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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중력에 맞서

과학이 내게 알려준 삶의 가치에 대하여
정인경 지음
한겨레출판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2년 11월 01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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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2.20MB)
ISBN 9791160409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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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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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노화해 결국 죽는다’라는 생로병사의 운명에 더 이상 무력감을 느낄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하는 뜻깊은 책이 나왔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는 ‘과학 위의 인간’을 지향하며, 인간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명철한 도구로서 과학을 대해온 과학저술가 정인경의 신작 이다. “인간이 통과할 생로병사의 관문이 ‘중력’과 같다”고 말하는 작가는 죽음이나 질병, 노화, 망각, 사랑, 이별처럼 피할 수 없는 그 중력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과학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심도 있게 고민한다. 그리고 운명에 무력해지기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노력하고, 분투하며 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최신 과학책 70여 권을 소개하고, 함께 읽는다. 1980년대에 출간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더 나아간, 매우 유의미한 국내외 최신 과학책 70여 권을 이 한 권으로 독파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엄청난 장점 중 하나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30여 가지 주제, 310여 쪽에 걸친 방대한 분량의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해답인 《내 생의 중력에 맞서》를 읽고 나면, 생로병사 앞에 더욱 지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

1부 자존 ‘나’와 ‘너’의 균형 앞에서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진정한 나를 만나다
* 존엄하게 산다는 것: 우리는 사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존엄함 속에 살아간다
* 사회적 뇌: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비춰 본다
*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공감하는가: 내 경험을 통해 너를 이해한다
* 스피노자의 뇌: 태초에 ‘느낌’이 있었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신경계는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는다

2부 사랑 이해와 포용 앞에서

* 양육가설: 나를 위해 너를 사랑한다
* 뉴로트라이브: 포용과 이해에 관한 따뜻한 시선, ‘신경다양성’
* 진화의 선물, 사랑의 작동원리: 사랑은 운명이 아니라 생물학이다
* 끌림의 과학: 총알을 겨눈 나의 반쪽에 중독되다
* 아름다움의 진화: 여성의 성적 자율성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
* 포유류의 번식-암컷 관점: 사랑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3부 행복과 예술 일과 놀이 앞에서

* 행복의 기원: 행복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상상 속에 갇힌 행복
* 성격의 탄생: 사람마다 고유한 성격 패턴이 있다
* 성격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정한 목표로 본성을 넘어설 수 있다
* 어쩐지 미술에서 뇌과학이 보인다: 예술에서 감상자의 몫을 발견하다
* 창조력 코드: 우리는 결국 교감을 원한다

4부 건강과 노화 자연과 시간 앞에서

* 우리 몸 연대기: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 아픔은 치료했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건강해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
* 유쾌한 운동의 뇌과학: 운동, 포기할 수 없는 인간다움의 증표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잃어버린 새벽잠은 되찾을 수 없다
*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시간과 기억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나이 듦에 관하여: 좋은 인생은 좋은 이야기와 같다

5부 생명과 죽음 팬데믹과 기후 위기 앞에서

* 파란하늘 빨간지구: 상황이 바뀌면 가치체계도 바뀌어야 한다
* 미래가 불타고 있다: 더 좋은 세상에 살 수 있다는 믿음
*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팬데믹은 겪으면서 배울 수밖에 없다
* 코로나 사이언스: 과학기술에 공동체의 숨결을 불어넣다
*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인류와 지구는 생존할 것이고, 삶은 지속될 것이다
* 퍼스트 셀: 우리는 서로 삶과 죽음의 증인이기에

참고문헌: 《내 생의 중력에 맞서》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고, 몸속 미생물이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이 다릅니다. 우주에 우리 자신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합니다. 과학자들은 한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는 여러 지표를 찾아냈어요. 우리의 행동과 성격은 유전자, 미생물총,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생긴 것입니다. 빌 설리번은 “우리 행동을 뒷받침하는 숨은 힘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우리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거의 모두 틀렸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고백해요. 이렇게 과학은 내가 알고 있는 ‘나’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는 길은 쉽지 않아요. 과학책을 읽으며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힘이 들지요. 관성적인 생각을 바꾸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이런 인간적 한계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인간 뇌는 ‘선입견이 가득 찬 편견 덩어리’라고 말이죠. 우리는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히 출현한 생물종입니다. 우리 뇌는 합리적이고 올바르게 진화하지 않았어요. 우리 뇌가 완벽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18~19쪽

휘터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모두가 존엄하다고 할 수 없어요.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인간다움과 존엄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해야 해요. 그래야 자신이 존엄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몸으로 겪은 경험이 신경세포의 연결 패턴으로 뇌에 뿌리를 내려야 존엄이라는 내적 표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존엄은 살아가는 동안 개인의 정체성과 결합해서 삶을 지탱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이 됩니다.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한 사람은 타인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고, 타인의 무례한 행동에도 상처받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자신이 존엄한 사람인지 묻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타인을 존엄하게 대하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존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확인되는 것이기에, 나 혼자 존엄하다고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음을 알게 되죠. 31쪽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을 ‘사회적 고통’이라고 해요. 이러한 마음의 고통에 타이레놀 처방이 효과 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회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신경회로가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았어요. 사회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었죠.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적 고통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략) 가령 ‘막대기와 돌멩이는 내 뼈를 부러뜨릴 수 있지만 험담은 결코 나를 해치지 못한다’라는 격언은 틀린 말이지요. 험담은 막대기와 돌멩이가 뼈를 부러뜨리는 것처럼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반면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력은 따뜻한 정도를 넘어섭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리는 힘을 주지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끼는 기쁨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 원기를 북돋게 합니다. 우리 뇌의 보상체계가 그렇게 활성화되니까요. 이별의 고통이 쓰라리듯이 공정한 대우는 초콜릿처럼 달콤하지요. 인간관계에서 드러나는 호의와 존중, 공정한 대우에 뇌는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37~38쪽

과학에서 다루는 사랑은 내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합니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사랑이야말로 자기중심적인 마음에 뿌리를 두고 있지요. 우리는 나를 위해 타인을 사랑합니다. 사랑은 타인을 위한 마음이 아니라 나를 위한 마음입니다. 내 감각기관과 신경계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고 행하는 것이니까요. 자식이든 누구든 내 감정이 먼저입니다. 자식 때문에 괴로울 때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내 말을 안 듣는 자식, 기대에 어긋난 자식 때문에 괴롭습니다. 그것은 자식에게 기대했던 내 마음이 어긋나서 나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자식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지요. 77~78쪽

래리 영은 근본적인 질문부터 던져요. 사랑이 달콤하고 좋기만 할 것일까요? 사랑은 ‘관계 노동’이라고 하잖아요.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사는 데 엄청난 감정노동과 수고로움이 들어갑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면 생활은 더욱 고단해지죠. 우리는 힘든 사랑을 왜 하는 것일까요?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해요. “번식 행위가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지도 않고 엄청난 쾌락이 수반되지도 않으며, 순수하게 이성적으로 심사숙고하여 이루어지는 활동이라고 치자. 그러면 인류가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이성적이면 절대 사랑을 하지 않을 거예요.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겠죠. 인간은 자신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생존과 번식 본능이 무의식적으로 뇌에 작용해서 우리 행동을 주도합니다. 영화 〈노트북〉에서 노아와 앨리는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집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서 결혼하지요. 평생 함께한 두 사람의 사랑은 앨리가 요양원에 가서도 이어집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앨리는 노아를 점점 잊어가지만, 그의 사랑은 현실적 장애를 뛰어넘어요. 영화에선 매일매일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아, 평생 한 여자만 사랑한 남자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런데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꼭 그 남자이고, 그 여자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젊은 남녀가 있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 마음은 영화처럼 그렇지 않습니다. 왜 노아는 앨리를 사랑했을까요? 앨리는 왜 다른 남자와 파혼하고 노아를 선택했을까요? 왜 사랑에는 이렇게 특정한 이상형과 취향이 있는 것일까요? 한 사람에 대한 집착과 욕구가 왜 생기는 것일까요? 누구는 이성을 사랑하고, 누구는 동성을 사랑합니다. 이것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진화론으로 설명하지 못한 이런 질문들은 신경과학에서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105~106쪽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와 숨바꼭질을 하고 살아요. 우리 뇌는 시간을 상상할 수 없는 치명적 약점을 지니고 있어요. “시간은 구체적인 사물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이므로 상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공간처럼 유추해서 생각해요. 시간의 흐름을 평면에 그어놓은 선으로 상상합니다. 과거는 우리 뒤에 있고, 미래는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처럼 말이죠.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고 하고, 노년을 향해 간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현재의 경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현재주의’에 갇혀 있어요. 오늘 좋으면 어제도 좋았고, 내일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뇌는 현재의 경계를 뛰어넘지 못해요. 과거를 회고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뇌의 영역은 근본적으로 현재의 지각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회고와 지각, 상상이 동일한 뇌의 영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를 혼동하지요. 149~150쪽

과학책을 읽는데, 심리학책을 읽는 것 같은 위로와 감동이!
‘인간을 위한 과학’이란 이런 것이다

1부는 ‘자존’에 대한 이야기로,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무엇이며,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감정은 어떻게 변화하고 서로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등을 다룬다. 나와 타인의 건강한 ‘균형’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파트다. 2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포용, 이해, 양육, 성적 끌림과 자율성, 번식 등을 다룬다. 사랑이라고 불리는 모든 감정들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 파트다. 3부는 ‘행복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일과 놀이를 통한 만족감, 행복이란 감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 성격과 행복의 상관관계 등을 다룬다. 이 파트를 읽고 나면 실패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생에 호기롭게 나를 내맡기는 용기를 얻게 된다.
4부는 ‘건강과 노화’, 즉 자연과 시간 앞에서 인간에게 벌어지는 총체적인 일들을 다룬다. 시간과 기억, 망각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욱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질병과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방법 등을 말한다. 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고통을 마주하게 하는 파트이다. 마지막으로 5부는 ‘생명과 죽음’을 다룬다. 특별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 등을 언급하며, 인류와 환경의 공동체적 운명과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죽음 앞에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등을 설파한다. 과학이 “인간을 해방시키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정인경 작가의 《내 생의 중력에 맞서》를 읽고 나면 더 이상 죽음과 노화, 고통이 발목을 잡는 굴레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지속될 삶 속에서 우리는 기쁘게 도전하는 사람으로 변화할 것이다.

“과학 앞에 무력한 인간이 아니라,
생로병사에 무조건 체념하는 인간이 아니라
서로서로를 구제해주는 인간.
과학을 현명하게 이용해 곁사람의 삶과 죽음을 함께 기억해주는 증인.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증인이다. 일상의 감정뿐 아니라 죽음까지도◆
《내 생의 중력에 맞서》는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에서 시작해 ‘죽음과 고통’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색적인 책들로 마무리된다. 총 5부에 걸친 이 긴 이야기의 중요한 전제는 ‘너’와 함께하는 ‘나’이다. 즉, 탄생부터 죽음까지 정인경 작가는 ‘우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존엄함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확인하며, 우리의 신경계, 뇌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끔 진화했다. 우리의 감정 또한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 아니며 사회적 실재이자 문화적 공유물이다. 기쁨과 만족, 불안감과 모멸감 등을 느끼는 배경에는 외부의 영향(일의 결과나 타인의 반응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개인에게 들이닥치는 죽음에 ‘우리’가 갖는 가치는 무엇일까? 저자는 ‘사람다운 죽음’ ‘뜻깊은 죽음’이란, 자신의 고통을 타인과 나눔으로써 ‘우연과 마주침, 받아들임’의 연속인 삶을 함께 철학하는 계기로 만드는 것, 내 곁의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것, 나의 고통과 죽음이 의료 현실을 깨우치는 시작이 되어 새롭게 도전하게끔 만드는 것, 그렇게 타인의 생명에 기여하는 죽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궁극적으로 “우리는 서로의 삶과 죽음을 목격하는 증인이 되어야 한다”. 생의 모든 순간에, 죽음의 순간에 나 혼자 있지 않고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 그것만큼 인간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편안하게 해소해주는 진실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 대한 이해가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만든다◆
여전히 우리는 과학기술을 어려워한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관계를 바꿔놓고, 우리는 거기에 적응해야만 하며, 인공지능이 우리를 잠식할 것이니 우리는 생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염려 섞인 조언이 담긴 서적도 숱하다. 과학에 대한 이러한 열등감, 과학을 우월하게 보는 패배자, 후발주자의 심리는 오랫동안 과학을 소수의 백인 과학자, 엘리트나 전문가가 독점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과학은 “지배나 힘의 언어가 아니라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깨고 세상을 바꾸는 해방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정인경 작가는 그렇게 되기 위해선 과학보다 “우리의 경험”을 앞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기술을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학기술을 탄생시킨 ‘인간’과 ‘배경(스토리)’에 주목한다. 모든 과학적 발견과 기술개발에는 ‘인간의 이야기’가 있었다. 즉, 과학기술의 능동적, 창조적 주체는 인간이다.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은 바로 이렇게 인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과학보다 우선에 두고, 과학의 시작이 ‘우리’임을 인정할 때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인간이 통과할 생로병사의 관문이 ‘중력’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고통”이라고 하지요. 우리 삶은 죽음이나 질병, 노화, 망각, 사랑, 이별처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우리 인생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초월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해요. 평범한 삶을 사는 누구나 거대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이럴 때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나를 이해하는 데 과학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과학이 행복, 사랑, 성격, 감정, 기억, 질병, 노화, 죽음 등 인간과 삶에 대해 말하는 것들을 살펴보고, 과학이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탐구하고 싶었습니다. 과학은 지배나 힘의 언어가 아니라 인간의 무지와 편견을 깨고 세상을 바꾸는 해방의 언어가 되어야 하니까요. 저는 과학책 읽기의 출발점에 ‘우리의 경험’을 세워놓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앎을 통해 자기 변화를 추구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더 나은 과학기술,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만들 거라고 믿습니다.”
_ 작가의 말

작가정보

저자(글) 정인경

과학저술가.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에서 〈한국 근현대 과학기술문화의 식민지성〉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동 대학교 과학기술학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했다. 과학사와 과학기술학을 과학기술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실천 활동으로 이해하며, 시민단체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작가로서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 우리가 원하는 과학기술을 말과 글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모든 이의 과학사 강의》, 《통통한 과학책 1, 2》, 《과학을 읽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 등이 있고 고등학교 《과학사》(씨마스) 교과서를 집필했으며, 한겨레신문에 〈정인경의 과학 읽기〉 칼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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