을 구하다
다마얀티, 신을 버리고 인간과 결혼하다
신과 성자
제사 줄게, 복을 다오!

2장 _ 운명 : 왕은 어떻게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나

트리샹쿠, 운명을 극복하다
계급을 뛰어넘은 위슈와미트라
운명을 개척하는 여인들
자초하지 않은 운명에 휘말리지 않는다
행위가 운명을 결정짓는다

3장 선악 : 덜떨어진 왕자들은 뭘 배웠나

『마하바라타』, 선도 악도 없는 전쟁
용맹하고 의로운 악역, 카르나
비슈누가 의로운 아수라 발리를 속이다
내가 한 일을 나 자신에게 감출 수는 없다
선악의 저울을 떠나는 지혜

4장 _ 진실 : 공주는 어쩌다 남편 다섯을 얻었나

삶은 한바탕 꿈일까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진실은 힘이 세다
『라마야나』, 라마는 두 번 말하지 않는다
행복은 진실을 타고 흘러나온다

5장 _ 사랑 : 신들의 왕은 왜 수행을 포기했나

영원회귀의 삶 속에서 해야 하는 일
박티,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
신성함은 내 안에 있다

6장 _ 행복 : 야차는 왕에게 무엇을 물었나 241

자신부터 온전하게 사랑하기
행복에 대해 묻고 답하다
지금 이 순간 행복을 선택하는 용기
불완전한 인간을 신처럼 사랑한 다마얀티

뒤서는 말

『마하바라타』 계보도 | 참고문헌 | 찾아보기

바다를 저을 때 좋은 것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다 태울 수 있다는 무서운 독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비슈누는 얌체같이 쉬바에게 독을 떠맡기고 사라져 버립니다. 쉬바는 세상의 안녕을 위해 기꺼이 그 독을 마시지요. 그때 쉬바의 아내 파르와티가 남편이 죽을까 봐 겁이 나서 그의 목을 잡는 바람에, 독이 목에 걸려 쉬바의 목이 파래졌다고 합니다. 그 뒤로 쉬바는 ‘푸른 목’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지요. 인도에서는 세상을 창조하는 것이 브라흐마, 유지하는 것이 비슈누, 그리고 파괴하는 것이 쉬바라고 하여, 이 삼신을 신들의 신으로 생각합니다(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신들은 이들 삼신에게 몰려가 청원을 하지요). 하지만 세 신의 역할이 꼭 그렇게 나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쉬바가 세상을 지키기 위해 맹독을 마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24~25쪽)

인도에서는 신들의 왕인 인드라의 자리까지도 고행으로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행으로 큰 힘을 얻은 성자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까 봐, 인드라는 성자를 유혹하라고 요정을 보내기도 하고, 몸소 고행을 방해하기도 한답니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는 감각기관을 통제하고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감정을 제어하는 것이 고행의 기본이기 때문에,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거나 화를 내면 고행의 힘이 사라지거든요. 물론 성자를 화나게 하면 무서운 저주를 받기 때문에, 고행을 방해하려면 각오와 요령이 필요하답니다. 그래도 인간 성자에게 거세까지 당하는 신들의 왕이라니,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수없이 바람을 피웠어도 제우스는 이런 수모까지 당한 적은 없으니까요. 무려 신들의 왕이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을 보면, 인도신화에서 신이 어떤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드라가 처음부터 이렇게 체면을 구겼던 것은 아니랍니다. 힌두교의 옛 경전 베다에 등장했을 때는, 그에게도 제신의 왕다운 위세가 가득했기 때문이지요. (49~50쪽)

위슈와미트라뿐만 아니라 인도의 성자들은 솔직하게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냅니다. 성자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분노와 시기를 드러내는 데도 거침이 없지요. 인도의 성자는 기독교의 성자처럼 거룩하기만 한 존재가 아닙니다. 걸핏하면 미친 듯이 화를 내며 저주를 퍼부었기 때문에, 모두가 성자를 두려워하지요. 성자의 저주를 빼면 인도신화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랍니다. 또한 성자들은 남녀상열지사에도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여차하면 요정과 바람이 났고, 툭하면 처녀를 꼬드겼거든요. (89쪽)

여성을 경시하는 힌두 문화에서는 이런 독립적인 여인이 불편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후대(5세기경)에 이 이야기를 재창작한 칼리다사의 희곡 『샤쿤탈라』에는, 여주인공의 성격이 유순하게 바뀌어 있습니다. 게다가 제 여인을 모른 척한 것은 성자의 저주 때문이었다며, 왕의 뻔뻔함을 두둔해 주지요. 『마하바라타』 속의 샤쿤탈라와는 달리, 이 작품 속의 샤쿤탈라는 잘못도 없이 비난을 받습니다. 여자가 제멋대로 굴었으니 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편 두샨타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제자들에게도, 샤쿤탈라는 버림받게 됩니다. (97쪽)

인도에서 진실은 참으로 힘이 셉니다. 거짓을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 언제나 진실만을 말한다는 사실도 진실어처럼 주술적인 힘으로 작용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진실만을 말해 왔다는 진실의 힘이 앞으로 할 말까지 진실로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판다와의 친할아버지 위야사 성자는 자욱한 안개 때문에 강 위의 어부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브라만들이여, 안녕하시오?”라고 그들에게 인사를 건넨 적이 있었습니다. 신분이 천한 어부에게 브라만이라고 한 것이지요. 그러나 진실을 지켜 온 고매한 성자의 말이 거짓이 될 수는 없어, 그 어부들은 브라만으로 신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자의 단순한 말실수마저 사실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진실의 힘입니다. (186쪽)

『라마야나』의 주인공 라마가 숲에서 지낼 때, 그를 따라간 아내 시타가 나찰들의 왕 라와나에게 납치됩니다. 시타에게 반한 라와나는, 자신의 아내가 되어 달라며 시타를 정중하게 압박하지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던 그녀는, 용케 나찰의 아침거리도 마왕의 아내도 되지 않고 라마에게 구출됩니다. 하지만 시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남편과의 따뜻한 재회가 아니었습니다. 아내를 지키지 못한 남편의 잘못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면서, 아내의 정절은 무조건 의심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지요. 그러자 시타는 순결을 증명하기 위해 처연히 불 속으로 들어갑니다. (205쪽)

힌두교의 양대 기둥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앞서 살펴본 카스트와, 이제 살펴볼 ‘아슈라마’입니다. 힌두교에는 생의 주기에 따라 삶의 과제를 주는 아슈라마가 있습니다. 사람의 생애를 네 시기로 나누고, 시기별로 다른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첫번째 학생기에는 배움이 과제입니다. 보통 만 8~12살에 부모를 떠나 스승의 집으로 들어가서는, 12년 이상 엄격한 가르침을 받게 됩니다. 두번째 가장기에는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가문을 이으며, 생계를 꾸리고 보시를 행하지요. 세번째 숲 생활기에는, 감각과 욕망을 제어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가족을 떠나 (아내와 함께) 숲에서 살지요. 마지막 출가기에는, 해탈을 위한 수행이 과제가 됩니다. 홀로 세상을 떠돌며 탁발로 목숨을 부지하면서, 죽음을 기다리지요. (218~219쪽)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신화 강의』
지은이 인터뷰

1. 이 책에서 인도신화의 여러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해 주고 계신데요. 아직 책을 만나지 못한 독자들에게 인도신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도신화는 단순히 옛이야기가 아니라, 내면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세상 모든 이야기가 교훈을 담고 있지만, 인도신화는 깨달음을 위한 가르침을 직접 전해 주지요. 그리스 신화에 에리시크톤이라는 걸신들린 사람이 나옵니다. 대지의 여신에게 불경한 일을 저지른 죄로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결국 제 몸을 뜯어 먹고 죽지요. 인도신화에도 제 몸을 먹어치운 괴물이 나옵니다. ‘라후’라는 아수라(악신)가 겁도 없이 쉬바(파괴의 신)의 아내를 달라고 하자, 분노한 쉬바가 미간에 있는 세 번째 눈으로 굶주린 괴물을 하나 만들어 냈거든요. 끔찍한 몰골의 깡마른 괴물을 보고 두려움에 질린 그 아수라는, 어이없게도 자비를 애걸하며 쉬바의 품에 뛰어듭니다. 탄원하는 이를 보호해야 하는 신은, 괴물에게 그를 살려주라고 하지요. 그러자 배고픈 괴물이 먹을 것을 달라고 쉬바에게 탄원했고, 무심한 신은 “네 몸을 먹으렴.”이라고 답했답니다. 허기에 시달린 괴물은 제 몸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고, 결국 괴물에게는 얼굴만 남게 되었지요. 그러자 쉬바 신은 그를 ‘키르티무카(영광의 얼굴)’라고 명명하고는 자신의 사원 입구에 올려 두었습니다. “너를 숭배하는 데 게으른 자는 결코 나의 은총을 얻지 못하리라”라고 하면서요. 에리시크톤이 오만과 탐식을 경고한다면, 키르티무카는 ‘나(ego)’의 희생을 강조합니다. 괴물이 먹어치우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거든요. 내면(사원)으로 들어가려면, 가짜 ‘나’를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다움’이라고 믿는 것을 없애지 않으면, 내면의 성소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날 수 없으니까요. 신화라면 당연히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면 여행을 위한 가르침을 전하는 역할에는 인도신화가 가장 충실합니다.

2. 인도신화를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셨는데요. 이 여섯 가지 키워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방대한 인도신화를 정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주제 여섯 - 섭리, 운명, 선악, 진실, 사랑, 그리고 행복 - 을 뽑았습니다. 신이 아니라 내 자신의 힘으로 지금 이 순간 내 행복을 위해 내 운명을 선택하려면, 진실함과 사랑으로 선악과 좋고 나쁨의 이분법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지요.
삶의 고통과 맞닥뜨릴 때마다 우리는 신이나 운명, 혹은 업보(카르마)를 원망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은 섭리입니다. 말 한마디도 되로 주고 말로 받기 마련인데요. 어찌할 수 없는 숙명을 탓하기보다는, 지금 어찌할 수 있는 운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거둔 것에 실망하기보다는, 거두기 위해 씨를 뿌려야지요. 지금 이 순간 명징하게 깨어, 미래를 결정지을 내 ‘태도’를 결정하는 일 말입니다. 아우슈비츠처럼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자신과 인간을 존중한 사람(프리모 레비)이 있었습니다. 그 결정과 마음가짐이 그를 살렸지요. 옴짝달싹할 수 없는 순간마저도 우리는 나만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노오력’으로 바꿀 수 없는 삶 속에서도, 행복한 마음가짐은 취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외부 조건에 따라 자동 반응하는, 파블로프의 개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주어진 대로 살아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함입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정직함이야말로, 세상의 욕망으로부터 나를 지켜줍니다. 사람들은 돈이며 권력이며 출세 따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는 나만이 알지요.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묻고 그것을 추구해야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게 무엇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이는 자기 자신뿐이거든요. 세상이 ‘좋다/옳다고 혹은 나쁘다/그르다고 들이대는 기준을 받아들이는 순간, 내 행복은 세상에 매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섯 가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사랑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해야,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조건과 상황의 목줄을 끊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3. 고대 인도의 많은 문헌들을 기반으로 신화의 이야기들을 소개해 주고 계신데요. 주로 인용하시는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도 문학작품 가운데 ‘대(大)’를 붙이는 서사시는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뿐입니다. 두 작품 모두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보다 훨씬 길기는 하지만, 단지 길어서가 아니라 위대하기 때문에 대서사시로 불립니다. 『라마야나』는 인도 최초의 시이고, 『마하바라타』는 성경의 지위에 오른 힌두 백과사전이니까요. 이 양대 서사시는 인도 아대륙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두 서시시를 묘사한 부조와 벽화가 앙코르와트와 에메랄드 사원을 두르고 있고, 가면극과 무용극 등도 각지에서 무대에 오르지요.
대서사시 둘 다에 세계를 지킨다는 비슈뉴 신의 아바타가 등장합니다. 비슈누 신은 세상에 열 명의 화신으로 현현하는데, 『라마야나』에는 일곱 번째인 라마가, 『마하바라타』에는 여덟 번째인 크리슈나가 나오지요. 재미있게도, 두 화신의 성격이 아주 다릅니다. 라마는 바른 생활 사나이지만, 크리슈나는 권모술수의 달인이거든요. 라마가 쿠데타를 일으키라는 권유를 물리치고 왕위를 버릴 때, 크리슈나는 스승과 사촌들을 죽이고 왕국을 차지하라며 전쟁을 부추깁니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원칙을 관철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청년 영웅과, 세상을 위해 의무를 짊어지고 기꺼이 비극을 감당하는 장년 영웅이 대비를 이루지요. 『라마야나』가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를 이야기할 때, 『마하바라타』는 유혹에 약한 인간 앞에 펼쳐지는 처절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4. 오랫동안 인도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오셨고, 현재는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번역하고 계신데요. 인도에서 어떤 공부와 경험을 하셨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도에서 처음 공부한 것은 초기불교(팔리어)였습니다. 공부가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인도에 눌러앉지 않았을 텐데요.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이 진리를 겨냥한다고 막연히 생각했을 뿐, 내 마음을 과녁으로 삼는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한 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라는 빈방에 들어오는, 감정이라는 손님들 얼굴을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었어요. 내게 공부할 자격이 있는지를 계속 의심하게 되더군요. 마음공부를 하는데, 감정이라는 인간의 기본자질을 따지게 될 줄 몰랐지요.
힌두교(산스크리트어) 공부로 넘어갈 때는 마음 감옥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내가 뭘 원하는지는 당연히 안다고 착각했고요. 인도에서는 다르마(정의), 아르타(재물, 권력), 카마(육체적 욕망), 그리고 목샤(해탈)를 삶의 목표로 삼습니다. 해탈은 ‘넘사벽’이지만, 나머지 세 개 정도야 간단히 넘어설 수 있다고 자신했지요. 욕망을 들여다보는 것을 양파 껍질 벗기는 것쯤으로 여겼을 뿐, 그것이 마음이라는 심연에 들어가는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그 심연에 제정신을 침몰시키는 괴수가 출몰한다는 것도요. 인도살이 14년 동안 뼛속까지 배운 것은, “네 자신을 알라!”라는 금언입니다. 논문 주제를 몇 번 엎은 끝에 마지막으로 잡은 신화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한 지푸라기였지요. 인도의 가르침을 융 심리학과 캠벨 신화학으로 버무리면서,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나 자신이 하나의 여정 혹은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렇게 감옥과 물속에서 몸부림치며 배운 가르침을 토대로, 개인의 신화와 의례(루틴)를 세팅하여, 삶의 의미를 추출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캠벨처럼, “네 희열을 따라가라!”(Follow your bliss!)라고 전도하면서요. 현실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는, 피리 부는 사나이 같은 역할이랄까요? 피리 소리를 따라가면, 나라는 절벽 끝에 서게 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 드리고 싶네요.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인도 푸네 대학에서 팔리어(초기불교)와 산스크리트어(인도학) 디플로마를 수료한 뒤, 차례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번역하고 산스크리트 문법서를 쓰면서, 푸네 데칸칼리지 대학원에서 「인도와 중국의 영웅신화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라마야나』 1권을 번역 출간하고, 2020년에는 인도 수행법을 다룬 『거꾸로 선 나무』를 펴냈다. 인도의 고전과 비교신화학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작가의 말

인도사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르침을 이야기로 전합니다.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수록 귀한 진리를 감추고 있지요. 양파 썩은 내가 나는 열대과일 두리안은 사나운 겉껍질을 벗겨야 기름진 과육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인도신화를 이해하는 것은, 밀림에 들어가 두리안처럼 괴상한 과일을 딴 뒤 온갖 노력을 기울여 먹고 소화시켜야 하는 일입니다. 이 책에서는 한입 크기로 잘라 놓은 과일처럼 인도신화를 소개하여, 이해를 위한 노력은 줄이되 이야기의 맛은 살렸습니다. 이 책이 삶의 의미를 음미하는 데, 지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인도신화는 삶을 맥락화하고 의미화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이니까요. -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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