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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 핸드셰이크

버네사 우즈 지음 | 김진원 옮김
디플롯

2022년 11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1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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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7.14MB)
ISBN 9791197918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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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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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와 98.7퍼센트의 DNA를 공유하는 멸종위기종 보노보는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종으로 ‘우리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보노보에게는 배고픔도 폭력도 빈곤도 없다. 우리에게 뛰어난 지능과 찬란한 문명이 있다면 보노보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 바로 평화다. 보노보는 전쟁 없는 세상을 여는 열쇠를 쥐고 있다. 우리가 보노보를 잃는다면 보노보의 비밀을 배울 수 없을 것이며 우리 자신을 영영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보노보와 우리는 우리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 비밀을 상당히 많이 나누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노보 핸드셰이크》는 지구에서 가장 참혹한 비극의 땅, 콩고에서 보노보와 호모사피엔스의 비밀을 찾아 나선 한 여성의 흥미로운 과학 탐사 여정이자 눈부신 성장 드라마다.
한국어판 서문

보노보 핸드셰이크

에필로그 - 에코로 야 보노보
감사의 글
깊이 읽기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어느 날 오후였다. 동물 이동장 하나가 사무소 문간에 놓였다. 그 이동장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이동장 뒤쪽에는 두 살 난 침팬지 한 마리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발루쿠였다. 사냥꾼이 어미를 총으로 쏘아 죽인 뒤 발루쿠를 두 달 동안 석탄 창고에 가두어놓았다. 우간다 경찰이 압수했을 때 발루쿠는 오랫동안 햇볕을 쬐지 못해 털 아래가 백지장처럼 하얬다. 자신을 묶은 밧줄에서 벗어나려 얼마나 몸부림쳤는지 사타구니에 난 상처 두 군데에서 고름이 흘러나왔다. 데비가 발루쿠를 이동장에서 꺼내 내 품에 안겼다. 발루쿠는 한 달 동안 내 품을 떠나지 않았다. (…) 그 조그마한 손가락들이 내 티셔츠를 꼭 움켜쥐던 순간부터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발루쿠를 만나기 전에 내가 했던 사랑은 이기적인 사랑이었다. 가족을 당연하게 여겼다. 남자친구도 그저 과시하고 싶은 허영심의 발로였을 뿐이다. 친구도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런데 그 정도로는 발루쿠의 성에 차지 않았다. 발루쿠는 내 전부를 원했다.
_20~21쪽

그 남자가 책을 내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파란 두 눈이 헝클어진 곱슬머리 사이로 반짝 빛났다. 문득 나는 시궁창에서 막 기어 나온 몰골을 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깨달았다. 그 남자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까마귀 날갯짓만큼이나 또렷했다. 그 남자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브라이언입니다.”
미국 말씨에 비음이 살짝 섞인 남부 억양이었다.
나는 불쑥 물었다.
“여기서 하는 일이 뭐예요?”
“앞으로 여기서 일할 게 될 겁니다. 아직은 희망사항이지만.”
“자원활동가세요?”
“연구자입니다.”
“박사예요?”
“막 마쳤어요.”
브라이언이 곱슬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화재경보기가 앵 울리는 줄 알았다. 나는 스스로에게 단단히 일렀다. ‘이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거야. 이 남자와 자는 일은 결단코 없을 거야.’
물론 나는 브라이언과 사랑에 빠지고 잠도 잤다.
_25~26쪽

롤라 야 보노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보노보 보호구역이다. 킨샤사 외곽에 위치한 9만 평(0.3제곱킬로미터)이 넘는 숲에서 어미를 잃은 보노보가 60마리 이상 살고 있다. 롤라 야 보노보를 비롯해 모든 유인원 보호구역이 존재하는 이유는 부시미트 거래 때문이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가축이 귀하고 비싸다. 단백질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 사냥하는 것이다. 콩고 분지에 사는 몇몇 부족은 프랑스인보다 고기를 더 먹는다. 1년에 100만 톤 이상을 먹어 치운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3배에 달하는 무게다. 그렇게 먹어대는 고기의 80퍼센트가 야생동물한테서 나온다. 사냥꾼은 몸집이 큰 포유동물을 좋아한다. 사냥감당 고기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숭이가 사냥 대상이 된 이유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기 때문이다. 한 마리를 찾아내면 다른 서른 마리도 함께 찾아내어 동시에 죽일 수 있다.
_70~71쪽

이 아수라장을 감독하는 이들은 대문자 ‘M’을 쓰는 마마들(The Mamas)이라고 불리는 네 여성이다. 콩고에서는 자식을 낳을 만큼 나이가 들어야 ‘마마’라고 부른다. 이 말은 따뜻하게 품어주는 존재라는, 그런 다정한 의미가 아니다. 공경과 존경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롤라 야 보노보에서는 오직 이들 네 여성만이 그런 경칭으로 불리는 특권을 누린다. (...) 보호구역에 오는 모든 보노보는 마마 가운데 한 명에게 보내진다. 그러면 마마는 이 어미 잃은 보노보를 친자식처럼 돌본다. 새끼 보노보는 하루 종일 브리지트 바르도 놀이터에서 지낸다. 마마의 품에서 내려와 다른 새끼 보노보와 어울려 놀 만큼 용기를 낼 수 있으면. 롤라 야 보노보에 들어오는 어미 잃은 보노보는 보통 나이가 세 살쯤이다. 어미가 총에 맞아 죽었을 때 아직 어미에 매달려 있었을 만큼 어리다. 어미 잃은 보노보는 보육장에서 여러 해를 지낼 수 있다. 그때 마마가 그들 세계에서 중심을 이룬다. 마마 무릎을 차지하려고 늘 서로 다툰다. 그 다툼에서 이기는 건 대개 가장 나이가 어린 보노보다. 마마가 간식거리를 찾거나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설 때마다 새끼 보노보 무리가 벼룩 떼처럼 매달려 있다.
_84~86쪽

관대함을 알아보는 실험은 무척 단순하다. 침팬지가 먹이를 나누어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브라이언이 길고 빨간 나무판자에서 줄을 빼놓았다. 양끝에 음식을 채웠다. 침팬지가 서로에게 관대하면 아무 문제없이 앉아서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서로에게 관대하지 않으면 침팬지 한 마리가 음식을 전부 차지하고 나머지 한 마리는 부루퉁해서 지켜보았다.
이제 보노보로 돌아와보자. 침팬지가 부활절 달걀 구역에서 산다면 보노보는 초콜릿 공장에서 산다. 침팬지에 비해 보노보는 먹이가 풍부하다. 더구나 침팬지와 달리 보노보는 먹이를 고릴라와 나누지 않아도 된다. 고릴라가 콩고강 북쪽에만 사는 반면, 보노보는 남쪽에 살기 때문이다. 각자에게 돌아갈 몫이 많기 때문에 암컷이 새끼들을 챙기기 위해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다. 이는 암컷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고 자신들을 위협하려는 수컷에 맞설 수 있다는 의미다.
브라이언이 옳다면, 그리고 관대함이 협력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라면, 보노보는 침팬지보다 훨씬 유연하게 협력 실험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전에 보노보가 야생에서 먹이를 얻기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보노보는 침팬지처럼 사냥하지 않는다. 적의 영역에서 무리를 지어 낯선 존재에 살그머니 접근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관대함 실험 정도는 간단하게 통과하지 않을까?
_120~121쪽

2006년 스탠리를 따라 여행길에 올랐던 티모시 부처는 “어째서 아프리카인은 아프리카를 경영하는 데 이다지도 서투르단 말인가?”라고 혼잣말을 하며 콩고를 “미래보다 과거에 더 얽매인 나라”라고 표현했다. 킨샤사에서 10년 동안 수의사로 일한 미국인 델피 메싱어는 “정치와 빈곤과 무지의 수렁에 빠진 한 국민의 운명”을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쿠르츠 씨의 발자취를 따라서(In the Footsteps of Mr. Kurtz)》를 쓴 미켈라 롱은 킨샤사의 무관심을,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손으로 일구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무의지를 한탄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마마 앙리에트가 부르는 노래나 마마 에스페랑스가 터뜨리는 웃음에는 무관심이 눈곱만큼도 없다. 자크가 자신이 겪어낸 상실을 비통하지만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무지가 손톱만큼도 없다. 그리고 여기, 무그와구도 있다. 인간다운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마저 박탈당하고서도 여전히 사랑할 용기를 품고 있는. 멀리 하늘에서 내려다본 콩고인이 수동적이고 무질서하고 무기력하다면 과연 누구 책임일까?
_265~266쪽

보노보들이 소리를 질러대지만 주춤주춤 물러난다. 하지만 보노보 네 마리는 미케노 곁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어린 수컷 로마미가 손가락이 잘려나간 손으로 미케노의 발을 꼭 붙들고 있다. 이시로가 미케노의 가슴 털을 한 움큼 쥐고 있다. 미케노의 얼굴로 몸을 숙이고 그 입에 입김을 불고 있다. 모두가 할 말을 찾지 못한다. 사육사들이 링갈라어로 속삭인다. 패니가 내게 뜻을 옮겨준다.
“사육사들 말이 이시로가 미케노한테 숨을 불어넣어주려고 애쓰고 있대요.”
이시로가 미케노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더 가까이 몸을 숙인다. 미케노가 들었으면 싶은 비밀 이야기라도 하는 듯. 사육사가 울타리 문을 연다. 보노보 네 마리가 다시 날카로운 소리를 지른다. 절대 안 된다는 울부짖음이다. 장대를 움켜잡고 사육사를 밀어낸다.
무엇 때문에 우리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몇몇 이들은 눈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눈물을 흘리는 유일한 존재이고 우리만이 진정 슬픔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그 말을 들을 때면 나는 이시로가 떠오른다. 비탄에 젖은 눈으로 미케노를 애타게 부르던 얼굴이. 이를 한껏 드러내며 사육사를 향해 고함지르던 표정이, 장대를 밀어내고는 다시 죽은 미케노에게도 달려와 손가락으로 그 가슴을 후벼 파던 모습이. 미케노의 숨을 꽉 움켜잡으면 되살려놓을 수 있다는 듯. 눈물을 흘리지 않는 슬픔이 있다. 정말 그렇다.
_279~280쪽

우리는 말루가 어땠는지, 브라이언이 말루를 얼마나 아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다. 죄책감과 슬픔과 고통이 밀려들지만 안도감 역시 든다. 아무도 말루를 잊지 않아서 말루가 행복할 듯싶다. 마마 앙리에트가 말한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미미의 마지막 모습은 정말 가장 아름다워요. 미미가 새끼를 배자 우린 미미를 보육장으로 데려갔어요. 미미가 새끼를 두 번이나 잃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조심하고 싶었거든요. 미미는 어린 보노보들 하나하나에게 참 다정했어요. 품에 안아주고, 생채기가 나면 입을 맞춰주고, 카타를 어린 수컷 보노보들한테서 지켜주고, 맛난 먹이를 아껴두었다가 로멜라에게 챙겨주고. 하루는 마마 이본이 보육장 문을 잠그지 않았어요. 미미가 일어서더니 문을 열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어요. 다른 데로 가지 않았어요. 미케노처럼 부엌으로 뛰어들어 가 청량음료를 슬쩍하지도, 키콩고처럼 식탁에서 접시를 훔치지도 않았어요. 그저 한 정원사가 놓아둔 호스로 걸어갔어요. 그러고는 호스를 집어 들고 꽃에 물을 주기 시작했어요. 자신이 지켜본 정원사를 그대로 따라 하며. 난 앞으로 미미를 그렇게 기억할 거예요. 미미가 할머니처럼 꽃에 물을 주고, 그 곁에서 새끼 보노보들이 햇살을 가르며 뛰어노는 모습으로.”
_ 431~432쪽

결국 운명이 던진 주사위가 데굴데굴 굴러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어느 가정에서든 태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각각의 확률을 따져본다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보노보에게는 배고픔도 폭력도 빈곤도 거의 없다. 우리에게 뛰어난 지능과 찬란한 문명이 있지만, 보노보에게는 어느 소유물보다 가장 귀중한 것이 있다. 바로 평화다. 그런 이유 때문에 보노보가 중요하다. 전쟁 없는 세상을 여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침팬지한테서 배울 만큼 배웠다. 하지만 우리와 가까운, 살아 있는 또 다른 친척,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삶을 영위하는 그 친척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방인처럼 쌀쌀맞게 대하고 있다. 우리가 보노보를 잃는다면 보노보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을 영영 배울 수 없을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영영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보노보와 우리는 우리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 자질을 꽤 많이 함께 나누어 갖고 있기 때문이다.
_442~443쪽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 버네사 우즈의 눈부신 성장 드라마

우간다의 침팬지 보호구역인 은감바 아일랜드에서 자원활동가로 지내던 버네사 우즈는 두 살 난 침팬지를 맡아 돌보면서 사랑에 빠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 자신을 온전히 내주어야 하는 사랑’을 경험하고선 평생 침팬지를 구조하고 보호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버네사는 그곳에 침팬지를 연구하러 방문한 젊은 과학자 브라이언 헤어와 사랑에 빠진다. 브라이언과의 사랑은 버네사를 콩고의 롤라 야 보노보로 이끌고 새로운 모험과 맞닥뜨리게 한다. 보노보라는 종을 전혀 알지 못했던 버네사에게 브라이언은 말한다. “날 믿어. 당신도 틀림없이 보노보를 사랑하게 될 거야.” 그리고 브라이언의 말 그대로, 버네사는 보노보를 있는 힘껏 사랑하게 된다. 평생토록.

이 책에는 베스트셀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개는 천재다》를 함께 쓴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의 전사(前史)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원활동가로 일하던 버네사 우즈가 침팬지와 보노보를 연구하던 브라이언 헤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된 이야기, 브라이언이 진화인류학 분야에서 탁월한 과학적 성취를 이루게 된 이야기, 버네사가 인정받는 수상 작가와 독자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주인공은 서른 전후의 여성, 버네사 우즈다. 버네사는 탁월한 작가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 책은 과학 탐사 여정을 촘촘히 담아낸 과학책인 동시에, 열정만 가득했던 한 젊은 여성이 연구자와 작가로 그리고 타자를 속 깊이 품어내는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는 감동적인 논픽션 에세이다. 독자들은 정인경 작가나 김혼비 작가처럼, “폭소했다가 고통스러웠다가 지적으로 충만했다가 가슴 졸였다가 펑펑 우느라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다.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 정인경 작가
“올해 읽은 논픽션 중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 김혼비 작가

무엇이 우리를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가

이 책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촘촘히 엮여 있다. 첫 번째는 보노보 이야기다. 새끼 보노보들이 사냥꾼 총에 어미를 잃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보호구역인 롤라 야 보노보로 들어온다. 어떤 보노보들은 절망과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삶을 놓아버린다. 하지만 어떤 보노보들은 다시 사랑을 피어내며 꿋꿋하게 삶을 이어나간다. 보노보는 멸종위기종으로 현재 콩고의 열대우림에서만 서식한다. 보노보는 침팬지와는 달리 암컷이 중심이 된 공동체를 이루고 평등한 섹스를 나눈다. 공동체는 폭력을 용납하지 않으며 응징한다. 낯선 이웃을 환대하며(‘보노보 핸드셰이크’는 보노보가 타자를 환대하며 보이는 성적 행동을 의미한다) 그들을 위해 자신의 먹이를 기꺼이 나눈다.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어린 보노보를 보살핀다.

어느 날 보호구역의 한 어린 보노보가 병에 걸려 죽었다. 그러자 나이든 우두머리 암컷 보노보 미미가 울부짖으며 그 시체를 내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미미는 몹시 화를 내며 시체를 옮기려고 들고 있던 사육사의 기다란 막대를 밀쳐냈다. 수의사는 어쩔 수 없이 마취 총을 들었다. 보노보들은 마취 총과 진짜 총을 구분하지 못했지만, 미미는 시체를 내어줄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죽음을 각오하며 어린 보노보를 지키려는 것이다. 미미는 죽은 보노보를 쓰다듬으며 머리카락을 빗어 넘기고 숨을 불어넣었다. 마치 그 어린 보노보는 죽은 게 아니라 잠들어 있을 뿐이라는 듯이. 때로 보노보는 사람보다 더 사람답다. 보노보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전쟁이나 살육을 포함하지 않는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또 다른 모형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보노보를 지키고 보노보는 우리를 구한다

두 번째는 콩고 이야기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점은 콩고(콩고민주공화국)가 40년 만에 첫 민주 선거로 대통령을 뽑은 2006년 전후부터 2009년까지다. 콩고는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직후부터 극심한 분쟁에 휩싸였고, 1965년 군부의 모부투 세세 세코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하고 32년간 독재 정권을 이끌었다. 모부투 정권의 부패 행각이 극심해지자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콩고 내전이 발발했다. 콩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은 나라다(400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2500만 명의 난민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버네사는 롤라 야 보노보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의 증언을 기록하고 콩고의 잔혹한 역사를 돌아본다. 그리고 비극을 이용해 콩고를 수탈해왔던 서구의 만행을 고발한다. 콩고의 풍부한 자원을 둘러싼 이권을 두고 강대국과 주변국과 자국 내 권력 집단이 실타래처럼 뒤엉켜 생지옥이 펼쳐진다. 가장 큰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는 이들은 콩고의 민중이다. 특히 여성들과 아이들이 겪어내야 하는 시련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콩고의 민중과 보노보는 닮아 있다. 전쟁이 안긴 상처를 이겨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 상흔을 보듬되 끝가지 희망을 놓지 않고 굳건하게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들도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했던 비극의 땅에 자리 잡은,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종인 보노보는 평화에 관한 하나의 강력한 상징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보노보를 지키고 보노보는 우리를 구원한다.”

예민한 관찰자 버네사의 탁월한 글쓰기

세 번째는 버네사 이야기다.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이 이십 대를 보내던 버네사는 ‘의미와 목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과, 온 존재를 내어주며 보살핀 침팬지 발루쿠를 향한 사랑을 품고 용감하게 아프리카로 향한다. 물론 순탄하지 않다. 브라이언을 만나 함께 꾸려나가는 삶도, 브라이언에 이끌려 이제껏 듣도 보도 못한 보노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구도 그렇다. 게다가 내전에 휩싸인 콩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말라리아를 비롯한 무서운 전염병에 걸려 수일 내에 죽을지도 모른다. 끔찍한 독사가 숙소 앞 계단에 똬리를 틀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러나 버네사는 물러서지 않는다. 자신을 내어주는 법을 배우며 더디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다. 브라이언이 주도하는 연구에서도 주변인으로 맴돌지 않으며, 마침내 자신만의 실험을 시작하며 어엿한 연구자로 발돋움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버네사의 작가적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이다. 버네사라는 예민한 관찰자는 보노보와 콩고, 브라이언과 버네사의 이야기를 과학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려하게 풀어낸다.

“버네사라는 예민한 관찰자가 없었다면, 버네사라는 탁월한 글쓴이가 없었다면 보노보 이야기가, 콩고 이야기가, 롤라 야 보노보 사람들 이야기가, 브라이언과 티격태격 키워나가는 사랑 이야기가 이토록 재미나게 읽힐까.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나들며 야생동물 보호활동에 헌신하는 용감하고 강인한 여성들 이야기가 이토록 벅차게 다가올까. 어미 잃은 슬픔을 딛고 마침내 당당하게 숲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시로를 이토록 온 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 옮긴이의 말에서
“타인에게 자신을 활짝 열어 내어준다는 점에서 버네사의 글쓰기는 가히 보노보적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보노보와는 물론이고 버네사와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김혼비 작가

이 책 이후에 출간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개는 천재다》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훌륭한 과학책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의 독보적인 과학적 통찰과 더불어 그의 동반자 버네사 우즈의 탁월한 작가적 역량이 발휘되었기 때문이다. 그 작가적 역량의 실체는 바로 이 책 《보노보 핸드셰이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작가정보

Vanessa Woods
작가, 저널리스트,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 연구원, ‘사람과 심리학 연구 그룹(Hominoid Psychology Research Group)’ 구성원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우간다 등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다가 침팬지를 연구하던 진화인류심리학자 브라이언 헤어와 결혼한 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의 삶이 시작되었다. 브라이언과 함께 우간다, 콩고, 케냐, 독일, 러시아, 일본, 미국 등에서 침팬지, 보노보, 늑대, 개 등을 연구하며 글을 썼다. 세계에서 유일한 보노보 보호구역인 롤라 야 보노보에서 활동하며 콩고와 보노보의 비극적 역사와 현실을 경험한 이후, 보노보 구조와 보호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상 저널리즘 부문(2004)을 수상했다. 첫 책 《모든 원숭이는 제 힘으로 살아간다(It’s Every Monkey for Themselves)》(2007)를 출간했고 공저 《정말이에요, 우주가 당신을 스파게티로 바꿔요(It’s True, Space Turns You into Spaghetti)》(2007)가 영국 왕립학회 주니어 과학도서상 후보에 선정되었다. 《보노보 핸드셰이크》(2010)가 로웰 토머스 교양 부문을 수상했다. 브라이언 헤어와 함께 《개는 천재다》(2013),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020)를 출간했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탐사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월스트리트저널〉 〈BBC 와일드라이프〉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다. 사보 편집기자로 일했으며 환경 단체에서 텃밭 교사로 활동했다. 어린이 도서관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현재 ‘어린이책 작가교실’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다. ‘한겨레 어린이청소년책 번역가그룹’에서 활동했다.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 《부의 흑역사》 《아이엠 C-3PO》 《경제학의 모험》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협상가를 위한 감정 수업》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 《세상 모든 꿈을 꾸는 이들에게》 《학교여, 춤추고 슬퍼하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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