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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2: 한 잔 더 생각나는 날

하라다 히카 지음 | 김영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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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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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58.51MB)
ISBN 9788954699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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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2: 한 잔 더 생각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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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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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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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지킴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쇼코. 퇴근 후 그녀가 점심을 고르는 기준은 단 하나. 술과 궁합이 맞느냐, 안 맞느냐! 도움이 필요한 타인의 곁을 밤새 지켜주고 낮에 퇴근한 그녀에게 힘을 주는 건 ‘맛있는 밥’과 ‘시원한 술 한 잔’. 누군가의 밤을 지켜주며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도 치유받는 것을 느끼면서, 쇼코는 오늘도 몸과 마음을 든든히 한다.

하라다 히카, 일상에 작은 특별함을 심고 보편의 희망을 거두다
섬세함과 속도감을 아우르는 감각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작가

하라다 히카는 소설 『낮술』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일본 여성 작가다. 2006년 방송 시나리오 작가로 경력을 쌓았고, 2007년 「시작되지 않는 티타임」으로 제31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한 뒤 방송과 문학계의 글쓰기를 병행하며 스무 종 이상의 장편소설과 소설집을 발표했다. 하라다 히카가 주로 그리는 소재는 독특한 직업, 사연을 지닌 여성, 그리고 음식이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저마다 경제적 고민을 안고 돈을 모으려는 여성들의 일상을 실감나게 그려 현지 판매 65만 부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낮술』 시리즈(전3권) 역시 현지에서 17만 부라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하라다 히카를 주요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이 그 시점에서부터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성장해가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어떤 삶이든 살아 있는 한 희망이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이 소설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낮술』 옮긴이의 말에서)

소설 『낮술』 시리즈는 작가가 주로 다뤄온 직업, 여성, 음식이라는 세 가지 소재와 그녀의 작가적 강점이 전부 응집된 작품이다. 주인공 쇼코가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하는 식당들은 실제 존재하는 곳이며, 주인공의 처지에 알맞은 식당을 찾아 정밀하게 취재한 기록과 작가의 실제 경험 등이 더해져 한층 생생하고 현실감 넘치는 작품이 탄생했다. 취재 기간에는 맛깔나는 점심에 술까지 곁들이고 나면 오후에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오전에 그날 할일을 전부 마쳐야 했다는 작가의 에피소드나, 독자들이 소설에 등장하는 식당에 찾아가 주인공과 같은 음식을 즐기고 난 리뷰들이 화제가 되었다. 식욕과 즐거움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다른 한 축에는 상실을 경험한 주인공이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전개되면서, 작가가 추구하는 희망과 가능성의 메시지가 읽는 이의 마음에 자연히 가닿게 한다.
첫번째 술, 닭꼬치덮밥, 오모테산도
두번째 술, 가쿠니덮밥, 아키하바라
세번째 술, 스파게티그라탱, 닛포리
네번째 술, 햄버그스테이크, 고텐바
다섯번째 술, 초밥·구운 샤오룽바오·미즈타키 소바·밀크셰이크, 이케부쿠로·쓰키지
여섯번째 술, 샌드위치, 진보초
일곱번째 술, 야키니쿠, 나카메구로
여덟번째 술, 가라아게덮밥, 나카노
아홉번째 술, 돈코쓰 라멘, 시부야
열번째 술, 초밥, 도요스

‘그래, 그거야. 닭꼬치덮밥. 얼마 전부터 계속 먹고 싶었잖아. 닭고기를 꼬치에서 이로 쏙 빼서 먹고 생맥주를 꿀꺽꿀꺽 마시고 싶다. 그런데 혼자 꼬치구이집에 가긴 좀 어렵단 말이지. 집에서 그럴싸하게 만들기도 어렵고. 하지만 점심 메뉴로 파는 닭꼬치덮밥이라면 혼자서도 먹을 수 있으니까.’ (32p)

돼지고기 본래의 감칠맛과 단맛으로도 충분하건만 달짝지근하게 졸이고 기름기를 제거해 맛있는 조림을 만들고, 그걸 또다시 튀겨서 기름기를 더하다니. 게다가 담백한 달걀을 추가해 “너무 달지도 않고 딱 좋네”라니. 그러고는 흰밥의 단맛을 곁들이고, 와인의 쌉싸름함으로 조화를 이루고…… ‘더했다가 뺐다가, 다시 더했다가 빼고. 그러다 언젠가 신의 벌을 받지…… 하지만 그 벌을 받기 전까지는 마음껏 이 맛을 즐기고 싶다.’ (60p)

“이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그저 열정을 들려달라는 거지. 음식과 술 얘기를 듣고 그 열정을 받아들이면 나도 아직 살아갈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어요.” “알겠습니다…… 지방이 풍부한 정어리를 입에 넣자 기름기가 사르르 녹는 것 같았어요. 비린내가 거의 없으면서 살이 부드럽고 아주 가벼웠죠. 그런데 저는 아주 약간의 비린내와 기름진 식감을 잊어버리기 전에 그 뒤를 쫓듯 찬술을 마셨어요……” 쇼코는 그 순간 혀 위로 느낀 감촉을 떠올렸다. (154p)

“언제든지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든지, 라는 건 없어요.” 히다는 괴로운 듯 말했다. “모든 것이 그래요. 당신은 분명 지금 여기 있는 것들, 당신 수중의 것들이 언제까지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아요. 그걸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정말 짧거든요. (159p)

직경이 햄만한 소시지에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덩어리가 들어간 아우프슈니트, 생햄 등의 육류를 얇게 저민 것, 양상추와 토마토 등의 채소, 흑빵이 한 접시에 모여 있었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한 접시였다. (…) 부드러운 다진고기 속에 오독오독한 식감이 즐겁다. 브라우마이스터 맥주와도 물론 잘 어울린다. 내내 미사키 일만 생각했던 쇼코에게 조금 위안을 주는 음식이었다. (199p)

“언제부터 그렇게 다른 사람 인생에 참견하게 됐어? 우리는 그저 지킴이일 뿐이야. 그냥 밤에 집으로 가서 사람을 지켜봐주고 아침에 돌아오면 되는 거야. 그걸로 충분하다고.” 다이치는 전에도 말했던 주장을 되풀이했다. “네 말대로라면 그뿐이겠지만, 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거야? 언제까지 계속될 거라고 생각해? 언제까지 어린애처럼 너희 가업이나 가메야마 사무실에서 도망치기만 할 건데?” 쇼코가 고함을 치자 다이치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264p)

‘나는 어디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어떤 도움을 받고 싶은 걸까.’ (…) 쇼코는 모토하코네의 병원에 있을 모토코 씨를 생각했다. 마나부도, 그리고 미사키도,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길이 보일 것 같았다. 그러니 오늘은 그냥 이 가라아게를 하이볼과 함께 삼키기로 했다. (276p)

“아, 퇴근하고 마시는 맥주는 역시 각별하단 말이야.”
‘밤의 지킴이’라는 독특한 직업과 맛깔나는 ‘낮술’의 어울림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고 낮에 퇴근하는 이른바 ‘지킴이’ 일을 하는 삼십대 여성 쇼코. 하루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점심에 맛있는 음식과 거기에 어울리는 술 한 잔을 곁들이는 행복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의뢰인이 사는 곳에 따라 매번 퇴근하고 점심을 먹는 지역이 다르고, 식당 외관이나 맛집 사이트에 의존해 메뉴를 고르지만 쇼코가 음식과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은 어느 미식가 부럽지 않다. 동네의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기쁨, 오감을 총동원해 한입 가득 먹는 음식, 꿀꺽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그날의 피로까지 씻어주는 시원한 술 한 잔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그 짜릿한 활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밤 10시경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잠을 자지 않고 밤새 지켜봐주는 것이 지킴이의 주 업무다. 다만 시간이나 일의 내용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 치매 증상이 있는 개를 지켜봐주거나, 여자랑 한 공간에 같이 있는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는 성격 고약한 부자 남자의 자랑을 들어줄 때도 있다. 어지간한 일은 대부분 수락하지만 성적인 서비스는 어떠한 경우라도 거절한다(라고, 사장 다이치가 노년 커플의 섹스 장면을 지켜봐달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곧바로 정해버렸다). (15p)

『낮술 2 한 잔 더 생각나는 날』에서는 좀더 다양한 의뢰인과 사연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일한 자녀가 해외에 거주해서 병원 검진에 함께 가줄 사람이 필요한 노년 여성, 부모가 야간에 일하는 바람에 돌봄이 필요해진 아이, 암이 생겨 더는 미식을 즐기지 못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와 음식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소설가, 사이버 불링을 당해 밤새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여성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거나 혹은 조금 독특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1권에서 등장했던 인물들 중 여전히 주인공 쇼코와 인연을 지속하는 이들의 새로운 이야기도 준비되어 있다.

“오히려 슬플 때 먹고 싶은 맛, 엉엉 울고 난 뒤 나 자신을 위로할 때 먹고 싶어.”
맛있는 기쁨, 소중한 인연, 그 안에서 우리 마음은 조금씩 튼튼해진다

주인공 쇼코는 ‘밤의 지킴이’라는 일에 익숙해지고 요령도 터득하면서 자기 스스로도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예전 같았으면 당황하거나 동요했을 일들에 조금은 의연해지고, 다양한 의뢰인들을 좀더 폭넓게 이해하면서 자기 자신의 고집이나 미숙한 면에 대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자투리 고기이다보니 부위는 갈비인지 등심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어쨌든 마블링이 잔뜩 들어가 꽤 기름지다. 이것도 겉면만 살짝 익히는 정도로 구웠다. (…) 으음, 혀도 뇌도 음미하고 있다. 기름기와 단맛, 인류를 추락시키는 마성을 지닌 궁극의 맛. ‘너무 맛있어서 안 되겠어. 벌써 머리가 어질어질하다고.’ (…) ‘이쯤 되면 오히려 슬플 때 먹고 싶은 맛이다. 엉엉 울고 난 뒤 나 자신을 위로할 때 먹고 싶어.’ 그러자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에 되살아났다. (…) ‘일단 미사키부터. 필요하다면 소타에게도 의논해야지. 그애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내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그러고서 가도야 씨를 찾는 거야.’ 근래에 보기 드물게 불끈 힘이 났다. 쇼코는 마지막 고기 한 점을 석쇠에 올렸다. (239p)

한 가지 주요한 변화는, ‘밤의 지킴이’라는 일을 바라보는 쇼코의 시각이다. ‘의뢰인의 상황에 절대 간섭하지 않고 오로지 의뢰받은 일만 행한다’는 애초 이 일의 취지를 고수하지 못하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면서 사장 다이치와 갈등을 겪지만, 쇼코는 결국 그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자신의 마음을 따르기로 한다. 용기를 내서 자기 마음과 생각을 따르는 것이 결국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작가정보

原田ひ香
1970년 일본 가나가와현 출생. 2006년 『리틀 프린세스 2호』로 제34회 NHK 창작 라디오 드라마 각본 공모전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방송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2007년 『시작되지 않는 티타임』으로 제31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고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방송과 문학을 아우르는 감각으로 일상적 소재를 섬세하고도 속도감 있게 그려냄으로써 폭넓은 세대의 호응을 받으며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낮술』(전3권)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76세 기리코의 범죄일기』 등이 있다.

상명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 근현대문학으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탱고 인 더 다크』 『엄마가 했어』 『신을 기다리고 있어』 『결국 왔구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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