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생애(THE LIFE OF MOSES)

닛사의 그레고리(Gregory of Nyssa) 지음 | 고진옥 옮김

은성 2022년 06월 2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4세기 카파도키아 교부의 한 사람이 저자 닛사의 그레고리의 대표작품, 모세의 생애를 역사적(historia) 및 관상적(theoia)인 관점에서 해석한 고전 중의 고전

목차

서문
서론

제1권 완덕에 대하여
제1부 : 서언
제2부: 모세의 생애(Historia)

제2권 모세의 생애에 관한 관상
제3부 : 모세의 생애(Theoria)
제4부 : 결론

책 속으로

제3부
모세의 생애(Theoria)

출생과 아동기

1. 모세는 바로가 통치하던 시대에 태어났으며, 그때 바로는 남자로 태어난 히브리 족속의 아이들은 모두 죽이라는 법령을 선포했었다(출 1:16). 우리는 앞에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모세의 삶을 선택했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모세의 출생까지 본받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출생을 본받는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외관상의 어려움일 뿐,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 해 두고 우리의 글을 시작해 보자.

2. 우리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으며, 항상 현재의 모습과는 다른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 변화는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혹은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바로의 법령도 이러한 의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즉, 인간은 타락했을 때 감각적이며 열정적인 본성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여성적인 형태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폭군들이 선호하는 삶의 형태이다. 이와 반면에 남성적인 삶의 형태는 엄격하고 단호한 정결의 삶을 의미하며, 이것은 폭군에게 반감을 갖고 폭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삶의 형태이다. 바로도 이런 이유에서 남자 아이의 출생을 저지하려고 한 것이다.

3. 여기에서 우리는 변화한다는 것이 곧 태어난다는 의미와 같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변화를 체험하는 것이 곧 출생이며, 이 출생은 육체적 출생의 경우처럼 외부적인 개입이나 우연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종류의 출생은 우리의 선택으로 일어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는 자신이 곧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유의지를 갖고 있어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여성적인 삶을 살 것인지, 혹은 남성적인 삶을 살 것인지, 그리고 선의 가르침을 따를 것인지, 악의 가르침을 따를 것인지 하는 것들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4.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빛에 속하는 선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바로라는 폭군의 방해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세의 부모와 같은 경건한 부모를 통해서 선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여기에서 “덕의 부모”란 곧 이성의 능력을 의미한다.)

5. 우리가 이 이야기의 숨은 의미를 찾고자 할 때, 폭군이 저지하려고 했던 출생이 바로 고결한 삶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결한 삶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산파 구실을 하는 것이 곧 자유 의지이다. 왜냐하면, 자기 스스로 고결한 삶을 선택하지 않고서는 폭군을 이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6. 자유의지는 남자 아이(즉, 고결한 삶의 방식)를 낳게 하고, 풍부한 음식으로 이를 양육하며, 또한 물이 주는 해로움에서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그러나 폭군의 세상에 아이를 내보내면서도 무방비 상태로 물에 띄워 보내는 부모가 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망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인생을 이와 같이 비유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물밑으로 계속 가라앉다가 익사해 버리는 헛된 인생에 불과하다.

출판사 서평

닛사의 그레고리(St. Gregory of Nyssa, 335~395)는 카파도키아(Cappadocia)의 유명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열 명의 형제 중 셋째 아들이었으며, 특히 그의 누이였던 마크리나(Macrina)와 형 바질(Basil: 후일 가이사랴의 감독이 되었음)은 그레고리의 종교적 성장과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비록 교회에서 기도서의 봉독자로 임명되기도 했지만, 그레고리는 아버지를 따라서 수사학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으며 결혼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은퇴한 뒤, 형 바질의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371~372년 경, 바질은 그레고리가 닛사라는 작은 마을의 주교로 임명되도록 힘썼다. 이는 동생이 자신의 주교좌에서 명성을 얻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성을 얻을 수 있게 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그레고리는 381년 콘스탄티노플에서 열린 제2차 공의회에서, 삼위일체 교리가 정통으로 확립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데오도시우스(Theodosius) 황제는 교회 신조라는 면에서 뿐만 아니라, 그레고리와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그 교리를 정통으로 인정했으며, 그의 명성은 콘스탄티노플과 알렉산드리아의 주교들과 나란히 신념의 표준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레고리는 독창성을 지닌 사변적인 신학자였다. 그는 삼위일체 교리를 명시한 것 외에도 인간, 영혼, 부활, 대속 교리 등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공헌을 했다.

그의 말년에 영적인 삶을 주제로 하는 철학적 신학을 발전시켰다. 그러한 후기 저술 중에서 중심 되는 것이 바로 『모세의 생애』(Life of Moses)였으나, 이제까지도 이 작품 전체를 번역한 책은 없었다. 그레고리는 먼저 모세의 생애를 요약 서술하고 난 뒤, 그 삶의 사건으로부터 도덕적이고 영적인 교훈들을 이끌어낸다. 수덕적인 삶이란 끝 없이 선하신 하나님이심에 기초를 둔 영원한 진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교부 신학이나 기독교 영성에서 그레고리가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은 그레고리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즉, 베르너 예거(Werner Jaeger)에 의해서 시작된 이 비평은 체브토그네(Chevetogne, 1969), 프랭켄호스트(Freckenhorst, 1972), 라이덴(Leiden, 1974), 그리고 캠브리지(Cambridge, 1978)의 그레고리 연구 모임에 의해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닛사의 그레고리(Gregory of Nyssa)

저자 닛사의 그레고리(Gregory of Nyssa, 335~395)는 카파도키아의 유명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 명의 형제자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특히 누이 마크리나(Macrina)와 맏형 대 바질(the Great Basil; 후일 카이사르의 감독)에게서 영적 영향을 받았다. 4세기 카파도키아의 세 명의 교부 중 한 사람으로서 독특한 사변적 신학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그의 삼위일체 교리와 함께 영혼, 부활, 대속 교리 등에서 중요한 공헌을 했다. 그중 모세의 생애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번역 고진옥