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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빛

아픈 마음의 뿌리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수업
이창재 지음
아를

2022년 11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2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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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9.76MB)
ISBN 9791197317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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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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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의 대화》, 《신화와 정신분석》 등 탁월한 저서로 한국 정신분석학의 지평을 넓혀온 정신분석가(프로이트정신분석교육원 원장) 이창재가 8년 만에 선보이는 정신분석 에세이. 지난 25년여간 인간 마음의 심연을 탐색하고 무의식의 상처를 끄집어내 따스한 공감의 언어로 어루만져준 정신분석가의 흔적들, 고통스런 마음과 용기 있게 대면하여 진정한 자기를 되찾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생히 녹아 있다.
현실에서 불현듯 엄습하는 우울과 불안, 관계를 망가뜨리는 분노와 시기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상처받은 나인가? 잘못된 현실인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학문이자 ‘치유의 학문’인 정신분석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 고통스런 마음의 뿌리를 절실히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정신분석의 깊이 있고 현실적인 지혜, 인생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구체적 방법을 함께 전해준다.
머리말_ 마음의 뿌리를 찾고 싶은 영혼들에게

1 마음은 어떻게 성숙해지는가
두 번 꽃 피우는 인생
정신분석학의 비밀 지식, 통과의례
소통의 두 핵: 사고, 정서
싸움의 진정한 가치
엄마 인간
경험 영역의 한계
도덕 언어라는 함정
스승 콤플렉스 극복하기

2 고통의 근원을 찾아서
이것이 진짜 나인가?
내사 작용, 투사 방어
내사물: 내 안 ‘그것’과의 조우
융합형 인간
인생의 주인
자아 동조: 난 아무 문제없다
자기도취 부모와 그 자녀

3 무의식이 피워 올린 불꽃
지혜의 이상야릇한 조건
X의 파동: 재난의 실체
화합-충돌하는 상호 무의식
손가락 퍼즐: 무의식에서 솟아난 음성
투사동일시: 엄습하는 기운
좋은 환상, 나쁜 환상
내면 아이의 불만
가족 갈등 드라마

4 정신분석과 나
정신 환자란 무엇인가
외로움의 뿌리
인생 유전: 선생과 제자
어떤 전이 환상
음식남녀: 노년의 행복이란
정신분석 수업 세팅
의사 기표
큰타자 전쟁

[좋은 정신분석 관계란]

5 증상 파노라마
시기심에 대하여
신경증의 두 유형: 증상 신경증, 성격 신경증
신경증자와 성격장애자
알아도 아는 것이 아니다: 지식 연기자
자존감과 수치감
개인주의와 자기애 인격
자기애 인격 특성들
‘악성’ 자기애 인격

6 정신분석이 필요한 시간
타자의 힘: 프로이트와 융, 현대정신분석학
위니콧: 참 자기, 거짓 자기
코헛: 자기심리학
클라인: 원초 불안, 우울
비온: 트라우마 대처법
라캉: 타자의 욕망
‘큰타자’ 바로 알기
정신분석가의 지혜: 매개와 채움

7 꿈, 작품 분석으로의 초대
꿈해석: 무의식에 다가가는 비밀 통로
아버지 꿈: 몽자가 모르는 소망
치과 의사 꿈 발표: 상처, 구원, 변형
정신분석적 상징이란
왜곡된 상징화와 성격장애
“그래서 내가 그렇게 살아왔구나”
작품 분석: 두 영혼이 만나면

8 정신분석과 철학의 만남
진리를 찾아서 1: 소크라테스의 유언
진리를 찾아서 2: 진리는 여자다
진리를 찾아서 3: 새로운 인생 향유술
객진번뇌客塵煩惱
진공과 악공: ‘진실X’ 대면
경계 넘나들기 유희
철학자의 의심, 정신분석가의 눈

찾아보기

속마음을 드러냈다가 피해를 입는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진정한 대화란 불가능하다. 한국인과 한국의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타인에 대한 비교 의식과 평가 욕구가 심하다. 끊임없이 타인을 비교.관찰하고 시기.폄하하는 말들이 생성되며, 많은 사람들이 다시 그것에 영향을 받는다. 타인의 시선에 괘념치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해 사는 사람은 참 드물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기보다는 어려서부터 나의 자존감에 상처 주는 타자를 의식하는 ‘눈치 보는 문화’에 길들여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누군가에게 (망각된 시절에) 이미 어떤 섬뜩한 상처를 입은 것이다. “정직해야 한다고 배워서 용기 내어 가족, 소속 집단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솔직히 밝혔더니 모두가 저를 피하고 비난하며 따돌렸어요.”
누군가의 속마음을 진심으로 청취하는 데는 전문적인 심리학.철학 지식들이 필요하지 않다. 생물학적 나이나 사회적 연륜조차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핵심은 그 사람이 얼마나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느냐에 있다. 65쪽

도덕과 연관해 파생되는 현실 문제 대부분은 ‘인간을 안전히 보호하고 정신성을 고양시키는 도덕의 본질 자체’가 아니라 ‘도덕의 이름’을 부당하고 부적절하게 이해하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즉 ‘병리적 정신 유형의 인간’들이 도덕을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왜곡하느냐에 기인한다. 보통의 성숙한 사람-신경증자-성격장애자(자기애 인격, 반사회성 인격)가 각각 도덕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다.
성격장애자들은 현실 지각을 자기중심적으로 왜곡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도 부인하는 특성이 이미 성격 구조화(자아 동질화)되어 있다. 그는 자신의 왜곡된 정신 상태와 자기중심적 행위에 대해 이질감이나 문제성을 좀처럼 자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도덕 언어를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효율적 수단으로 사용한다. 가령, (진정한 인간관계 능력이 부재하지만 사회적 활동은 꽤 활발한) 반사회성 인격은 이타적 선을 추구하고 공정한 정의를 실현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오직 남을 이겨먹고 조종하며 자기 힘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서 도덕 언어를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이용한다. 69쪽

유년기에 처음 형성되는 인간의 정신 구조는 사춘기에 이르러 재구조화될 (하늘이 준) 기회를 가진다. 개개인이 미래에 심리적.사회적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부모가 이 두 번의 기회(유년기와 사춘기)를 어떻게 심층 이해해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의 평생을 좌우하는 이 기회의 절대 가치를 잘 모른다. 부모 각각은 이미 형성된 자신의 특정 성격 틀에 사로잡혀 자식을 향해 자신의 욕망과 관점을 반복해서 각인.복제시키는 데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자식을 자신의 말을 잘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대상으로 만드는 활동은 부모의 내적 결핍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자기도취적으로 반복.지속된다).
상당수의 부모들은 뭔가 답답해하는 자녀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여 불편한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게 하거나, 그 말을 경청해 부모의 성숙한 지성과 정서적 포용력으로 막힌 곳을 풀어내는 대화를 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기 부모의 강력한 요구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형성된) 자신의 정신 관점과 성격 틀을 (실망스러웠지만 무섭고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부모처럼) 자식을 향해 권위와 진리의 이름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각인시키는 행위를 재연한다. 그러면서 (자기 부모가 그랬듯이) 자식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최선의 행위를 했다’고 자위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은 아이 때 부모가 편집해 주입시킨 세계에 적응(전염)되어 살다가 사춘기가 되면, 부모의 입장에 계속 순응할 것인지 ‘진정한 나’를 찾아 표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130~131쪽

냉엄한 현실 원칙과 가혹한 도덕 평가의 칼날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충격을 체험했거나 억압된 분노와 수치심이 큰 개인은 환상만이 안전하게 의존하고 휴식할 수 있는 유일한 환경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무의식의 환상은 결코 ‘의지’로 포기될 수 없는 것이다. 진정으로 인정하거나 대면하기 쉽지 않은 무의식에 열등감.수치감.우울.무기력.불안.분노가 숨겨져 있으며, 자신이 상처 입어 불안해하는 힘없고 가엾은 존재였다는 걸 인정하고, 타인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할 줄 아는 사람은 설령 어떤 증상에 시달릴지라도 ‘성숙한’ 정신성의 소유자다.
‘무의식의 그것’은 주체가 ‘그것’을 자유롭게 (비형식적, 비일상적) 언어로 표현하고 자발적으로 대면.대결하는 과정에서 그 구조가 서서히 변화한다. 그런데 무의식을 드러내고 대면하는 것이 정신의 성장을 돕는다고 믿어지는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으면, 무의식은 결코 자체를 의식에 개방하지 않으며 결코 변화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의 무의식을 대면하고 입체적으로 이해.공감하는 ‘그만큼만’ 타인과의 진정한(비환상적) 소통이 가능해지고, 긍정적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 ‘소통’의 힘을 통해 (무의식의) ‘그’는 본연의 ‘나’를 되찾거나 바꿀 수도 있고, 타자를 향해 축적해온 좋은 기운을 전해 순환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무의식에 잠재된 과거(주로 유년 시절)의 상처들을 현재의 의식 위로 떠올려 대면하는 순간, 그를 하찮게 여기고 공격하는 것처럼 불안하게 지각되던 나쁜 환경은 어느덧 위력을 상실하게 된다. 161~162쪽

21세기 현대인은 하나의 탁월한 가치관, 의미, 중심 권력에 의해 인류의 정신성 일반을 보편적으로 규정하는 시대 경향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과 의미들이 각기 고유한 힘과 목소리를 가지고 공존하면서 정신의 ‘건강/병리’(정상/비정상)를 다각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누구나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의미와 관점을 스스로 생성, 정립’하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장하며, 세상을 판단.평가하는 독립적 ‘주체’로 간주된다.
그런데 이처럼 변화된 문화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정신병’, ‘정신 환자’라는 명칭에는 여전히 과거 시대의 일방적.부정적 의미가 짙게 배어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병리적 진단 언어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권력 주체들이 과연 얼마나 자신의 언어 사용에 대해 다면적 반성 과정을 거쳐왔는지 의문이 든다.
누가 누구를 ‘정신 환자’로 규정하고 평가할 권리를 지닌 것인가에 대해 한국의 문화는 서구에서 오랜 세월 동안 거쳐온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성 과정들을 진지하게 추적하고 곱씹어 세심히 소화해내지 못한 듯하다. 178~179쪽

증상 신경증과 성격 신경증은 보통 사람과 다른 이상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전적인 병리성의 기호인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증상 신경증 요소와 성격 신경증 요소가 두루 다양한 비율로 섞여 있다. 건강함과 병을 나누는 경계는 그리 명료하지 않다. 정신분석학자는 단지 경직된 성격 신경증 상태와 유연한 자기성찰 자아 상태, 자기처벌 고통에 시달리는 증상 신경증과 증상 없이 자유롭고 행복한 정신성 ‘사이에’ 수없이 다채로운 스펙트럼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고유성’을 구성하는 요소들인 ‘증상’과 ‘성격’의 특성을 곱씹어 음미하고 정신 발달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인격의 질’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성격 신경증자)는 이미 형성된 자신의 성격 구조를 안정시키는 자극들만을 선별 지각해 ‘좋음, 진리’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문제를 대면하게 하는 모든 자극들은 적대적인 ‘나쁨’, ‘거짓’으로 여겨 거부한다. 그것이 자신의 정신 안정에 가장 편하고 안전한 길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지혜로운 자는 자신이 자부심을 가져온 성격 특성에서조차 숨겨진 결함과 억압된 무엇을 발견해낸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불편한 정서, 증상)를 부인하지 않고 직면하여 그 뿌리를 추적해간다. 그 자기성찰 과정에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숨은 나’와 접촉하고 대화를 시도하여, 새로운 삶을 창조해낼 목표와 추동력을 생성해낸다. 248~249쪽

“나는 내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살아왔는가?”

인간 고유의 정신을 보듬어 안아주는 정신분석가의 따스한 언어로
상처 뒤에 ‘숨은 나’를 발견하고 성숙해진 ‘영혼의 무게’를 느끼는 시간

“저더러 누가 정신분석을 받아보라고 권하는데, 저는 ‘정신분석’이란 말만 들어도 불편한 감정이 들어요. 정신분석은 너무 무겁고 어두워요.”
“즐길 게 도처에 널려 있는 요즘 세상에 ‘무의식’에 관심을 갖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요?”
마음의 고통 때문에 현재 삶이 행복하지도 충만하지도 않지만, 용기 내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사람은 드물다. 현란한 이 세상에는 볼거리가 넘치고, 자기 내면을 성찰하는 것보다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차라리 수월한 까닭이다. 다양한 관점과 의미들이 각기 고유한 힘과 목소리를 드러내며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정신의 ‘건강함’과 ‘병리성’(정상 대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도 더 이상 명료하지 않다. 그럼에도 의도치 않게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모두가 힘들어하는 일이 잦다면, 그 고통의 근원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
《심연의 빛》은 지난 25년여간 정신분석 임상과 교육을 통합하는 독보적 성과로 한국 정신분석의 지평을 넓혀온 정신분석가(프로이트정신분석교육원 원장) 이창재가 인간 마음의 심연을 탐색하고 무의식의 상처를 끄집어내 따스한 공감의 언어로 어루만져준 흔적들, 고통스런 마음과 용기 있게 대면하여 진정한 자기를 되찾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담아낸 책이다.
총 8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무의식에 담긴 고통의 흔적을 탐색하고 당당히 마주해 성숙한 인격으로 재탄생하는 과정부터 오늘날 현대인이 흔히 겪는 정신적-심리적 증상들, 프로이트-융-라캉을 비롯한 현대정신분석학의 다채로운 관점들(클라인, 페어베언, 위니콧, 코헛 등), ‘꿈해석’과 상징까지 정신분석의 핵심 주제 전반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룬다. 또한 정신분석가로서 반평생을 살아온 저자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무의식 체험,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자의 관점과 정신분석가의 언어가 한데 어우러져 공감과 사유의 폭을 확장시켜준다.

고통 치유, 난관 극복의 힘을 주는
궁극의 ‘실용 학문’으로서 ‘정신분석’을 만나다

‘인간’이라는 보편 개념은 개개인마다 성격과 인격이 얼마나 다른지를 종종 망각하게 한다. 자신이 대단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타자를 자신의 존재 위상을 높이는 데 이용하려 드는 ‘자기애 인격’, 힘 있어 보이는 자들을 이겨먹고 싶어 하고 타인을 조종하려 드는 ‘반사회성 성격’, 힘 있는 존재에게 순응하고 융합해 안정감을 확보하려 드는 ‘유아성 인격’, 대상을 자기 곁에 붙잡아두려고 강한 기운으로 조종하는 ‘경계선 인격’, 사회적 경쟁에서 성공해 패배자가 아님을 확인받고 싶으면서도 사회 규범에 대한 양가감정과 갈등 때문에 보람도 향락도 누리지 못하는 ‘신경증’도 있다. 타인과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이 모든 무의식의 특성들이 한꺼번에 적나라하게 돌출되고, 뜻밖의 인생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이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너 자신의 무의식을 보라”는 말로써 인류 정신사에 커다란 과제를 남겼다. 각기 다른 성격과 인격을 지닌 인간은 자신의 무의식을 대면하여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지고, 긍정적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 ‘소통’의 힘을 통해 ‘본연의 나’를 되찾거나 바꿀 수도 있고, 타자를 향해 축적해온 좋은 기운을 전해 순환시킬 수도 있다.
통념과 달리 정신분석은 단지 무겁고 어둡기만 한 학문이 아니다. 이 책 《심연의 빛》에서 정신분석가인 저자의 짙은 무의식 체험과 치열한 자기성찰을 통해 그려진 정신분석은, 인생에서 겪는 고통을 보듬어 치유해주고 심리적 힘듦을 헤쳐나갈 힘을 제공하는 궁극의 ‘실용 학문’이자 “인간으로 태어나 맛볼 수 있는 가장 진실한 깨달음[見/覺] 활동이다.” (250쪽)

‘무의식’을 마주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지금 여기’가 ‘진정한 나’를 회복할 최적의 시공간

“내가 왜 그토록 꼬이고 불편한 삶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죽기 전에 꼭 알고 싶습니다. 너무 억울해요!” 저자의 정신분석 상담실을 찾은 한 60대 내담자의 말이다. 그러나 정신분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 현재 자신의 문제가 과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진 정신세계에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용기만 있다면, 상처 뒤에 ‘숨은 나’를 발견하고 보다 성숙해진 ‘영혼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다행히도 인간은 ‘지금 이 순간’을 통해 과거와 미래, 의식과 무의식, 자신과 타자의 흔적을 새롭게 재구성(통합)해낼 잠재력을 지닌 초시간적 존재이다. 즉 내가 인생의 어떤 나이에 처해 있든 바로 ‘현재’가 나의 무의식을 대면하고 대결해 ‘진정한 나’를 회복하고 생성해낼 최적의 순간이다.” (26쪽)
니체는 “환상과 편견의 도움 없이, 자신의 유한한 실상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며 버텨내는 정도가 곧 그의 정신성 강약의 척도다.”라고 말했다. 니체의 사유는 저자의 오랜 정신분석 상담 경험을 통해 이 책에서 새로운 언어로 재탄생한다. 거기에는 고통의 심연을 뚫고 빛의 세계로 솟아나는 인간 본성의 강인함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깃들어 있다.
“나 자신이 절실한 마음으로 정신분석을 받던 체험, 저마다 고유 사연을 지닌 내담자들에 대한 정신분석 상담 경험 등을 돌이켜보면 정신분석을 받겠다고 스스로 결정하고 일정 기간 정신분석 관계에 몰입했던 내담자들 중에서 진정한 의미의 ‘정신 환자’는 없었다. 그 사람이 아무리 불편한 증상에 시달리고, 생활이 불안정해지고, 무기력한 모습과 파국적 고통을 종종 겪더라도, 그것은 ‘두려움 때문에 억압해왔던 무의식의 무엇’과 진실한 만남을 촉구하는 거대한 과업 성취를 위한 전주곡이었다. 이런 현상들은 자기 자신에게 잠재된 희망의 미래를 성취하기 위해, 지금의 불안정성을 참아내며 대결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인생 파노라마의 인상 깊은 한 장면이다.” (183쪽)

영혼의 녹슨 철망을 녹이고
새로운 기쁨을 창조해내는 묘약

정신분석이 한 인간의 내면을 통달하여 어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로 만들 수는 없다. 단지 괴로움과 증상이 담아지고(containing) 공감과 위로를 받고(holding) 이해되는(mentalization) 정신분석 과정을 통해서 또다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 대처하는 ‘성숙한 인격’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지혜로운 사람(성숙한 인격)과 어리석은 사람(미숙한 인격)은 어떻게 구분지어질까?
“어리석은 자는 이미 형성된 자신의 성격 구조를 안정시키는 자극들만을 선별 지각해 ‘좋음’, ‘진리’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문제를 대면하게 하는 모든 자극들은 적대적인 ‘나쁨’, ‘거짓’으로 여겨 거부한다. 그것이 자신의 정신 안정에 가장 편하고 안전한 길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지혜로운 자는 자신이 자부심을 가져온 성격 특성에서조차 숨겨진 결함과 억압된 무엇을 발견해낸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불편한 정서, 증상)를 부인하지 않고 직면하여 그 뿌리를 추적해간다. 그 자기성찰 과정에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숨은 나’와 접촉하고 대화를 시도하여, 새로운 삶을 창조해낼 목표와 추동력을 생성해낸다.” (249쪽)
《심연의 빛》은 고통스런 마음의 뿌리를 절실히 찾고자 하는 성숙한 영혼들에게 정신분석의 깊이 있고 현실적인 지혜, 인생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구체적 방법을 함께 전해준다. 또한 현재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내면을 들여다볼 여유조차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기성찰’과 ‘마음 치유’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책 속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정신의 몸살을 겪게 될 수도 있지만, 저자는 당황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것이 영혼의 녹슨 철망을 녹이고 새로운 기쁨을 창조해내는 묘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어느 순간 망각되어 마음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그것’을 발견하고 ‘본연의 자기’를 되찾도록, 이 책이 그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정신분석은 삶의 활력을 위축시키고 향락을 방해하는 콤플렉스, 불안, 상처, 뭉친 감정, 표상 덩어리 들을 끄집어내고 역이용하여 새로운 빛과 가치의 재료로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자랑스러움과 수치스러움 같은 평가의 짐을 내려놓고 ‘진솔하게 나를 만나’ 위로하며 쉴 수 있는, 환각과 현실이 공존하는 시공간이다.” (195쪽)

작가정보

저자(글) 이창재

정신분석가, 꿈해석.신화분석가, 프로이트정신분석교육원 원장.
1993년 연세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 후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정신분석에 끌려 1997년 교육부 포스트닥터로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원로 정신분석가 존 게도(John Gedo)를 만나 정신분석 이론과 관점을 습득했다. 귀국 후 프로이트정신분석연구소를 설립해 대학과 학술단체에서 정신분석 상담과 강의를 하며 정신분석의 토대이자 기둥인 프로이트 학파 이론과 꿈해석 기법을 중심으로 현대정신분석(클라인, 페어베언, 위니콧, 코헛, 라캉, 상호주관성, 포스트모던) 이론을 실제 상담 사례들에 균형 있게 적용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꿈해석’을 통해 무의식 대면과 정신 확장을 돕는 꿈해석상담사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 2020년부터 프로이트정신분석교육원을 개설해 25년여간 축적한 정신분석 임상 노하우를 심리상담사들에게 전수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도 그의 상담실에서는 원인 모를 마음의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 무의식과 대면해 인생의 진면목을 발견하려는 사람들이 카우치에 누워 마음의 심연을 탐색하고 있다. 2015년 《신화와 정신분석》으로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일반인에게 어렵다고 여겨졌던 정신분석학을 철학, 신화, 예술 작품과 연결해 정신분석에 대한 인식 지평을 넓혀왔다. 주요 논문으로 〈꿈의 기원과 의미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 〈예술작품의 기원과 의미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 〈병리적 정신현상의 원인론과 극복론〉, 〈‘도덕의 기원’에 대한 탈이분법적 고찰〉 등 20여 편이, 저서로 《프로이트와의 대화》, 《정신분석과 철학》, 《니체와 프로이트》, 《예술작품과 정신분석》(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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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심연의 빛
    아픈 마음의 뿌리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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