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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와의 대화

서울대 명예교수 한상진과 세계적 석학의 만남
한상진 지음
중민출판사

2022년 09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9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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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9.23MB)
ISBN 979119661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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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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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는 독일의 비판 이론 전통에서 출발했지만 영미의 자유주의와 실용주의 사조를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학문 분야나 학파를 초월해 보편적 타당성을 갖는 사상을 확립한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의 학문은 끊임없는 대화이자 자기 검증의 과정이다. 확신에 찬 이론의 독단이나 특권을 배제하면서 학문의 소명은 결국 상식을 갖춘 시민과의 열린 소통에 있다는 민주적 관점을 견지한다.
저자 한상진은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여러 차례 하버마스를 방문해 대화 및 인터뷰했고 탐방기를 썼다. 하버마스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는 보름 동안 모든 일정을 함께하면서 생동하는 인간 하버마스의 진면목을 경험했다. 이 책은 한상진과 하버마스가 나눈 모든 대화의 기록이다. 하버마스의 학문적 깊이와 폭, 이론적 논쟁의 배경과 뒷이야기,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뿐만 아니라 전문 서적에서는 찾기 힘든 인간적인 삶의 이모저모를 촘촘히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다.
머리말: 위르겐 하버마스, 그는 누구인가

〈하버마스를 인터뷰하다〉
1995년 한국 첫 방문을 앞두고
인터뷰: 동아시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생태계 문제와 비판 이론 |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 | 문화 변동과 정치 | 사회운동의 방향 | 현대 복합사회와 지속적인 민주화 요구 | 서구 자본주의의 미래 | 언술 정치와 대화의 제도화 | 이론적 논쟁들을 이끈 동기 | 탈현대 논쟁의 뒷이야기 | 한국 방문을 앞두고
에피소드: 백발이 성성한 하버마스와 플랫폼까지 달리다

1996년 출국 합동 기자회견
인터뷰: 한국 방문을 마무리하며 | 민족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 | 마르크스주의와 오늘의 서구 상황 | 정보화사회와 지식인의 역할 | 한국의 종교 문화와 근대화 | 비판 이론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 | 신보수주의와 한국 정치 | 공론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 | 남북 관계와 언론 개혁의 방향
에피소드: 하버마스 열풍, 연일 쏟아진 언론 기사들

1999년 새로운 세기의 시작
인터뷰: 사회적 불평등과 시민적 연대 | 지구적 통치에 대한 분석 | ‘공세적’ 제3의 길 | 오직 민주주의 틀 안에서 | 유교와 페미니즘 | 한반도 통일 문제 | 문명 간 의사소통의 필요성 | 미셸 푸코와의 만남
에피소드: 인터뷰 부담 없이 즐긴 한나절 티타임

2006년 미국의 패권 정치와 소통 정의의 조건
인터뷰: ‘진보’의 의미 | 사회 갈등과 소통 정의 | 미국의 바람직한 역할 | 합리주의와 인본주의에 대한 첨단 기술의 도전
에피소드: 소통 문제와 종교 논쟁 사이에서

2006년 기축 문명의 관점에서 본 유교와 불교
인터뷰: 불교에 대한 철학적 관심 | 21세기 종교의 역할 | 문화 간 대화의 여정 | 인권에 대한 공동체적 통찰 | 유교, 불교를 포함한 기축 문명의 발전 | 의사소통 행위 이론 | 기술 혁신 시대, 합리성과 인간성은 발전했는가 | 생활세계의 식민화
에피소드: 난해한 인터뷰 내용이 방대한 책의 출발점으로

2013년 동아시아의 미래, 한국이 연다
인터뷰: 동양 문화와 보편적 가치 | 17년 전 서울, 그리고 서울대학교 통일 강연 | 한반도와 독일의 차이 | 독일통일의 역설 | 변화하는 한반도의 상황 | 통일의 규범적 토대는 시민의 집합적 자유의지 | 위험에 빠진 동아시아와 한국의 역할 | 공론장과 정당의 문제 | 미디어의 역할
에피소드: 더 이상 인터뷰는 없다!

〈하버마스를 탐방하다〉
2008~2009년 두 번째 방문이 무산된 뒤, 비판 이론의 과제
탐방기: 두 팔을 벌려 필자 부부를 환영하다 | 여러 번의 초청 논의와 2007년 동아시아 방문 계획 | 동아시아 비판 이론의 현실 | 하버마스 비판 이론의 규범적 지향 | 독일 비판 이론의 방향
에피소드: 하버마스와 격의 없는 사이가 되어

2012년 소년 하버마스의 나치 경험과 과거 청산 시비
탐방기: 문제적 현실에서 하버마스 이론의 의미 | 선천적인 언어장애 | 소년 하버마스의 나치 체제 경험 | 왜곡된 과거 청산 시비 | 하버마스의 반론
에피소드: 하버마스의 진심이 담긴 특별한 부탁

2012년 급진화된 학생운동을 비판하고 대학 강단을 떠나다
탐방기: 16년 전 한국 방문을 추억하다 | 비판 이론, 독일 학생운동에 영향을 주다 | 학생운동과의 충돌 | 프랑크푸르트대학교를 떠나다 | 독일통일 방식의 규범적 결함 | EU의 위기와 해결책
에피소드: 주류를 비판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지식인의 책무에 공감하며

2018년 90세를 맞는 하버마스의 학문 활동
탐방기: 하버마스의 소통 이론과 유교의 중용철학적 소통 윤리 | 하버마스의 저술 《또 하나의 철학사》 | 철학과 종교, 그리고 도덕적 보편주의 | 동아시아 시각과 하버마스 이론의 발전적 모색
에피소드: 마지막 만남! 다시 건강하게 만날 수 있기를…

〈하버마스가 한국을 보고 느끼다〉
한국 방문 뒷이야기 | 놀라고 정색하고 감동하고
체험기1: 하버마스가 한국의 초청을 받아들이다 | 서울대학교 서남조직위원회 구성 | 하버마스를 두 차례 방문하다 | ‘국민주권’이냐 ‘인민주권’이냐 | 하버마스 이론 워크숍 준비 과정
체험기2: 하버마스, 드디어 한국에 발을 딛다 | 서울을 걸으며 인간 하버마스를 읽다 | 창덕궁 대화 | 강행을 앞둔 휴식 | 서울대학교 공개 강연: 한국에 맞는 통일 여정을 주문하다 | 서울대학교 컬로퀴엄: 열띤 질의응답이 오가다 |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엄: 하버마스가 크게 화를 내다 | 한국철학회 강연: 학문적 깊이와 독창성을 내보이다
체험기3: 하버마스와 여행을 떠나다 | 해인사 종림 스님과의 대화 | 계명대학교 강의: 18세기 칸트를 오늘로 불러오다 | 지리산을 넘어 남원으로 | 광주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다 | 전남대학교 강의: 광주를 느끼고 이야기하다
체험기4: 서울로 돌아오다: 목요일 오후의 만남 | 워크숍: 하버마스 이론을 향한 열린 대화 | 출국 합동 기자회견 | 철학문화연구소 학술 모임: 하버마스의 새로운 사상을 보다 | 출국 전 마지막 만찬

하버마스가 보낸 편지 | 이국(異國)에 대한 안목을 열다
인상기: 한국 방문을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맺음말: 동아시아 시각을 여는 불씨가 되기를

부록
윤리적 보편주의 결핍이 아쉽다: 하버마스의 일본 인상기
나는 왜 롤스와 다른가: 하버마스의 중국 베이징 베이하이 대화
서울에 넘치는 자유주의 기풍: 하버마스 한국 방문 메시지를 둘러싼 어느 독일 신문의 논평과 반론

〈한국 정치의 미래〉
“한국은 전후에 경제성장과 규범적 발전이 같이 이뤄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되었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를 다른 어느 것과도 거래할 수 없다는 규범의식이 널리 정착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에 관해 내가 틀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중요한 결실입니다. 일본도 비슷하지만 자기확신에 찬 우익이 강합니다. 반대로 한국은 지식정보 혁명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가 이끄는 역동적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있어요. 역사에 대한 자기성찰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려는 힘이 여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목과 대립의 심층심리를 넘는 새로운 사유의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용기 있게 20세기 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선택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는 이런 미래지향적 요구가 강합니다.”(2013년 인터뷰에서)

〈정치 발전을 위한 공론장의 역할〉
“[한국의 잠재력을 키우려면] 자유의 영혼에 생기를 넣어 그 에토스로 시민 의식을 풍요롭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정치의 상대는 의견이 다른 파트너일 뿐 적이 될 수 없습니다.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이 필요합니다.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각 부문의 소통 지수 개발도 바람직합니다. 아직도 국가 위주의 낡은 20세기 정치가 맹위를 떨치는 동아시아에서 왜 한국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번째 나라가 될 수 없는가를 나는 묻고 싶습니다. ”(2013년 인터뷰에서)

〈종교의 역할〉
“해인사에서 팔만대장경을 관리하던 종림 스님과의 치열했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스님의 대답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고 그때부터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철학적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불교는 신의 관점과 같은 개념적 공간을 구축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 불교는 생각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사물의 모든 속성을 점차 부정하여 ‘존재가 사라진’ 점에 이르렀고, 결국 근본적인 ‘무(無)’의 소실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러한 ‘무’는 구체적인 긍정적 대상을 모두 버리고 나서 남은 마지막 것입니다. 아마도 불교는 유일신앙 교리와 유사한 추상화 수준을 달성한 유일한 세계 종교일 것입니다.”(2006년 인터뷰에서)

“만일 한국인들이 지금까지 추구했던 근대화를 계속 추구하면서 동시에 문화적인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한다면, 한국에는 매우 중요한 문화적인 유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교와 유교는 좋은 자산입니다. (…) 불교의 순수한 내적 초월 윤리와 공동체 지향적 성격이 강한 유교가, 밖에서 보는 관찰에 불과하지만, 한국인들에게 근대화 과정의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1996년 인터뷰에서)

〈치열한 논쟁과 인물평〉
“그렇습니다. 나와 롤스 사이에 논쟁이 있었습니다. 롤스는 나의 이론을 형이상학적이거나 포괄적이라고 보는 반면, 본인의 이론은 일종의 정치 이론이며 세계관이 중립적인 이론이라고 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포스트 형이상학 철학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 롤스는 미국인으로서 이것저것 좌우를 고려할 필요 없이, 언어철학, 인식론, 심지어 도덕 이론을 고려하지 않고서도 정치 이론이라는 특수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그의 관점입니다. 나는 이런 롤스의 주장 또는 자아 인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부록 ‘나는 왜 롤스와 다른가: 하버마스의 중국 베이징 베이하이 대화’에서)

“내 친구 기든스는 훌륭한 사회이론가이지만 훌륭한 정책 자문 역할까지 하는 것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지금까지 ‘제3의 길’의 윤곽은 상당히 불투명합니다. 제3의 길 정책은 주로 ‘인적 자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학교교육, 직업교육, 재교육, 평생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나쁘지 않습니다. 그것은 분명 노동자의 유연성도 촉진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제3의 길’로 제시된 정책들은 인간 존엄성의 기준에 따라 초고속 자본주의를 제어하기보다 오히려 노동자들을 세계시장의 기능적 명령에 적응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수세적’입니다. 이에 비해 ‘공세적’ 전략은 20세기 3/4분기에 관철되었던 서구 국민국가의 전통, 즉 정치와 시장의 균형을 초국가적 차원에서 다시 재건하려는 것이지요.”(1999년 인터뷰에서)

“포스트 모더니즘과의 대화에서 상대방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논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나 역시 의도적으로 싸움을 걸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이것은 푸코, 데리다 등이 취했던 입장에 대한 비판적 리뷰의 성격을 갖습니다. 이런 도전에 대해 그들이 즐거워할 것으로 나는 생각했었습니다. 학문의 일상적인 업무가 이런 것들이니까요.”(1995년 인터뷰에서)

“푸코는 현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의 저작은 ‘세계의 지평을 여는’ 힘을 갖고 있지요. 어떤 사회학자도 그러지 못했고 오직 소수의 철학자만 그랬을 뿐입니다. 또한 푸코의 방법은 일상적인 상호작용의 모세혈관 속에 자리 잡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데 안성맞춤이지요. 나 자신도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체계적으로 왜곡된 의사소통’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늘 푸코의 담론 분석이 그런 현상에 대한 연구의 모범이라고 생각했습니다.”(1999년 인터뷰에서)

〈실천적 지식인 면모〉
“나의 독일통일 논쟁은 독일이 다시 민족주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나의 공포는 틀렸습니다. 민족주의 흐름은 분명 강했지만 1990년대 중반이 되면서 상황은 개선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물을 수 있겠지요. 만일 민족주의 감정의 위험을 비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런 것들입니다. 국가 공론장에서 중요한 쟁점을 제기하고 이끌어 가는 논쟁을 하는 것, 이것이 지식인의 책무입니다.”(2013년 인터뷰에서)

“하버마스는 모든 비판에 열려 있는 소통을 옹호했기에 선택을 획일화하는 폭력 노선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학생운동권은 또 다른 비판으로 응수하지 않고 대학을 점령하는 폭력 행위로 맞섰다. 이로써 큰 곤경을 치렀다. 하버마스는 급진화된 학생운동에 공개적인 비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운동의 결과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프랑크푸르트대학교를 떠나 슈타른베르크 연구소로 갔다. 이것은 공적 지식인의 귀감이 되는 모습이다.”(2012년 탐방기에서)


〈여성운동 평가〉
“페미니즘은 여러 이유로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여성운동은 오늘날 유일하게 성공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장 강력한 사회운동입니다. 둘째, 다른 운동과 비교할 때 순수하게 비폭력적입니다. 셋째, 성에 따른 관계를 변화시키면서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제도, 즉 가족과 사회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사회 일반으로 여성적인 가치를 옮겨 갑니다.”(1995년 인터뷰에서)

〈공식 대화보다 흥미로운 인터뷰 후기〉
“2014년 여름, 하버마스는 우리를 따뜻하게 반겼지만 필자에게 꽤 마음에 걸리는 질문을 했다. 요지인즉 왜 인터뷰를 보수적인 신문에 넘겼느냐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했다. 그에게 보낸 편지에서 필자는 어느 신문의 요청으로 인터뷰를 하는가를 분명히 적었지만 보수적인 신문이라고 쓰지는 않았다. 통일 문제는 진보와 보수를 떠난 민족의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이제 보수와 진보의 틀을 벗어난 글로벌한 학자가 아니냐고 물었다. 하버마스는 자신의 사진, 이미지, 대담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이용되는가에 대해 여전히 민감한 것 같았다. 그는 필자에게 인터뷰는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인터뷰 말고 친구 자격으로 오면 언제나 환영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2013년 인터뷰 에피소드에서)

“우리는 서로 친구가 되었기에 무엇이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영희가 하버마스에게 SNS를 통한 신속한 소통 방법을 가르쳤다.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는 왓츠앱 이용 방법을 보여 주었는데, 하버마스는 서툴기는 했지만 곧잘 따라 했다.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들과 딸에게 이 방법으로 소식을 전하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하버마스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2018년 탐방기 에피소드에서)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저자가 하버마스와 나눈 공식 인터뷰 6편, 두 번째는 2000년대에 하버마스와 개인적 만남을 갖고 이야기를 나눈 탐방기 4편, 세 번째는 하버마스의 한국 방문 때 모든 일정을 함께하며 느낀 체험기와 하버마스가 귀국한 뒤 보낸 인상기이다. 그 외에 부록에는 일본에 대한 하버마스의 간략한 인상기, 존 롤스와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중국 베이징 베이하이(北海) 대화, 하버마스 한국 방문 메시지를 둘러싼 어느 독일 신문의 논평과 반론이 실려 있다.

하버마스를 인터뷰하다
저자가 하버마스와 나눈 6편의 인터뷰가 실려 있으며, 각각의 인터뷰는 인터뷰가 성사된 계기, 인터뷰 전문, 인터뷰 에피소드의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995년 인터뷰는 1996년 4월 예정된 하버마스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조선일보사의 신년 기획 인터뷰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동양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생태계 문제와 비판 이론,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 문화 변동과 정치, 사회운동의 방향, 서구 자본주의의 미래, 탈현대 논쟁의 뒷이야기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기차 시간에 늦을까 봐 백발이 성성한 하버마스와 저자가 허겁지겁 뛰어간 에피소드도 실려 있다.
1996년 인터뷰는 하버마스의 한국 방문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출국 직전 프레스센터에서 이뤄진 합동 기자회견을 실었다. 민족주의가 안은 위험, 마르크스주의와 오늘의 서구 상황, 한국의 종교문화와 근대화, 비판 이론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 남북 관계와 언론 개혁의 방향 등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합동 기자회견이 성사되기까지 과정과 기자회견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1999년 인터뷰는 세기말과 새 천년을 잇는 의미심장한 시기에 이루어졌는데, 한국에 대한 하버마스의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분단과 통일, 민주화, 여성, 사회운동, 유교, 불교, 인권 등 한국과 관련된 여러 문제와 가능성에 대해 하버마스가 분명한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세계화에 따른 불평등과 제3의 길 등에 관해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느끼는 고뇌와 성찰, 21세기 문화 다원 시대를 보는 입장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푸코, 롤스, 테일러, 로티 등 석학들과의 관계도 흥미롭다.
2006년 인터뷰는 두 가지 내용으로 나뉜다. 첫 번째 인터뷰는 동아일보사의 의뢰를 받아 미리 서면으로 질문한 것으로 미국의 패권 정치와 소통 정의의 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인터뷰는 당시 종교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하버마스와 나눈 대화로, 기축 문명의 관점에서 유교와 불교를 이야기한 것이다. 이 인터뷰 내용은 2019년에 출간한 하버마스의 책 《또 하나의 철학사》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6편의 인터뷰 가운데 한국에 대한 하버마스의 관심과 기대가 가장 풍부한 내용과 분량으로 표현된 것은 2013년 인터뷰다. 1996년 서울대학교 공개강연, 민족통일과 국민주권을 출발점으로 삼아 한반도와 독일의 분단경험을 비교하고 통일에 접근하는 방법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동아시아 가운데 한국의 성취와 잠재력에 주목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이 거둔 경제발전, 민주화, 특히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적극 평가하는 입장에서 동아시아의 미래를 여는 힘은 한국의 시민사회에서 나온다는 관점을 피력했다. 이런 관점에서 20세기의 낡은 국가주의 정치를 떠나 21세기의 새로운 정치를 여는 선도국의 역할을 한국에 주문했다. 또한 “자유의 영혼에 생기를 넣어 그 에토스로 시민 의식을 풍요롭게 발전시키는” 공론장의 임무를 강조했다.


하버마스를 탐방하다
하버마스와의 공식 인터뷰와 별개로, 그와 나눈 사적 대화와 그 속에 담긴 사회 상황, 이론 등을 소개하고 있다. 탐방기를 통해 하버마스의 이론과 사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8~2009년 탐방기에서는 하버마스의 두 번째 방문 계획 및 이 계획이 무산된 과정과 비판 이론의 과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12년 탐방기는 두 가지 내용으로 나뉜다. 첫 번째 탐방기에는 소년기 하버마스의 나치 체제 경험과 왜곡된 과거 청산 시비, 선천적인 언어장애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두 번째 탐방기에는 급진화된 학생운동과 마찰을 빚고 프랑크푸르트대학교를 떠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2018년 탐방기에서는 하버마스의 소통 이론과 유교의 중용철학적 소통 윤리 사이의 관계를 짚고 90세를 맞는 하버마스의 여러 활동과 주변의 여러 행사 준비 상황을 다루고 있다.

하버마스가 한국을 보고 느끼다
하버마스는 1996년 67세의 나이에 4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많은 일들을 했다. 7개의 다른 주제로 강의했을 뿐 아니라 포항제철, 해인사, 광주 망월동 묘지 등을 방문했고, 서울과 대구, 광주에서 수많은 지식인과 대화를 나눴다. 저자는 하버마스의 한국 방문을 타진하고 추진한 실무 책임자로서, 김포공항에 하버마스 부부를 마중 나가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시작해 출국하기까지 내내 곁에서 동행했다. 바쁜 일정을 함께하면서 저자가 하버마스에게서 느낀 학자로서의 모습 외에 인간 하버마스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리고 하버마스가 귀국한 뒤 저자에게 보낸 편지글을 통해 한국에 대한 솔직한 감회를 읽을 수 있다.

부록
‘하버마스의 일본 인상기’에서는 하버마스가 처음 일본을 방문한 뒤 느낀 일본에 대한 감회를 담고 있고, ‘하버마스의 중국 베이징 베이하이 대화’에서는 중국에 대한 하버마스의 감회와 더불어 존 롤스와의 논쟁에 대해 자세히 싣고 있다.
‘하버마스 한국 방문 메시지를 둘러싼 어느 독일 신문의 논평과 반론’은 하버마스가 1996년 8월 28일 독일의 어느 유력 신문에 독자편지의 형식으로 기고한 〈서울에 넘치는 자유주의 기풍〉의 뒷면을 간략히 해부한 것이다. 하버마스의 한국에 대한 인상은 이 기고문 제목에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8월 21일 해당 신문사 도쿄 특파원이 당시 연세대 학생시위를 일본 적군파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마치 하버마스가 이를 은밀히 부추긴 것처럼 기고했기에 이에 얽힌 왜곡을 밝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상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서던일리노이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재)중민재단 이사장으로 1980년대 민주화 이행기에 중민 이론을 주창했다. 하버마스의 소통 이론과 유교의 공론장 개념의 친화성에 주목해 비판 이론을 재구성하고 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원장,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중민 이론의 탐색》, 《한국 사회와 관료적 권위주의》, 《한국, 제3의 길을 찾아서》, 《386세대, 그 빛과 그늘》, 《탈바꿈》 등과 함께 《Habermas and the Korean Debate》, 《Divided Nations and Transitional Justice》, 《Beyond Risk Society》, 《Asian Tradition and Cosmopolitan Politics》, 《Confucianism and Reflexive Modernity》 등의 영문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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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마스와의 대화
    서울대 명예교수 한상진과 세계적 석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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