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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김봉중 지음
다산초당

2022년 10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0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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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93.41MB)
ISBN 979113069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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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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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는 불과 25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사는 풍부하지 못하거나 흥미롭지 않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30개 도시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던 미국사의 큰 흐름과 섬세한 결이 보인다. 미국독립전쟁 당시에는 어떤 도시들이 주 무대가 되고 큰 활약을 했는지, 남북전쟁은 왜 발생했고 그 전후에는 어떤 맥락이 있었는지, 서부 팽창은 어떤 모험과 비극들로 미국사를 장식했는지 역사적 흐름을 이해함과 동시에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서 풍부한 지적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스페인 행로의 황무지에 들어선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 착각하게 만드는 과거의 도시 산타페까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색다른 미국 이야기가 생생히 펼쳐진다.
들어가는 글 - 거대하고 복잡한 미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

제1부. 북동부
01 보스턴 - 역사와 문화를 가득 담은 가장 미국적인 도시
02 프로비던스 - 반항과 자유, 관용과 예술의 도시
03 필라델피아 -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형제애의 도시’
04 뉴욕 - 아메리칸드림의 빛과 그림자, 세계 속의 도시
05 워싱턴 -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수도
06 볼티모어 - 두 개의 극단적인 이미지가 교차하는 미국 국가國歌의 태생지

제2부. 남동부
07 윌리엄스버그 - 식민지 시대 버지니아의 모습이 생생히 남아 있는 도시
08 찰스턴 - 남부의 정치, 경제, 문화의 일번지
09 애틀랜타 - 유토피아를 꿈꾸는 식민지, 새로운 남부의 중심지
10 마이애미 - 짧은 기간에 마법을 부린 도시
11 루이빌 - 서부 개척의 전설이 KFC의 성지가 되다

제3부. 중서부
12 시카고 - 새로운 미국의 심장, ‘바람의 도시’
13 밀워키 - 반항아들의 천국, 가장 미국적인 도시
14 디트로이트 - 자동차의 메카에서 파산한 도시로
15 세인트루이스 - 미국 팽창의 기점이 된 황금 노다지
16 캔자스시티 - 작은 프랑스 마을에서 마피아의 도시로

제4부. 중남부
17 휴스턴 - 텍사스의 황무지에서 글로벌시티로
18 뉴올리언스 - 크리올의 자부심과 전통이 묻어 있는 도시
19 덴버 - 로키산맥 남단의 가장 미국적인 개척 도시
20 산타페 -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 착각하게 만드는 과거의 도시
21 피닉스 - 황무지에서 ‘태양의 밸리’로의 성공 신화

제5부. 극서부
22 시애틀 - 성공 신화의 도시에서 ‘잠 못 이루는’ 문제의 도시로
23 샌프란시스코 - 골드러시의 도시에서 히피와 자유의 메카로
24 로스앤젤레스 - 자그마한 ‘천사의 도시’에서 미국 제2의 도시로
25 샌디에이고 - 호턴의 믿음이 현실로 된 아름답고 안전한 휴양 도시
26 라스베이거스 - 황무지의 ‘스페인 행로’에 들어선 세계 최대의 환락 도시

제6부. 기타 지역
27 래피드시티 - 서부 팽창이 낳은 인디언의 아픔이 새겨진 도시
28 솔트레이크시티 - 모르몬교도의 성지에서 가장 미국적인 도시로 성장한 곳
29 앵커리지 - ‘얼어붙은 황무지’에서 미국의 ‘마지막 프런티어’로 성공한 알래스카의 중심지
30 호놀룰루 - 사탕수수 농장에서 최고의 관광지가 된 도시

존 롤프는 담배 경작 외에도 버지니아 역사에서 매우 특별한 족적을 남겼다. 1614년 롤프는 포우아탄 원주민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와 결혼했다. 최초로 담배 재배를 성공한 바로 그해였다. 결혼 전에 포카혼타스는 기독교도가 되어 세례를 받았고 이름도 레베카로 바꿨다. 2년 뒤 롤프와 레베카는 런던을 방문했다. 이는 영국 전체의 뉴스거리가 되었다. 레베카의 일거수일투족은 영국인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포카혼타스는 1년 뒤 알 수 없는 병으로 사망하고 말았고 세인트 조지 성당에 묻혔다. 존 롤프와 포카혼타스 사이에 토머스 롤프라는 아들이 있었다. 토머스는 이후 많은 후손을 보았고, 그들은 버지니아 역사와 미국 역사에서 전설적인 롤프-포카혼타스의 혈통을 이어 갔다. 그중 한 명이 버지니아 정치인이자 대농장주였으며 버지니아 대학교의 총장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 랜돌프였다. 그는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장손으로, 그의 어머니가 제퍼슨 대통령의 장녀였다.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영부인 에디스 볼링 골트 윌슨은 포카혼타스의 9대 손이다. 1920년대 후반에 남극을 발견했던 리처드 에버린 버드도 롤프-포카혼타스의 후손이며, 그의 동생인 해리 플러드 버드는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까지 떠올랐던 인물이다. 버드 상원의원은 민주당이었지만 흑백 분리주의자로서 의회 내에서 강력한 인종주의 세력을 주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선조가 최초로 인종 간 결혼을 했던 롤프-포카혼타스임을 생각할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07 〈윌리엄스버그 - 식민지 시대 버지니아의 모습이 생생히 남아 있는 도시〉(89~90쪽) 중에서

1919년 미국 수정 헌법 제18조에 의해 연방 정부는 알코올 음료 생산과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시켰다. 하지만 금주법은 갱스터 시대를 열었다.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될 때까지 밀주 거래를 놓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벌어진 갱단의 세력 다툼은 크나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그 중심이 시카고였다. 시카고는 당시 가장 악명 높은 알 카포네가 할거했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카포네는 시카고에서 라이벌 갱들을 하나둘씩 제거하면서 밀주 사업은 물론 도박과 매춘 사업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장과 친분을 쌓았고, 특히 시칠리아계 이탈리아 경찰 조직망의 후원을 받아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는 막강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는 대공황이 발발하자 시카고 중심가에 무료 배급소까지 설치해서 배고픈 시민들에게 빵과 커피를 제공했다. 시카고 사람들은 그를 ‘대공황의 로빈후드’라고 칭송하기까지 했다. 얼굴에 새겨진 칼자국으로 인해 ‘스카 페이스’란 별명으로 더욱 유명해진 카포네의 얼굴은 시카고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임과 동시에 인기 스타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조폭들 간의 총격전과 살인 등은 시카고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그러다 1929년 알 카포네가 보낸 조직원들로 추정되는 갱단이 당시 버그스 모런이 이끄는 라이벌 조직 노스사이드 조직원 일곱 명을 쏴 죽인 이른바 ‘성 밸런타인데이 학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배후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카고 사람들은 이 사건의 배후에 알 카포네가 있다는 사실을 의심치 않았다.
-11 〈시카고 - 새로운 미국의 심장, ‘바람의 도시’〉(149~150쪽) 중에서

제2차세계대전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젊은이들과 예술가들 중심의 ‘비트 운동’ 혹은 ‘비트 제너레이션’으로 알려진 미국의 사회 및 문예 운동이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 웨스트와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노스 비치의 보헤미안 예술 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60년대에는 히피들이 헤이트-애시베리Haight-Ashbury에 모여들면서 빈티지 스타일의 의상 가게와 레코드 가게와 서점, 그리고 허름한 술집들과 다양한 취향의 음식점들이 혼재되어 있는 독특한 거리가 조성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히피 문화는 1967년 ‘사랑의 여름’으로 극치를 이뤘다. 전국적으로 10만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헤이트-애시베리 거리에 모였다. 100여 년 전 골드러시로 샌프란시스코가 미국 전역과 해외에서 몰려든 이주자들로 북적였다면, 이제 젊은이들이 평화를 외치고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헤이트-애시베리에 모인 것이다. 그들은 히피 의상을 입고, 베트남 반전 데모와 자유연애를 주창하는 대대적인 반문화 운동을 주도했다. 그중에는 전설적인 가수 지미 헨드릭스도 포함되었다. 지금도 그가 살았던 집은 거리의 랜드마크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1964년 《라이프》 잡지는 샌프란시스코를 ‘미국 동성애의 수도’라고 했으며, 실제로 지금까지 샌프란시스코에는 미국 내에서 인구당 가장 많은 동성애자가 살고 있다.
-24 〈로스앤젤레스 - 자그마한 ‘천사의 도시’에서 미국 제2의 도시로〉(285쪽) 중에서

거대한 미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
21세기에 들어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미국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 이토록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사는 미국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베트남전쟁 등 몇 가지 주제에 한정되어 있다. 역사적 인물도 조지 워싱턴, 링컨, 케네디 등 소수의 인물만 떠오를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전남대학교 사학과 김봉중 교수는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학에서 미국인들에게 미국사를 직접 가르친 바 있다. 거대하고 다양한 그리고 복잡한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도시로 읽는 미국사이다. 30개 도시를 선별해서 각각의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면서 작게는 그 주와 인근 지역, 크게는 미합중국의 합체를 모자이크처럼 완성해 보려는 시도이다. 30개 도시를 통해서 미국 역사와 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 다양함을 관통하는 미국적 가치와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자 함이다. 저자는 30개 도시들의 흥망성쇠가 담긴 역사를 통해 지식 교양과 재미 두 가지 덕목을 다 갖춘 콘텐츠를 담아낸다. 300컷이 넘는 풍부한 도판과 생동감 넘치는 문장이 미국 일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산업혁명의 심장에서 좀비들의 거리로, 필라델피아
1993년에 발표한 ‘필라델피아의 거리들’ 뮤직비디오에서 유명한 록 뮤지션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필라델피아의 거리를 걷고 있다. 그런데 화면 속 모습들에는 화려함보다는 암울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흑인들 사이를 지나치는 스프링스틴의 옷도 다 해져서 남루하다. 이 노래는 같은 해에 개봉된 영화 〈필라델피아〉의 O.S.T.이다. 동성연애자이며 에이즈 환자인 주인공이 죽어 가면서도 변호사로서 자신의 일을 꿋꿋이 처리하는 얘기를 다룬 영화이다. 왜 영화 제작자들은 필라델피아를 선택했을까. 미국 독립 기념관과 ‘자유의 벨’이 필라델피아의 상징이다. 식민지 시대부터 자유와 평등의 상징이었으며, 그 이상을 추구한 곳이 필라델피아였다. 필라델피아는 헬라어로 ‘형제애의 도시’이다. 동성애자이며 에이즈 환자인 주인공이 그를 향한 편견과 불평등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 필라델피아답다.
19세기 내내 필라델피아는 미국 산업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876년 세계 박람회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다. 미국 최초로 세계 박람회가 열린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세계 자본주의 강자로 급부상하는 미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떨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타자기, 재봉틀, 전화기와 같은 새로운 발명품에 매료되었고, 자유의 여신상의 일부가 될 손과 횃불 동상에 감탄했다. 무엇보다도 박람회의 수많은 건물과 전시물에 동력을 제공하는 어마어마한 증기기관에 압도당했다. 그러나 발전을 거듭하던 필라델피아는 1929년 대공황으로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대공황의 어두움이 걷히고 나서도 필라델피아의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다. 도심은 황폐화되어 갔고 백인 중산층은 도시를 빠져나갔다. 대신 남부에서 올라온 흑인들이 도심에 거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흑인 대이동의 중심지가 필라델피아였다. 미국 산업화가 필라델피아에 집약된 만큼 그것의 황폐화는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켄싱턴 거리는 마약에 중독된 ‘좀비의 거리’가 되고 말았다. 도로는 마약에 중독된 노숙자들로 가득하고, 그들은 마치 영화 속의 좀비 같은 괴이한 몸동작을 하고 있다. 세계 자본주의 최정상에 있는 미국의 모습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황무지에 들어선 세계 최대의 환락 도시, 라스베이거스
1931년은 라스베이거스 발전에 기폭제가 된 역사적인 해였다. 네바다주가 도박을 합법화했고, 이혼 필요조건으로서 거주하는 기간을 6주로 단축시켰다. 게다가 그해에 후버댐 건설이 시작되었다. 건설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라스베이거스 인구는 순식간에 5,000명 정도에서 2만 5,000명으로 불어났다. 라스베이거스 사업가들과 마피아 큰손들은 카지노와 쇼걸 극장을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후버댐 노동자들뿐만 서부 사람들 사이에 라스베이거스는 남자들의 환락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자 라스베이거스에는 화려하게 꾸민 호텔들이 들어섰다. 1957년에는 ‘밍스키의 폴리스’라는 최초의 토플리스 쇼가 공연되기 시작했다. 전후 라스베이거스의 성장에는 마피아의 역할이 컸다. 유대계 마피아 큰손이었던 ‘벅시’ 시걸이 1946년에 건립한 플라밍고 호텔이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1950년 이전에 건립된 호텔 중에서 아직까지 영업하고 있는 유일한 호텔이다.
1966년 추수감사절 휴일에 괴짜 억만장자 하워드 휴스가 라스베이거스의 ‘데저트 인’에 묵으면서 라스베이거스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데저트 인’은 1950년에 문을 연 호텔로서 당시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큰 9층짜리 호텔이었다. 그런데 휴스는 한 달 내내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주인이 강제로 쫒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휴스는 호텔을 사 버렸다. 그리고 계속 그곳에 머물렀다. 그는 이후 무려 4년 동안 호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그는 매니저들을 통해서 주변 호텔과 카지노를 사들였다. 그 매니저 집단은 모두 모르몬교도들이었다. 이들은 휴스의 ‘모르몬 마피아’로 불렸다. 휴스 자신은 모르몬교도가 아니었지만, 그들이 술, 담배, 도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고용했던 것이다. 2000년에 부동산 업자인 스티브 윈이 ‘데저트 인’을 매입했다. 이때도 모르몬 마피아가 개입했다. 2004년 윈은 유서 깊은 그 호텔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호텔 카지노를 건축했다. 그것이 지금의 윈-앙코르 호텔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최고의 휴가지가 되었다. 주변의 그랜드캐니언이나 옐로스톤 국립공원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검은 언덕에 남겨진 인디언의 쓰라린 아픔, 래피드시티
1874년, 사우스다코타의 검은 언덕에서 금이 발견됐다. 언덕의 입구에 위치한 래피드시티는 전국에서 몰려든 야심가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검은 언덕은 수족 계통인 라코타 부족의 오랜 생활 근거지였다. 미국 정부도 1868년 그 땅을 ‘파인 리지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서 백인들의 침탈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금이 발견되자 수많은 백인들이 ‘파인 리지 보호 구역’을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땅과 인디언들을 유린했다. 1876년 6월 25일~26일 ‘미친 말(크레이지 호스)’이 이끄는 수족 전사들과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미 연방군 간의 전설적인 리틀 빅혼 전투가 벌어졌다. 예상을 뒤엎고 ‘미친 말’의 대승이었다. 600명 규모의 커스터의 군대 중 무려 268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역사상 인디언 최대의 승리로 기억되는 전투이다. 하지만 사실상 인디언의 마지막 전투이기도 했다. 인디언 삶의 구명줄이었던 버펄로가 대륙횡단철도 건설 등 서부 팽창으로 사라지면서 인디언들은 계속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부족들은 하나둘 항복을 했고 결국 ‘미친 말’도 항복했다.
1890년 12월 9일, 미국 기병대는 ‘파인 리지 인디언 보호 구역’에 거주하던 수족을 무장 해제하려고 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젊은 전사 ‘검은 이리’는 총을 뺏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쳤고, 그 과정에서 한 발의 총알이 발사되고 말았다. 기병대는 인디언들이 공격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기관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약 300명의 인디언들이 사망했다. 기병대는 큰 구멍을 파서 인디언 사망자 시체들을 몰아넣었고, 부상자들을 방치한 채 떠나 버렸다. 이것이 미국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디언 학살 사건으로 기억되는 ‘운디드니 학살’이다. 학살에 가담한 20명의 미군들이 명예 훈장을 받았다. 2001년 미국 인디언 의회에서 그 메달을 비판하며 연방 정부가 그것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학살 현장은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었다. 학살 100주년 기념에 즈음해서 1990년 미 의회 상하 양원은 공식적으로 학살에 대한 ‘깊은 사죄’를 표명했다.

생동감 넘치는 문장과 풍부한 도판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는 ‘30개 도시로 읽는 역사 시리즈’ 중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30개 도시로 읽는 일본사》에 이은 세 번째 책이고 국내서로는 첫 번째다. 이후에는 《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30개 도시로 읽는 중국사》 등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서점 베스트 분야에서 역사서를 찾기는 어렵다. 인문서들 역시 외피를 인문학이라고 둘렀을 뿐 실제 내용은 에세이에 가까운 것이 많다. 30개 도시로 읽는 역사 시리즈는 도시와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역사에 접목시켜 대중들에게 인문 역사적 지식을 알리려는 시도이다. 생동감 넘치는 문장과 풍부한 도판으로 마치 여행을 하는 듯한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자 한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봉중

전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턴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톨레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학 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거대하고 복잡한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도시들의 역사를 살피는 시도를 한다. 30개 도시를 선별해서 각각의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면서 작게는 그 주와 인근 지역, 크게는 미합중국의 합체를 모자이크처럼 완성해 보려는 시도다. 도시를 통해 미국 역사와 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 다양함을 관통하는 미국적 가치와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그동안 저자는 미국의 정체성을 추적하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일반인들이 미국에 대한 올바른 식견을 가질 수 있도록 그간의 연구 결과를 대중화하는 일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하여 링컨, 경제 대공황, 베트남 전쟁, 미국 탄생의 비밀, 서부 팽창, 총기 규제, 마피아 등의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만큼 가까운 미국》,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 《독트린의 역사》,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A Thematic Interpretation of US History》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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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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