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
2022년 11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0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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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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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맨발에 누더기를 걸치고 아고라를 활보하던 늙고 못생긴 철학자 소크라테스뿐이다. 철학하기 이전 젊은 시절의 소크라테스는 이와는 달랐던 것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그리스의 한 젊은이를 철학으로 이끌어 결국엔 철학에 대한 사랑으로 목숨까지 내던진 영웅이 되게 하였을까?
이것이 소크라테스 이야기의 핵심적인 미스터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철학을 위한 사랑만이 아닌, 그가 살았던 국가, 동료 시민, 그리고 궁극적으로 한 여성 ‘아스파시아’에 대한 사랑이 이 미스터리를 풀 열쇠가 된다. 이 미스터리의 답은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아야 할 건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놀랍고, 매혹적이며, 충격적일 것이다.
지도
연표
머리말 구름에서 등장한 소크라테스
1장 소크라테스의 사랑을 위하여
2장 전사 소크라테스
3장 알키비아데스 알아보기
4장 페리클레스의 측근
5장 철학자의 탄생
6장 아스파시아의 미스터리
맺는말 알려지지 않은 소크라테스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무엇이 변변찮은 배경을 가진 중산층 아테네 청년을 당대에 완전히 독창적이고 이후에도 큰 영향을 끼친 사고방식과 철학적 방법의 창시자로 변모시켰을까? (…) 그들은 미래에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태도가 될 것이 성장해가던 바로 그 시기, 즉 그의 청소년기와 이른 성년기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들을 간과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삶에 대한 설명 대부분은 그 사상가의 문화적 맥락과 역사적 상황 면에서 그의 개인적이고 지적인 경로를 그럴듯하게 그려나가는 데 실패했다_7~8쪽
분명한 것은 젊은 시절이 바로, 아스파시아와의 핵심적인 관계를 비롯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그가 정신적 삶에 초점을 맞추게 된 시기라는 점이다. 그 시점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그는 자신을 강한 전사로, 레슬링 선수와 무용가로, 아주 세련된 연설가로, 그리고 열정적인 연인으로 표현했다._10쪽
소크라테스의 이런 행동은 최면과 유사한 상태나 심지어는 긴장병緊張病의 상태에서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곤 했던 그의 습벽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전에도 구경꾼의 평가와 호기심을 끌었던 부분인데, 일종의 심리적 또는 병적 상태가 그러한 행동의 근저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질환이 젊을 때부터 소크라테스를 괴롭혔다면, 이는 그가 철학적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_35쪽
이런 자료들의 증언은 현대 역사가 대부분은 간과했던, 또는 부분적으로는 플라톤이나 크세노폰의 영향으로 정보가 빈약하거나 혹은 근거 없거나 적대적인 조작이라고 여기고 폐기했던 우상화되지 않은 전기적 관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젊은 시절 연상의 남자 애인과 함께 사모스로 여행을 갔다는 것, 그가 한 번 이상 결혼했다는 것, 그리고 부동산을 임대함으로써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것들이 만약 사실이라면 소크라테스에 대해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셈이다._44쪽
소크라테스가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았던 때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크세노폰은 전하며, 플라톤 역시 소크라테스가 자신은 “늘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했다고 기록한다. 다른 수많은 증언과 함께 이런 진술은 소크라테스가 성적 감정과 애정에 낯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준다._64쪽
소크라테스가 받은 초기 교육과 그가 중무장 보병으로 복무했다는 사실은 그의 가족이 비교적 부유했다는 것을 증언한다. 이는 (그의 아버지) 소프로니스코스가 단지 가난한 장인이 아니라 석공과 조각가를 고용한 사업주였다는 뜻이다._94쪽
숙련되었고, 단호하며, 능력 있는 아테네의 중무장 보병으로서의 이미지는 소크라테스를 묘사할 때 필수적인 것이다._99쪽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집안 배경과 개인적 자질에 대해 알고 있는 한, 그가 금욕적이고 비물질적인 삶의 방식을 수용한 것은 다름 아닌 개인적 선택의 문제였다는 결론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들이 있다. 그는 그런 길을 선택한 첫 번째 사상가도 아니고, 마지막 사
상가도 아닐 것이다._187쪽
철학의 고독한 길을 가겠다고 확신한 데에는 개인적인 요인이 더 있었을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그녀는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다”라고 플라톤의 『향연』에서 언급했으며, 우리가 이 발언의 진정한 주체로 이미 확인한, 아름답고 영리하고 신비로운 여성인 디오티마와의 만남, 즉 밀레투스의 아스파시아와의 만남이 그것이다._200~201쪽
소크라테스가 그의 철학적 관점과 방법을 채택하도록 자극한 것이 그에게 처음으로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쳐준 여성이라면, 우리는 아스파시아가 그저 그녀로서 활기 차고 엄청나게 똑똑한 여자라기보다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계승자들 못지않게 유럽 철학의 태동에 기여한 관념들을 탄생시킨 지적 산파임을 인정해야만 한다._219쪽
소크라테스는 천민 출신으로 교육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못생겼다?
소크라테스는 젊을 때 연애를 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행동가라기보다는 사상가였다?
대답은 모두 ‘아니오’.
소크라테스에 대한 편견을 깨부숴줄 새로운 소크라테스 전기!
소크라테스의 ‘재판’ ‘사형’이 아니라
그의 ‘삶’과 ‘사랑’에 주목하다
소크라테스의 전기는 주로 가장 논쟁적인 ‘재판’과 ‘사형’을 다룬다. 그러나 이는 그의 삶의 마지막 장면, 죽음에 해당한다. 그전에 소크라스의 ‘삶’은 어떠했는가?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은, 못생겼지만 지적인 중년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아고라를 돌아다니며 아테네 시민들에게 아주 성가신 질문을 던져댔다는 것 정도다. 비범하고 성실한 제자 플라톤은 대화편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이런 활동을 후세에 전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저 철학자이기만 했을까? 최소한 소크라테스는 태어나면서부터 철학자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아테네인은 삶의 어느 순간 철학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을 텐데 이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아먼드 단거의 소크라테스 전기 『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는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소크라테스가 본격적으로 독창적인 철학을 시작한 것은 30대 이후의 일이다. 단거는 그전 10대, 20대 소크라테스에게 주목해 그의 어린 시절과 젊은 날을 추적한다. 그는 여느 전기 작가와 다르게 소크라테스의 철학 활동 자체보다는 소크라테스를 철학자로 만든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찾는 데 주력한다. 그리고 그가 그 해답으로 발견한 것이 바로 ‘사랑’이며, 이 책의 제목이 ‘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Socrates in Love’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때 ‘사랑’은 ‘필로소피아’, 즉 철학자로서 그가 지녔던 지혜에 대한 사랑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낭만적인, 즉 ‘에로스’에 가까운 사랑을 말한다. 단거는 이런 사랑이 소크라테스의 삶은 물론이고 그의 철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를 결국 서양철학의 창시자이며 최초의, 그리고 위대한 철학적 영웅으로 만든 것이 바로 사랑이다. 그가 사랑한 사람으로 단거는 아르켈라오스, 알키비아데스 그리고 아스파시아를 꼽으며, 이중 아스파시아가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 삶의 유일한 증인이 아니다!
이온, 플루타르코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등 새로운 증인과 함께
최신 연구까지 포괄하여 재구성한 소크라테스의 삶
소크라테스의 삶에 대한 가장 유명하며 공신력 있는 증인은 바로 플라톤, 그리고 크세노폰이다. 둘 모두 중년 이후의 플라톤밖에 알지 못했으며 부당하게 사형당한 소크라테스를 변론할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플라톤과 크세노폰이 전하는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철학자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중년기 이후의 시점에 치중되어 있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젊은 시절을 미스터리로 만든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먼드 단거의 목표대로 젊은 소크라테스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 이외에 다른 증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옥스퍼드대학 고전학 부교수로서 오랫동안 관련 분야 연구와 저술활동을 펼쳐온 아먼드 단거는 소크라테스의 동시대인인 아리스토파네스, 키오스의 이온과 함께 후대인인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크세노스, 플루타르코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증인을 소환한다. 또한 데브라 네일스, 칼 허프먼 등 최신 연구자들의 업적까지 아우른다. 결과적으로 단거가 새롭게 구성해낸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은 훨씬 더 입체적이면서도 역사적으로 신뢰할 만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라는 다소 감상적이고 불확실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읽을거리나 재미있는 상상 정도에 그치지 않고 충분히 진지하면서도 독창적인 전기의 위상을 획득해냈다.
전사 소크라테스, 석공 소크라테스,
사랑꾼 소크라테스 그리고 철학자 소크라테스까지…
살아 있는 인간 소크라테스의 입체적이고 풍부한 삶을 만나다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죽음이 아닌 삶과 사랑, 그리고 중년기 이전의 삶에 주목하고 여러 증인을 소환함으로써 단거는 인간 소크라테스의 입체적인 모습을 비춘다. 흔히 알려진 소크라테스는 천민 출신이고, 못생긴 배불뚝이이며, 연애 경험이 별로 없고, 행동가라기보다는 사상가다. 그러나 이는 주로 중년 이후 소크라테스의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단거는 젊은 시절의 소크라테스는 반드시 이렇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가 제시하는 소크라테스는 10~20대 정신적으로는 물론 육체적으로도 매력적인 건장한 젊은이다. 또한 여러 고용인을 거느린 석공 집안의 아들로서 귀족은 아니더라도 어렸을 때부터 모자람 없이 충분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어릴 때는 연상의 애인 아르켈라오스와 사귀었다는 기록이 있고 알키비아데스와는 물론 아스파시아와도 애정 관계를 맺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철학하지 않을 때에는 늦은 나이까지 전사로서 충실한 군 복무를 하며 나라를 위해 몸으로 뛰었다.
석공, 전사, 애인 등 소크라테스가 가진 여러 면모를 통해 독자들은 그가 사실 어릴 때나 젊은 시절에는 다른 아테네 시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한 인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이러한 질문이 제기된다. 여느 인간과 다를 바 없던 소크라테스는 왜 어느 순간 어떤 계기로 철학에 헌신해 목숨까지 바친 영웅이 되었는가? 이 미스터리 아래에는 소크라테스와 아스파시아의 관계가 놓여 있다. 소크라테스가 “그녀는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다”라고 『향연』에서 언급했던 ‘디오티마’라는 여성 뒤에 신비롭게 가려진 아스파시아는 여기서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전환을 가능케 한 인물로서 무대에 오른다.
단거에 따르면 아스파시아의 사랑에 대한 가르침과 또 다른 연인 알키비아데스와의 관계는 결국 철학에 헌신한 그의 삶과 부당한 재판, 그리고 유명한 변론 연설, 사형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연쇄를 만들어낸다. 단거가 구성한 소크라테스 전기의 쾌거는 바로 이처럼 평범한 한 인간 소크라테스의 다층적 면모를 비춰내면서도 이를 소크라테스의 철학활동과 죽음까지 설득력 있게 엮어냈다는 데 있다.
누군가는 철학자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그 철학자의 삶까지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단거의 전기는 인간적이면서도 영웅적인 소크라테스의 일대기를 그림으로써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반증을 제시하며, 결과적으로 철학자 소크라테스에 관심이 있는 독자나 인간 소크라테스에게 흥미를 느끼는 독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성찰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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