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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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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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모한 사랑의 주체는 언제나 타인의 마음을 읽는 중이다. 때로 천국이고 주로 지옥인 그곳을 무엇 하나 건너뛰는 법 없이 모두 읽어내는 이 완전한 짝사랑의 고백을 읽는 내 마음도 어느새 사랑이다. _박혜진(문학평론가)
김화진 소설가의 첫 소설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한 사람을 세밀하게 묘사해내고 그에 따른 정서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간 문장들은 정확하고 또 때론 날카로웠다”(구효서, 조경란, 이기호)는 심사평과 함께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우리 앞에 등장한 김화진. “김화진 소설의 코어는 역시나 마음이며 사랑”(소유정 평론가)이라는 평처럼, 등단 이후 일관된 열의로 ‘타인의 마음’이라는 미지에의 탐색을 지속해온 그가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쉼없이 써온 여덟 편의 작품을 한데 엮었다.
나주에 대하여
꿈과 요리
근육의 모양
척출기
정체기
쉬운 마음
침묵의 사자
해설 | 마음 이론
박혜진(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나는 완성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좋았다. 어떻게든 완성이 되는 형태여야 하겠지만. 완성처럼 보이는 미완성이어야 하겠지만.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좋았다. 이어지지 않은 것들은 끊어지지도 않으니까. 완성보다 미완성이 더 오래 지속되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종결되지 않은 것들이 내 주변을 행성처럼 돌고 있는 편이 더 행복하다고.
_「새 이야기」, 12쪽
울면 진짜 이상한 거야. 나중에 떠올리면 너무 억울할 거야. 천희는 별생각도 없는데 혼자 운다는 건 진짜 자존심 상하는 일이야. 그렇게 랩 하듯이 되뇌다가 천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갈 때(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다이소에 들러 대파 화분용 물뿌리개를 샀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서야 다시 생각했다. 천희는 안 그랬을 거야. 내가 울어도 우스워하거나…… 뻐기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그저 천희가 떠난다는 사실에만 집중했다. 천희가 떠나서 나는 슬프다. 그 문장만을 생각하며 단순하게 슬퍼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슬퍼할 수 있다는 게 그렇게 후련한 일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_「새 이야기」, 19쪽
애정어리고 조심스러운 말에 사람이 무너지기도 한다는 것. 그것이 놀라웠다.
_「새 이야기」, 26쪽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재인은 속으로 ‘해본 것’ 리스트에서 유독 도드라진 단어들을 읊었다. 독립, 절교, 파혼, 끊어진 관계들의 기록을. 그리고 생각했다. 그 리스트는 흉터가 아니라 근육이야. 누가 날 해쳐서 남은 흔적이 아니라 내가 사용해서 남은 흔적이야.
_「근육의 모양」, 150쪽
마음속 쿠폰에 도장을 찍는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아주 오랜만에 일어난 일이지만, 그래, 언제나 그런 일이 일어났다. 첫눈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는 일.
_「척출기」, 163쪽
한 사람이 하나의 세계라서, 가끔 너무 무섭지 않니? 그것은 어느 날엔가 희재가 했던 말이었다. 중얼거림에 가까운 말. 습관적으로 동의했지만 그때 영은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몰랐다는 것을 지금에야, 주현의 문자를 두고 보면서야 아주 조금 깨달았다. 정말 무섭다, 희재야. 그런데도 이상하지. 주현의 이야기를 자꾸 듣고 싶고 묻고 싶었다. 그래도 부르면 나가고는 싶었다.
_「척출기」, 170쪽
경주에 가면 꼭 무덤 속에 들어가보세요.
무덤 속이요?
눈을 동그랗게 만든 나에게 은주는 덧붙였다.
천마총이요. 들어가면 잠깐 경이로운데…… 돌아나오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과거를 아껴두려는 현재의 손길이 덕지덕지, 결국 현재만 남아 있어서. 저는 그게 참 위로가 되더라고요. 결국 지금이라는 것이. 그 얄팍한 게.
_「정체기」, 203~204쪽
선배, 저는요…… 사실 사람들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게 좋아요. 이런 걸 좋아한다는 사실이 너무 촌스럽고 의존적이고 속이 빈 것 같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가끔 이렇게 털어놓고 싶어져요. 저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가 저를 좋아하는 일이, 몹시 중요해요. 한없이 그쪽으로 몰두하면 좋지 않을 걸 알아서 계속 경계하고 그 외의 것들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해도…… 제가 하는 그 모든 일의 밑바닥에는 끈질기게 그 생각이 들러붙어 있어요. 본령처럼요.
_「쉬운 마음」, 240쪽
우리는 우리가 숨고 싶을 때 숨을 수 있고 나타나기를 원할 때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든 사랑을 할 수 있다. 참 쉽고, 그 쉬운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_「쉬운 마음」, 248쪽
나는 늘 세선을 예측할 수 없었다. 왜 자리를 뜨지 않고 내 앞에 머물러 있는지도. 내 눈물을 닦아주던 세선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 같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너 울어? 하고 물었을 때 세선은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었다. 네가 울지.
_「쉬운 마음」, 249쪽
김화진 소설가의 첫 소설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한 사람을 세밀하게 묘사해내고 그에 따른 정서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간 문장들은 정확하고 또 때론 날카로웠다”(구효서, 조경란, 이기호)는 심사평과 함께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우리 앞에 등장한 김화진. “김화진 소설의 코어는 역시나 마음이며 사랑”(소유정 평론가)이라는 평처럼, 등단 이후 일관된 열의로 ‘타인의 마음’이라는 미지에의 탐색을 지속해온 그가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쉼없이 써온 여덟 편의 작품을 한데 엮었다.
『나주에 대하여』를 읽다보면 당선 소감에서 “좋아하는 것의 곁에 있는 일.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라고 밝힌 그의 말을 새삼 다시 이해하게 된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김화진만큼 그것을 진심으로 해내는 사람이 또 있을까? 『나주에 대하여』에 실린 여덟 편의 이야기에는 타인을 궁금해하는 마음,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그래서 타인이 되어보는 마음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것은 모두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로 시작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서 오는 때로는 못생기고, 자주 혼미하고, 가끔은 정신 나간 마음들, 어떨 때는 애틋하고, 대개는 짠한 마음들을 무엇도 빼놓지 않고 선명히 그려냄으로써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더 멀리 나아간다. 어떻게 보면 여덟 번의 짝사랑의 기록이기도 한 이 이야기들은 여러 모양의 자기 자신을 만나는 여정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열렬하게 좋아함으로써만 발견할 수 있는 내가 몰랐던 나의 모양들. 그러니 ‘나주에 대하여’는 어쩌면 ‘나에 대하여’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마음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오랜 기간 문학편집자로 일하며 문학을 ‘좋아하는 일’을 해온 그는 이제 ‘좋아하는 마음’을 들려주기 위해 우리 곁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타인의 마음을 읽기 위해 마음과 마음 사이를 무수히 오가는 그 헤아릴 길 없는 왕복 운동, 그 지난한 마음 읽기의 실패는 사랑이다. 마음 읽기는 알 수 없다는 막연함과 끝내 모르겠다는 실패 속에서만 가능하다. 실패 속에 있을 때만 우리는 사랑을 한다. 실패하는 여덟 편의 소설을 통해 작가 김화진이 쓴 것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지치지 않는 열정일 것이다. 그 열정은 우리를 애타는 마음의 온도보다 더 뜨겁고 깊은 곳에 데려다놓는다. _박혜진, 해설에서
“나는 저 사람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 좋았다.
모르고 있고 모르는 와중인 것이.
하나를 알아도 그다음이 축적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을 아는 게 즐거웠다.
아니 모르는 일이 즐거웠다.”
책의 첫 문을 여는 「새 이야기」는 김화진의 소설 중에서는 드물게 환상적인 상상을 통해 ‘좋아하는 마음’이 무엇까지 될 수 있는지를 우리 앞에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만화를 그리는 진아는 빈티지 옷가게의 영화 상영회에서 만난 천희를 좋아한다. 어딘지 수상하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어쩜 나랑 데시벨도 맞는” 천희를 진아는 점점 더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천희가 옷가게를 열 거라며 파를 심은 화분 하나만 선물로 남긴 채 도쿄로 떠남으로써 진아는 “인생에서 가장 세련되게” 실연을 당한다. 그런데 천희가 남긴 파는 갑자기 진아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종종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파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진아. 그러던 어느 날 파는 천희가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 진아를 좋아해서 사람이 된 청둥오리라는 뜻밖의 사실을 털어놓고, 진아는 천희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가 있다는 불광천으로 찾아간다. 조금은 귀여운 단편인 「새 이야기」는 마치 이제부터 펼쳐질 이야기들의 밑그림을 그리듯, 보고 싶은 마음만으로 사람이 되는 오리와, 애정어리고 조심스러운 말에 사람이 무너지기도 하는 아이러니를 함께 그려내며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곳까지 가닿을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나주에 대하여」에서 김단은 사별한 연인 규희의 전 여자친구 나주와 같은 회사를 다니며 그녀를 관찰한다. 김단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나주를 속속들이 알아간다. 같은 이를 좋아하면 사람의 마음까지 닮는 걸까? 아니면 마음이 닮은 사람이기에 같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걸까.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왜 이렇게까지, 자꾸 네 마음에 들고 싶을까. 너를 안다고 자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이 유치한 마음은 뭘까”라고 자문할 정도로 김단은 나주에게 애착을 갖게 된다. 그러나 김단에게 나주와의 관계는 끊임없이 규희와의 관계를 되새기는 일이고, 그 마음에서 오는 통증까지 받아들이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규희에 대한 애도와 그리움, 나주에 대한 알 수 없는 호기심과 미움과 애정은 한데 뒤섞여 낯선 색채와 모양을 띤 마음이 된다. 그래서 나주가 규희의 죽음을 알게 되고 모습을 감췄을 때, 김단의 마음은 비로소 온전히 나주의 안부로 향한다. 「나주에 대하여」는 하나의 관계에서 파생된 또다른 관계, 각기 다른 표현 매체를 투과해 여러 갈래로 펼쳐지는 한 사람의 다양한 결을 포착해 현 시대의 새로운 관계의 풍속도를 그린다. 이처럼 지금의 세대를 그려내는 감각은 시대와 긴밀하게 조응하는 김화진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또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런 게 재밌을까.
나랑 다른 사람을 유심히 보는 일이.”
‘좋아하는 마음’은 하나의 마음이 아니다. 상대를 향하는 애끓는 마음은 수많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파생시키는 만화경과도 같다. 좋아하는 마음 안에는 그리운 마음, 애틋한 마음과 함께 미워하는 마음 역시 들어 있다. 시샘하는 마음, 두려운 마음, 슬픈 마음, 미안한 마음도. “짝사랑의 천재”(박혜진, 해설에서)인 김화진은 ‘상대에게 향하는 마음’이라는 대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꿈과 요리」에서는 대학 시절 서로를 멀리, 또 가까이에서 동경과 질투와 애정이 뒤섞인 마음으로 대하던 수언과 솔지가 사회에서 다시 만나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동시에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고, 「척출기」에서는 귀에 발병한 진주종으로 수술을 앞둔 영은이 성전환 수술을 통해 남자가 된 주현과 마음을 나누지만 서로를 완전히 책임져줄 수 없음을 깨닫고 아프게 마음을 돌린다. 내 연인이 이전 연인과 자신에 대해 나눈 문자 메시지를 보고 상처를 받은 은주, 그리고 그녀를 애타게 바라보는 유진의 이야기(「정체기」), “노멀피플”들에게 편견을 가진 레즈비언인 ‘나’가 샤넬 가방을 들고 다니는 ‘우아한’ 현정에 대한 동경과 시샘에 전전긍긍하다 오히려 가장 쉬운 마음은 사랑임을 알게 되는 이야기(「쉬운 마음」)는 누군가에 대한 열정이 만들어낸 “무질서한 마음”(박혜진, 해설에서)들을 선명히 그리고 있다.
마음은 둥글고 부드럽지만은 않아서 가끔은 모난 마음들이 서로 부딪쳐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생채기가 단지 아픔과 흉터로만 남는 것은 아니다. 「근육의 모양」에서 결혼 이야기가 오가던 남자친구와 이별한 뒤 ‘해본 것’ 리스트에 ‘파혼’을 적은 재인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투병이나 수술, 양다리나 절교, 독립이나 파혼까지 모두 ‘해본 것’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인다. 그리고 재인은 왠지 모르게 축났던 몸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필라테스를 통해 자신을 상처입힌 경험들마저도 자신이 잃은 것이 아니라 얻은 것이라는, 그것들이 남긴 것은 상처가 아니라 마음의 근육이라는 발견으로 나아간다.
상처를 통해 결국 성장에 이르게 되는 결말은, 『나주에 대하여』의 첫 문을 연 「새 이야기」와 쌍을 이루듯 환상적 존재가 등장하는 「침묵의 사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악플로 인해 마음을 다친 채 살아가고 있는 수연의 앞에 어느 날 친근한 존재이기도 하고 두려운 존재이기도 한 ‘사자’가 등장한다.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수연의 주위를 말없이 맴돌던 사자가 수연이 스스로를 추스르고 다시 일어설 기운을 얻고 나서야 “나 이제 안 와”라는 말을 남기고, 수연이 “괜찮아”라고 화답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조용한 위안과 용기를 전한다.
타인과 나의 마음을 성실히 헤아리는 정직한 시선
김화진 소설의 미덕에는 생생히 살아 있는 인물, 동시대와 호흡하는 감각, 마음을 부풀게 하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등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솔직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소설에서 솔직함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편견 없이 정직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솔직함은 표현의 방식이 아니라 관찰의 방식이라고 말이다. 타인의 마음에 가닿고자 하는 꾸밈없이 진실한 마음, 정확하게 나를 바라보는 조금은 냉정한 마음. 김화진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래서 단지 따뜻한 위로만이 아니라 날카로운 성찰 또한 만나게 된다. 김화진의 화자는 결국 타인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 “나는 누구였을까, 하는 물음에는 언제나 나는 누구와 있었나, 하는 물음이 따라붙었다”(「쉬운 마음」)는 말대로, 타인에 닿고자 하는 마음은 결국 나 자신에게 닿게 한다. “내가 제일 궁금해서” 나를 들여다보며 소설을 쓴다는 김화진. 『나주에 대하여』를 읽으며 만난 여러 모양의 마음들은 그래서 결국 우리 마음의 모양이기도 할 것이다.
못생긴 마음들을 쓸 때 나는 이상하게 행복하다. 그것을 솔직하게 쓸 수 있어서, 회피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대체로 확신과 용기가 없는 채로 살아가는데, 소설을 쓸 때만은 용기가 생긴다. 이런 마음을 써도 돼. 확신도 생긴다. 이렇게 쓸 거야. 소설은 나에게 그런 것을 준다. 지레 포기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한다. 나는 언제나 상황에 따라 변하는 나의 무른 질감이 싫었는데, 소설을 쓸 때의 나는 그보다는 조금 단단해지는 것 같다. 나는 소설이 나에게 가져다준 이 단단함을 사랑한다.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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