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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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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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셜록 홈스 이야기의 정수를 담은 단편집.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이야기들 중에서도 걸작으로 평가받는 유명한 단편들이 담겨 있으며, 홈스가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된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한 동료 왓슨 박사와 함께 범죄의 거리 곳곳을 누비며 기기묘묘한 사건들을 추적하는 홈스의 놀라운 활약상이 펼쳐진다.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추리 단편집〉으로 손꼽히는 아서 코넌 도일의 역작.
신랑의 정체
빨강 머리 연맹
보스콤 계곡의 수수께끼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입술이 뒤틀린 남자
푸른 석류석
얼룩무늬 띠
기술자의 엄지손가락
독신남 귀족
녹주석 코로넷
너도밤나무 저택
역자 해설: 〈셜록 홈스〉라는 우주
아서 코넌 도일 연보
내 생각에 홈스는 기계처럼 완벽하게 추리하고 관찰하는 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인간이지만, 연인으로서는 서투르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비웃거나 조롱하지 않고 무언가 부드러운 정서를 드러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관찰자로서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인간의 감춰진 동기와 행위를 드러내는 데 탁월한 도구가 되니까. 그러나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데 훈련된 사람이 섬세하게 균형 잡힌 정신에 그런 감정이 끼어들 여지를 두면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요소가 침입해, 모든 정신적 결과물이 의심을 살 수도 있는 일이다. 홈스 같은 사람에게 강렬한 감정이란 예민한 악기에 모래알이 들어갔다거나 그가 사용하는 고배율 확대경에 실금이 가는 것 이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터였다.
- 「보헤미아 스캔들」, 9~10쪽
삶이란 우리 인간 정신이 창조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기기묘묘한 거라네.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상사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 만약 자네와 내가 손잡고 창밖을 날아 이 거대한 도시의 하늘을 떠다니며, 집집마다 지붕을 슬며시 걷어 내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엿볼 수 있다고 해보자고. 이상한 우연의 일치들, 온갖 꿍꿍이들, 엇갈린 의도, 그리고 대를 이어 작용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상한 사건들을 엿볼 수 있다면, 상투적이고 결론이 빤한 소설들은 그에 비해 너무나 식상하고 부질없어 보일 거야.
- 「신랑의 정체」, 47쪽
부드럽게 미소 띤 얼굴이며 꿈꾸듯 나른한 눈은 수색견 홈스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 가차 없고 예리하며 유능한 범죄 수사관은 온데간데없었다. 홈스에게는 서로 다른 두 성격이 번갈아 나타났는데, 극단적일 만큼 정확하고 기민한 모습은 어쩌면 이따금 나타나는 시적이고 명상적인 기질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몰랐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기질 때문에, 그는 한없이 무기력하다가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에너지를 내뿜곤 했다. 즉흥적으로 곡을 연주하거나 고딕체로 쓰인 고서들에 파묻혀 며칠이고 계속 안락의자에서 빈둥거릴 때만큼 그가 무서워 보일 때가 없었다. 그런 다음이면 어김없이, 갑자기 범죄자를 추적하겠다는 열망에 휩싸여, 놀라운 추리력이 직관의 수준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런 추리 방법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마치 인간이 알 수 없는 지식을 가진 사람을 목격한 듯 미심쩍게 그를 바라보게 된다.
- 「빨강 머리 연맹」, 97쪽
「이맘때치고는 날이 좀 춥습니다.」 홈스가 말했다.
「그 아이가 뭐라고 했냐니까!」 노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크로커스는 만발할 거라지요.」 내 친구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하! 아주 날 무시하는 거야?」 우리의 새 방문객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사냥 채찍을 흔들었다. 「난 네가 누군지 알아, 이 건달 같은 놈! 네 얘기를 들은 적 있지. 참견쟁이 홈스잖아.」
내 친구가 미소를 지었다.
「간섭꾼 홈스!」
친구의 미소가 커졌다.
「런던 경찰국의 건방진 똘마니 홈스.」
홈스가 껄껄 웃었다. 「말씀 정말 재미나게 하십니다. 나가실 때는 문을 닫아 주시죠, 바깥바람이 차서요.」
- 「얼룩무늬 띠」, 265~266쪽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셜록 홈스 이야기의 정수를 담은 걸작
아서 코넌 도일의 단편집 『셜록 홈스의 모험』이 오숙은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82번째 책이다.
아서 코넌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스〉는 명실상부하게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강렬한 탐정 캐릭터다. 도일의 홈스 시리즈가 독자들을 열광적으로 사로잡은 이후, 셜록 홈스는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에서 끊임없이 재창조되며 큰 사랑을 받아 왔다. 2012년 5월 14일 기네스 세계 기록은 셜록 홈스를 문학 작품 속 캐릭터 가운데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묘사된 인물로 등재한 바 있으며, 1900년 셜록 홈스에 관한 첫 영화가 만들어진 이후 홈스는 스크린과 텔레비전 화면에 250회 이상 묘사되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셜록 홈스는 대중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아 온 캐릭터라고 할 수 있으며, 그동안 무수히 등장한 패러디와 혼성 모방을 생각하면 셜록 홈스는 이미 하나의 유니버스를 구축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셜록 홈스의 모험』(1892)은 셜록 홈스 시리즈 중 첫 단편집으로,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추리 단편집〉으로 손꼽히는 역작이다. 홈스가 등장하는 이야기들 중에서도 그 정수로 평가받는 유명한 단편소설들이 담겨 있으며, 셜록 홈스가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된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서 코넌 도일은 1891년 7월부터 월간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이 이야기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홈스가 등장하는 첫 장편소설 『주홍색 연구』(1888)와 두 번째 장편소설 『네 사람의 서명』(1890)이 이미 발표된 후이기는 했지만, 『스트랜드 매거진』에 한 달에 한 편씩 연재된 이 단편소설들은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첫 편인 「보헤미아 스캔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고, 덕분에 잡지의 판매 부수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자 허버트 그린호 스미스는 이 원고들을 살펴본 순간 〈애드거 앨런 포 이후 가장 위대한 단편소설 작가가 등장했음을 당장에 깨달았다〉고 전한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1년 후 이 작품들을 단행본으로 묶어 펴낸 『셜록 홈스의 모험』은 홈스라는 캐릭터의 인기를 불씨처럼 더욱 널리 퍼뜨렸다. 홈스에게 매료된 독자들은 그를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라고 믿기까지 했다.
도일이 쓴 셜록 홈스 시리즈는 장편소설 4편, 단편소설 56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단편소설 12편이 『셜록 홈스의 모험』에 실려 있다. 홈스가 〈그 여자〉라고 칭하는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하는 「보헤미아 스캔들」, 빨강 머리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수수께끼의 연맹 뒤에 도사린 범죄를 다룬 「빨강 머리 연맹」, 결혼식 당일 갑자기 종적을 감춰 버린 신랑의 정체를 파헤치는 「신랑의 정체」, 죽음의 예고장처럼 배달되는 불길한 오렌지 씨앗의 비밀을 쫓는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세상에 하나뿐인 보석을 삼킨 거위의 비밀을 추적하는 「푸른 석류석」 등 기묘한 미스터리를 명쾌한 추리로 풀어 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영원한 동료 왓슨 박사와 함께 범죄의 거리 곳곳을 누비는 셜록 홈스의 놀라운 활약상이 펼쳐진다.
이 책을 옮긴 오숙은 번역가는 홈스의 냉철함을 보여 주는 도일의 문장들을 생생하고 능숙한 우리말로 옮겼다. 번역 저본으로는 Arthur Conan Doyle,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8)를 사용했다.
작가정보
Arthur Conan Doyle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탐정 〈셜록 홈스〉를 창조하여 전 세계의 독자들을 열광시킨 소설가. 1859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1876년 에든버러 대학교 의과 대학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 의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집필 활동을 했다. 1887년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첫 작품인 장편소설 『주홍색 연구』를 발표했고, 1890년 두 번째 장편소설 『네 개의 서명』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1891년 7월부터 월간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홈스가 등장하는 단편소설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셜록 홈스 이야기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1년 후 이 작품들을 묶어 단편집 『셜록 홈스의 모험』(1892)을 출간했다. 이 책으로 도일은 명실상부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홈스라는 캐릭터의 인기를 불씨처럼 널리 퍼뜨리게 되었다. 독자들은 냉철한 성격과 탁월한 재능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홈스의 모습에 매료되었고,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라고 믿기까지 했다.
1894년 두 번째 단편집 『셜록 홈스의 회상』을 출간했으나, 이제 홈스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다른 책을 집필하길 원했던 도일은 이 책에 수록된 마지막 단편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스의 죽음을 그렸다. 그러나 홈스를 살려 내라는 수천 통의 항의 편지가 빗발쳤고, 결국 독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홈스를 다시 부활시켜야 했다. 이후 홈스의 활약상을 담은 『바스커빌가의 개』(1902), 『셜록 홈스의 귀환』(1905), 『공포의 계곡』(1915) 등을 발표했다. 도일은 1887년부터 1927년까지 장편소설 4편과 단편소설 56편으로 구성된 홈스 시리즈를 집필했다. 그 외에도 역사 소설, 모험 소설 등 여러 분야의 작품들을 출간했으며, 의료 활동을 하며 의학서와 르포를 남겼다. 1930년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번역 오숙은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브리태니커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의 『정글 북』,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러시아 기행』, 『토다 라바』, 조르지 아마두의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 움베르토 에코의 『궁극의 리스트』, 『추의 역사』, 레슬리 제이미슨의 『공감 연습』, 『리커버링』, 아자 가트의 『문명과 전쟁』(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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