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청주프로젝트 2022: 도시공명 2.0
2022년 08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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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63033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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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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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준, 김서량, 김준, 팀 트라이어드 4팀이 미술관 앞 야외공간 및 1층, 6층 공용공간을 활용해 도시 환경의 소리를 담는 작업을 시도한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와 공장’(김서량), ‘도시 재생과 순환’(팀 트라이어드), ‘도시와 자연’(김준), ‘도시와 전쟁’(권병준)이라는 주제어로 구성되었다. 4팀의 작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거나 소음으로 간주해버리는 일상의 소리를 채집하고 가공하여, 우리가 사는 장소와 도시를 재인식하기를 제안한다.
전시 도록은 소리 기반 전시인 만큼 전자 도록을 제작하여 도록 속에 ‘소리’ 기능을 실었다. 이미 많은 온라인 서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 텍스트 중심의 이펍2(ePUB2, electronic publication), 멀티미디어와 사용자 인터렉션(interaction) 기능이 적용된 이펍3(ePUB3) 기반의 두 가지 버전으로 전자 도록을 선보인다. 독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도록을 읽으며 사운드 아트와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획의 글 — 현오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에세이
아, 어떻게 우리가 저 방음벽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인사? — 임태훈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조교수
소리와 듣기의 미학, 미술관에 들어온 일상의 소리 — 김경화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연구부교수
감각과 사회 — 김은성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작품
#도시와 공장_김서량
#도시재생과 순환_팀 트라이어드
#도시와 자연_김준
#도시와 전쟁_권병준
인터뷰
이렇게 사운드 아트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상당히 진전했지만 사운드 아트의 의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각 중심적인 미술계에서는 아직도 ‘소리’는 영상이나 퍼포먼스를 더 잘 감상하기 위한 보조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특히 국내에서 사운드 아트는 미술계와 음악계 그사이 어중간한 장르로 취급되면서 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한 일례로 전시에 출품되거나 공연으로 선보이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청주프로젝트는 사운드 아트가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 위치나 한계를 가늠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주지했듯이 이 전시는 소리와 공간의 관계에 주목하여 ‘소리를 듣는 행위’ 즉 청각이라는 감각기관으로 우리 주변 환경의 소리를 청취하고,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 더 나아가 도시를 감각하고 재인식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MMCA 청주프로젝트 2022: 도시공명」, 현오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사운드스케이프를 너와 나, 우리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뜻밖의 다양체로 변신할 수 있는 혼융[混融]의 지대로 누리는 대신에, 누구에게도 침해받아선 안 될 사유 재산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세태 역시 갈수록 강화됐다. 외부 소음을 상쇄, 차단하는 기술이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헤드폰을 착용한 이들 중에 젊은 세대가 유난히 많다는 사실은 주의 깊게 관찰해 볼 문제다. 이들이 외부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차폐하려 애쓰는 자신만의 영역이란 무엇일까? 이런 젊은이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과거 기성세대가 누렸던 기회와 행운에 비해 계급 상승이나 부의 축적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사운드스케이프는 그나마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사유지다. 「아, 어떻게 우리가 저 방음벽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 임태훈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조교수
어떤 현상이나 세계를 지각하고 인식하는 데 있어 청각은 시각과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시각이 바라보는 무엇인가를 ‘대상화’한다면 청각은 듣는 주체를 ‘중심화’한다. 다시 말해 시각은 보는 주체와 보이는 대상 간의 ‘거리’를 전제로 한다. 무엇인가를 바라볼 때 시선은 바라보는 무엇인가와 거리를 두면서 그것을 객체화하고 대상화한다는 것이다. 반면 소리는 모든 방향에서 듣는 이에게 모여든다. 소리는 듣는 사람을 에워싸고 안으
로 침투하면서, 감각하는 주체를 소리 경험의 중심으로 향하게 한다. 그렇기에 듣는다는 것은 청각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소리와 듣기의 미학, 미술관에 들어온 밀상의 소리」, 김경화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연구부교수
감각은 장소를 만든다. 우리는 여행을 가거나 어떤 지역에 방문할 때 풍경과 들려오는 소리로 그 장소를 인식하고, 특정 장소에 관한 기억은 감각으로 환기된다. 감각을 통해 과거의 장소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당시의 시간과 만난 사람들 그리고 당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특히 옛날 영화음악은 과거의 장소를 회상하게 한다. 스티븐 펠드[Steven Feld]는 장소와 감각의 상호 생산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장소가 감각에 의해 인지될 때, 감각들은 [그 장소에] 배치된다. 장소의 의미가 이해될 때, 감각들이 장소를 만든다.” 「감각과 사회」, 김은성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첫 번째 작업 〈프로젝트-공장의 소리/가동 중〉은 12개의 공장 소리를 통합해서 가상의 공장 소리를 들려준다. 아산에 있는 파이프 공장과 영주에 있는 KT&G 공장을 찾아가서 녹음했다.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공장 소리와 함께 새로 수집한 소리를 조합하여 또 다른 공장의 소리를 만들었다. 현재 가동 중인 담배 공장의 소리를 가져와서 미술관으로 바뀌기 전 연초제조창의 기억을 소환하고 싶었다. 김서량 작가 인터뷰 중에서
데이터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쉽게 인지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업할 때 우리의 의도를 전부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악보로 만들 때 최대한 일정한 규칙이나 기준을 가지고 거기에 맞추어 작업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음을 장식적으로 넣지는 않는다. ‘여기서 소리가 바뀌네. 다른 소리가 또 나오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라는 발상으로 받아들인다면,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팀 트라이어드 작가 인터뷰 중에서
도시는 소음으로 가득차 있지만, 사람들은 평소에 이것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 예를 들면 지금 이 소리, 형광등 소리는 귀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다. 나는 조금 더 예민하게 다른 것들을 의식하며 듣는다. 듣는 연습을 하다 보니 남들에게는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소리의 발생원을 찾고 싶기도 하고, 그 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찾아보면 필시 색다른 의미를 찾게 된다. 이어서 소리가 나는 이유를 찾아보기도 한다. 김준 작가 인터뷰 중에서
청주에 있는 폐목재 공장에 가서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를 녹음하기도 했고, 국내 재건축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파괴적인 소음, 우리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불안, 긴장의 소리를 들려주고자 했다. 예를 들면 실제 미술관 광장에서 유리창이 많은 건물에 가까이 가면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나고, 미술관 옥상에 있는 큰 물탱크 아래를 지나가면 물벼락을 맞는 소리가 들리고.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일상적인 상황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몰입감 있는 증강 오디오, 증강 현실처럼 표현했다. 권병준 작가 인터뷰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윤범모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후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하였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완공, 개관함으로써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98년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하여 근대미술관으로서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2013년 11월 과거 국군기무사령부가 있었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전시실을 비롯한 프로젝트갤러리, 영화관, 다목적홀 등 복합적인 시설을 갖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건립·개관함으로써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2018년에는 충청북도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개관하여 중부권 미술문화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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