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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허휴정 지음
생각속의집

2022년 10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8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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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12MB)
ISBN 9791186118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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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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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으로 되지 않는 날, 몸이 다가왔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작고 느릿한 몸챙김 이야기

마음대로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마음이 최선을 다할수록 몸은 더 힘들어했다. 이런 몸의 소리를 마음이 외면하자, 우울이 찾아오고 공황도 경험했다. 이 책의 저자이자 10년차 정신과 의사에게 일어난 이야기다. 저자는 출산을 앞두고 갑자기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우울과 좌절감 등 부정적인 감정에 빠진다. 몸이 마음에 휘두른 위력은 생각보다 거세고 강력했다. 저자는 마음은 마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요가를 배우며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 탓에 정작 스스로 내 몸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몸을 자기만의 감각과 움직임으로 찾아나갈 때, 가장 편안하고 자기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도 자신의 몸을 직접 느껴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자책과 판단을 내려놓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가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고백한다.

“내 몸은 다른 누군가의 몸과 똑같지 않다. 그래서 내 몸의 감각으로 나만의 움직임을 찾아나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나에게 최적화된 움직임으로 살 때, 가장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_54쪽
추천의 말 : 살아 있다는 것은 움직이는 것이다
프롤로그 : 마음만으로 되지 않던 날, 몸이 다가왔다

Chapter 1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였다
움직이지 못하자, 우울이 찾아왔다 : 움직임과 우울증
몸을 지배할 수 있다는 착각 : 거식증과 통제욕구
정신과 의사와 엄마 사이 : 정체성과 몸의 변화
좌골아, 너 거기 있었구나 : 보이는 몸과 느끼는 몸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 자기비난과 긴장
나만의 움직임을 찾아서 : 소마틱스
내 몸으로 돌아오는 시간 : 몸챙김
몸 안에 숨길 만들기 : 스트레스와 공황
더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 열등감과 몸
아무것도 하지 않기의 충만함 : 몸의 이완

Chapter 2 몸에 귀 기울일수록 마음이 선명하게 보였다
무력감을 건너는 법 : 반추와 걷기
혼자 애써온 나의 몸에게 : 자기돌봄
몸짓이 그 사람이다 : 감정과 움직임
누군가의 몸이 내게 온다는 것 : 접촉과 온기
몸이 즐거워하는 순간 : 놀이와 몸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 연결감과 몸
포기는 새로운 가능성 : 포기와 수용의 차이
항상 나를 지지해주는 바닥 : 안정감과 몸
내 얼굴로 살기 위하여 : 자기다움
발걸음이 춤이 되는 순간 : 리듬과 몸

Chapter 3 지금 여기, 움직이는 내가 있어
말하지 않고 느껴지는 것 : 몸의 언어
고통 한가운데서 일어나기 : 트라우마와 그라운딩
과거에서 빠져나와 지금 여기로 : 회복탄력성
마음이 힘들 때 몸이 보내는 신호 : 마음의 신체화
몸은 삶을 담는 그릇 : 삶에 대한 존중
몸의 민낯 앞에서 : 연민과 몸
서로 다른 공간에서 움직이는 몸들 : 연대감과 몸
움직임이 주는 위로 : 상처와 몸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 지속가능한 몸
지금 여기, 춤을 추는 내가 있어 : 몸과 마음, 그리고 삶

에필로그 : 어떤 순간에도 몸이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감사의 말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몸을 잠식하는 병’이기도 하다. 우울증에 걸리면 몸이 마치 배터리가 방전된 기계가 된 듯 움직임이 둔탁하고 느려지며, 목소리는 가라앉고 작아진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은 때때로 죽은 사람처럼 꼼짝도 않고 침대에 누워서 지내곤 한다. 한마디로 ‘의미 있는 움직임’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선생님,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늘 어깨와 턱에 잔뜩 힘이 들어가요. 긴장해서 그런가 봐요.” 사실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몸은 그저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종잇장처럼 몸을 접으라고 안내한 적이 없었다. 그 자세는 단지 마음이 상상한 것뿐이었다. 상상처럼 되지 않는다고 몸이 잘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항상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원하지 않는 결과를 마주했을 때, 자책하는 것은 내 오랜 마음의 습관이었다. 근거 없는 자책은 내 몸을 쉽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내 몸 안에 심장이 뛸 수 있도록, 자유롭게 숨이 오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뿐이었다. 그러면 내 몸 안의 많은 것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상태를 찾아갔다. 몸 안에서 숨 쉴 공간이 생기자, 마음도 그 공간에서 함께 숨 쉴 수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나와는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마음도, 아직은 회복될 준비가 되지 않은 환자들의 마음도 지금은 딱, 거기까지라는 것을 알게 되자, 나머지를 편안하게 내려놓고 기다릴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삶을 감당해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내 몸은 늘 할 수 없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기억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열등감의 기억들은 몸으로 하는 모든 행위에서 즐거움을 빼앗아갔다. 남보다 4센티미터를 더 몸을 뒤틀어 보듯 나는 뭔가를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해서 더 잘해보려고 애쓰면서 살았다. 시험 점수를 더 받아야 했고, 논문을 더 많이 썼어야 했고, 그것도 모자라 더 예뻐 보이기 위해 덜 먹고, 더 운동하려고 했다.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열등감은 나를 성과에 집착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나를 긴장하고 지치게 만들었다.”

“다시 그라운딩을 하자, 그녀의 자세는 폭풍에도 쉽게 부러지지 않을 나무처럼 흔들거리다가 곧게 일어났다. 숨도 부드러워졌다. 치료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나는 그녀가 바보가 아니라 누구보다 지혜롭고 강인한 여성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고통을 피하지 않고 누구보다 치료에 열심히 임했다. 그녀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작고 부드럽게 자세를 변화시켜가면서 스스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 안에 스스로를 위로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희망’이라고 느꼈다. 그러면서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자신에게 사랑을 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한 시간 넘게 진료를 기다리는 중에도 끊임없이 죽고 싶다, 치료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간호사가 제 이름을 불렀는데,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내 다리가… 스스로 진료실로 걸어가고 있는 거예요. 아, 내가 살고 싶었나보다. 정말 살고 싶었나보다 생각했죠.” 그 순간, 울컥 가슴속에 뜨거운 것이 치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서늘해 보이는 그녀에게도 살아내야 한다는 뜨거운 힘이 숨어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녀의 마음은 순간순간 죽고 싶다고 했지만, 그녀의 다리는 온몸으로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마음이 모른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몸은 스스로 배워가고 있어요.” S선생님은 조바심을 느끼는 나에게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힘들 때에도 몸은 말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울한 마음이 다가오면 몸은 활기를 주는 움직임으로 나를 위로했다. 또 불안한 마음이 찾아오면 몸은 안정감을 주는 움직임으로 나를 다독였다. 그렇게 나는 몸으로 마음을 돌보면서 나에 대해 더 섬세하게 알아갈 수 있었다.”

“죽은 것은 움직이지 못한다.
오직 살아 있는 존재만이 움직일 수 있다.”
우리는 몸으로 숨을 쉬고, 걷고, 움직이며 살아간다. 몸은 기쁨과 슬픔을 움직임, 몸짓, 자세, 호흡, 표정, 걸음걸이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죽은 것은 움직이지 못한다. 오직 살아 있는 존재만이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살아 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출산으로 병원 침대 위에 온종일 누워 지내면서 지독한 우울을 경험한다. 이때 저자에게 찾아온 우울은 마음의 병이기보다는 움직이지 못하는 몸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 깊은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삶을 더욱 무의미하게 만들고, 급기야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그래서 저자는 삶이라는 무대 위 배우가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가 있더라도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몸이 마치 배터리가 방전된 기계가 된 듯 움직임이 둔탁하고 느려지며, 목소리는 가라앉고 작아진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은 때때로 죽은 사람처럼 꼼짝도 않고 침대에 누워서 지내곤 한다. 한마디로 ‘의미 있는 움직임’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는 것이다.” _26쪽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몸은 온몸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환자들과 함께한 몸의 치유적 경험들
저자가 자기만의 감각과 움직임을 찾아나가는 시간은 마음에도 안정감을 주었다. 정신과 의사로서 저자는 이런 몸의 치유적 경험을 환자들과도 공유한다. 저자가 만나온 상당수의 환자들은 마음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신체 증상으로 어려움들을 호소했다. 공황장애의 경우, 불안과 긴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가령 숨을 쉬기 어려운 느낌,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등으로 힘들어하는데, 이런 경우 내과나 외과 등 다른 과를 거쳐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상담치료를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마음에서 생겨난 원인으로 나타난 신체증상이어도 마음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을 통해 드러난 증상을 마음이 아닌 몸을 통해 접근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환자들과 함께한 몸 작업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성폭행 생존자와 발바닥 감각을 느끼며 걷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모녀가 서로의 견갑골 부위에 손을 갖다 대며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날개뼈의 움직임을 느끼며 살아 있음에 감동한다. 또, 가정 폭력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환자와는 그라운딩을 하며 몸과 바닥과의 안정감을 다진다. 이처럼 극심한 마음의 고통은 몸에도 흔적을 남겨놓았지만, 저자는 우리 몸 안에는 살고자 하는 의지 또한 깃들어 있었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몸 안에 깃든 회복탄력성이다.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그저 뭔가를 해볼 수 있도록 따뜻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그 정도가 아닐까. 굳이 내가 무엇을 애써 하자고 강요하지 않아도, 팔을 잡아당기며 어서 일어나라 채근하지 않아도 그분들은 자기만의 힘으로 그 공간에서 일어서서 움직이곤 했다.” _173쪽

“애쓰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움직임으로 살기로 했다.”
열등감, 자기비하,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당신에게 몸이 전하는 이야기
심리학자 폴 길버트는 끊임없는 자기비난이 우울, 불안, 수치심 등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저자는 일이 잘못되면 자책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어깨와 턱에 힘이 들어갔다. 몸이 긴장해서 얼어붙고 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얼어붙은 몸과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저자는 자기비난의 선글라스를 쓰기 시작하면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며,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몸의 이런 반응을 통해서 자기 자신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나 자신과 잘 지내는 것이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어쩌면 자신을 가장 미워하고 괴롭히는 것은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나 자신과 잘 지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저자의 말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잘 돌보며 나만의 움직임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이 책에서 내 몸에 귀 기울이며 나를 돌보는 것이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라고 알려준다.

“이 움직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더 크게 더 많이 뻗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애쓰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긴장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근육이 스르륵 풀리자, 이제 몸은 알아서 부드러운 자신만의 움직임이 일어나는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_49쪽

작가정보

저자(글) 허휴정

10년차 정신과 전문의이자 현재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타고난 몸치여서 몸에 대한 열등감이 많다. 몸으로 하는 일에 자신이 없어 머리로 하는 공부에 매진하다가 결국 마음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몸으로’깨닫고 있다. 트라우마 이후 나타나는 몸과 마음의 다양한 변화들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마음과 연결되어 있는 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좋은 요가 선생님을 만나 타인이 보는 몸이 아닌, 나만의 관점에서 내 몸의 감각과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신체 작업인‘소마틱스’를 접하고, 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 어려운 날들이면, 요가를 하거나 춤을 배우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저 몸과 함께 걷는다. 그러다보면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소마 움직임 프로그램 (Soma e-motion program)을 만들고 있고, 최근에는 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힘든 순간에도 춤추는 사람이 되어가기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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