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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오디세이아 1

그리스 여신들의 자취를 따라 떠나는 여행
고혜경 지음
나무연필

2022년 10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9월 08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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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5.75MB)
ISBN 97911878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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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1
마음 오디세이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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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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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생태계는 단일하지 않다. 다면적이고 중심이 여럿이다. 서로 다른 욕구, 의도, 스타일, 방향성을 가진 다수가 공존하니 복잡다단할 수밖에 없다. 상호 모순된 감정 때문에 마음이 찢기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헤어나지 못하고,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는 탄식을 뱉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는 다중심적인 마음 패턴을 풍성하고 정교하게 그려낸, 지구상에 전무후무한 신화권이다. 여기에서 피어난 다신관은 복잡다단한 인간 정신을 상상하는 데 매우 빼어난 은유다. 다름을 존중하는 가운데 균형과 조화를 꾀하는 것, 이것이 그리스의 이상이다.
따라서 그리스 신화는 ‘잘 분화된 통합’ 혹은 ‘다채로운 조화’를 모색하는 심리학적 모델이기도 하다. 이 책은 흑백논리나 이분법으로 인해 극단으로 분열되어 신음하는 현시대에 대한 심리학적 대안을 모색해본 작업이다. 그리스인의 방식으로, 우리 모두 그리스인이 되어 동시대의 내면을 탐색하고 진단해보고자 펼친 장이다. _‘머리말’에서
머리말: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
1장 데메테르(Demeter): 어머니에게 딸은 어떤 존재인가
2장 아테나(Athena): 여성의 지성, 그 빛과 그림자에 대하여
3장 헤라(Hera): 혼인이라는 준엄한 언약에 대하여
4장 아르테미스(Artemis): 여성의 야성, 그 숨어 있는 날것을 찾아서
5장 아프로디테(Aphrodite): 아름다움,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에 대하여
6장 헤스티아(Hestia): 세상의 중심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그리스 신화에 다가갈 때 최고의 난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유일신의 시각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리스는 다신의 세계다. 개별 신의 영역이 구획되어 있되 서로 연결되어서 한 신을 다른 신에게서 떼어낼 수 없다. 오히려 신들의 상호 역동을 들여다봐야 이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리스 신들의 세계에서는 각자의 고유한 영역과 힘을 철저히 존중한다. 어느 신도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고, 각기 온전하다. 저마다 강점과 약점, 밝음과 어둠이 공존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독특함 덕분에 개성도, 색채도 선명하고 다채롭다. 이 다름 사이의 조화가 올림포스의 이상이자 그리스 신화의 본질이다. (25~26쪽)

운명이 어머니와 딸 사이를 찢어놓았다. 그런데 이 단절은 어머니라는 존재의 운명이기도 하다. 이(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처럼 잔인하게 찢기느냐, 덜 파국적으로 갈라서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출산부터 그러하다. 한 존재는 탯줄을 잘라야만 탄생한다. 막 세상에 태어나려는 아이도, 이를 견뎌내는 어머니도 혹독한 산통을 치른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다시 심리적 탯줄을 자른다. 혼인이야말로 또 다른 탯줄 자르기다. 아이가 자기 가정을 꾸리면, 어머니는 빈 둥지에 남는다. 한 존재의 성장이란 되풀이되는 독립의 역사이고, 이때의 분리는 어머니와 가정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32쪽)

페르세포네에게 하데스와의 만남은 데메테르 여신이 생각하듯 한시 바삐 잊고 싶은 ‘악몽’만이 아닐 수 있다. 두렵고 놀랐지만, 더 큰 운명의 수레바퀴가 자기 삶을 굴리고 있다는 직관이 생겼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하데스를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페르세포네는 다른 인물이다. 엄마 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 또 다른 모험의 세계가 있다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 엄마의 어여쁜 딸로 살아가는 삶은 이미 충분히 흥미롭지 않다. 페르세포네의 호기심은 더 커다란 미지를 향해 확장된다. (47쪽)

아테나의 여성성은 무엇보다 ‘아버지의 딸’이라는 표현으로 집약된다. 여신은 가부장의 머리에서 태어난 아버지 꿈의 체현이다. 지적이고 강인하고 용감하고 지략이 뛰어나고 독립적이고 수려하다. 요즘 말하는 알파 걸의 원조인 듯하다. 자연히 여신은 아버지가 구축한 시스템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남신들과 남성들 사이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협력을 잘한다. (62~63쪽)

아테나는 아버지의 딸이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관계를 되짚어봄으로써 여성으로서의 뿌리를 찾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다시금 조명해보자. 그러려면 몸과 땅으로 이어지는 어머니 세계와 그 가치에 대한 통과의례가 필요하다. 고전학자 제인 엘런 해리슨은 자신이 태어난 땅을 망각한 여신은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다고 강변한 바 있는데, 자신을 남성 세계와 동일시해온 여성들이 삶의 후반부에 마주하게 되는 미완의 그림자는 상당히 다루기 어려운 문제다. (94쪽)

혼인으로 자신의 결핍이 채워지고 자기 삶이 온전해지리라 꿈꾸는 헤라다. 이런 헤라의 간절함에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지 않을 여인이 지금 세상에 있을지 모르겠다. 본래 혼인 서약은 각자가 그리는 낙원의 약속이 아니라 준엄한 시련의 언약이다. 한 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 각자 아직은 풀지 못한 상처를 다룰 새로운 장이 펼쳐졌으니 감사할 줄 안다면 다행이지만, 대개는 오랜 세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이 깨달음에 다다른다. 헤라로서는 삶을 온전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제우스에게 화만 날 것이다. 헤라가 품은 화와 소유욕의 본질은 제우스가 절대 자기 것이 되지 않는 데 대한 분노다. (126~127쪽)

고향으로 돌아가 고독한 시간을 보낸 헤라가 다시 제우스에게 돌아온다. 키타이론산에서의 웃음과 화해는 단순히 둘이 재결합한 게 아니라 둘 모두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헤라의 변화를 가늠해보자면, 부부 관계라 해도 본질적으로는 홀로임을 받아들이면서 고독 속에서 진정한 관계를 이해한 것이 아닐지? 상대를 통해 기대를 채우려는 자기애적 욕구를 넘어서서 자신의 갈망과 바람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가는 것, 자신의 상처가 결국 자신의 정체성임을 알고 보듬는 것, 결국 서로 얽히고설켜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홀로일 수 있는 사람만이 깊이 함께일 수 있음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심리학적 혼인을 이해하는 것이리라. (140쪽)

현대 문명은 야생의 반대 방향으로 질주하는 것을 발전이라 믿으며 구축되었다. 그러니 이 편치 않은 마음은 마땅한 결과일 법한데, 인류가 언제나 이런 태도를 고수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하자. 한때 가장 찬란한 문명이 꽃피었던 그리스다. 야생에 대한 그리스인의 이데올로기는 현대인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이들은 이 자리를 인식했고 존중했고 신성시했다. 다면적인 인간 정신의 르네상스에 야생이 주요한 한 영역이었고, 이 자리가 바로 아르테미스 여신의 홈그라운드다. (150쪽)

야성은 여성성의 주요한 측면이다. 주류 문화도, 이데올로기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일상의 조련도 결코 훼손할 수 없는 강하고 두렵고 아름다운 생명 본연의 힘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자는’으로 시작되는 말들은 ‘길들임’과 ‘순화’, 그래서 마음대로 조종하기 위한 재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모르게 상처받고 죽어간 야성은 내면에서 어떤 신음 소리를 내고 있을까? 올가미에 걸리고 우리에 갇힌 야생의 그림자는 어떠할까? (173~174쪽)

만일 삶에서 심미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떠할까? 내게 펼쳐지는 사건이, 누군가와의 만남이 가슴에 가닿지 않은 채 피상에 머문다. 심미감의 장기인 심장과의 접촉 상실, 이런 때 우울이 지배한다. 매사 시들해지고 따분하다. 점차 둔감해지다가 무감각해지는데, 마치 심장이 마취된 듯 떨림과 울림과 감동이 전해지지를 않는다. 이 상황이라면 무엇보다 아프로디테와의 관계를 살필 때다. 내 삶에 아름다움을 위한 자리는 존재하는지? 나와 내 공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아프로디테를 존중하지 않는 환경은 추하다. 추한 환경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감각을 둔하게 하여 우리를 우울로 빠뜨린다. 이러한 우울의 해독제는 단연 심미감을 되찾는 것이다. (196쪽)

지구, 집, 몸에는 중심이 있다. 중심은 움직이지 않으며, 에너지가 중심을 향해 움직인다. 집의 중심인 여신 헤스티아는 집을 떠나는 법이 없다. 그 대신 우리가 여신에게로 향하는데, 늘 한자리에서 한결같기에 안정감을 준다.
헤스티아는 화로의 불이다. 가족이 따뜻하게 모여드는 이 자리는 편하고 안전하다. 온기에 얼은 몸이 녹듯, 바깥에서의 만남이나 일에서 오는 긴장이 누그러진다. 따스함이 스며들어 몸이 늘어지고 마음도 풀어진다. (240쪽)

헤스티아의 다리는 반듯하고 곧아서 여신은 마치 기둥 같다. 발이 땅에 고정된 듯 미동도 않는다. 반면 헤르메스는 똑바로 서 있는 법이 없다. 항상 기우뚱한 자세로, 발끝을 들고 어디로든 튈 준비가 되어 있다. 한쪽 신발에 날개까지 달렸으니 땅보다는 공기와 더 친해 보인다. (……) 헤스티아는 집 안에 머문다. 이방인의 침입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한다. 헤르메스는 늘 새롭고 변화하지만, 헤스티아는 영속성과 한결같음이 그녀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안팎을 상호 배타적인 단절로 보기보다 연속적 흐름으로 상상해보자. 우리네 일상이 그러하다. 집에서 출발해서 일터로 나가고 외부 활동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몸이든, 공간이든 안에서 바깥으로, 바깥에서 다시 안으로 도돌이표처럼 이어진다. 마음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외부 활동, 즉 내면세계와 가시적 세계 또한 마찬가지다. 삶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헤스티아와 헤르메스가 순환하는 양면성을 보인다. (251~252쪽)

그리스 신화는 우리 마음을 다채롭게 읽어내는 렌즈다
여신들의 드라마를 길잡이 삼아 탐색한 여성의 내면세계

고대 그리스 신화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아서 오늘날에도 거듭 해석되어 관련 저작과 예술 작품이 생산되고 있다. 신화학 박사이자 심층심리학 연구자인 고혜경은 이 대열에 동참하여 머나먼 신화의 세계를 지금 이곳으로 불러온다. 마음의 원형이자 정신의 체현으로서 그리스 신들을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인의 심리적 드라마를 파고들어 분석한다. 신화학을 바탕으로 심리학을 더해 펼쳐 보인 참신한 시도다.
이번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올림포스를 대표하는 여섯 여신이다. 데메테르와 아테나를 통해서는 모녀와 부녀 사이의 끈끈한 결합에서 이어지는 빛과 그림자의 지형을 살핀다. 헤라를 거치면서 준엄한 혼인 서약을 맺은 뒤 펼쳐지는 부부의 세계를, 아르테미스를 경유하여 현대 여성에게 가장 미발달한 주제인 야성의 영역을 탐색한다. 아프로디테를 통해 아름다움과 사랑이 삶에 더하는 풍요를, 헤스티아를 통해서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중심을 잡고 온기를 지켜 나가는 지혜를 짚어본다. 기록으로 남은 신화에 구전 설화와 고고학적 증거까지 참조하여 여신들의 세계를 풍부하게 해석해낸다.
그렇다면 신화는 어떻게 지금 우리의 마음을 읽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과 이미지가 있는데, 이들은 시시때때로 충돌한다. 외부적으로는 이분법과 흑백논리가 횡행하는 시대라 이 복잡다단한 마음을 다뤄내는 것은 더욱 만만치 않을 터. 심층심리학자로서 필자는 우리 마음의 다양한 면면을 잘 수용할 때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에 다다를 수 있고, 삶을 바라보는 다층적 시각이 마련된다고 말한다. 다양한 신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인 신화는 우리의 다채로운 마음을 오롯이 수용하는 데 참조할 만한, 매우 유용한 텍스트가 되어준다.
그리스의 신들은 심각하게 다툼을 벌이다가도 이내 화해하곤 한다. 제멋대로인 듯하지만 각자 고유한 영역과 힘을 철저히 존중하고, 그러면서도 각기 온전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것들이 만들어내는 조화, 그것이 올림포스의 이상이자 그리스 신화의 본질이라고 필자는 말한다. 그리스 신들의 세계를 거울삼아 복잡다단한 내면에 있는 각각의 힘들을 그 자체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이들 사이의 조화를 모색하려 한다면, 그렇게 내딛는 발걸음이 바로 마음의 오디세이아일 것이다. 신화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볼 때, 이제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신화를 통해 조명해본 여자의 일생
인간관계와 사랑, 지성과 야성, 아름다움과 온기에 대한 통찰
1장에서는 농업과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와 그 딸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상의 땅을 한껏 풍요롭게 만드는 여신에게 크나큰 고난이 닥치는데, 딸이 하루아침에 지하세계로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자식 잃은 어머니는 머리를 산발한 채 슬픔에 울부짖는다. 그런데 자식이란 어미 품을 떠나 세상에 홀로 발 디디면서 오롯한 존재가 되어가는 게 세상의 이치일 터. 즉 모녀의 단절은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면서 동시에 이들 모두에게 성숙과 거듭남의 계기이기도 하다. 어리고 천진했던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의 지하세계를 경험하면서 당당한 여왕으로 거듭나고, 데메테르는 품 안의 딸을 내보냄으로써 비로소 여인이 된 딸과 조우하게 된다. 이는 상실과 애도를 통한 전환과 성장의 드라마이자 뭇 여성의 생애를 보여주는 이미지일 것이다.
2장의 주인공은 폴리스의 수호신으로 잘 알려진 아테나다. 아버지 제우스의 머리를 박차고 태어난 이 여신은 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총명하고 강인하며 도전적인 딸이다. 이런 딸들은 지적 관심과 야망을 아버지와 공유하고, 가부장이 구축한 사회에서 성취를 이뤄낸다. 공동체와 문명을 만들고 다툼과 불화를 말로 다스려내는 아테나의 모습에서 성공한 여성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아테나에게도 그림자가 있는 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합리성과 정상성을 추구하는 이면에는 감정과 비이성적인 부분을 억압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아버지와 강하게 동일시하는 딸에게는 여성으로서의 자기 존재를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오기 마련이다. 필자는 이 지점을 살피기 위해 아테나의 또 다른 뿌리인 어머니 메티스에게 눈을 돌린다. 아테나가 아버지의 딸일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자산을 물려받았다는 것, 이를 이해할 때 비로소 아테나를 더욱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 다루는 헤라는 우리 삶에서 혼인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하는 여신이다. 혼인만큼 각자가 가진 욕망과 결핍이 격렬하게 드러나는 장이 또 있을까? 익히 알려져 있듯 제우스와 헤라는 치정과 질투를 되풀이하는데, 그 원인을 찾아 나선 필자는 이들 각각의 내면에 있는 불안의 정체를 탐색한다. 제우스는 왜 뭇 여성들에게 그리도 눈을 돌리는지, 헤라는 왜 제우스의 여자들에게 날카로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는지 말이다. 이에 더해 필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내’로서의 헤라뿐 아니라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에게 사로잡힌 채 살아야 했던 헤라, 고향으로 돌아가 홀로 침잠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헤라의 이야기를 건넨다. 그렇게 헤라를 한 여인으로서 이해하는 길을 터준다. 이는 준엄한 혼인의 시련을 겪지만 자신을 들어다보며 충만해지는 헤라의 궤적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여성의 야성과 자유를 일깨우는 이미지는 4장에서 다룰 아르테미스에게서 찾아본다. 이 여신은 여성이 자신의 몸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자유롭게 신체적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성이 겪는 가장 큰 몸의 경험은 출산과 양육일 텐데, 아르테미스는 이 강렬한 체험이 여성의 건강한 본능의 발현임을 상기하게 한다. 한편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의 위기를 통해 인간이 탐할 수 없는 자연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절실히 느끼고 있는바, 필자는 우리의 내면에도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독립적인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사회적 요구에 짓눌려 내면의 목소리를 지키는 길을 찾지 못한 여성들에게 건네는 조언이다. 길들임에 저항하고 마음의 야성을 지키면서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자유를 찾으려는 이들에게 아르테미스는 그 방법을 일깨워줄 것이다.
미의 여신으로 잘 알려진 아프로디테는 5장에서 다룬다. 아르테미스와 아프로디테는 정신의 대조적인 두 에너지라 할 수 있는데, 아르테미스가 홀로 있음의 자유를 상징하는 캐릭터라면 아프로디테는 관계의 미학을 보여주는 원형이다. 필자는 아프로디테로 체현되는 아름다움이 단지 외적인 것만이 아니라 치유력을 갖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인간이란 그 어떤 아름다움에 매혹될 때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헌신하며 이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 존재임을 역설한다. 그러면서 필자는 부드럽고 우아하고 여신 아프로디테를 살육하고 파괴하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 견준다. 정열적인 다혈질의 이들 두 신을 통해서 현대인에게 가장 억압되어 있는 원형적 힘인 성과 사랑의 비밀을 들여다본다.
마지막 주인공은 여섯 여신 가운데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그러나 내면에 굳건함을 지닌 헤스티아다. 이 여신에 대해 회자되는 신화나 남겨진 유물은 거의 없지만, 우리 내면의 구심점으로서 여신을 탐색한다. 집 안의 한가운데 있는 화덕과 공동체의 불을 관장하는 헤스티아는 안전과 평화를 지킨다.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소담한 이야기가 오가는 공간, 모험 끝에 귀환할 수 있는 고향과 집의 상징이 바로 헤스티아다. 여신은 뚜렷한 빛깔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여신이 만들어내는 구심점이 없을 때 우리는 마음 둘 곳을 잃고 헤매게 된다. 이 존재의 소중함을 잘 알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만찬의 첫 잔과 마지막 잔 건배사를 언제나 ‘헤스티아를 위하여’라 했다. 이 책을 통한 마음의 오디세이아를 끝맺는 자리에 헤스티아를 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고혜경

신화학 박사이자 그룹투사 꿈작업가. 현재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퍼시피카대학원에서 신화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클랜드 창조영성대학원에서 제러미 테일러 박사에게 그룹투사꿈작업을 배웠다. 인류 최고의 정신 유산인 신화를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읽어내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또한 한국 사회의 집단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밑거름을 만드는 데, 그리고 그룹투사꿈작업을 이끌며 이 땅에 꿈 친구를 늘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신화와 설화 등을 통해 동시대의 우리를 탐색해본 저작으로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가 있으며, 심층심리학을 바탕으로 내면세계를 다채롭게 조명해본 저작으로 『나의 꿈 사용법』 『꿈에게 길을 묻다』 『꿈이 나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여신의 언어』 『신화로 읽는 남성성, He』 『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라』 등 해외의 주요한 신화 및 심층심리학 저작을 번역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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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마음 오디세이아 1
    그리스 여신들의 자취를 따라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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