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이 추구하는 '사랑'과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이효석 지음

이새의나무 2022년 04월 0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풀잎
1942년 잡지 『춘추』에 발표한 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제목 ‘풀잎’은 미국의 대표 시인 월트 휘트먼의 시를 가리키며, 희망과 자유 등을 의미한다. 이 소설은 사회가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연애와 사랑을 지켜나가는 두 남녀를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이름이 알려진 소설가인 준보와 음악을 공부하는 옥실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준보는 아내를 잃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옥실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옥실은 둘의 진정한 사랑을 위해 자신의 과거를 준보에게 다 알리지만 준보는 자신이 현재 사랑하는 옥실이 중요할 뿐 그녀의 과거는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이들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준보의 친구인 벽도는 옥실의 과거 때문에 두 사람의 만남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그들에게 헤어질 것을 종용한다. 벽도 외에도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은 준보와 옥실의 만남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이러한 세간의 평을 견뎌내야만 했다. 이들의 괴로운 마음을 알아주고 힘이 되어 준 것은 주빈이다. 그는 사랑의 대상이란 사람의 기질과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했고, 준보가 주저하지 않고 마음의 자유대로 행동하며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데 큰 박수를 보낸다. 그들은 스스로의 운명을 자신의 의지대로 개척해가는 용기를 갖고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일요일
1942년 『삼천리』에 발표한 이효석의 자전적 단편소설이다. 이효석은 자신을 소설의 주인공 '준보'로 그려낸다.
11월의 마지막 어느 일요일 아침, 소설가인 준보는 집필을 막 마치고 원고를 보낸 후 후련한 마음으로 일요일 거리의 정취에 빠졌다. 찻집에서 음악을 즐기기도 하고, 호텔에서 식사도 하며 일요일의 행복감을 맛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죽은 아내의 생각으로 급격히 우울해진다. 아내가 죽은 후 준보는 사랑 없는 삶과 고독감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사랑의 소설'로 시작된 일요일 오전은 우울한 불행의 오후로서 끝나는 듯 했다. 집으로 돌아온 준보는 따뜻한 방바닥에 몸을 붙이고 어린 자식들과 동무하고 앉으니 갑자기 평화로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있으니 준보의 마음에도 점점 그 따뜻한 감정이 옮아오기 시작했다. 준보가 낮에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행복감이 이었다. 이것은 어른 세상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들 세상의 행복이었다. 아침에는 사랑의 소설을 쓰던 준보는 일요일의 자신의 또 다른 임무로 인류에게 또 다른 행복감을 선사해줄 아이들의 소설을 쓰기로 다짐한다.

목차

풀잎
일요일

출판사 서평

이효석이 추구하는 '사랑'과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풀잎>과 <일요일>에 등장하는 주인공 '준보'는 작가 이효석의 모습과 꽤나 닮아있다.

실제로 이효석은 버터나 우유, 커피와 같은 서양음식을 즐겼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차이코프스키 같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또 소설 속 주인공들 처럼 실제로도 일찍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꾀나 괴로워했다고 한다.

이 두 소설은 '준보'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 이효석이 생각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잘 보여준다.

“사랑은 자유롭다는 것, 행복은 주위 사람들의 시비에도 불구하구 당사자들의 의지로 창조할 수 있다는 것 - 이 많은 교훈을 난 말없이 다만 한 번의 행동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네. 학생들은 흔연히 이 교육을 받을 것이요 그 인간적인 영향과 효과도 백 권의 수신서를 읽는 것보다 나으리. 자네들의 상식 이상으로 이것은 참으로 건전한 생각이라는 걸 알아 두게.”
-이효석, <풀잎> 중에서

“우유를 입안에 가뜩 머금을 때─모차르트의 소나타를 들을 때─하늘의 비늘구름을 우러러볼 때─아름다운 이의 시선을 받을 때─청받은 소설원고를 다 썼을 때─이런 것이 행복이라면 난 어느 날보다도 오늘 그 모든 행복을 한꺼번에 맛본 듯두 하네.”
-이효석, <일요일>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효석

가산 이효석(1907-1942)은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하였다.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 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였으며, 1928년 '조선지광'지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효석의 문학은 시적 서정을 소설의 세계로 승화함으로써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적 묘사보다는 장면의 분위기를, 섬세한 디테일보다는 상징과 암시의 수법을 이용하는 그의 문체는 우리 단편소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에 이르러 전성기를 누렸다. 《돈(豚)》, 《수탉》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다수 발표했고, 모던보이나 근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도 썼으며,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자연과 인간 본능의 순수성을 시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와 함께 당시 이태준, 박태원 등과 함께 대표적 작가로 주목받았던 이효석은 그의 황금 같은 문학적 결실을 다 누려보지도 못한 채 1942년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