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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시골 생활

차남호 지음
사우

2022년 11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6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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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9.76MB)
ISBN 979118733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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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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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을 재미있게 사는 방법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일대에는 ‘가치 있는 삶’을 ‘재미있게’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벼농사두레’라는 이름으로 더불어 농사짓고 수시로 잔치판을 벌이는 사람들. 전업농, 취미로 한두 마지기 농사를 짓는 ‘레저농’, 언젠가는 벼농사를 지어보겠다는 잠재적 농부 80여 명이 그 주인공이다. 전업농 2명을 빼고는 주말에만 농사를 짓는 ‘레저농’이거나 그저 유기농 벼농사의 가치에 동조해 함께 어울리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논농사는 생태적 가치를 지키는 삶이다. “논은 천연의 만능 댐으로서 홍수를 조절하고, 지하수를 길러내며, 여름철 뜨거운 공기를 식혀준다. 또한 토양 유실과 지하수 오염을 막고, 수질과 대기를 정화하는 등 환경을 보전한다. 나아가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오염과 공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지구생태계를 보호한다. 논이 인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은 이밖에도 헤아릴 수가 없다. 따라서 벼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공익에 크게 기여하는 셈이다.”
아무리 생태적 가치를 중요시한다고 해도 유기농 벼농사는 품이 많이 들고 고된 일이다. 논농사,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내겠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함께하면 힘겨운 노동이 놀이가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함께하니 힘들기는커녕 즐겁기만 하단다. 일하다가 갑자기 장기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새참과 술 한잔을 나누며 웃고 즐기다 보면 피곤이 싹 가신다. 일이 없을 때도 수시로 온갖 핑곗거리를 만들어 잔치판을 벌인다.
네트워크 형태로 유지되는 이 느슨한 공동체에는 뭔가 특별한 구석이 있다. 생태 농업의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와글와글 요절복통 웃음과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시골에 사는 평범한 농부와 직장인들이 여느 도시인보다 더 풍부하게 문화예술을 생산하고 향유한다.
이 동네에서는 벼농사가? ‘가치 있는 삶’을 체현하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들이 독립적이되 서로 연대하며 사는 모습은 시골 공동체의 새로운 모델로서 주목할 만하다.
프롤로그_멋진 시골살이의 보기 드문 모델

01 힘겨운 농사일을 놀이로 만드는 사람들
내가 논농사를 선택한 이유
일과 놀이가 구분되지 않는 그런 노동
놀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02 봄! 두레는 가슴이 뛴다
집들이 콘셉트는 작은 음악회
농사철을 앞둔 농부의 복잡한 마음
인기 절정 댄스 장르 ‘모판춤’

03 이토록 재미있고 흥겨운 농사일이라니
벼두레의 인해전술
일하다가 갑자기 장기자랑
노동이 놀이가 되는 기적이 일어나는 곳

04 밤꽃 피는 6월의 들녘
기계화 시대에 손 모내기의 맛
기계치 농사꾼의 슬픔
온라인 기우제의 약발

04 두렛일의 절정 모판 나르기
가장 힘든 일은 릴레이 방식으로
“뒤풀이 맥주는 코끼리가 쏠게요”

06 벼농사의 꽃! 모내기
손 모내기 하는 청년과 아이들
네 일 내일 따지지 않는 마음들이 이루어낸 역사
모내기가 끝났으니 파티를

07 김내기, 그 황홀경을 소개합니다
모 때우다 삼매경에 빠져들다
장마철에 논바닥이 드러나는 이유
출근하기 전 김매기를 돕는 어여쁜 일손들
내 논에 물 대러 갔다가 그냥 돌아온 사연

08 양력 백중 챙겨서 놀기
잔치 준비도 함께하면 더 즐겁다
힘들었던 기억과 행복했던 순간을 나누며
‘발연기’ 때문에 망쳐버린 몰래카메라
늦여름 저녁나절, 볏잎 사이로 논둑길 산책하기

09 거둬들일 준비를 하세
예초기를 들면 번뇌와 집착도 사라지더라
나는 가을 하늘을 사랑하는 남자

10 풍년이라 치고, 미리 여는 풍년잔치
“생태 가치와 재미를 중시하는 벼두레가 좋아요”
머리가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할 땐, 화암사

11 가을걷이 그리고 나누는 행복
따분함을 견디다 보면 절로 시인이 된다
기꺼이 일손을 나눠준 사람들이 있기에
나눌 수 있어서 더 행복한 가을

12 농한기, 동안거부터 ‘벙개’ 모임까지
시골은 문화적 소외 지역이다?
이제는 역마살 대신 동안거
무수한 ‘벙개’ 모임이 이어지는 우리의 농한기
새해 겨울 바다에서 열리는 토론회
술 빚고 장구 치고 ‘알쓸신잡’ 찍는 동아리 회원들
우리 동네 명절 대피소

13 인문학과 예술 강좌에 대한 뜨거운 열의
강사도 청중도 술 한잔씩 하면서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된 농한기 강좌
코로나라는 복병

14 코로나 시대의 상흔
풍년잔치 대신 위로마당
치솟는 산지 쌀값, 그러나 …
가을장마, 기후위기의 다른 이름
그래도 햅쌀밥은 황홀해
봄이 오기 전 한겨울의 숨 고르기

15 다시 봄
회의는 짧게, 나눔은 길게
공동체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헤쳐나가는 법

에필로그_지금 여기서 행복하기
후기_시골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이들에게

시골에서 산다는 것. 산수 간에 집을 짓고 자연 속에서 자기를 실현하는 생태적 삶! 생각만 해도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왜 아니 그렇겠나. 서울 살다가 귀농한 지 10년을 넘긴 사람으로서 나는 이 설렘에 백번 공감한다. 물론 상상한 대로 마냥 즐겁거나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 여기의 삶이 퍽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삶을 겪어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다. 시골살이는 그만큼 행복 가까이에 있다고 믿는다.-8쪽

결국 시골살이는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 점에서 앞으로 살펴볼 벼농사두레 사람들의 어우러짐에서는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아!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13쪽

‘공동체’라고는 하지만 ‘커뮤니티’보다는 ‘네트워크’에 가까운 느슨한 조직이다. 들어오겠다는 사람 막지 않고, 나가겠다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각종 활동과 공동작업 등에 연 1회 이상 성실히 참여해야 한다’는 선언적 회칙규정 말고는 ‘자발적 참여’가 절대 원칙이다. 결정이나 지침을 강제하거나 조직을 관리할 여지도 없다. 그저 온라인 단체대화방(단톡방)을 통해 방향을 정하고 그 실천은 오직 회원 저마다의 의지에 맡겨진다. 그럼에도 결정된 일이 틀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15쪽

물론 소득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고?기본적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건 틀림없다.?그 길은 알맞은 경작 규모를 갖추고?농기계와 노동력을 서로 나눠 쓰며?생태농사로 건강한 먹거리를 길러내는 데서 찾을 수 있으리라.?그 속에서 모두가 함께 누리고?즐겁게 짓는 농사를 나는 꿈꾼다. 벼두레가 몇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공동농사를 이어가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함께 지으면 단순한 협업만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나아가 심리적으로 노동의 힘겨움을 덜어주고 흥을 돋운다.-23쪽

벼두레의 협동작업에는 실제 경작하는 회원뿐 아니라 여건이 되는 일반회원들도 참여한다. 회원 다수가 직장인임을 감안해 작업 날짜는 보통 휴일이나 공휴일로 잡는다. 일손이 넉넉하면 한결 여유가 생기게 마련이다. 바삐 서두르거나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이런저런 우스개와 치기 어린 장난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조금 힘들다 싶을 때 누군가 “쉬었다 합시다!” 하면 여부가 있을 수 없다. 흥이 돋으면 풍물을 치기도 하고, 점심시간 짬을 내 장기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고단한 노동이지만 그다지 힘에 부치지는 않는, 일과 놀이가 구분되지 않는 그런 노동이 펼쳐지는 것이다. -28쪽

“고맙습니다. 우리 두레가 또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5시도 안 돼 작업을 마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점심 먹고 풍물까지 한판 울리는 여유를 부리면서도 이루어낸 결과라 더욱 기쁩니다.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힘겨운 노동이 즐거운 놀이가 되는 이 기적이 계속 이어지겠지요?”-59쪽

이 소식이 단톡방에 전해지자 “뭐 도울 일 없느냐?”는 전화가 빗발쳤다. 누구는 이앙기 보조역을 대신 해주고, 누구는 고장 난 양수기를 바꿔오고.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하다못해 저수지 쪽으로 ‘기’를 모아주기까지. 그 덕분에 안밤실 열댓 마지기도 극적으로 써레질에 들어갔고 안밤실 구역은 마지막 순서로 모내기를 마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벼두레의 위력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결과였다. 써레질이 늦어지는 바람에 모내기 순서가 헝클어졌지만 모두가 내 일 네 일 따지지 않고 나서준 덕분이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낸 역사. 지금도 모내기에 어려움이 닥치면 그때 일이 떠오른다.-90쪽

마침 ‘추니오빠’ 희춘 씨가 자리를 함께했다. 전주 일원을 무대로 대중음악 활동을 하는 뮤지션인데 얼마 전 벼두레 회원으로 가입했다. 일행의 열띤 박수와 환호에 응해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두어 곡을 부르고 나자 희춘 씨는 자연스레 ‘악사’로 변신하고 ‘떼창’이 이어진다. 흥겨운 노랫소리가 초여름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급기야 흥을 주체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번에도 〈바위처럼〉에 맞춘 ‘떼춤’으로 ‘광란의 밤’ 대미를 장식한다. 서른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내지르는 목소리가 산자락의 밤공기를 가른다. -94쪽

‘드넓은’ 논배미에 물장화를 신고 들어서면 바로 그 순간부터 농부는 ‘물의 나라’에 갇히게 된다. 홀로 물속에 갇히면 할 게 뭐가 있겠는가. 손은 손대로 놀리면서 머릿속은 무한한 자유의 세계를 떠돌게 되어 있다. 그래, 이 생각 저 생각, 온갖 상념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것이다. 결국은 자기마저 잊게 되는 몰아의 경지, 삼매경에 접어드는 거다. 그 경지를 느껴보고 싶은가? 모를 때우시라, 김을 매시라. -97쪽

너도나도 새벽 한두 시간씩 ‘온정’이 쏟아졌다. 저마다 생업이 있으니 이 시간 말고는 짬을 내기 어려운 탓이다. 이름하여 ‘새벽 김매기 운동’이다. 날마다 2~3명이 나서서 함께 일손을 보태주니 며칠 만에 논풀의 기세가 꺾여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106쪽

‘마이크로농’에게 수확 작업은 순식간에 끝나 싱겁기 짝이 없고 허망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첫 수확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말 그대로 감개무량하다. 수확 직전 논배미에 뛰어들어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황금 물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는 기본이고, 볏단을 엮어 ‘꽃모자’처럼 머리에 쓰거나 ‘꽃다발’처럼 품에 안고 포즈를 취한다. “빛나는 햇나락을 터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졸업 노래에 맞춰 부르며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156쪽

벼농사두레는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돌아간다. 일반회원은 소액의 연회비를 내지만, 경작회원은 경작 면적에 정비례해 회비를 책정했다. 그것으로도 넉넉지 않으니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서 특별 회비를 내는 이가 더러 있다. 그런 원칙을 정한 바는 없지만 아직은 외부, 특히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은 적 없고 그것이 불문율이다. 나는 벼농사두레가 앞으로도 이런 자생력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돈 좀 더 벌어보자고 두레 조직 만든 게 아니니 망해봤자 그만이다.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함께 일하고 함께 어울리고 추구하는 가치에 함께 의기투합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229쪽

“이런 삶을 살아보지 않고 눈을 감았다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귀농 10년 차 농부가 들려주는 시골살이의 재미와 특별한 공동체 이야기

가치 있는 삶을 재미있게!
함께 어울려 농사짓고 온갖 핑계로 잔치판을 벌이면
노동이 놀이가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인들이 많다. 하지만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생계의 방편을 어렵사리 해결했다고 해도 ‘관계’의 문제가 남아 있다. 알차게 준비를 해 귀농·귀촌을 실행하고도 지역민과 갈등을 빚어 고립되거나 결국 시골을 떠나는 이들이 있다. 현지인의 텃세나 왕따 따위 문제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귀농 10년 차 저자에 따르면 시골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있어서 ‘관계의 기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느슨한 네트워크 형태의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들려준다.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일대에는 ‘가치 있는 삶’을 ‘재미있게’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벼농사두레’라는 이름으로 더불어 농사짓고 수시로 잔치판을 벌이는 사람들. 전업농, 취미로 한두 마지기 농사를 짓는 ‘레저농’, 언젠가는 벼농사를 지어보겠다는 잠재적 농부 80여 명이 그 주인공이다. 전업농 2명을 빼고는 주말에만 농사를 짓는 ‘레저농’이거나 그저 유기농 벼농사의 가치에 동조해 함께 어울리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논농사는 생태적 가치를 지키는 삶이다. “논은 천연의 만능 댐으로서 홍수를 조절하고, 지하수를 길러내며, 여름철 뜨거운 공기를 식혀준다. 또한 토양 유실과 지하수 오염을 막고, 수질과 대기를 정화하는 등 환경을 보전한다. 나아가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오염과 공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지구생태계를 보호한다. 논이 인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은 이밖에도 헤아릴 수가 없다. 따라서 벼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공익에 크게 기여하는 셈이다. 게다가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이니 두말할 나위가 없는 선택이었다.”_ 본문 ‘내가 지긋지긋한 논농사를 선택한 이유’ 중에서
아무리 생태적 가치를 중요시한다고 해도 유기농 벼농사는 품이 많이 들고 고된 일이다. 논농사,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내겠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함께하면 힘겨운 노동이 놀이가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함께하니 힘들기는커녕 즐겁기만 하단다. 일하다가 갑자기 장기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새참과 술 한잔을 나누며 웃고 즐기다 보면 피곤이 싹 가신다. 일이 없을 때도 수시로 온갖 핑곗거리를 만들어 잔치판을 벌인다.
대부분이 직장인이어서 주말이나 공휴일에 파종, 모내기, 김매기같이 일손이 많이 필요한 두렛일을 진행하게 된다. 농사를 짓지 않는 회원들도 기꺼이 일손을 보탠다. 어느 집 논에 피가 너무 많이 올라왔다는 공지가 뜨면 다들 출근하기 전 1~2시간씩 김매기를 돕는다.
이 동네에서는 벼농사가? ‘가치 있는 삶’을 체현하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들이 ‘가치’를 공유하면서 독립적이되 서로 연대하며 사는 모습은 시골 공동체의 새로운 모델로서 주목할 만하다.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누리며 즐겁고 여유롭게 사는 방법
이곳에서는 “시골은 문화적 소외 지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벌어진다. 번듯한 전시회와 음악회가 수시로 열리고, 유명한 강사의 초청 강연도 줄을 잇는다.
“다들 자그마한 면소재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공연실황을 전한 페이스북에 달리는 댓글은 하나 같이 ‘(개)부럽다.’ 이곳에는 고산의 문화 중심지라 할 만한 ‘읍내카페’가 있다. 이 카페는 공연이나 강연이 잡힌 저녁 시간에는 눈물을 머금고 장사를 접는다. 공연뿐 아니라 전시공간으로, 강연장으로 읍내카페는 이 동네 ‘문화의 전당’이라 불러 손색이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핵심은 카페라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다. 괜찮은 공연과 강연, 전시를 할 예술가와 작가를 데려와야 한다. 그거 아무나 못 한다. 그걸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이들이 이 동네에 있다는 얘기다. 더 길게 쓰지 않겠다. 읍내카페에 오면 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_‘시골은 문화적 소외지역이다?’ 중에서
이곳에서 공연이나 전시회, 강연만 수시로 열리는 게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일상에서 예술을 생산하고 누린다. 누구네 집들이는 작은 음악회라는 콘셉트로 진행되고, 별다른 용건 없이 모이는 친목 자리에서 ‘몰래카메라’를 찍어 단톡방에 올려 회원들을 즐겁게 해준다. 회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강사로 나서는 인문학 강좌도 성황을 이룬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살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할 터이다. 거창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보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를 선택한 삶이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마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마을을 넘어 가치를 공유하는 시골 공동체의 새로운 모델
전통 사회의 농경 공동체는 사라진 지 오래다. 대부분이 논농사나 밭농사로 생계를 꾸리면서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 품앗이를 하는, 그런 마을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농촌의 모습도 완전히 달라졌다. 축산, 시설 채소, 과수, 특용작물 등등 저마다 한 분야에만 매달리는 상황이다. 그러니 두레를 조직해 협업을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전통적인 ‘마을’이 해체된 상황에서 마을을 다시 만들자고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자체마다 마을 공동체 지원 센터를 개설하고, 마을을 다시 만들자고 지원금을 주고 여러 사업을 벌인다. 하지만 ‘마을 만들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농촌 경제 구조가 바뀌어버린 상황에서 마을 공동체를 다시 복원할 수 있을까??“마을 주민들은 경제 활동 영역이 분야별, 작목별로 분화된 지 오래고, 이는 생활양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태에서 같은 행정구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꼭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나? 그저 '사이좋은 이웃'으로 지내면 그만 아닌가? 우리 벼농사두레가 마을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핵심은 유기농 벼농사라는 공동의 경제 활동, 함께 추구하는 생태 가치다. 공동 노동(두레)이 가능한 권역이고,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교통-통신만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마을, 리, 면 따위 행정구역은 문제가 아니다.”_‘마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중에서??그리하여 ‘벼농사두레’ 사람들은 행정구역상 마을 단위를 넘어 벼농사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과 더불어 일하고 놀고 나누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이 책은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자리 잡고 싶은 이들에게, 시골 생활의 새로운 지평을 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실마리가 되어 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차남호

인문(언어)학자를 꿈꾸며 대학에 들어갔으나 군사정권의 독재에 맞서 운동권 학생이 되었다. 기층민중이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란 신념 아래 인천의 자동차 부품회사 현장직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활동하다가 해고된 뒤로는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전국노동조합협의회, 민주노총으로 이어지는 노동운동 한길을 걸었다. 전노협 신문 〈전국노동자신문〉, 민주노총 신문 〈노동과 세계〉 기자와 편집국장으로 일하면서 격동기 우리나라 노동현장을 기록했다.
20년 반평생을 노동운동가, 저널리스트로 일하던 어느 순간 ‘생태 가치’에 눈을 뜨게 되었다. ‘신선이나 되어 볼까’ 꿈을 꾸며 2011년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으로 귀농했다. 10년 넘게 유기농 벼농사를 지으며 이웃과 더불어 생태적이고 행복한 시골살이를 좇는 자유로운 농사꾼으로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10대와 통하는 노동인권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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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시골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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