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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본색

우리가 몰랐던 조선 활자 이야기
이재정 지음
책과함께

2022년 11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7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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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80.12MB)
ISBN 979119143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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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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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적어도 2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고려 금속활자는 우리의 자부심으로 남았다. 한데 이런 고려 금속활자의 그늘에 가려져 조선시대 문치주의의 바탕이 되었던 조선의 금속활자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선시대에 금속활자는 수십 차례에 걸쳐, 수백만 자 이상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82만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20년 넘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 활자를 정리하고 연구해온 이재정은 이토록 많은 활자가 보존되어 있는 예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하고 독특한 것이라 말한다. 그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시대 활자를 조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활자본색》은 조선시대에 그토록 많은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조선시대에 활자가 가진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조선시대 활자의 변천사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활자를 만들고 사용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지를 추적해나가며 조선시대 활자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책이다.
머리말

1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600년 전 금속활자
항아리에서 나온 수수께끼의 활자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확인된 갑인자
몰래 묻었다 다른 물건을 만들려고 했을까?

2 금속활자에 관한 오해와 편견
최초의 금속활자와 관련된 오해
가장 많은 금속활자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과소평가
금속활자를 둘러싼 한ㆍ중ㆍ일의 자존심 싸움
21세기에 생각하는 금속활자의 의미

3 조선의 왕들은 왜 금속활자에 집착했나?
태종이 금속활자를 만든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문자가 새겨진 보물
금속활자의 제작은 문화와 경제력의 척도
왕들의 시그니처 활자
막을 수 없었던 민간의 금속활자 제작

4 활자의 서체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인쇄용 서체의 기준이 된 손글씨
명필들의 흔적
활자의 이름은 어떻게 붙일까?
책에 따라 달라지는 서체

5 한글 활자 이야기
한글 활자가 걸어온 길
한글로 된 책들의 서체와 편집
이름조차 없는 한글 활자들
나 지금 진지하다, 궁서체다

6 활자 만들기에서 인쇄까지
금속활자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세종의 활자 개량
갑인자는 정말 활자 제작 기술의 정점일까?
명품을 완성하는 종이와 먹

7 문치주의의 숨은 공신들
어떤 사람들이 책을 만들었을까?
158년 만에 드러난 뜻밖의 이름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들만의 활자 분류 방법

맺음말

참고문헌

1장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600년 전 금속활자, 14쪽
2021년 6월 서울 인사동에서 갑인자를 비롯한 조선 전기 활자들이 다수 발굴되었다. 활자는 녹여서 재사용하기도 하므로 땅속에서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생각이 틀렸음을 먼저 인정해야 했지만 이 활자들의 출현이 반가웠다. 그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정체불명의 활자가 갑인자임을 확인하게 되었고, 기록에 나오는 모호한 설명이 어떤 의미인지도 좀 더 선명하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활자들은 풀어야 할 더 많은 숙제를 남겨주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내게도 가장 궁금한 점은 누가, 왜 이 활자를 묻었느냐이다. 지금으로서는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나는 이 활자가 귀한 구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훔친 것이라고 가정해보았다. 물론 상상이고 구체적 증거는 없지만 옛 기록에서 개연성을 확인했다. 구리를 갖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주는 기록들이 꽤 흥미진진하다.

최초의 금속활자와 관련된 오해, 47쪽
가장 흔한 오류 중 하나는 《직지》를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직지》는 최초의 금속활자본이 아니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새로운 활자본이 나오면 이 기록은 깨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 이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직지》에서 활자본이라는 증거를 읽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글자가 옆으로 기울어져 있다든지 위아래가 뒤집혀 있다든지 하는 실수는 목판본이라면 있을 수 없으며, 인쇄 상태도 목판본과 다르다. 또 이 책의 마지막에는 “선광 7년 7월 청주목 교외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하여 배포하다(宣光七年丁巳七月 日 淸州牧外興德寺鑄字印施)”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것을 간기刊記라고 한다. 오늘날 책의 맨 앞이나 맨 뒤에 들어가는 판권과 같은 것이다. 선광은 원나라가 명나라에게 멸망하고 중원을 뺏긴 후 명나라 영토 북쪽에 세웠던 북원北元의 연호로, 선광 7년은 1377년이다. 따라서 이 책이 1377년에 간행된 금속활자본이고, 현존하는 책 중에 이보다 앞선 것이 없으므로 가장 오래된 책임을 알 수 있다.

금속활자를 둘러싼 한·중·일의 자존심 싸움, 64쪽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서 만든 고활자가 조선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근거는 여러 가지 남아 있다. 먼저 고요제이(後陽成) 천황의 명으로 1597년에 목활자로 간행한 《금수단(錦繡段)》과 《권학문(勸學文)》이라는 책에 활자로 인쇄하는 방법이 조선에서 왔다고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06년 엔코지(圓光寺) 승려에게 동활자를 만들어 바치도록 했는데, 동시대인이 쓴 《게이초닛켄로쿠(慶長日件錄)》라는 책에 이때 동활자를 만들기 위해 궁중에서 빌려왔던 고려 동활자를 돌려주었다는 내용이 있다. 원문에는 빌려왔다 돌려준 것이 고려 동활자라 했지만, 이때가 임진왜란 얼마 후이기 때문에 여기서 고려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왕조 고려가 아니라 조선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문자가 새겨진 보물, 80~81쪽
나는 다소 불경스러운 해석을 해보려고 한다. 금속활자를 만든 왕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왕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상징, 권력과 재물의 상징을 누리고 소유하고 싶은 심리가 있지 않았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들은 그 권력을 드러내는 다양한 상징을 사용했다. 신분제가 사라진 오늘날에는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해 값비싼 물건들, 이른바 명품을 소유한다. 값비싸고 화려한 것,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것을 가짐으로써 권력과 재력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신분제 사회였던 과거에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화려한 고미술품이나 유물들이 모두 왕이나 귀족들이 소유했던 금은보화나 화려한 장신구들이라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왕들의 시그니처 활자, 96쪽
이용은 안평대군의 이름이고, 경오자는 안평대군의 글씨체로 1450년(문종 즉위) 경오년에 만든 금속활자다. 조선시대 손꼽히는 명필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안평대군이 쓴 글씨였던 만큼 경오자로 찍은 책의 글자는 힘차고 멋진 모습이다. 그런데 1455년(세조 1)에 이 활자를 녹여서 강희안의 글씨체로 을해자를 만들었다. 그래서 실제로 경오자로 찍은 책은 《상설고문진보대전》 등 4~5종류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을해자로 찍은 책이 수백 종 남아 있는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만든 지 5년밖에 안 된 활자를녹인 까닭이 짐작되지 않는가?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를 찬탈할 때 안평대군은 세조와 반대편에 있었다. 형제 사이지만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여 결국 숙청되었고, 경오자도 안평대군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두 활자를 만든 시기도 공교롭다. 문종이 즉위한 해에 안평대군은 자신의 글씨체로 경오자를 만들었고, 세조는 즉위하자 바로 안평대군의 흔적을 지우고자 그 활자를 녹여 새로운 활자를 만든 것이다.

갑인자는 정말 활자 제작 기술의 정점일까?, 246~247쪽
세종이 만든 갑인자는 기술적으로는 정점에 이르렀지만 계속 유지하기에는 너무 공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그로부터 21년 뒤에 제작된 을해자의 뒷면은 갑인자와 다른데 측면에서 보면 쐐기 모양의 홈이 양쪽을 관통하고 있다. 갑인자와 같은 뒷면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은 아닐까? 활자가 왕권을 상징하는 보물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책을 찍는 데 필요한 실용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양이 어떻든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인쇄 품질을 높이고 수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는 뒷면이 터널 모양인 활자로 바닥에 탄성이 있는 물질을 깔아 고정하고 위에서 누르면 평평하게 만들기 편리하다. 정조 당시 활자는 대부분 터널 모양의 홈이 나 있었으므로 정조는 세종 때 만든 활자와 똑같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변화해온 것 자체가 활자의 실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조선은 왜 그토록 많은 금속활자를 만들었을까?
조선 활자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우리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적어도 2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고려 금속활자는 우리의 자부심으로 남았다. 한데 이런 고려 금속활자의 그늘에 가려져 조선시대 문치주의의 바탕이 되었던 조선의 금속활자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선시대에 금속활자는 수십 차례에 걸쳐, 수백만 자 이상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82만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20년 넘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 활자를 정리하고 연구해온 이재정은 이토록 많은 활자가 보존되어 있는 예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하고 독특한 것이라 말한다. 그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시대 활자를 조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활자본색》은 조선시대에 그토록 많은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조선시대에 활자가 가진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조선시대 활자의 변천사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활자를 만들고 사용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지를 추적해나가며 조선시대 활자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책이다.

항아리 속 금속활자는 누가 묻었을까?
문화 수준과 경제력의 척도였던 조선시대 금속활자

이 책은 2021년 6월, 서울 인사동에서 출토된 1600여 점의 조선 전기 금속활자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인사동에서 발굴된 활자 중에는 15세기에 만들어진 한글 활자와 세종대왕이 만든 갑인자가 포함되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금까지 갑인자는 실물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사동 출토 활자를 두고 “우리 인쇄사를 새롭게 써야 할 위대한 발견”이라거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와 의미”를 지녔다는 연구자들의 평이 줄을 이었다.
오랫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활자를 조사하고 정리해온 지은이에게 인사동 발굴 활자는 그동안 답을 찾지 못했던 숙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대다수의 활자와는 입수 시기와 연유가 다른 150여 점의 금속활자가 있었다. 서체와 모양 등을 볼때 조선 전기 활자와 비슷하다고 추정만 하고 있었던 이 활자들은, 인사동 발굴 활자들과 비교해 보면서 갑인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인사동의 항아리 속 활자들은 누가 묻은 것일까?
조선시대 금속활자는 값비싼 구리를 사용하여 문자를 새긴 보물과 같은 것이었다. 왕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금속활자를 가지고 싶어했지만 누구나 마음껏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에 가장 많은 활자를 만든 왕은 정조로 1백만 자가 넘는 활자를 만들었고, 그 뒤를 이어 세종과 세조가 수십만 자의 활자를 만들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금속활자를 거의 만들지 못했으니, 금속활자의 제작 규모는 조선의 성쇠와 궤를 같이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귀한 구리로 만든 이 금속활자를 누군가 경제적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훔친 것은 아닐까?
이처럼 지은이는 조선 금속활자에 얽힌 미스터리에 관해 다소 도발적인 가설을 제시하기도 하고, 활자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명필로 인정받은 안평대군의 서체로 만든 활자가 세조대에 파기된 사례에서는 활자가 권력의 상징이었음을 엿볼 수 있고, 정조가 세종이 만든 갑인자를 본떠 여러 번 활자를 만든 것에서는 선대에 대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조선시대 금속활자는 당시의 문화 수준과 경제력의 척도였던 셈이다.

조선 활자와 구텐베르크 활자를 비교하는 것은 온당한가?
활자에 대한 잣대와 관점을 다시 묻다

“우리에게 금속활자는 이율배반적인 존재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안겨주지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이 가졌던 폭발력을 발휘했는가?’라는 질문에 이르면 시원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 〈머리말〉에서(8쪽)

조선은 수많은 활자를 만들었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실물도 수십만 점이 남아 있다. 게다가 금속활자를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 활자를 보관했던 보관장, 활자 목록을 담은 서적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다. 하지만 조선이 세계 최대 규모로 금속활자를 제작했을지언정 그것이 인쇄문화 발전과 지식의 대중화를 가져오진 못했다는 것이 보편적인 평가다. 그런데 지은이는 이런 평가에 대해 새로이 문제를 제기한다. ‘고려와 조선의 활자들이 서양 활자만큼 인쇄 속도를 높이거나 사회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으니 그 가치가 떨어진다’라는 평가가 과연 적절한가?
태종은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책을 널리 읽어야 한다”며 조선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를 만들었다. 조선은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내세워 건국되었지만, 이를 공부할 수 있는 서적이 턱없이 부족했다. 조선의 왕들은 성리학 서적을 지도층에게 빨리 보급하기 위해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인쇄해 배포했다. 활자로 인쇄한 책에는 제왕의 지침서, 불경, 실록 등이 있었다. 애초에 조선의 활자는 제작된 의도가 서양의 것과는 달랐던 것이다.
조선의 활자가 인쇄 속도 향상과 지식의 대중화에 기여하지 못했고 권력층의 독점물이었다는 평가는 어쩌면 서양의 근대를 바람직한 기준으로 세워두고 그와 다른 것은 뒤떨어진 것으로 여기는 서양 중심적 시각일 수 있다. 이런 잣대에 매몰된다면 왜 조선의 왕들은 활자를 귀하게 여기고 독점하고자 했는지, 활자에 얽힌 역사적 진실은 무엇인지 등은 묻지 못하게 된다. 지은이는 보편적 평가와 잣대에서 벗어나 조선 사회 자체를 중심에 놓고 다른 각도에서 조선 활자를 바라보면 좀 더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조선 활자로 인쇄한 옛 책들,
그 편집과 변천사에 대하여

활자의 서체와 한글 활자를 다룬 4장과 5장에서는 활자로 인쇄한 책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활자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활자로 찍은 책들과 맞추어보고 연구해야 하는 작업이 필수다. 다양한 고서들을 접하며 지은이는 그것이 가진 미감과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조선시대의 책에도 서체의 유행이 있었고, 오늘날의 ‘레이아웃’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다.
세종은 계미자가 인쇄 속도가 빠르지 않고 글자가 크다며 경자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경자자는 정교하고 치밀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읽기에 불편하다며, 세종은 다시 갑인자를 만들었다. 조선 금속활자 기술의 정점이라 평가받는 갑인자는 이후에도 수 차례에 걸쳐 다시 제작되었다. 또한 크기가 큰 활자는 성인의 말씀을 담은 경전 등을 인쇄할 때 사용하여 위엄을 나타내고, 크기가 작은 활자는 문집과 같은 책들을 인쇄할 때 사용했다.
한자 활자에 비해 수량도 적고 그 중요도도 낮게 취급받았던 한글 활자는 관련 기록도 적고 정보도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글 활자는 주로 훈민정음의 보급, 백성의 교화를 위한 교육서, 백성의 삶과 직결되는 정보를 담은 의학서 등에 활용되었다. 한글 활자는 왕대마다 그 중요도가 다르게 여겨졌는데 특히 세종과 세조 때 한글을 중요하게 여기고 한글로 된 책을 간행하는 데 공을 들였다.
활자로 인쇄한 조선의 책들을 보면 제목은 큰 활자, 본문은 작은 활자로 찍는다거나, 한자로 된 원문을 크게, 한글 독음은 작게 표기하는 등 보기에 편하고 조화로운 방향의 편집방식을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활자를 만들고 사용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문치주의의 숨은 공신들 이야기

활자를 만들고 책을 찍기까지는 여러 공정과 기술자가 필요했다. 판을 짜는 사람, 종이를 만드는 사람, 인쇄를 하는 사람 등 이들은 ‘문치주의의 숨은 공신들’이라 할 만하다.
활자와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일화도 흥미롭다. 예컨대 조선시대 책의 교정방식은 오늘날과 비슷하여, 교정지를 인쇄해 틀린 글자에 붉은 먹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하고 줄을 연결하여 맞는 글자를 적는 식이었다. 책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선시대에는 오탈자에 대한 처벌이 가혹하여 정조는 가장 아꼈던 신하 정약용이 책의 편찬을 잘못했다고 파직했고, 책에 오자를 내거나 인쇄 상태가 나쁜 경우에 태형에 처한다는 규정도 있었다. 이 외에도 갑인자 제작에 세종대의 각종 과학기기를 발명했던 장영실이 참여했다는 사실, 활자 제작자들의 기록을 활자보관장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이야기 등이 《활자본색》에 풍성하게 담겨 있다.

지은이는 오랫동안 활자를 연구해오면서 활자에 숨은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었고, 이를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밝혀지지 않은 기록이나 빈틈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채우기도 했고, 다소 도발적인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방대한 사료 연구와 활자의 실물을 오가며 서술한 것이기에 충분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지은이 바람대로 이 책을 통해 다양하고 열린 시각으로 활자에 대해 질문하고 해답을 찾으려는 독자들을 만나길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재정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운영과장으로 일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시대 금속활자를 연구해왔으며, 조선시대 출판 문화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화재 이름도 모르면서》, 《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 《조선출판주식회사》, 《친절한 우리 문화재 학교》, 《의식주를 통해 본 중국의 역사》, 《중국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오랑캐의 탄생》, 《왕 여인의 죽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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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조선 활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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